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골목 상권, 작은 경제의 시작

입력 2023.01.03 (07:47) 수정 2023.01.03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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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KBS는 새해를 맞아 지역 소멸의 위기를 극복하는 대안을 고민하는 연중기획을 준비했습니다.

'지역 독립 선언, 부산에 살다' 첫 기획보도에서는 지역의 특화된 경쟁력의 원천인 골목길의 가능성을 살펴봅니다.

확장하고 성장하고 있는 우리 동네 골목을, 김아르내 기자가 밀착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어둠이 내려앉은 부산 전포동의 한 골목길.

가게들이 저마다 불을 켜고, 퇴근 무렵이 되자 손님들이 하나 둘, 골목으로 모여듭니다.

독특한 매력을 뽐내는 카페와 술집이 늘어서 손님을 맞이합니다.

최근 2~3년 사이 인기를 얻기 시작한 '전포사잇길'입니다.

대부분 SNS 홍보나 입소문을 듣고 이곳을 찾고 있습니다.

[현진하/부산 사상구 : "인스타그램, 아니면은 네이버 같은 데도 검색해 보고, 아니면 친구들이 갔다 왔던 곳도 괜찮다고 하거나 그러면 저희는 이제 오는 거죠."]

상인은 값싼 임대료를 찾아 둥지를 틀고 또, 손님들은 오래된 건물의 색다른 감성을 느끼려 사잇길을 찾습니다.

이곳은 기존 상권인 서면역 일대나 전포 카페 거리와도 큰 대로를 두고 떨어져 있는데요.

젊은 감성의 식당과 상점이 모여 새로운 상권을 이루고 있습니다.

반대로 기존 상권은 예년과 같은 활기를 되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현승민/전리단길 상인 : "(예전에는) 횡단보도에 거의 한 40~50명이 넘어오고 있었거든요. 옛날에는 어느 정도의 손님이 올 거라고 예상은 했는데, 지금은 크게 예상이 잘 안 돼요."]

같은 전포동 안에서도 다시 상권이 옮겨가고 있는 겁니다.

[장백산/전포 사잇길 '산애커피'대표 : "전포동이 카페 거리라는 이미지가 있으니까, 근데 그쪽은 이제 이미 월세가 너무 커졌고, 같은 전포동 내에서도 좀 더 저렴한 곳으로 이렇게 이동한 게 아닌가…."]

사라져가던 시장 골목이 새 골목 상권으로 탈바꿈하기도 합니다.

부산 수영구의 한 시장 골목, 오래된 곡물가게 옆으로 갤러리와 카페, 빵집이 줄지어 들어서 있습니다.

사람들은 가게 곳곳을 둘러보거나 사진을 찍으며 여유롭게 골목을 누빕니다.

시장 상인들이 빠져나가고 남겨진 터에 청년 창업가들이 자리를 잡기 시작했고, 주택가와 시장 상가 곳곳에 옛 가게와 새 가게가 함께 어우러져 다시 골목 상권을 만들어냈습니다.

[강아람/광안종합시장 상인 : "이게 요새는 다 높은 건물 많고 골목이라는 느낌이 좀 잘 없는 데가 많은데, 여기는 건물이 낮고, 이 시장을 주변으로 해서 좀 이렇게 옛날 느낌이 유지되면서도 요즘의 느낌이 있는 그런 좀 매력이 있는 골목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런가 하면, 골목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문화 공동체로 발전하기도 합니다.

부산 수영구의 대표 골목 상권 중 하나인 망미골목.

상인과 주민이 함께 어우러져 문화 축제를 치르는 등 상점과 상점, 상점과 주민이 골목을 중심으로 하나의 복합 문화 공간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이수진/시네포크 이사장 : "이 골목에서 함께 뭔가를 할 수 있는 사람들끼리 '함께 있구나'라는 그런 생각들을 많이 공유하게 된 것 같습니다. 상권도 있으면서 이런 문화적인 공간도 있고, 그리고 주거 공간 동네도 있는 곳은 드문 곳이거든요."]

전문가들은 현재 부산의 골목 상권이 경쟁과 확장을 반복하는 '성장'단계에 진입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권태정/동아대학교 도시계획공학과 : "재능이 있으시고, 아이디어 있으신 분들이 저렴한 임대료를 찾아서 여러 군데를 찾아다니고 계시는 상황인 거죠. 지금 단계에서는 오히려 긍정적인 측면도 없지 않아 있습니다. 그 상권이 확대되고 있다고도 볼 수 있는 거거든요."]

지역에 다시 활기를 불어넣을 작은 경제, 골목의 혁신이 시작됐습니다.

KBS 뉴스 김아르내입니다.

