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 日 반도체 부활에 걸다…그런데 사람이 없다(타산지석 일본②)

입력 2022.12.31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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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사기획 창 ‘바겐세일 재팬’ 中에서〉

일본 서남쪽 규슈에 위치한 구마모토.

올해 들어 이곳에 전에 없던 건설 붐이 일고 있습니다.

모토다 케이스케 구마모토현청 반도체 지원실
"TSMC뿐 아니라 다른 반도체 관련 기업의 공급 거점을 구마모토에 둔다는 하나의 움직임으로 나타나고 있어요. 이번에 TSMC의 입지를 계기로 다시 한번 일본 국내에서 반도체 제조 부문 사업을 확실하게 전개해 나갈 계획이에요."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 생산업체인 TSMC는 2024년부터 이곳 구마모토에서 본격 생산을 시작합니다.

미·중 대립의 여파로 반도체 부족과 공급망 문제가 본격적으로 떠오르자 일본은 총 건설 비용 10조 원의 절반인 5조 원을 지원해 ‘TSMC를 유치하고 ‘반도체 부활’의 시동을 걸었습니다.

우치다 신 펠로텍 홀딩스
"TSMC가 옴으로써 소니, 덴소와 합작회사인 ‘자스므(JASM)’라는 회사가 들어와요. 규슈지역에 새로운 거점을 구축하거나 생산 능력을 높이는 (반도체 관련) 기업이 굉장히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에요."

다른 나라의 반도체 공장을 유치하는 일본, 사실 일본은 원조 반도체 왕국이었습니다.

고조 마사유키 ‘칩 원 스톱’ 대표
"1980년 대에서 1990년대 초반까지, 일본의 반도체 기업들은 세계의 톱 클래스를 차지하고 있었고, 전 세계 상위 10개 반도체 제조사 중 절반 정도가 일본 회사였습니다."

1988년 일본 반도체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50.3%.

1992년 세계 반도체 기업 매출 순위를 보면, 상위 10개 기업 중 6개가 일본 기업이었습니다.

그러나 반도체 시장에서 위기감을 느낀 미국이 덤핑을 이유로 반도체 수입 물량을 제안했고 일본은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습니다.

후샨한 펠로텍 홀딩스 대표(중국 화상 연결)
"당시 미국에서 ‘일본의 반도체는 왜 이렇게 빨리 발전하는가, 반도체는 미국이 가장 선두 자리에 있어야 한다‘라고 했던 배경이 있었어요."

결정적 실수는 2012년에 벌어졌습니다. 일본이 시장변화를 읽지 못하고 세계 3위 D램 반도체 업체, ’희망‘을 상징한 엘피다를 포기한 것입니다.

사카모토 유키오 엘피다 대표 (2012년 2월)
"이 정도가 될 줄은 도저히 생각하지 못한 게 현실입니다. 지금까지 환율이 엔고가 될 거라고는...제가 경영판단을 잘못한 것입니다."

2,900억 엔, 우리 돈 2조 8천억 원의 적자를 내자 일본 정부는 파산을 결정했고, 일본의 마지막 D램 제조업체, 엘피다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코조 마사유키 ’칩 원 스톱‘ 대표
"2012년은 일본의 일렉트로닉스 산업 전체에 힘이 빠졌음이 명확해진 시기입니다.
휴대전화, 스마트폰 시대가 바뀌면서 인터넷이 보급되고 데이터센터가 확대되어
현재에 이르렀습니다. 반도체 제조의 최첨단 프로세스를 추진하는 부분에서
일본 기업들이 패배했다는 것이 명확해진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2012년을 지나며 스마트폰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렸고, D램 수요가 폭증하면서 반도체 산업은 폭발적으로 성장했습니다.

일본 정부의 섣부른 판단이 통한으로 남는 이윱니다.

그렇다면 이번 TSMC 반도체공장 유치가 회생의 기회가 될 수 있을까?

고조 마사유키 ’칩 원 스톱‘ 대표
"TSMC가 들어왔는데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어떤 공정을 가져올 것인지가 중요합니다.
일본은 현재 20나노 후반 정도의 프로세스인 공장밖에 없고, TSMC 공장은 최첨단이 아니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한 세대, 두 세대 진행되면 최첨단 공장을 지을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반도체 생산 기지를 갖췄다 하더라도 더 중요한 것은 얼마나 첨단에 가까운 반도체를 생산하는 가입니다.

목표는 2나노입니다.

일본 경제산업성 관계자
"그걸(2나노) 목표로 세웠지만, 실제로 어떻게 될지는 정말 잘 모르겠어요. 삼성은 2025년 생산이라고 공표했기 때문에 아마도 가능하겠지만, 우리는 (공장을) 가지고 있지 않으니까요."

문제는 인력입니다.

일본이 반도체 사업에서 손을 떼면서 단절된 반도체 기술 인력과 저출산이 가져온 노동인구 감소가 악재가 되고 있습니다.

일본 경제산업성 관계자
"1980년대에는 일본에도 반도체 인재가 많이 있었지만 그 후에 쇠퇴했기 때문에 모두 해외로 나가버렸거나 노인들뿐이에요. 젊은 인재를 육성하지 않았어요. 단순히 양도 부족하고, 질도 부족해요."

