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렇게 술을 마시나…어떤 노력이 필요?

입력 2004.10.04 (20:37) 수정 2005.01.04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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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술 엄청나게 많이 마시네요.
민필규 기자, 술 못 마시면 직장생활이 힘들다, 이런 말도 있지만 반대로 술 못 마셔도 출세하는 사람 많지 않습니까?
왜 이렇게 많이 마십니까?
⊙기자: 다양한 이유가 있을 수 있습니다.
우선 불경기에다가 갈수록 직장 내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늘어나는 스트레스가 주요 원인으로 분석됩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문제는 사회적으로 술을 권하는 문화가 뿌리깊이 자리잡고 있다는 점인데요.
길거리에서 만난 직장인들의 말을 들어보시죠.
⊙이성기(서울시 응암동): 스트레스라든지 이런 것들을 풀 수 있는 문화라든지 갈 곳이라든지 이런 곳들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니까...
⊙신현도(경기도 구리시): 다른 문화가 없으니까 술문화 빼고는 레저를 즐길 만한 그런 게 없잖아요.
⊙부 번(서울시 봉천동): 선배들이 많이 권하는 것도 많은 것 같고요.
친구들 사이에서도 술을 많이 마시면 인정받는 것 같지 생각하는 경우도 많은 것 같아요.
⊙김 진(경기도 고양시): 술자리가 있어야지만 인간관계가 약간 부드러워지는 것 같아요.
⊙앵커: 다 이유가 있고 구구절절한 사연이 있는데 사회적 비용이 14조원, 정말 어마어마한 액수거든요.
비용이 구체적으로 어떤 손실들을 우리가 짚어볼 수 있을까요?
⊙기자: 한 해 14조원이라면 엄청난 돈인데요.
참고로 인천국제공항을 짓는 데 7조 8000억원에 예산이 들어갔습니다.
이를 본다면 인천국제공항 2개를 해마다 날려버리는 셈인데요.
건강도 문제지만 가정이나 직장생활에서도 음주로 인한 문제가 만만치 않은데요.
몇 가지 사례를 보겠습니다.
알코올 소비의 연간 3조원의 비용이 소비되고요.
또 수치 등으로 인한 생산성 감소에 6조원, 음주로 인한 교통사고나 화재사고에 3000억원의 비용이 듭니다.
이외에도 지금 나오고 있는데요.
조기사망으로 인한 생산인력손실이 4조 7000억, 그리고 술에 의한 질병치료도 1조원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앵커: 사실 술이 해롭고 이렇게 많은 사회적 손실이 난다는 것을 알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만큼 절제하기 힘든 것 아니겠습니까?
뭔가 시스템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 같은데요.
⊙기자: 사실 요즘 주5일제가 되면서 업무의 집중도가 갈수록 강조되고 있는데 그러면서 대부분의 회사에서 음주를 기피하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여기에 대해 일부 기업에서는 직원들의 건강이 경쟁력이라는 취지로 직원들의 건강챙기기에 나서고 있습니다.
이재호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은 최근 KBS의 생로병사의 비밀이라는 프로그램 VDV를 부장급 이상 직원 5500여 명에게 나누어줬습니다.
40대 이상 중견간부들이 식생활 개선을 통해 건강을 챙기고 조직관리를 더 잘해 달라는 뜻입니다.
⊙안홍진(삼성 구조조정본부 상무): 조직관리하는 사람들은 자기가 건강해야 조직관리도 영속적으로 할 수 있다는 거예요.
⊙기자: SK그룹은 몸과 마음을 함께 단련하는 신기신수련을 통해 직원들의 건강을 챙기고 있습니다.
아침 일찍 몸을 가볍게 하고 마음의 평정을 찾은 직원들은 자연스럽게 업무능률도 오릅니다.
⊙김미란(SK 케미칼 직원): 이렇게 아침 일찍 신기신수련을 하다 보니까 몸도 너무 상쾌한 것 같고 그래서 일의 능률도 더 오르는 것 같습니다.
⊙기자: 아시아나항공은 환절기를 맞아 전 직원에게 독감예방접종을 해 줍니다.
또 사내에 수영장을 만들어 틈틈이 건강관리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마경하(아시아나항공 이사): 직원들이 건강해서 활기차게 일하면 고객에 대한 서비스의 질도 높아질 것이고 생산성도 향상되기 때문에 더욱 강화하고 있습니다.
⊙기자: 핵심 우수인재 확보 못지않게 몸과 마음이 건강한 직원이 기업 경쟁력의 화두가 되고 있습니다.
KBS뉴스 이재호입니다.
⊙앵커: 기업들이 저렇게 알아서 개인들의 건강을 챙길 수 있도록 유도해 주는 것도 가장 좋은 본보기가 될 것 같은데요.
개인이나 또 사회적으로 어떤 노력들이 더 필요할까요?
⊙기자: 기업들도 이제 음주문화에 대해서 정확히 인식을 해야 되는데요.
물론 음주가 직원들의 스트레스를 풀고 화합을 이루는 등의 장점도 있습니다마는 앞에서 본 것처럼 생산성 저하와 각종 질병 그리고 사고 등으로 인한 비용지출이라는 단점도 만만치 않다는 점입니다.
선진국에서는 이미 음주를 치료를 해야 할 질병으로 보고 있습니다.
우리 기업들도 이제는 기업 내부적으로 직원들에게 음주의 폐해에 대한 교육과 더불어 치료시스템을 구축하고 술로 이어지는 회식이나 접대문화가 아닌 또 다른 문화를 만들어내는 데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앵커: 민필규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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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왜 이렇게 술을 마시나…어떤 노력이 필요?
