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설계사 수당을 회사가 차지

입력 2004.11.08 (22:02)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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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보험사들이 설계사에게 줘야 할 수당을 무려 5조원이나 떼먹었다는 주장이 제기되었습니다.
수당을 줄 때가 되면 설계사들을 해촉하는 수법이 사용됐습니다.
박종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350여 건의 보험상품을 모집한 대가로 달에 110여 만원어치 유지수당을 받고 있던 설계사 김민애 씨.
하지만 지난 8월 보험사가 갑자기 김 씨를 해촉한 뒤 남은 기간의 수당 1000여 만원을 단 한푼도 받을 수 없게 됐습니다.
⊙김민애(전 보험설계사): 계약을 하나 하면 24개월까지 나눠서 수당을 받게 되어 있는데 그것을 하나도 못 받잖아요.
⊙기자: 현재 보험사의 규정에 설계사는 직원이 아니기 때문에 언제든지 아무런 이유 없이도 해촉할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한 해에 해촉되는 설계사는 전체 설계사 20만명의 절반 수준인 10만명에 이릅니다.
보험사들은 왜 이렇게 대량으로 설계사들을 해촉하는 것일까?
보험사들은 해마다 설계사 수당 명목으로 보험가입자가 낸 원금의 14% 정도를 떼고 있습니다.
하지만 설계사를 해촉한 뒤에는 이 수당을 단 한 푼도 주지 않기 때문에 수당 명목으로 고객 보험료에서 뗀 돈은 고스란히 보험사의 몫이 됩니다.
⊙보험사 직원: 보험설계사가 상당 부분 탈락할 수밖에 없다는 현실을 반영해서 수당 규정을 정하고 있습니다.
⊙기자: 보험사들은 이렇게 설계사들을 대량으로 해촉하는 수법으로 지난 97년부터 지금까지 5조원이 넘는 돈을 챙겨 왔습니다.
유럽의 보험설계사는 독립된 사업자로 일본의 설계사는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인정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보험설계사는 노동자로서의 고용도 보장받지 못하고 그렇다고 완전한 사업자로서의 이윤도 제대로 찾지 못하는 불리한 지위에 있는 셈입니다.
보험가입자들 역시 설계사 명목으로 내는 보험료가 엉뚱하게 보험사 몫으로 돌아가면서 비싼 보험료를 물고 있는 셈입니다.
KBS뉴스 박종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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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험 설계사 수당을 회사가 차지
    • 입력 2004-11-08 21:18:34
    • 수정2018-08-29 1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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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보험사들이 설계사에게 줘야 할 수당을 무려 5조원이나 떼먹었다는 주장이 제기되었습니다. 수당을 줄 때가 되면 설계사들을 해촉하는 수법이 사용됐습니다. 박종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350여 건의 보험상품을 모집한 대가로 달에 110여 만원어치 유지수당을 받고 있던 설계사 김민애 씨. 하지만 지난 8월 보험사가 갑자기 김 씨를 해촉한 뒤 남은 기간의 수당 1000여 만원을 단 한푼도 받을 수 없게 됐습니다. ⊙김민애(전 보험설계사): 계약을 하나 하면 24개월까지 나눠서 수당을 받게 되어 있는데 그것을 하나도 못 받잖아요. ⊙기자: 현재 보험사의 규정에 설계사는 직원이 아니기 때문에 언제든지 아무런 이유 없이도 해촉할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한 해에 해촉되는 설계사는 전체 설계사 20만명의 절반 수준인 10만명에 이릅니다. 보험사들은 왜 이렇게 대량으로 설계사들을 해촉하는 것일까? 보험사들은 해마다 설계사 수당 명목으로 보험가입자가 낸 원금의 14% 정도를 떼고 있습니다. 하지만 설계사를 해촉한 뒤에는 이 수당을 단 한 푼도 주지 않기 때문에 수당 명목으로 고객 보험료에서 뗀 돈은 고스란히 보험사의 몫이 됩니다. ⊙보험사 직원: 보험설계사가 상당 부분 탈락할 수밖에 없다는 현실을 반영해서 수당 규정을 정하고 있습니다. ⊙기자: 보험사들은 이렇게 설계사들을 대량으로 해촉하는 수법으로 지난 97년부터 지금까지 5조원이 넘는 돈을 챙겨 왔습니다. 유럽의 보험설계사는 독립된 사업자로 일본의 설계사는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인정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보험설계사는 노동자로서의 고용도 보장받지 못하고 그렇다고 완전한 사업자로서의 이윤도 제대로 찾지 못하는 불리한 지위에 있는 셈입니다. 보험가입자들 역시 설계사 명목으로 내는 보험료가 엉뚱하게 보험사 몫으로 돌아가면서 비싼 보험료를 물고 있는 셈입니다. KBS뉴스 박종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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