#일본 #잃어버린30년 #바겐세일재팬 #TSMC반도체 #라피더스 #Rapidus #2나노 #한일평균임금 #1인당명목GDP #소니아이보 #japan #日本

방송일시: KBS 1TV 2022.12.27. 밤 10시 KBS 1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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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 日 반도체 부활에 걸다…그런데 사람이 없다(타산지석 일본②)
    • 입력 2022-12-31 16:03:48
    세계는 지금
▲ 〈시사기획 창 ‘바겐세일 재팬’ 中에서〉

일본 서남쪽 규슈에 위치한 구마모토.

올해 들어 이곳에 전에 없던 건설 붐이 일고 있습니다.

모토다 케이스케 구마모토현청 반도체 지원실
"TSMC뿐 아니라 다른 반도체 관련 기업의 공급 거점을 구마모토에 둔다는 하나의 움직임으로 나타나고 있어요. 이번에 TSMC의 입지를 계기로 다시 한번 일본 국내에서 반도체 제조 부문 사업을 확실하게 전개해 나갈 계획이에요."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 생산업체인 TSMC는 2024년부터 이곳 구마모토에서 본격 생산을 시작합니다.

미·중 대립의 여파로 반도체 부족과 공급망 문제가 본격적으로 떠오르자 일본은 총 건설 비용 10조 원의 절반인 5조 원을 지원해 ‘TSMC를 유치하고 ‘반도체 부활’의 시동을 걸었습니다.

우치다 신 펠로텍 홀딩스
"TSMC가 옴으로써 소니, 덴소와 합작회사인 ‘자스므(JASM)’라는 회사가 들어와요. 규슈지역에 새로운 거점을 구축하거나 생산 능력을 높이는 (반도체 관련) 기업이 굉장히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에요."

다른 나라의 반도체 공장을 유치하는 일본, 사실 일본은 원조 반도체 왕국이었습니다.

고조 마사유키 ‘칩 원 스톱’ 대표
"1980년 대에서 1990년대 초반까지, 일본의 반도체 기업들은 세계의 톱 클래스를 차지하고 있었고, 전 세계 상위 10개 반도체 제조사 중 절반 정도가 일본 회사였습니다."

1988년 일본 반도체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50.3%.

1992년 세계 반도체 기업 매출 순위를 보면, 상위 10개 기업 중 6개가 일본 기업이었습니다.

그러나 반도체 시장에서 위기감을 느낀 미국이 덤핑을 이유로 반도체 수입 물량을 제안했고 일본은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습니다.

후샨한 펠로텍 홀딩스 대표(중국 화상 연결)
"당시 미국에서 ‘일본의 반도체는 왜 이렇게 빨리 발전하는가, 반도체는 미국이 가장 선두 자리에 있어야 한다‘라고 했던 배경이 있었어요."

결정적 실수는 2012년에 벌어졌습니다. 일본이 시장변화를 읽지 못하고 세계 3위 D램 반도체 업체, ’희망‘을 상징한 엘피다를 포기한 것입니다.

사카모토 유키오 엘피다 대표 (2012년 2월)
"이 정도가 될 줄은 도저히 생각하지 못한 게 현실입니다. 지금까지 환율이 엔고가 될 거라고는...제가 경영판단을 잘못한 것입니다."

2,900억 엔, 우리 돈 2조 8천억 원의 적자를 내자 일본 정부는 파산을 결정했고, 일본의 마지막 D램 제조업체, 엘피다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코조 마사유키 ’칩 원 스톱‘ 대표
"2012년은 일본의 일렉트로닉스 산업 전체에 힘이 빠졌음이 명확해진 시기입니다.
휴대전화, 스마트폰 시대가 바뀌면서 인터넷이 보급되고 데이터센터가 확대되어
현재에 이르렀습니다. 반도체 제조의 최첨단 프로세스를 추진하는 부분에서
일본 기업들이 패배했다는 것이 명확해진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2012년을 지나며 스마트폰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렸고, D램 수요가 폭증하면서 반도체 산업은 폭발적으로 성장했습니다.

일본 정부의 섣부른 판단이 통한으로 남는 이윱니다.

그렇다면 이번 TSMC 반도체공장 유치가 회생의 기회가 될 수 있을까?

고조 마사유키 ’칩 원 스톱‘ 대표
"TSMC가 들어왔는데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어떤 공정을 가져올 것인지가 중요합니다.
일본은 현재 20나노 후반 정도의 프로세스인 공장밖에 없고, TSMC 공장은 최첨단이 아니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한 세대, 두 세대 진행되면 최첨단 공장을 지을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반도체 생산 기지를 갖췄다 하더라도 더 중요한 것은 얼마나 첨단에 가까운 반도체를 생산하는 가입니다.

목표는 2나노입니다.

일본 경제산업성 관계자
"그걸(2나노) 목표로 세웠지만, 실제로 어떻게 될지는 정말 잘 모르겠어요. 삼성은 2025년 생산이라고 공표했기 때문에 아마도 가능하겠지만, 우리는 (공장을) 가지고 있지 않으니까요."

문제는 인력입니다.

일본이 반도체 사업에서 손을 떼면서 단절된 반도체 기술 인력과 저출산이 가져온 노동인구 감소가 악재가 되고 있습니다.

일본 경제산업성 관계자
"1980년대에는 일본에도 반도체 인재가 많이 있었지만 그 후에 쇠퇴했기 때문에 모두 해외로 나가버렸거나 노인들뿐이에요. 젊은 인재를 육성하지 않았어요. 단순히 양도 부족하고, 질도 부족해요."

#일본 #잃어버린30년 #바겐세일재팬 #TSMC반도체 #라피더스 #Rapidus #2나노 #한일평균임금 #1인당명목GDP #소니아이보 #japan #日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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