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 무시 검찰 수사 관행 ‘여전’

입력 2005.03.22 (21:56)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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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검찰이 기업인 수사 과정에서 본질을 벗어난 약점을 잡고 비리를 추궁하는 수사관행을 버리지 않아서 원성을 사고 있습니다.
김기현 기자입니다.
⊙기자: 거래처에 상품권을 돌렸다는 이유만으로 검찰 수사를 받았던 업체입니다.
검찰은 공무원들에게도 뇌물을 뿌렸을 것이라며 진술하지 않을 경우 각종 불이익을 주겠다고 압박했습니다.
⊙김 모 씨(업체 대표): 명절이라 상품권 하나 갖다줬다고 검찰에 불려다리고 오락가라 하니까 초죽음이 돼 굉장히 어렵습니다.
⊙기자: 게다가 검찰이 수천페이지에 달하는 장부를 제출하도록 한 뒤 뒤늦게 돌려주는 바람에 회계 정리에 큰 지장을 받았습니다.
지난해 10월부터 고석구 수자원공사 사장의 뇌물수수 혐의를 수사중인 검찰은 수십 명의 건설사 대표들을 소환해 조사했습니다.
그러나 구속은 단 두 명, 그나마 혐의도 뇌물공여가 아니라 횡령이나 세금 포탈이었습니다.
⊙건설사 관계자: 세금 포탈로 구속됐다면 (업계는) 아무 혐의가 없는 것으로 이해합니다.
무엇이든 잡아서 구속하는 게 관행인데, 구멍가게도 털면 나온다고...
문제는 문젭니다.
⊙기자: 검찰은 이에 대해 횡령한 돈은 뇌물과 무관하지 않기 때문에 다른 혐의로 일단 구속하는 것은 뇌물수사를 위한 당연한 수순이라는 입장입니다.
그러나 목적을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는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문성근(변호사): 목적을 위해서 기업의 약점을 캐는 이러한 수사 형태는 인권침해적 요소도 많고 권한 남용으로써 반드시 개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이 같은 수사가 이루어지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현재의 자백 위주 수사관행 때문입니다.
⊙조 국(서울대 법대 교수): 피의자의 범죄를 입증할 수 있는 물증을 먼저 확보하고 그 물증을 들이대면서 피의자의 자백을 받는 방식으로 수사가 바뀌어야 될 것 같고요.
⊙기자: 검찰은 항상 수사의 어려움을 강조합니다.
그러나 어려운 수사일수록 원칙에 충실해야 결과에 대한 신뢰도 높아진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입니다.
KBS뉴스 김기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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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권 무시 검찰 수사 관행 ‘여전’
    • 입력 2005-03-22 21:26:28
    • 수정2018-08-29 1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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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검찰이 기업인 수사 과정에서 본질을 벗어난 약점을 잡고 비리를 추궁하는 수사관행을 버리지 않아서 원성을 사고 있습니다. 김기현 기자입니다. ⊙기자: 거래처에 상품권을 돌렸다는 이유만으로 검찰 수사를 받았던 업체입니다. 검찰은 공무원들에게도 뇌물을 뿌렸을 것이라며 진술하지 않을 경우 각종 불이익을 주겠다고 압박했습니다. ⊙김 모 씨(업체 대표): 명절이라 상품권 하나 갖다줬다고 검찰에 불려다리고 오락가라 하니까 초죽음이 돼 굉장히 어렵습니다. ⊙기자: 게다가 검찰이 수천페이지에 달하는 장부를 제출하도록 한 뒤 뒤늦게 돌려주는 바람에 회계 정리에 큰 지장을 받았습니다. 지난해 10월부터 고석구 수자원공사 사장의 뇌물수수 혐의를 수사중인 검찰은 수십 명의 건설사 대표들을 소환해 조사했습니다. 그러나 구속은 단 두 명, 그나마 혐의도 뇌물공여가 아니라 횡령이나 세금 포탈이었습니다. ⊙건설사 관계자: 세금 포탈로 구속됐다면 (업계는) 아무 혐의가 없는 것으로 이해합니다. 무엇이든 잡아서 구속하는 게 관행인데, 구멍가게도 털면 나온다고... 문제는 문젭니다. ⊙기자: 검찰은 이에 대해 횡령한 돈은 뇌물과 무관하지 않기 때문에 다른 혐의로 일단 구속하는 것은 뇌물수사를 위한 당연한 수순이라는 입장입니다. 그러나 목적을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는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문성근(변호사): 목적을 위해서 기업의 약점을 캐는 이러한 수사 형태는 인권침해적 요소도 많고 권한 남용으로써 반드시 개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이 같은 수사가 이루어지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현재의 자백 위주 수사관행 때문입니다. ⊙조 국(서울대 법대 교수): 피의자의 범죄를 입증할 수 있는 물증을 먼저 확보하고 그 물증을 들이대면서 피의자의 자백을 받는 방식으로 수사가 바뀌어야 될 것 같고요. ⊙기자: 검찰은 항상 수사의 어려움을 강조합니다. 그러나 어려운 수사일수록 원칙에 충실해야 결과에 대한 신뢰도 높아진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입니다. KBS뉴스 김기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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