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어민 OK!’, 무자격 강사 활개

입력 2005.04.11 (20:35) 수정 2005.04.11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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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가 한 번 더 생각해봐야 할 점이 또 있습니다.
바로 우리나라의 영어과외 열풍입니다.
⊙앵커: 이런 분위기에 편승해서 자격도 없는 엉터리 외국인 강사들이 활개를 치고 있습니다.
그 실태 김명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미국인 35살 헤스 씨 등 2명은 지난 2001년 1월 브로커를 통해 미국 유명대학의 학사학위증을 위조했습니다.
국내에서 영어강사로 활동하기 위한 목적으로 학사학위 이상의 학력이 요구되는 E-2비자를 발급받기 위해서였습니다.
이들은 위조한 학위증으로 비자를 발급받아 국내로 들어온 뒤 지난 4년 동안 서울과 경기도 일대의 초등학교와 학원 등의 영어강사로 활동해 왔습니다.
⊙헤스(무자격 외국인 영어 강사): 서류 절차에 아무 어려움이 없었어요.
위조한 학위증으로 취업을 의뢰했는데 그대로 통과됐어요.
⊙기자: 비자를 발급해준 출입국관리사무소측이 학위증의 위조여부에 대해서는 일일이 확인할 수 없는 허점을 노렸습니다.
⊙김종철(서울출입국관리사무소 사증과 팀장): 학위 원본이 진본이라는 가정 하에서 우리가 원본을 확인하는데 그걸 교묘하게 위조를 했다든지 변조를 했을 경우에는 저희들이 그것을 검증할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기자: 엉터리 외국인 강사들을 고용해 온 학교에서도 이들의 사기행각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습니다.
⊙류영순(교사): 이렇게 저희 학교에서는 알아볼 수 있는 만큼 알아봤는데 이 사람이 학교를 나왔는지, 안 나왔는지 학교로서는 더 이상 알아볼 수 있는 방법이 없었습니다.
⊙기자: 외국인 영어강사를 국내의 학교나 학원에 연결시켜 주는 알선업체들은 전국에 줄잡아 100여 군데.
그러나 이처럼 간판만 내걸고 학원으로 위장하거나 소규모로 운영되고 있는 곳이 상당수에 이르는 실정입니다.
⊙전직 강사 알선업체 직원: 외국인 강사 알선업체에서는 이력서 상으로나 외국인의 말만 믿고, 경력이나 학위증의 유무만 따질뿐이지 업체에서 성적 증명서까지 받아서 확인하는 경우는 드물어요.
⊙기자: 상황이 이렇다 보니 외국에서 한국은 과열된 영어과외붐과 함께 영어강사의 천국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미국 최대의 취업정보인터넷사이트인 몬스터닷컴.
한국관련 구인게시물 대부분은 영어강사를 구한다는 내용입니다.
교육경험도 필요없는 데다 최고의 시간, 심지어 황홀한 생활까지 보장한다고 선전하고 있습니다.
원어민에게 영어를 배우려는 심리를 악용해 엉터리 외국인 영어강사까지 활개를 치는 나라 대한민국.
영어과외 공화국이라는 오명이 오히려 영어교육의 질을 떨어뜨리지는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KBS뉴스 김명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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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어민 OK!’, 무자격 강사 활개
    • 입력 2005-04-11 20:18:22
    • 수정2005-04-11 21:11:43
    뉴스타임
⊙앵커: 우리가 한 번 더 생각해봐야 할 점이 또 있습니다. 바로 우리나라의 영어과외 열풍입니다. ⊙앵커: 이런 분위기에 편승해서 자격도 없는 엉터리 외국인 강사들이 활개를 치고 있습니다. 그 실태 김명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미국인 35살 헤스 씨 등 2명은 지난 2001년 1월 브로커를 통해 미국 유명대학의 학사학위증을 위조했습니다. 국내에서 영어강사로 활동하기 위한 목적으로 학사학위 이상의 학력이 요구되는 E-2비자를 발급받기 위해서였습니다. 이들은 위조한 학위증으로 비자를 발급받아 국내로 들어온 뒤 지난 4년 동안 서울과 경기도 일대의 초등학교와 학원 등의 영어강사로 활동해 왔습니다. ⊙헤스(무자격 외국인 영어 강사): 서류 절차에 아무 어려움이 없었어요. 위조한 학위증으로 취업을 의뢰했는데 그대로 통과됐어요. ⊙기자: 비자를 발급해준 출입국관리사무소측이 학위증의 위조여부에 대해서는 일일이 확인할 수 없는 허점을 노렸습니다. ⊙김종철(서울출입국관리사무소 사증과 팀장): 학위 원본이 진본이라는 가정 하에서 우리가 원본을 확인하는데 그걸 교묘하게 위조를 했다든지 변조를 했을 경우에는 저희들이 그것을 검증할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기자: 엉터리 외국인 강사들을 고용해 온 학교에서도 이들의 사기행각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습니다. ⊙류영순(교사): 이렇게 저희 학교에서는 알아볼 수 있는 만큼 알아봤는데 이 사람이 학교를 나왔는지, 안 나왔는지 학교로서는 더 이상 알아볼 수 있는 방법이 없었습니다. ⊙기자: 외국인 영어강사를 국내의 학교나 학원에 연결시켜 주는 알선업체들은 전국에 줄잡아 100여 군데. 그러나 이처럼 간판만 내걸고 학원으로 위장하거나 소규모로 운영되고 있는 곳이 상당수에 이르는 실정입니다. ⊙전직 강사 알선업체 직원: 외국인 강사 알선업체에서는 이력서 상으로나 외국인의 말만 믿고, 경력이나 학위증의 유무만 따질뿐이지 업체에서 성적 증명서까지 받아서 확인하는 경우는 드물어요. ⊙기자: 상황이 이렇다 보니 외국에서 한국은 과열된 영어과외붐과 함께 영어강사의 천국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미국 최대의 취업정보인터넷사이트인 몬스터닷컴. 한국관련 구인게시물 대부분은 영어강사를 구한다는 내용입니다. 교육경험도 필요없는 데다 최고의 시간, 심지어 황홀한 생활까지 보장한다고 선전하고 있습니다. 원어민에게 영어를 배우려는 심리를 악용해 엉터리 외국인 영어강사까지 활개를 치는 나라 대한민국. 영어과외 공화국이라는 오명이 오히려 영어교육의 질을 떨어뜨리지는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KBS뉴스 김명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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