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둔촌주공을 구하라 ‘전화 문의 5배↑’…미분양 무서우니 빚내서 집 사라?

입력 2023.01.05 (17:53) 수정 2023.01.05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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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그램명 : 통합뉴스룸ET
■ 코너명 : ET WHY?
■ 방송시간 : 1월5일(목) 17:50~18:25 KBS2
■ 출연자 : 이광수 미래에셋증권 수석연구위원
■ <통합뉴스룸ET> 홈페이지
https://news.kbs.co.kr/vod/program.do?bcd=0076&ref=pMenu#20230105&1

[앵커]
전장에서 실종된 동료를 구하기 위한 필사의 작전,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입니다. 요즘 부동산 시장에 이 제목이 회자되고 있다는데요. 정부의 대대적인 규제 완화를 두고 둔촌주공 구하기 아니냐는 건데, 그 배경을 좀 들어볼까 합니다. 이광수 미래에셋증권 수석연구위원 나오셨습니다. 위원님, 오랜만에 뵙겠습니다.

[답변]
안녕하세요?

[앵커]
규제를 많이 풀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세요? 잘 풀고 있습니까? 아니면 너무 많이 풀고 있습니까?

[답변]
글쎄요. 예상한 것보다 속도가 조금 빠른 측면이 있지만 저희가 당위론적으로 판단하긴 좀 어렵고요. 실질적으로 저희가 관심을 가져야 될 건 이 정책이 부동산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그 부분에 좀 더 관심을 여러분이 가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앵커]
평가를 물어보지 말고 효과를 물어보라는 그런 말씀이신 것 같은데.

[답변]
그렇습니다.

[앵커]
여쭤볼게요. 이번에 가장 눈에 띄는 게 분양시장 규제 완화였습니다. 전매제한, 8년에서 1년으로 확 줄였고요. 실거주 의무 없앴고 중도금 대출도 12억 이상 아파트에 대해서도 허용을 해 주는 걸로. 이게 지금 당장 시장에 효과가 나타나고 있습니까? 그러려면 둔촌주공의 사례를 들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지금 계약이 진행 중이니까.

[답변]
그렇습니다. 아직까지 계약이 완료되지 않았기 때문에 좀 지켜봐야겠지만 어쨌든 대출을 해 주고 여러 가지 규제를 완화해줬으니까 그동안 고민했던 분들은 계약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그런데 본질적으로 시장의 어떤 큰 흐름을 바꾸기 위해서는 좀 한계가 있지 않을까 생각을 하고 있고요. 쉽게 말해서 계약률을 올리는 데는 좀 도움이 되겠지만 근본적으로 시장의 큰 흐름을 바꾸기에는 좀 어렵지 않느냐, 판단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러면 어떻게 판단해야 될까요? 이 둔촌주공 청약 안 들어간 거를 후회해야 되는 겁니까?

[답변]
글쎄요, 그건 개인마다 굉장히 다른 차원이지만 둔촌주공 청약에 참여를 안 한 분들의 기본적인 생각은 대출이 안 돼서라기보다도 제가 보기에 둔촌주공이 상대적으로 분양가가 높다고 판단해서 안 들어간 분들이 훨씬 많다고 저는 생각하고 있거든요. 그런 차원에서 예를 들어서 대출해 주고, 중도금 대출해 주고 전매제한 완화해준다고 해서 가격이 확 오르지 않는다면 사실 그렇게 실망할 필요는 없지 않느냐, 화낼 필요도 없지 않느냐, 그런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앵커]
지금 둔촌주공 주변에 떴다방이 등장을 했다, 전화 문의가 갑자기 5배나 늘었다, 계약과 관련한 문의가요. 뭔가 시장은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는 것 같기도 한데 어떻게 봐야 될까요?

[답변]
글쎄요. 일시적으로 하루 이틀은 달라질 수 있겠죠. 그런데 말씀드린 것처럼 근본적인 변화를 일으키기에는 좀 한계가 있다는 거죠. 예를 들어서 전화가 두 통 오다가 다섯 배 증가해서 열 통 올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여러분이 생각하시기에 5배 증가하니까 엄청나게 증가한 것 같지만 사실 그 정도로 관심이 워낙 없었기 때문에 이렇게 규제 완화 때문에 조금 관심을 갖는 정도이지 않느냐고 보고 있습니다.

[앵커]
그러면 이렇게 시장의 분위기를 완전히 반전시키기는 힘들다고 보시는 이유는 뭔가요?

