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하기관’ 임원의 친정 동원 갑질…노동부 “직장 괴롭힘 해당”
입력 2023.01.09 (12:16)
수정 2023.01.09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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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 중앙부처의 고위 관료가 산하기관 임원으로 자리를 옮긴 뒤, 부하 직원을 장기간 괴롭힌 사실이 고용노동부 조사로 드러났습니다.
여느 직장 내 괴롭힘과 다른 점이 있었는데, 친정인 부처의 후배 공무원을 동원해 무리한 업무 지시를 내리기까지 했습니다.
문제의 부처는 통일부, 산하기관은 남북하나재단입니다.
이도윤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통일부 산하 공공기관인 남북하나재단.
탈북민의 정착을 지원하는 곳인데, 탈북민 A 씨의 일터이기도 합니다.
[A 씨/전 남북하나재단 감사팀장/음성변조 : "좋은 평가를 받고 승진도 좀 빨랐고요. 다른 탈북민들에 비해서 잘 적응한다 이런 얘기도 많이 들으면서..."]
재작년 8월, 당시 감사팀장이던 A 씨에게 통일부에서 갑자기 연락이 왔습니다.
최근 3년 치 업무 내용, 또 감사팀 운영 계획과 함께 통일부 감사에 어떻게 조치할지 보고하란 지시였습니다.
시한은 바로 다음 날, 3백 쪽 넘는 자료를 하루 만에 준비하라는 거였습니다.
[A 씨/전 남북하나재단 감사팀장/음성변조 : "이해가 안 되죠. 그렇지만 통일부 정착지원과가 재단을 지휘 감독하니까 사실 저희한테 하늘 같은 곳이거든요."]
이후 약 일주일 동안 이런 자료 요청은 세 차례 더 이어졌습니다.
[남북하나재단 관계자/음성변조 : "그 어떤 감사팀장도 통일부한테 이렇게 불려다니고 한 적은 없거든요. 그것 때문에 팀장이 많이 힘들어하고..."]
A 씨는 그 배후로 통일부 국장 출신인 재단의 한 본부장을 의심했습니다.
'업무 보고'를 두고 A 씨와 갈등을 빚던 중이었습니다.
감사 업무의 독립성을 위해 감사팀장은 재단 감사와 이사장에게만 보고하도록 규정돼 있는데, 본부장이 자신에게도 보고하라 요구한 겁니다.
게다가 A 씨에게 수차례 자료 제출을 요구한 통일부 간부는 본부장의 전 부하 직원이기도 했습니다.
조사에 착수한 고용노동부는 A 씨의 의심을 사실로 판단했습니다.
해당 본부장이 재단을 감독하는 통일부를 이용해, 부당한 보고를 강요했다고 결정했습니다.
직장 내 괴롭힘 과태료 5백만 원도 부과했습니다.
[김경협/국회 외교통일위 위원 : "사적인 인맥을 동원해서 공적인 일에 개입을 시키고 여기에 탈북민을 지원해야 할 이 기관에서 탈북민을 괴롭혔다고 하는 것이 심각한 문제고..."]
당사자인 본부장은 업무 지시가 부당했다 보지 않으며, 노동부 조사 결과에 불복 절차를 밟겠다는 입장을 밝혀 왔습니다.
KBS 뉴스 이도윤입니다.
촬영기자:류재현/영상편집:이재연/그래픽:이근희
한 중앙부처의 고위 관료가 산하기관 임원으로 자리를 옮긴 뒤, 부하 직원을 장기간 괴롭힌 사실이 고용노동부 조사로 드러났습니다.
여느 직장 내 괴롭힘과 다른 점이 있었는데, 친정인 부처의 후배 공무원을 동원해 무리한 업무 지시를 내리기까지 했습니다.
문제의 부처는 통일부, 산하기관은 남북하나재단입니다.
이도윤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통일부 산하 공공기관인 남북하나재단.
탈북민의 정착을 지원하는 곳인데, 탈북민 A 씨의 일터이기도 합니다.
[A 씨/전 남북하나재단 감사팀장/음성변조 : "좋은 평가를 받고 승진도 좀 빨랐고요. 다른 탈북민들에 비해서 잘 적응한다 이런 얘기도 많이 들으면서..."]