촬영기자:장준영/그래픽:김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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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산 골목 상권, 작은 경제의 시작
    • 입력 2023-01-03 07:47:11
    • 수정2023-01-03 13:48:03
    뉴스광장(부산)
[앵커]

KBS는 새해를 맞아 지역 소멸의 위기를 극복하는 대안을 고민하는 연중기획을 준비했습니다.

'지역 독립 선언, 부산에 살다' 첫 기획보도에서는 지역의 특화된 경쟁력의 원천인 골목길의 가능성을 살펴봅니다.

확장하고 성장하고 있는 우리 동네 골목을, 김아르내 기자가 밀착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어둠이 내려앉은 부산 전포동의 한 골목길.

가게들이 저마다 불을 켜고, 퇴근 무렵이 되자 손님들이 하나 둘, 골목으로 모여듭니다.

독특한 매력을 뽐내는 카페와 술집이 늘어서 손님을 맞이합니다.

최근 2~3년 사이 인기를 얻기 시작한 '전포사잇길'입니다.

대부분 SNS 홍보나 입소문을 듣고 이곳을 찾고 있습니다.

[현진하/부산 사상구 : "인스타그램, 아니면은 네이버 같은 데도 검색해 보고, 아니면 친구들이 갔다 왔던 곳도 괜찮다고 하거나 그러면 저희는 이제 오는 거죠."]

상인은 값싼 임대료를 찾아 둥지를 틀고 또, 손님들은 오래된 건물의 색다른 감성을 느끼려 사잇길을 찾습니다.

이곳은 기존 상권인 서면역 일대나 전포 카페 거리와도 큰 대로를 두고 떨어져 있는데요.

젊은 감성의 식당과 상점이 모여 새로운 상권을 이루고 있습니다.

반대로 기존 상권은 예년과 같은 활기를 되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현승민/전리단길 상인 : "(예전에는) 횡단보도에 거의 한 40~50명이 넘어오고 있었거든요. 옛날에는 어느 정도의 손님이 올 거라고 예상은 했는데, 지금은 크게 예상이 잘 안 돼요."]

같은 전포동 안에서도 다시 상권이 옮겨가고 있는 겁니다.

[장백산/전포 사잇길 '산애커피'대표 : "전포동이 카페 거리라는 이미지가 있으니까, 근데 그쪽은 이제 이미 월세가 너무 커졌고, 같은 전포동 내에서도 좀 더 저렴한 곳으로 이렇게 이동한 게 아닌가…."]

사라져가던 시장 골목이 새 골목 상권으로 탈바꿈하기도 합니다.

부산 수영구의 한 시장 골목, 오래된 곡물가게 옆으로 갤러리와 카페, 빵집이 줄지어 들어서 있습니다.

사람들은 가게 곳곳을 둘러보거나 사진을 찍으며 여유롭게 골목을 누빕니다.

시장 상인들이 빠져나가고 남겨진 터에 청년 창업가들이 자리를 잡기 시작했고, 주택가와 시장 상가 곳곳에 옛 가게와 새 가게가 함께 어우러져 다시 골목 상권을 만들어냈습니다.

[강아람/광안종합시장 상인 : "이게 요새는 다 높은 건물 많고 골목이라는 느낌이 좀 잘 없는 데가 많은데, 여기는 건물이 낮고, 이 시장을 주변으로 해서 좀 이렇게 옛날 느낌이 유지되면서도 요즘의 느낌이 있는 그런 좀 매력이 있는 골목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런가 하면, 골목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문화 공동체로 발전하기도 합니다.

부산 수영구의 대표 골목 상권 중 하나인 망미골목.

상인과 주민이 함께 어우러져 문화 축제를 치르는 등 상점과 상점, 상점과 주민이 골목을 중심으로 하나의 복합 문화 공간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이수진/시네포크 이사장 : "이 골목에서 함께 뭔가를 할 수 있는 사람들끼리 '함께 있구나'라는 그런 생각들을 많이 공유하게 된 것 같습니다. 상권도 있으면서 이런 문화적인 공간도 있고, 그리고 주거 공간 동네도 있는 곳은 드문 곳이거든요."]

전문가들은 현재 부산의 골목 상권이 경쟁과 확장을 반복하는 '성장'단계에 진입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권태정/동아대학교 도시계획공학과 : "재능이 있으시고, 아이디어 있으신 분들이 저렴한 임대료를 찾아서 여러 군데를 찾아다니고 계시는 상황인 거죠. 지금 단계에서는 오히려 긍정적인 측면도 없지 않아 있습니다. 그 상권이 확대되고 있다고도 볼 수 있는 거거든요."]

지역에 다시 활기를 불어넣을 작은 경제, 골목의 혁신이 시작됐습니다.

KBS 뉴스 김아르내입니다.

촬영기자:장준영/그래픽:김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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