[답변]
정책이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크게 미치기 위해서는 세 가지 조건이 필요합니다. 첫 번째는 뭐냐 하면, 예상치 못한 정책이어야 돼요. 두 번째는 예상치 못한 시점. 세 번째는 과거에 없던 정책이어야 됩니다. 그래야 정책이 부동산 시장의 큰 흐름을 바꿀 수 있거든요. 그런데 이번 정책은 1.3 정책을 보면 이 세 가지에 다 해당이 안 돼요. 다 예상했었고 시점이 조금 빠르긴 했지만 이루어질 그런 시점이 다가오고 있었고 과거에 똑같은 정책입니다. 그런 차원에서는 떨어지던 가격을 쉽게 말해서 갑자기 반등시키고 사람들이 이것 때문에 집을 사기 시작하고, 이럴 가능성은 굉장히 낮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앵커]
물론 예상됐던 내용과 시점이라고 하더라도 그게 실제 실행되는 것과 이거는 또 다른 문제 아니에요? 어쨌든 시장에서 나타나면 그게 심리를 자극할 수도 있고 어느 정도 효과는 있지 않을까요?

[답변]
그러니까 효과가 굉장히 제한적이라는 거죠. 말씀하신 게 굉장히 중요한 건데요. 사람의 마음을 움직여야 돼요. 마음을 움직이기 위해서는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예상치 못해야 되고 그리고 충격적이어야 됩니다. 그런데 모두 다 대출 규제 완화해 주고 언젠가 풀릴 거야, 그리고 이제 임박했어, 이런 생각들을 다 갖고 있었단 말이죠. 그래서 이 정책이 그런 사람들의 마음을 바꾸기에 좀 한계가 있지 않느냐는 생각을 갖고 있다는 겁니다.

[앵커]
그러면 위원님은 이 정도의 규제 완화를 예상을 하셨단 말씀이에요?

[답변]
그렇죠. 이건 시장의 참여자들이 다 예상하고 있던 부분이에요.

[앵커]
저는 예상 못 했는데요.

[답변]
그러니까 또 하나가 뭐냐 하면 중요한 게 이 정책이 효과를 볼 때 바로 전, 집값이 오를 때를 한번 생각해보세요. 집값이 오를 때 규제가 엄청나게 나왔죠? 집값이 잡혔습니까? 안 잡혔잖아요. 쉽게 말해서 그런 정책이 나오면 오히려 집을 더 살 때라고 해서 샀잖아요? 그런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굉장히 크다는 거예요. 예를 들어서 규제를 완화해주면 어떤 생각이 들 거냐 하면, 어? 그러면 그렇게 나쁘다는 거야? 그래서 이렇게 대출까지 해 주고 사라고 해? 왜 사람의 마음이 그렇지 않습니까? 어떤 물건을 사려고 하는데, 사, 사, 하면 어떤 마음이 드세요?

[앵커]
뭔가 좀 하자가 있거나 문제가 있거나.

[답변]
그렇죠. 사기 싫죠. 반대로 내가 사고 싶은데 사지 마, 안 팔아도 돼. 그러면 사고 싶잖아요. 그게 사람의 마음이거든요. 그런 차원에서 지금 정책의 효과가 시장의 흐름을 바꾸기에는 굉장히 어렵지 않느냐, 라는 생각입니다.

[앵커]
그러면 만약에 이 둔촌주공에서 미분양이 났을 경우, 우리는 어떤 일들을 예상해야 되는 겁니까?

[답변]
그래서 그 지점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그래서 일단 미분양의 추세를 최근에 한번 보실 필요가 있는데요. 같이 도표를 한번 보시죠. 1년 만에 미분양이 3배 정도 증가했습니다. 그래서 지난해 11월 전국 기준으로 5만 8,000호 정도가 미분양 아파트인데요. 굉장히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어요. 그런데 만약에 둔촌주공이 이번 규제 완화 때문에 계약률이 일부 올라감에도 불구하고 미계약건이 생겨서 미분양 아파트가 생기면, 그러면 우리나라에서 제일 좋은 지역의 새 아파트마저 안 팔린다면, 그러면 전국의 미분양 아파트가 급증할 가능성이 큰 거죠, 굉장히 빠른 속도로. 그래서 사실은 둔촌주공이 굉장히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고 거기에 얽혀 있는 부동산 PF라든가 건설사의 재무 환경이라든가 여러 가지가 있기 때문에 정부에서도 굉장히 관심이 큰 겁니다.

