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 방문’ 부활하나?

입력 2005.05.15 (22:40) 수정 2005.05.16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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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닝 멘트:
선생님의 가정방문,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촌지 수수 등의 부작용 때문에 지난 90년대에 공식적으로 중단됐던 가정방문이 최근 일부에서 부활하고 있습니다. 제한적이기는 하지만 가정방문을 통해 학교와 가정의 거리를 좁히고 교육의 장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스승의 날을 맞아 가정 방문의 참된 의미가 무엇인지 진단해봤습니다.

*김세정 기자:
며칠 전 중간고사가 끝난 인문계 고등학교 1학년 교실, 대학입시에서 내신 등급제가 처음으로 적용되는 학생들이어서 교실 분위기가 예전같지 않습니다.

*황윤경/구리 인창고 교사:
“이제부터 시작이니까 너무 힘들어하지 말고 그리고 내신제 때문에 여러분 힘들어 하고 촛불시위 하느니 그런 얘기도 많은데 어느때나 그런게 있어요...”

*김세정 기자:
불안하고 예민해진 반 학생 전부를 황윤경 교사는 차례로 가정 방문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예은이네 집, 친구들까지 우르르 찾았습니다. 선생님은 먼저 예은이의 공부방부터 둘러봅니다. 처음으로 만난 선생님에게 어머니는 궁금한 것이 너무 많습니다.

*녹취:
(엄마: “그랬는데 등급이 어떻게 나와요, 실력을 가늠할 수가 없어요, 지금...”
선생님: “100점이 많이 나오긴 많이 나왔는데요, 그래서 기말고사 때 좀 어렵게 내신대요.” )

*문정숙/학부모:
“사실 학교 가면은 저 혼자만 선생님하고 면담하기 힘들고, 어딘지 모르게 선생님 바쁘신 것 같기도 하고 마음이 편치 않거든요. 그런데 집에 오시니까 궁금했던 것 이참에 다 물어봐서 굉장히 마음이 놓이고...”

*김세정 기자:
선생님은 가정방문을 통해 가정환경 조사서 등으로는 알기 힘든 아이들의 참모습을 볼 수 있다고 말합니다.




*황윤경/구리 인창고 교사:
“제가 아이들과 13시간을 학교에서 보내면서 이 아이들을 깊이 이해하지 못하면 그만큼 저도 힘들고 아이들도 힘들고 제가 해줄 수 있는 부분도 너무나 없고요. 근데 이거 하면서 아이들을 99% 알 수 있다고 봐요. 작은 비밀까지도 아이들이 털어놓거든요.”

*김세정 기자:
황 교사의 가정방문에는 몇 가지 원칙이 있습니다.

*황윤경/구리 인창고 교사:
“절대로 가서 저녁식사를 대접받는다든지 그러지 않고요. 한 집에서 15분 20분을 넘기지 않고, 부담스럽지 않게요. 미리 사전에 전화를 드리고요. 그리고 아이들이랑 같이 가고요. 저 혼자 가지 않고요. 일부러 애들을 데려가는 것은 부모님들로 하여금 오픈된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서... 은밀하지 않고 가정방문이 취지를 빗나가지 않게 하기 위해서...”

*김세정 기자:
선생님이 어머니와 상담하는 사이 같이온 친구들도 이야기 꽃을 피웁니다.

*김지훈/구리 인창고 1학년:
“(와보니까 어때요?) 인형도 많고요, 깨끗하고 되게 기분이 색달라요. 남자 방이랑 다르게 뭐라고 해야지... 홀아비 냄새가 안나요.(웃음)”

*김세정 기자:
가정방문은 선생님이나 학부모, 학생 모두에게 새롭고 즐거운 경험입니다. 푸른 들판길을 따라 안순남 교사가 바쁜 걸음을 합니다. 자신이 담임하고 있는 2학년 정훈이네를 방문하러 가는 길입니다.

*안순남/경남 함안 법수초등학교 교사:
“시골에서는 다 농사일에 종사를 하시니까 아이들에 대한 기대라든지 또는 교육에 대한 관심은 참 높지만, 농사일이 바쁘다보니까 방치하는 수가 참 많거든요.”

*김세정 기자:
농사에 바쁜 엄마는 일하다 말고 뛰어나와 선생님을 반갑게 맞이합니다. 아이 끼니도 제대로 챙겨주기 힘들 정도로 바쁜 농번기, 어머니는 처음 만난 선생님에게 오히려 할 말이 많습니다. 정훈이는 선생님을 제 방으로 안내하고는, 새로운 다짐까지 합니다.


*안정훈/함안 법수초등학교 2학년:
“공부도 열심히 하고요, 만들기도 재미있고요. 선생님한테 칭찬을 많이 받으니까 좋아요.”

*김세정 기자:
정훈이 어머니는 이번 가정방문으로 그동안 어렵게 여겼던 선생님에 대한 생각을 바꿨습니다.

*김이순/학부모, 정훈이 엄마:
“처음에는 선생님이 오신다고 하니까 어떻게 해야 하나 안오시면 좋겠는데 그랬는데, 이렇게 뵙고 나니까 선생님이라는 게 그리 높은 게 아니고 옆집 아줌마 같다.”

