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 만능 도덕 불감증 사회

⊙앵커: 이번 사건을 계기로 각종 시험부정행위가 우리 사회 곳곳에 만연된 것은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성적지상주의에 시험 부정을 저지르고도 죄의식을 느끼지 못하는 세태는 더욱 걱정이 아닐 수 없습니다.
황동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서울에 있는 한 대학교 강의실입니다.
책상이 온통 깨알 같은 글씨나 공식으로 가득합니다.
모두 부정시험을 위해 적어놓은 것들입니다.
⊙김 모씨(대학교 2학년): OHP 투명 필름 같은데다가 써가지고 좀더 교묘한 방법으로 쓰기도 하고, 휴대 전화 같은 거 실제로 이용도 하고요.
⊙기자: 크게 죄의식을 느끼지도 않습니다.
⊙이 모씨(대학교 3학년): 정직해야겠다는 것보다는 학점만 일단 받고보자 일단 취직만 잘하면 다 이렇게 무마되겠지 하는 생각으로 부정행위를 좀 저지르는 것 같아요.
⊙기자: 지난 4월 무전기까지 동원한 조직적인 대학 편입학 부정시험이 적발됐고 국가고시에 이어 토익시험에서도 시험지가 빼돌려지거나 성적이 버젓이 조작되기도 했습니다.
급기야 부정행위를 막기 위해 출제기관들은 무전기 탐지기나 고성능 전파탐지기를 동원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김희준(국제교류진흥회 직원): 부정행위를 막기 위해서 첨단장비를 사용하고 있으며 적발시에는 1년에서 5년간 응시자격을 박탈하고 있습니다.
⊙기자: 올해 들어 부정행위와 성적위조로 경찰에 적발된 건수는 200건이 넘고 10여 명이 구속됐습니다.
하지만 시험이 인생의 전부라는 인식이 바뀌지 않는 한 부정행위가 끊이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많습니다.
⊙송기창(숙명여자대학교 교육학부 교수): 학벌위주 내지는 도구적인 그런 출세위주의 교육관, 이것이 결과적으로 이런 현상을 가져온 거죠.
⊙기자: 경쟁이 치열해지고 취업문이 더욱 좁아지면서 성적만능주의가 우리 교육을 뿌리째 흔들고 있습니다.
KBS뉴스 황동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