[앵커]
그러니까 둔촌주공이 일반 물량만 4,800세대, 이게 워낙 대단지다 보니까.

[답변]
그렇죠.

[앵커]
이게 일종의 랜드마크 역할을 하면서 다른 지역까지 파급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답변]
그렇죠. 그래서 거기에서도 미분양이 나타나면 전국의 미분양이 굉장히 빠르게 증가할 수 있다.

[앵커]
그 경우에는 할인 분양까지 들어가는 겁니까?

[답변]
최악의 상황은 그렇게 가야죠. 예전에 보면, 서브프라임 때도 보면 미분양 아파트가 전국 기준으로 해서 예를 들어서 16만 가구가 생겼을 때는 할인 분양해 주고.

[앵커]
맞아요.

[답변]
자동차도 경품으로 주고 계약금 500만 원을 내면 계약 바로 해 주고 그랬거든요.

[앵커]
잔금도 살아보고 내라, 그런 것도 있었잖아요.

[답변]
그렇습니다. 그래서 그런 차원으로 갈 가능성이 있으니까 정부에서도 그런 선제적인 조치가 필요했던 거고 만약에 둔촌주공 아파트가 미분양이 나온다, 그러면 말씀드린 것처럼 이 미분양 증가 속도가 굉장히 빨라질 수 있을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앵커]
그러면 무주택자들, 언제 사야 돼요, 집을?

[답변]
제가 계속 얘기 드리는 것처럼 사실 집값이 빠질 때 사는 게 굉장히 좋죠. 그런데 여기에서 어떤 질문을 하냐 하면, 그러면 집값이 언제까지 빠지고 그러면 언제가 가장 쌀 때냐의 질문인데 그런 관점에서는 사실은 집값이 떨어지는데 거래량이 회복할 때가 가장 여러분이 내 집 마련하기 좋은 시점입니다.

[앵커]
그 거래량이 회복된다는 시점은 어떻게 알 수 있나요?

[답변]
그렇죠. 그러면 거래량이 회복되는 시점에 집값이 충분하게 떨어졌을 때, 누군가 사기 시작한다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볼 때 서울 수준으로 해서 2022년 9월 실거래가보다 향후로 23% 정도가 떨어지면 누군가 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앵커]
지난해 9월 고점 대비 23% 하락.

[답변]
그렇죠. 23%, 평균 가격 대비.

[앵커]
왜 23%예요?

[답변]
23%가 떨어지면 보시는 것처럼 주택 구입 부담 지수가 떨어져서 누군가 내 소득으로 살 만한 가격대에 들어온다는 거죠, 쉽게 말하면. 그래서 저게 100이라고 하면 내 소득의 25% 정도를 원리금 상환에 쓴다는 거거든요, 대출에? 그런데 지금 200까지 올라왔어요. 그러면 엄청나게 큰 건데, 집값이 떨어지게 되면 원리금 상환 부담이 떨어지지 않습니까? 그러면 누군가 수요가 붙는다는 거죠. 그 시점이 한 23% 정도 제가 추정하기에 떨어지면 수요자들이 생겨나면서 집값이 바닥을 형성하고 회복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너무 빨리 푼다고 혹시 생각하지 않으세요? 그러니까 이게 왜 푸는지는 알겠어요. 그런데 부동산 가격이 어느 정도는 하락했을 때 규제를 풀어야지, 하락했다고 하지만 단기간에 많이 빠지는 거지 여전히 높은 상황 아닙니까?

[답변]
정책은 선제적인, 그러니까 정책은 어떤 방향성과 의지를 갖고 있기 때문에 선제적으로 해야죠. 그런 차원에서는 저는 속도가 조금 빨랐긴 하지만 어쨌든 필요한 상황이었다고 보고 있는데, 중요한 건 계속 제가 말씀드리지만 그게 효과가 있느냐는 좀 지켜볼 필요가 있고, 저는 제한적이라고 보는 거죠. 시장의 큰 흐름을 바꾸기에는 굉장히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앵커]
정부의 다음 카드는 뭘로 보십니까, 마지막으로?

[답변]
글쎄요. 집값이 더 떨어지기 시작하면 좀 더 공격적인 규제 완화가 나올 수 있는데요. 제가 개인적으로 바라는 건 제발 DSR은 건들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앵커]
내 소득 대비 원리금 부채 상환하는 비율.