재작년 8월, 당시 감사팀장이던 A 씨에게 통일부에서 갑자기 연락이 왔습니다.
최근 3년 치 업무 내용, 또 감사팀 운영 계획과 함께 통일부 감사에 어떻게 조치할지 보고하란 지시였습니다.
시한은 바로 다음 날, 3백 쪽 넘는 자료를 하루 만에 준비하라는 거였습니다.
[A 씨/전 남북하나재단 감사팀장/음성변조 : "이해가 안 되죠. 그렇지만 통일부 정착지원과가 재단을 지휘 감독하니까 사실 저희한테 하늘 같은 곳이거든요."]
이후 약 일주일 동안 이런 자료 요청은 세 차례 더 이어졌습니다.
[남북하나재단 관계자/음성변조 : "그 어떤 감사팀장도 통일부한테 이렇게 불려다니고 한 적은 없거든요. 그것 때문에 팀장이 많이 힘들어하고..."]
A 씨는 그 배후로 통일부 국장 출신인 재단의 한 본부장을 의심했습니다.
'업무 보고'를 두고 A 씨와 갈등을 빚던 중이었습니다.
감사 업무의 독립성을 위해 감사팀장은 재단 감사와 이사장에게만 보고하도록 규정돼 있는데, 본부장이 자신에게도 보고하라 요구한 겁니다.
게다가 A 씨에게 수차례 자료 제출을 요구한 통일부 간부는 본부장의 전 부하 직원이기도 했습니다.
조사에 착수한 고용노동부는 A 씨의 의심을 사실로 판단했습니다.
해당 본부장이 재단을 감독하는 통일부를 이용해, 부당한 보고를 강요했다고 결정했습니다.
직장 내 괴롭힘 과태료 5백만 원도 부과했습니다.
[김경협/국회 외교통일위 위원 : "사적인 인맥을 동원해서 공적인 일에 개입을 시키고 여기에 탈북민을 지원해야 할 이 기관에서 탈북민을 괴롭혔다고 하는 것이 심각한 문제고..."]
당사자인 본부장은 업무 지시가 부당했다 보지 않으며, 노동부 조사 결과에 불복 절차를 밟겠다는 입장을 밝혀 왔습니다.
KBS 뉴스 이도윤입니다.
촬영기자:류재현/영상편집:이재연/그래픽:이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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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3-01-09 12: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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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 중앙부처의 고위 관료가 산하기관 임원으로 자리를 옮긴 뒤, 부하 직원을 장기간 괴롭힌 사실이 고용노동부 조사로 드러났습니다.
여느 직장 내 괴롭힘과 다른 점이 있었는데, 친정인 부처의 후배 공무원을 동원해 무리한 업무 지시를 내리기까지 했습니다.
문제의 부처는 통일부, 산하기관은 남북하나재단입니다.
이도윤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통일부 산하 공공기관인 남북하나재단.
탈북민의 정착을 지원하는 곳인데, 탈북민 A 씨의 일터이기도 합니다.
[A 씨/전 남북하나재단 감사팀장/음성변조 : "좋은 평가를 받고 승진도 좀 빨랐고요. 다른 탈북민들에 비해서 잘 적응한다 이런 얘기도 많이 들으면서..."]
재작년 8월, 당시 감사팀장이던 A 씨에게 통일부에서 갑자기 연락이 왔습니다.
최근 3년 치 업무 내용, 또 감사팀 운영 계획과 함께 통일부 감사에 어떻게 조치할지 보고하란 지시였습니다.
시한은 바로 다음 날, 3백 쪽 넘는 자료를 하루 만에 준비하라는 거였습니다.
[A 씨/전 남북하나재단 감사팀장/음성변조 : "이해가 안 되죠. 그렇지만 통일부 정착지원과가 재단을 지휘 감독하니까 사실 저희한테 하늘 같은 곳이거든요."]
이후 약 일주일 동안 이런 자료 요청은 세 차례 더 이어졌습니다.
[남북하나재단 관계자/음성변조 : "그 어떤 감사팀장도 통일부한테 이렇게 불려다니고 한 적은 없거든요. 그것 때문에 팀장이 많이 힘들어하고..."]
A 씨는 그 배후로 통일부 국장 출신인 재단의 한 본부장을 의심했습니다.
'업무 보고'를 두고 A 씨와 갈등을 빚던 중이었습니다.
