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식간에 타오른 주차타워, 불 커진 원인은?

입력 2023.01.09 (19:11) 수정 2023.01.09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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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앞서 보신 것처럼 이른 아침 오피스텔에서 난 불로 일대는 아수라장이었다고 하는데요,

현장을 살펴본 취재기자와 조금 더 자세한 이야기를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정민규 기자 나와있습니다.

정 기자, 아침부터 화재 현장을 취재했는데, 불이 어쩌다가 이렇게 커졌나요?

[기자]

네, 화재 신고가 119에 처음 접수된 시각은 앞서 전해드린 것처럼 아침 6시 반쯤입니다.

부산 서면의 오피스텔에 큰불이 났다는 신고였는데요.

신고를 받고 소방차는 약 5분 만에 도착했습니다.

이게 소방차가 막 도착했을 때쯤 현장에서 찍은 영상인데요.

불길이 심상치 않다고 판단한 소방 당국은 대응 1단계, 그러니까 1개 규모의 소방서에서 동원할 수 있는 소방력을 모두 모으는 화재 진압에 나섰습니다.

그리고 약 1시간 만에 오피스텔 건물 외벽에 붙은 불을 껐습니다.

소방에서도 초기 진화 단계로 판단을 했는데, 바로 옆 건물로 불길이 번지며 상황이 심각해졌습니다.

오피스텔 옆에는 수퍼마켓 등이 있는 2층짜리 상가 건물이 있었는데요.

여기로 불이 번졌습니다.

저 역시 현장에서 이 모습을 봤는데, 잦아지던 불길이 순식간에 다시 커지면서 상가 건물이 검은 연기에 휩싸였습니다.

결국, 부산 지역의 소방력을 집중하는 대응 2단계가 발령됐고요.

불은 8시간이 지난 오늘 오후 2시 반쯤 완전히 꺼졌습니다.

이 과정에서 40여 명이 연기를 마셨고 7명은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또 불이 옮겨붙은 상가 내부가 대부분 탔습니다.

[앵커]

정말 순식간에 불길이 커졌고, 불을 끄는 데도 상당한 시간이 걸린 건데, 정확한 화재 원인은 나왔습니까?

[기자]

아직 정확한 화재 원인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오피스텔의 주차타워에서 불이 났다는 신고가 들어와서 요즘 종종 발생하는 자동차 화재가 아닌가 추측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주차타워에 주차된 차들은 별다른 피해가 없었다고 합니다.

일단 불길이 커진 방향을 보면 건물 아래쪽에서 마치 V자 형태로 커진 게 확인됩니다.

소방관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신고를 받고 5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이미 불길이 옥상까지 치솟았다고 합니다.

신고 순간부터 10~15분 정도 만에 불길이 이렇게 커졌다는 거거든요.

소방 당국은 그 원인을 일단 불이 타기 쉬운 구조 때문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외벽에 불이 잘 붙는 마감 재료를 썼는데 이게 불쏘시개 역할을 했다는 겁니다.

[앵커]

되풀이되는 비슷한 화재를 보면 정 기자 말처럼 불에 타기 쉬운 건물 외장재가 피해를 키운 원인으로 지목된 게 많잖아요.

왜 그런 겁니까?

[기자]

일단 현행법은 3층 이상이거나 높이 9미터 이상 건축물에는 불연재료나 준불연재료, 그러니까 불을 잘 견디는 재료를 건물 마감 재료 써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2010년 부산 해운대 주상복합 화재 같은 대형 화재 사고를 겪으며 강화되어 온 법인데 문제는 이 법이 시행되기 전에 지어진 건축물에는 적용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제가 이번에 불이 난 건물의 건축물대장을 들고나와 봤거든요.

이 건물이 건축 허가를 받은 건 보시다시피 2000년입니다.

이후 2001년에 착공해서 3년 뒤 사용 승인을 받았거든요.

그러니까 건물을 지을 당시에는 불이 쉽게 옮겨붙는 재료로 건물을 마감해도 문제가 없었던 거죠.

전문가들은 이런 점이 문제라고 지적합니다.

[최현호/한국화재감식학회 기술위원장 : "현재 법은 소급이 안 됩니다. 따라서 이런 알루미늄 복합패널에 가연물이 들어있는 제품을 자기 건물에 사용했다면 건물주가 소방 안전에 한 번 더 신경을 쓸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입니다."]

법이 그렇다 보니 이번에 불이 난 건물도 소방 점검 등에서는 별다른 문제가 된 게 없다고 하거든요.