[답변]
그렇습니다. 한국의 부동산 시장을 부양하고 받쳐주기 위해서 우리나라의 금융의 안정성까지 건드리는 건 좀 위험하지 않느냐는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앵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ET WHY 이광수 위원과 함께했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답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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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1-05 17:53:54
    • 수정2023-01-05 18:4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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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장에서 실종된 동료를 구하기 위한 필사의 작전,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입니다. 요즘 부동산 시장에 이 제목이 회자되고 있다는데요. 정부의 대대적인 규제 완화를 두고 둔촌주공 구하기 아니냐는 건데, 그 배경을 좀 들어볼까 합니다. 이광수 미래에셋증권 수석연구위원 나오셨습니다. 위원님, 오랜만에 뵙겠습니다.

[답변]
안녕하세요?

[앵커]
규제를 많이 풀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세요? 잘 풀고 있습니까? 아니면 너무 많이 풀고 있습니까?

[답변]
글쎄요. 예상한 것보다 속도가 조금 빠른 측면이 있지만 저희가 당위론적으로 판단하긴 좀 어렵고요. 실질적으로 저희가 관심을 가져야 될 건 이 정책이 부동산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그 부분에 좀 더 관심을 여러분이 가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앵커]
평가를 물어보지 말고 효과를 물어보라는 그런 말씀이신 것 같은데.

[답변]
그렇습니다.

[앵커]
여쭤볼게요. 이번에 가장 눈에 띄는 게 분양시장 규제 완화였습니다. 전매제한, 8년에서 1년으로 확 줄였고요. 실거주 의무 없앴고 중도금 대출도 12억 이상 아파트에 대해서도 허용을 해 주는 걸로. 이게 지금 당장 시장에 효과가 나타나고 있습니까? 그러려면 둔촌주공의 사례를 들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지금 계약이 진행 중이니까.

[답변]
그렇습니다. 아직까지 계약이 완료되지 않았기 때문에 좀 지켜봐야겠지만 어쨌든 대출을 해 주고 여러 가지 규제를 완화해줬으니까 그동안 고민했던 분들은 계약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그런데 본질적으로 시장의 어떤 큰 흐름을 바꾸기 위해서는 좀 한계가 있지 않을까 생각을 하고 있고요. 쉽게 말해서 계약률을 올리는 데는 좀 도움이 되겠지만 근본적으로 시장의 큰 흐름을 바꾸기에는 좀 어렵지 않느냐, 판단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러면 어떻게 판단해야 될까요? 이 둔촌주공 청약 안 들어간 거를 후회해야 되는 겁니까?

[답변]
글쎄요, 그건 개인마다 굉장히 다른 차원이지만 둔촌주공 청약에 참여를 안 한 분들의 기본적인 생각은 대출이 안 돼서라기보다도 제가 보기에 둔촌주공이 상대적으로 분양가가 높다고 판단해서 안 들어간 분들이 훨씬 많다고 저는 생각하고 있거든요. 그런 차원에서 예를 들어서 대출해 주고, 중도금 대출해 주고 전매제한 완화해준다고 해서 가격이 확 오르지 않는다면 사실 그렇게 실망할 필요는 없지 않느냐, 화낼 필요도 없지 않느냐, 그런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앵커]
지금 둔촌주공 주변에 떴다방이 등장을 했다, 전화 문의가 갑자기 5배나 늘었다, 계약과 관련한 문의가요. 뭔가 시장은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는 것 같기도 한데 어떻게 봐야 될까요?

[답변]
글쎄요. 일시적으로 하루 이틀은 달라질 수 있겠죠. 그런데 말씀드린 것처럼 근본적인 변화를 일으키기에는 좀 한계가 있다는 거죠. 예를 들어서 전화가 두 통 오다가 다섯 배 증가해서 열 통 올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여러분이 생각하시기에 5배 증가하니까 엄청나게 증가한 것 같지만 사실 그 정도로 관심이 워낙 없었기 때문에 이렇게 규제 완화 때문에 조금 관심을 갖는 정도이지 않느냐고 보고 있습니다.

[앵커]
그러면 이렇게 시장의 분위기를 완전히 반전시키기는 힘들다고 보시는 이유는 뭔가요?