감사 업무의 독립성을 위해 감사팀장은 재단 감사와 이사장에게만 보고하도록 규정돼 있는데, 본부장이 자신에게도 보고하라 요구한 겁니다.
게다가 A 씨에게 수차례 자료 제출을 요구한 통일부 간부는 본부장의 전 부하 직원이기도 했습니다.
조사에 착수한 고용노동부는 A 씨의 의심을 사실로 판단했습니다.
해당 본부장이 재단을 감독하는 통일부를 이용해, 부당한 보고를 강요했다고 결정했습니다.
직장 내 괴롭힘 과태료 5백만 원도 부과했습니다.
[김경협/국회 외교통일위 위원 : "사적인 인맥을 동원해서 공적인 일에 개입을 시키고 여기에 탈북민을 지원해야 할 이 기관에서 탈북민을 괴롭혔다고 하는 것이 심각한 문제고..."]
당사자인 본부장은 업무 지시가 부당했다 보지 않으며, 노동부 조사 결과에 불복 절차를 밟겠다는 입장을 밝혀 왔습니다.
KBS 뉴스 이도윤입니다.
촬영기자:류재현/영상편집:이재연/그래픽:이근희
한 중앙부처의 고위 관료가 산하기관 임원으로 자리를 옮긴 뒤, 부하 직원을 장기간 괴롭힌 사실이 고용노동부 조사로 드러났습니다.
여느 직장 내 괴롭힘과 다른 점이 있었는데, 친정인 부처의 후배 공무원을 동원해 무리한 업무 지시를 내리기까지 했습니다.
문제의 부처는 통일부, 산하기관은 남북하나재단입니다.
이도윤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통일부 산하 공공기관인 남북하나재단.
탈북민의 정착을 지원하는 곳인데, 탈북민 A 씨의 일터이기도 합니다.
[A 씨/전 남북하나재단 감사팀장/음성변조 : "좋은 평가를 받고 승진도 좀 빨랐고요. 다른 탈북민들에 비해서 잘 적응한다 이런 얘기도 많이 들으면서..."]
재작년 8월, 당시 감사팀장이던 A 씨에게 통일부에서 갑자기 연락이 왔습니다.
최근 3년 치 업무 내용, 또 감사팀 운영 계획과 함께 통일부 감사에 어떻게 조치할지 보고하란 지시였습니다.
시한은 바로 다음 날, 3백 쪽 넘는 자료를 하루 만에 준비하라는 거였습니다.
[A 씨/전 남북하나재단 감사팀장/음성변조 : "이해가 안 되죠. 그렇지만 통일부 정착지원과가 재단을 지휘 감독하니까 사실 저희한테 하늘 같은 곳이거든요."]
이후 약 일주일 동안 이런 자료 요청은 세 차례 더 이어졌습니다.
[남북하나재단 관계자/음성변조 : "그 어떤 감사팀장도 통일부한테 이렇게 불려다니고 한 적은 없거든요. 그것 때문에 팀장이 많이 힘들어하고..."]
A 씨는 그 배후로 통일부 국장 출신인 재단의 한 본부장을 의심했습니다.
'업무 보고'를 두고 A 씨와 갈등을 빚던 중이었습니다.
감사 업무의 독립성을 위해 감사팀장은 재단 감사와 이사장에게만 보고하도록 규정돼 있는데, 본부장이 자신에게도 보고하라 요구한 겁니다.
게다가 A 씨에게 수차례 자료 제출을 요구한 통일부 간부는 본부장의 전 부하 직원이기도 했습니다.
조사에 착수한 고용노동부는 A 씨의 의심을 사실로 판단했습니다.
해당 본부장이 재단을 감독하는 통일부를 이용해, 부당한 보고를 강요했다고 결정했습니다.
직장 내 괴롭힘 과태료 5백만 원도 부과했습니다.
[김경협/국회 외교통일위 위원 : "사적인 인맥을 동원해서 공적인 일에 개입을 시키고 여기에 탈북민을 지원해야 할 이 기관에서 탈북민을 괴롭혔다고 하는 것이 심각한 문제고..."]
당사자인 본부장은 업무 지시가 부당했다 보지 않으며, 노동부 조사 결과에 불복 절차를 밟겠다는 입장을 밝혀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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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윤 기자 dobb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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