전문가들은 법 시행 전에 지어진 건축물이라도 소방 점검을 강화하고, 장비와 시설을 보강하는 방안을 고민해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매번 비슷한 화재 소식을 접하고 있는데, 속히 좀 더 실효성 있는 대책이 마련됐으면 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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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순식간에 타오른 주차타워, 불 커진 원인은?
    • 입력 2023-01-09 19:11:10
    • 수정2023-01-09 19:21:04
    뉴스7(부산)
[앵커]

앞서 보신 것처럼 이른 아침 오피스텔에서 난 불로 일대는 아수라장이었다고 하는데요,

현장을 살펴본 취재기자와 조금 더 자세한 이야기를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정민규 기자 나와있습니다.

정 기자, 아침부터 화재 현장을 취재했는데, 불이 어쩌다가 이렇게 커졌나요?

[기자]

네, 화재 신고가 119에 처음 접수된 시각은 앞서 전해드린 것처럼 아침 6시 반쯤입니다.

부산 서면의 오피스텔에 큰불이 났다는 신고였는데요.

신고를 받고 소방차는 약 5분 만에 도착했습니다.

이게 소방차가 막 도착했을 때쯤 현장에서 찍은 영상인데요.

불길이 심상치 않다고 판단한 소방 당국은 대응 1단계, 그러니까 1개 규모의 소방서에서 동원할 수 있는 소방력을 모두 모으는 화재 진압에 나섰습니다.

그리고 약 1시간 만에 오피스텔 건물 외벽에 붙은 불을 껐습니다.

소방에서도 초기 진화 단계로 판단을 했는데, 바로 옆 건물로 불길이 번지며 상황이 심각해졌습니다.

오피스텔 옆에는 수퍼마켓 등이 있는 2층짜리 상가 건물이 있었는데요.

여기로 불이 번졌습니다.

저 역시 현장에서 이 모습을 봤는데, 잦아지던 불길이 순식간에 다시 커지면서 상가 건물이 검은 연기에 휩싸였습니다.

결국, 부산 지역의 소방력을 집중하는 대응 2단계가 발령됐고요.

불은 8시간이 지난 오늘 오후 2시 반쯤 완전히 꺼졌습니다.

이 과정에서 40여 명이 연기를 마셨고 7명은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또 불이 옮겨붙은 상가 내부가 대부분 탔습니다.

[앵커]

정말 순식간에 불길이 커졌고, 불을 끄는 데도 상당한 시간이 걸린 건데, 정확한 화재 원인은 나왔습니까?

[기자]

아직 정확한 화재 원인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오피스텔의 주차타워에서 불이 났다는 신고가 들어와서 요즘 종종 발생하는 자동차 화재가 아닌가 추측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주차타워에 주차된 차들은 별다른 피해가 없었다고 합니다.

일단 불길이 커진 방향을 보면 건물 아래쪽에서 마치 V자 형태로 커진 게 확인됩니다.

소방관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신고를 받고 5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이미 불길이 옥상까지 치솟았다고 합니다.

신고 순간부터 10~15분 정도 만에 불길이 이렇게 커졌다는 거거든요.

소방 당국은 그 원인을 일단 불이 타기 쉬운 구조 때문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외벽에 불이 잘 붙는 마감 재료를 썼는데 이게 불쏘시개 역할을 했다는 겁니다.

[앵커]

되풀이되는 비슷한 화재를 보면 정 기자 말처럼 불에 타기 쉬운 건물 외장재가 피해를 키운 원인으로 지목된 게 많잖아요.

왜 그런 겁니까?

[기자]

일단 현행법은 3층 이상이거나 높이 9미터 이상 건축물에는 불연재료나 준불연재료, 그러니까 불을 잘 견디는 재료를 건물 마감 재료 써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2010년 부산 해운대 주상복합 화재 같은 대형 화재 사고를 겪으며 강화되어 온 법인데 문제는 이 법이 시행되기 전에 지어진 건축물에는 적용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제가 이번에 불이 난 건물의 건축물대장을 들고나와 봤거든요.

이 건물이 건축 허가를 받은 건 보시다시피 2000년입니다.

이후 2001년에 착공해서 3년 뒤 사용 승인을 받았거든요.

그러니까 건물을 지을 당시에는 불이 쉽게 옮겨붙는 재료로 건물을 마감해도 문제가 없었던 거죠.

전문가들은 이런 점이 문제라고 지적합니다.

[최현호/한국화재감식학회 기술위원장 : "현재 법은 소급이 안 됩니다. 따라서 이런 알루미늄 복합패널에 가연물이 들어있는 제품을 자기 건물에 사용했다면 건물주가 소방 안전에 한 번 더 신경을 쓸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입니다."]

법이 그렇다 보니 이번에 불이 난 건물도 소방 점검 등에서는 별다른 문제가 된 게 없다고 하거든요.

전문가들은 법 시행 전에 지어진 건축물이라도 소방 점검을 강화하고, 장비와 시설을 보강하는 방안을 고민해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매번 비슷한 화재 소식을 접하고 있는데, 속히 좀 더 실효성 있는 대책이 마련됐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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