[답변]
정책이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크게 미치기 위해서는 세 가지 조건이 필요합니다. 첫 번째는 뭐냐 하면, 예상치 못한 정책이어야 돼요. 두 번째는 예상치 못한 시점. 세 번째는 과거에 없던 정책이어야 됩니다. 그래야 정책이 부동산 시장의 큰 흐름을 바꿀 수 있거든요. 그런데 이번 정책은 1.3 정책을 보면 이 세 가지에 다 해당이 안 돼요. 다 예상했었고 시점이 조금 빠르긴 했지만 이루어질 그런 시점이 다가오고 있었고 과거에 똑같은 정책입니다. 그런 차원에서는 떨어지던 가격을 쉽게 말해서 갑자기 반등시키고 사람들이 이것 때문에 집을 사기 시작하고, 이럴 가능성은 굉장히 낮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앵커]
물론 예상됐던 내용과 시점이라고 하더라도 그게 실제 실행되는 것과 이거는 또 다른 문제 아니에요? 어쨌든 시장에서 나타나면 그게 심리를 자극할 수도 있고 어느 정도 효과는 있지 않을까요?

[답변]
그러니까 효과가 굉장히 제한적이라는 거죠. 말씀하신 게 굉장히 중요한 건데요. 사람의 마음을 움직여야 돼요. 마음을 움직이기 위해서는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예상치 못해야 되고 그리고 충격적이어야 됩니다. 그런데 모두 다 대출 규제 완화해 주고 언젠가 풀릴 거야, 그리고 이제 임박했어, 이런 생각들을 다 갖고 있었단 말이죠. 그래서 이 정책이 그런 사람들의 마음을 바꾸기에 좀 한계가 있지 않느냐는 생각을 갖고 있다는 겁니다.

[앵커]
그러면 위원님은 이 정도의 규제 완화를 예상을 하셨단 말씀이에요?

[답변]
그렇죠. 이건 시장의 참여자들이 다 예상하고 있던 부분이에요.

[앵커]
저는 예상 못 했는데요.

[답변]
그러니까 또 하나가 뭐냐 하면 중요한 게 이 정책이 효과를 볼 때 바로 전, 집값이 오를 때를 한번 생각해보세요. 집값이 오를 때 규제가 엄청나게 나왔죠? 집값이 잡혔습니까? 안 잡혔잖아요. 쉽게 말해서 그런 정책이 나오면 오히려 집을 더 살 때라고 해서 샀잖아요? 그런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굉장히 크다는 거예요. 예를 들어서 규제를 완화해주면 어떤 생각이 들 거냐 하면, 어? 그러면 그렇게 나쁘다는 거야? 그래서 이렇게 대출까지 해 주고 사라고 해? 왜 사람의 마음이 그렇지 않습니까? 어떤 물건을 사려고 하는데, 사, 사, 하면 어떤 마음이 드세요?

[앵커]
뭔가 좀 하자가 있거나 문제가 있거나.

[답변]
그렇죠. 사기 싫죠. 반대로 내가 사고 싶은데 사지 마, 안 팔아도 돼. 그러면 사고 싶잖아요. 그게 사람의 마음이거든요. 그런 차원에서 지금 정책의 효과가 시장의 흐름을 바꾸기에는 굉장히 어렵지 않느냐, 라는 생각입니다.

[앵커]
그러면 만약에 이 둔촌주공에서 미분양이 났을 경우, 우리는 어떤 일들을 예상해야 되는 겁니까?

[답변]
그래서 그 지점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그래서 일단 미분양의 추세를 최근에 한번 보실 필요가 있는데요. 같이 도표를 한번 보시죠. 1년 만에 미분양이 3배 정도 증가했습니다. 그래서 지난해 11월 전국 기준으로 5만 8,000호 정도가 미분양 아파트인데요. 굉장히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어요. 그런데 만약에 둔촌주공이 이번 규제 완화 때문에 계약률이 일부 올라감에도 불구하고 미계약건이 생겨서 미분양 아파트가 생기면, 그러면 우리나라에서 제일 좋은 지역의 새 아파트마저 안 팔린다면, 그러면 전국의 미분양 아파트가 급증할 가능성이 큰 거죠, 굉장히 빠른 속도로. 그래서 사실은 둔촌주공이 굉장히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고 거기에 얽혀 있는 부동산 PF라든가 건설사의 재무 환경이라든가 여러 가지가 있기 때문에 정부에서도 굉장히 관심이 큰 겁니다.

[앵커]
그러니까 둔촌주공이 일반 물량만 4,800세대, 이게 워낙 대단지다 보니까.

[답변]
그렇죠.

