[현장추적]공사판 수업, 알고보니 비용 다툼

입력 2004.08.31 (22:17)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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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재건축이 한창인 아파트 단지에서 힘들게 학교 생활을 하고 있는 고등학생들이 있습니다.
학교 이전 문제로 조합과 학교가 실랑이를 벌이는 사이에 애꿎은 학생들만 이렇게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현장추적 정정훈 기자입니다.
⊙기자: 재건축이 한창인 아파트 단지 내 한 고등학교입니다.
동서남북 네 방향 모두 공사중이라 이 학교는 그야말로 공사판에 완전히 포위됐습니다.
교문에서부터 소음이 끊이지 않습니다.
소음을 막기 위해 창문을 꼭꼭 닫아보지만 소용이 없습니다.
이러다 보니 수업이 제대로 진행될 리 만무합니다.
⊙영동일고 학생/3학년: 시끄러운 거죠, 수업받는데...
자율학습도 못하죠.
공사장이니까 위험하잖아요.
⊙영동일고 학생/3학년: 고3인데요, 공부하기 불편할 정도로 시끄러워요.
⊙기자: 이 학교는 재건축 기간 중 인근 학교로 임시 이주하도록 돼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주가 제때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학교는 난장판이 됐습니다.
일부 수돗물은 아예 나오지도 않고 곳곳은 잡초와 쓰레기더미로 폐교를 방불케 합니다.
버려진 교실도 있습니다.
자체 급식은 이미 중단돼 점심시간만 되면 교문 앞은 배달 도시락을 받기 위한 학생들로 북새통을 이룹니다.
심지어는 점심시간이 다 지날 때까지 도시락을 기다리는 학생들도 있습니다.
⊙영동일고 학생/2학년: 수업이 1시 10분인데요, 1시 10분에 배달이 온 거예요.
그래서 수업도 못 들어가고 밥 먹었어요.
⊙영동일고 학생/3학년: (급식보다) 돈이 훨씬 많이 들죠.
⊙기자: 얼마나?
⊙영동일고 학생/3학년: 한 두 배, 두 배?
⊙기자: 이처럼 학교 생활이 엉망이 되자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인내심은 한계에 도달했습니다.
⊙김성렬(학부모): 이도저도 안 되면 검정고시를 치러야 될지 유학을 보내야 될지 참 개탄스럽고 걱정이 많이 됩니다.
⊙기자: 그렇지만 학교 이전비용 문제를 놓고 학교측과 재건축조합측의 이견은 좁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학교는 조합의 이전비용부담을 요구하고 있고 조합은 조합원의 비용 부담을 줄이겠다는 입장 때문입니다.
⊙김성광(영동일고 교장): 협약안이 작성이 되지 않으면 저희가 되돌아올 때를 생각해서 움직일 수가 없으니까...
⊙신현화(재건축 정비사업조합 부조합장): 이미 부담금이 결정된 상태에서 별도 부담금을 지출해야 되는 문제가 나오기 때문에...
⊙기자: 학교와 조합의 비용 다툼에 애꿎은 학생들만 고스란히 그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현장추적, 정정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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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추적]공사판 수업, 알고보니 비용 다툼
    • 입력 2004-08-31 21:32:39
    • 수정2018-08-29 15:00:00
    뉴스 9
⊙앵커: 재건축이 한창인 아파트 단지에서 힘들게 학교 생활을 하고 있는 고등학생들이 있습니다. 학교 이전 문제로 조합과 학교가 실랑이를 벌이는 사이에 애꿎은 학생들만 이렇게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현장추적 정정훈 기자입니다. ⊙기자: 재건축이 한창인 아파트 단지 내 한 고등학교입니다. 동서남북 네 방향 모두 공사중이라 이 학교는 그야말로 공사판에 완전히 포위됐습니다. 교문에서부터 소음이 끊이지 않습니다. 소음을 막기 위해 창문을 꼭꼭 닫아보지만 소용이 없습니다. 이러다 보니 수업이 제대로 진행될 리 만무합니다. ⊙영동일고 학생/3학년: 시끄러운 거죠, 수업받는데... 자율학습도 못하죠. 공사장이니까 위험하잖아요. ⊙영동일고 학생/3학년: 고3인데요, 공부하기 불편할 정도로 시끄러워요. ⊙기자: 이 학교는 재건축 기간 중 인근 학교로 임시 이주하도록 돼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주가 제때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학교는 난장판이 됐습니다. 일부 수돗물은 아예 나오지도 않고 곳곳은 잡초와 쓰레기더미로 폐교를 방불케 합니다. 버려진 교실도 있습니다. 자체 급식은 이미 중단돼 점심시간만 되면 교문 앞은 배달 도시락을 받기 위한 학생들로 북새통을 이룹니다. 심지어는 점심시간이 다 지날 때까지 도시락을 기다리는 학생들도 있습니다. ⊙영동일고 학생/2학년: 수업이 1시 10분인데요, 1시 10분에 배달이 온 거예요. 그래서 수업도 못 들어가고 밥 먹었어요. ⊙영동일고 학생/3학년: (급식보다) 돈이 훨씬 많이 들죠. ⊙기자: 얼마나? ⊙영동일고 학생/3학년: 한 두 배, 두 배? ⊙기자: 이처럼 학교 생활이 엉망이 되자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인내심은 한계에 도달했습니다. ⊙김성렬(학부모): 이도저도 안 되면 검정고시를 치러야 될지 유학을 보내야 될지 참 개탄스럽고 걱정이 많이 됩니다. ⊙기자: 그렇지만 학교 이전비용 문제를 놓고 학교측과 재건축조합측의 이견은 좁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학교는 조합의 이전비용부담을 요구하고 있고 조합은 조합원의 비용 부담을 줄이겠다는 입장 때문입니다. ⊙김성광(영동일고 교장): 협약안이 작성이 되지 않으면 저희가 되돌아올 때를 생각해서 움직일 수가 없으니까... ⊙신현화(재건축 정비사업조합 부조합장): 이미 부담금이 결정된 상태에서 별도 부담금을 지출해야 되는 문제가 나오기 때문에... ⊙기자: 학교와 조합의 비용 다툼에 애꿎은 학생들만 고스란히 그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현장추적, 정정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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