    • 입력 2004-10-04 20:05:34
    • 수정2005-01-04 16:54:02
    뉴스타임
⊙앵커: 술 엄청나게 많이 마시네요. 민필규 기자, 술 못 마시면 직장생활이 힘들다, 이런 말도 있지만 반대로 술 못 마셔도 출세하는 사람 많지 않습니까? 왜 이렇게 많이 마십니까? ⊙기자: 다양한 이유가 있을 수 있습니다. 우선 불경기에다가 갈수록 직장 내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늘어나는 스트레스가 주요 원인으로 분석됩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문제는 사회적으로 술을 권하는 문화가 뿌리깊이 자리잡고 있다는 점인데요. 길거리에서 만난 직장인들의 말을 들어보시죠. ⊙이성기(서울시 응암동): 스트레스라든지 이런 것들을 풀 수 있는 문화라든지 갈 곳이라든지 이런 곳들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니까... ⊙신현도(경기도 구리시): 다른 문화가 없으니까 술문화 빼고는 레저를 즐길 만한 그런 게 없잖아요. ⊙부 번(서울시 봉천동): 선배들이 많이 권하는 것도 많은 것 같고요. 친구들 사이에서도 술을 많이 마시면 인정받는 것 같지 생각하는 경우도 많은 것 같아요. ⊙김 진(경기도 고양시): 술자리가 있어야지만 인간관계가 약간 부드러워지는 것 같아요. ⊙앵커: 다 이유가 있고 구구절절한 사연이 있는데 사회적 비용이 14조원, 정말 어마어마한 액수거든요. 비용이 구체적으로 어떤 손실들을 우리가 짚어볼 수 있을까요? ⊙기자: 한 해 14조원이라면 엄청난 돈인데요. 참고로 인천국제공항을 짓는 데 7조 8000억원에 예산이 들어갔습니다. 이를 본다면 인천국제공항 2개를 해마다 날려버리는 셈인데요. 건강도 문제지만 가정이나 직장생활에서도 음주로 인한 문제가 만만치 않은데요. 몇 가지 사례를 보겠습니다. 알코올 소비의 연간 3조원의 비용이 소비되고요. 또 수치 등으로 인한 생산성 감소에 6조원, 음주로 인한 교통사고나 화재사고에 3000억원의 비용이 듭니다. 이외에도 지금 나오고 있는데요. 조기사망으로 인한 생산인력손실이 4조 7000억, 그리고 술에 의한 질병치료도 1조원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앵커: 사실 술이 해롭고 이렇게 많은 사회적 손실이 난다는 것을 알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만큼 절제하기 힘든 것 아니겠습니까? 뭔가 시스템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 같은데요. ⊙기자: 사실 요즘 주5일제가 되면서 업무의 집중도가 갈수록 강조되고 있는데 그러면서 대부분의 회사에서 음주를 기피하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여기에 대해 일부 기업에서는 직원들의 건강이 경쟁력이라는 취지로 직원들의 건강챙기기에 나서고 있습니다. 이재호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은 최근 KBS의 생로병사의 비밀이라는 프로그램 VDV를 부장급 이상 직원 5500여 명에게 나누어줬습니다. 40대 이상 중견간부들이 식생활 개선을 통해 건강을 챙기고 조직관리를 더 잘해 달라는 뜻입니다. ⊙안홍진(삼성 구조조정본부 상무): 조직관리하는 사람들은 자기가 건강해야 조직관리도 영속적으로 할 수 있다는 거예요. ⊙기자: SK그룹은 몸과 마음을 함께 단련하는 신기신수련을 통해 직원들의 건강을 챙기고 있습니다. 아침 일찍 몸을 가볍게 하고 마음의 평정을 찾은 직원들은 자연스럽게 업무능률도 오릅니다. ⊙김미란(SK 케미칼 직원): 이렇게 아침 일찍 신기신수련을 하다 보니까 몸도 너무 상쾌한 것 같고 그래서 일의 능률도 더 오르는 것 같습니다. ⊙기자: 아시아나항공은 환절기를 맞아 전 직원에게 독감예방접종을 해 줍니다. 또 사내에 수영장을 만들어 틈틈이 건강관리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마경하(아시아나항공 이사): 직원들이 건강해서 활기차게 일하면 고객에 대한 서비스의 질도 높아질 것이고 생산성도 향상되기 때문에 더욱 강화하고 있습니다. ⊙기자: 핵심 우수인재 확보 못지않게 몸과 마음이 건강한 직원이 기업 경쟁력의 화두가 되고 있습니다. KBS뉴스 이재호입니다. ⊙앵커: 기업들이 저렇게 알아서 개인들의 건강을 챙길 수 있도록 유도해 주는 것도 가장 좋은 본보기가 될 것 같은데요. 개인이나 또 사회적으로 어떤 노력들이 더 필요할까요? ⊙기자: 기업들도 이제 음주문화에 대해서 정확히 인식을 해야 되는데요. 물론 음주가 직원들의 스트레스를 풀고 화합을 이루는 등의 장점도 있습니다마는 앞에서 본 것처럼 생산성 저하와 각종 질병 그리고 사고 등으로 인한 비용지출이라는 단점도 만만치 않다는 점입니다. 선진국에서는 이미 음주를 치료를 해야 할 질병으로 보고 있습니다. 우리 기업들도 이제는 기업 내부적으로 직원들에게 음주의 폐해에 대한 교육과 더불어 치료시스템을 구축하고 술로 이어지는 회식이나 접대문화가 아닌 또 다른 문화를 만들어내는 데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앵커: 민필규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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