[앵커]
이게 일종의 랜드마크 역할을 하면서 다른 지역까지 파급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답변]
그렇죠. 그래서 거기에서도 미분양이 나타나면 전국의 미분양이 굉장히 빠르게 증가할 수 있다.

[앵커]
그 경우에는 할인 분양까지 들어가는 겁니까?

[답변]
최악의 상황은 그렇게 가야죠. 예전에 보면, 서브프라임 때도 보면 미분양 아파트가 전국 기준으로 해서 예를 들어서 16만 가구가 생겼을 때는 할인 분양해 주고.

[앵커]
맞아요.

[답변]
자동차도 경품으로 주고 계약금 500만 원을 내면 계약 바로 해 주고 그랬거든요.

[앵커]
잔금도 살아보고 내라, 그런 것도 있었잖아요.

[답변]
그렇습니다. 그래서 그런 차원으로 갈 가능성이 있으니까 정부에서도 그런 선제적인 조치가 필요했던 거고 만약에 둔촌주공 아파트가 미분양이 나온다, 그러면 말씀드린 것처럼 이 미분양 증가 속도가 굉장히 빨라질 수 있을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앵커]
그러면 무주택자들, 언제 사야 돼요, 집을?

[답변]
제가 계속 얘기 드리는 것처럼 사실 집값이 빠질 때 사는 게 굉장히 좋죠. 그런데 여기에서 어떤 질문을 하냐 하면, 그러면 집값이 언제까지 빠지고 그러면 언제가 가장 쌀 때냐의 질문인데 그런 관점에서는 사실은 집값이 떨어지는데 거래량이 회복할 때가 가장 여러분이 내 집 마련하기 좋은 시점입니다.

[앵커]
그 거래량이 회복된다는 시점은 어떻게 알 수 있나요?

[답변]
그렇죠. 그러면 거래량이 회복되는 시점에 집값이 충분하게 떨어졌을 때, 누군가 사기 시작한다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볼 때 서울 수준으로 해서 2022년 9월 실거래가보다 향후로 23% 정도가 떨어지면 누군가 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앵커]
지난해 9월 고점 대비 23% 하락.

[답변]
그렇죠. 23%, 평균 가격 대비.

[앵커]
왜 23%예요?

[답변]
23%가 떨어지면 보시는 것처럼 주택 구입 부담 지수가 떨어져서 누군가 내 소득으로 살 만한 가격대에 들어온다는 거죠, 쉽게 말하면. 그래서 저게 100이라고 하면 내 소득의 25% 정도를 원리금 상환에 쓴다는 거거든요, 대출에? 그런데 지금 200까지 올라왔어요. 그러면 엄청나게 큰 건데, 집값이 떨어지게 되면 원리금 상환 부담이 떨어지지 않습니까? 그러면 누군가 수요가 붙는다는 거죠. 그 시점이 한 23% 정도 제가 추정하기에 떨어지면 수요자들이 생겨나면서 집값이 바닥을 형성하고 회복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너무 빨리 푼다고 혹시 생각하지 않으세요? 그러니까 이게 왜 푸는지는 알겠어요. 그런데 부동산 가격이 어느 정도는 하락했을 때 규제를 풀어야지, 하락했다고 하지만 단기간에 많이 빠지는 거지 여전히 높은 상황 아닙니까?

[답변]
정책은 선제적인, 그러니까 정책은 어떤 방향성과 의지를 갖고 있기 때문에 선제적으로 해야죠. 그런 차원에서는 저는 속도가 조금 빨랐긴 하지만 어쨌든 필요한 상황이었다고 보고 있는데, 중요한 건 계속 제가 말씀드리지만 그게 효과가 있느냐는 좀 지켜볼 필요가 있고, 저는 제한적이라고 보는 거죠. 시장의 큰 흐름을 바꾸기에는 굉장히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앵커]
정부의 다음 카드는 뭘로 보십니까, 마지막으로?

[답변]
글쎄요. 집값이 더 떨어지기 시작하면 좀 더 공격적인 규제 완화가 나올 수 있는데요. 제가 개인적으로 바라는 건 제발 DSR은 건들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앵커]
내 소득 대비 원리금 부채 상환하는 비율.

[답변]
그렇습니다. 한국의 부동산 시장을 부양하고 받쳐주기 위해서 우리나라의 금융의 안정성까지 건드리는 건 좀 위험하지 않느냐는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앵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ET WHY 이광수 위원과 함께했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답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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