*김세정 기자:
중,장년층에게 가정방문은 잊을 수 없는 추억 거리입니다. 00가 집에서는 어떤가요... 그러나 지난 93년에는 공식적으로 금지되기도 했습니다. 가정방문 과정에서 생겨났던 촌지 수수 등의 잡음 때문이었습니다. 현재 전국의 교육청이 가정 방문을 금지도 장려도 하지 않고있습니다.

*김세정 기자
경남교육청은 지난달, 가정방문을 10여년만에 공식 부활시켰습니다. 부모 한 쪽만 있는 가정이나 조부모 가정, 생활보호 대상자 등 소외되기 쉬운 계층에 한정해서입니다.

*허만복/경남교육청 초등교육과장:
“가정방문이 통제되다 보니까 학교에서 문제생기는 애라든지, 사회적으로 부정을 하는 애라든지, 이런 애들을 지도하기가 가정방문폐기라는 그 테두리 때문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우리도 교육청에서 선별적으로 가정방문이 필요한 애들을 갖다가 선정을 해 가지고 특히, 가정에 있는 학부모하고 의논을 해 가지고”

*김세정 기자:
3년째 백혈병을 앓고있는 준연이의 하교길에 오늘은 선생님이 함께 했습니다. 할아버지 할머니와 살고있는 준연이 집엔 벌써 두번째 방문이라 전혀 어색하지 않습니다. 칠순인 할머니는 준연이의 컴퓨터 게임을 걱정합니다.

*김세정 기자:
선생님은 바로 따끔한 꾸중을 합니다.


*녹취:
(최미숙/창원 대산초등학교 교사:
“학교에서는 공부 잘 하니까 선생님이 뭐 부탁할 게 따로 없고 컴퓨터만 줄이면 좋겠다. 그렇게 하자. 됐다, 약속했다.”

*김세정 기자:
경남교육청은 올해 가정방문 결과를 모니터한 뒤 가정방문을 중등 과정에까지 확대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16년째 교편을 잡고 있는 최관하 교사, 담임을 맡을 때마다 빠짐없이 가정 방문을 해왔습니다. 최 교사가 제일 관심을 갖는 것은 그 가정의 분위깁니다.

*최관하/서울 영훈고 교사:
“부모님과 교사가 진심으로 자녀를 놓고 제자를 놓고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고 해결책을 모색할 때 가정에 회복이 일어나고 학교는 회복되거든요. 가정이 회복되지 않은 상태로 학교만 잘 하려고 하면 반쪽짜리밖에 안되거든요.”

*김세정 기자:
오늘 방문한 원광이네 집에서는 미리 준비한 '아버지를 사랑하는 20가지 이유'를 읽게 했습니다.

*조문호/원광 군 아버지:
“대부분이 제가 의도하면서 평상시 얘기했던 것은 없었기 때문에 이렇게 생각을 하고 있다는 자체가 감동스럽죠. 한 마디 한 마디가.”

*김세정 기자:
최 교사의 방문으로 원광이 가족들은 가정교육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습니다. 가정 방문으로 맺어진 인연이 학교를 벗어나서도 계속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녹취:
(어디가는 길이세요?) “예전에 제 제자인데요, 예전에 한번 방문했었는데 어떻게 지내나 궁금해서 한번 방문하려구요.”

*김세정 기자:
최 교사는 몸이 아파 어렵사리 고등학교를 졸업한 제자를 찾았습니다. 선생님은 첫 가정방문으로 혜준 씨의 어려운 집안 사정을 알게 됐고 이후 가족들을 꾸준히 보살피고 있습니다.


*김혜준/22살, 서울 영훈고 졸업생:
“글쎄요 그냥 아빠 같아요. 몸이 되게 안좋아서 결석도 많이 하고요, 조퇴도 많이 하고 그랬거든요, 선생님이 많이 챙겨주시고... 위로도 많이 해 주셨구요.”

*김세정 기자:
최 교사는 가정방문을 통해 교육 현장을 더 넓히고 제자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최관하/서울 영훈고 교사:
“그러니까 이건 선택사항이 아니라고 저는 봐요. 아이를 책임지고 있는 교사라면 아이에 대해서 알아나가는 과정이 내가 무엇 때문에 안되고.. 뭐가 힘들어서 안되고 이런 차원에 머물러서는 안된다고 보고요. 그래서 이거는 저에게는 사명이죠. 당연히 해야되는 의무 같은 거라고나 할까요? ”

*김세정 기자:
가정방문을 해본 교사들의 만족도는 80%에 가깝습니다. 그러나 가정 방문은 여전히 조심스럽고 부담스럽습니다. 입시 위주의 공교육 구조로 교육열이 지나치게 높은 현실에서 촌지 수수와 학생들의 위화감 조성 등 구태가 반복될 우려도 크기 때문입니다.

*장은숙/참교육학부모회 사무처장:
“가정방문을 원해서 갔는데 부모님들이 굉장히 불안한 거예요. 그 부분에 대해서. 예전처럼 선생님 오셨는데 대접을 해야 하지 않을까. 아니면은 뭐 이런 선물을 드려야 하지 않을까. 그러한 것 때문에 굉장히 안절부절 하시면서 예전의 형태대로 촌지를 건네는 경우가 있었어요. 그런 것을 미연에 방지를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 합니다. 그러려면은 선생님도 이 가정방문의 취지를 충분히 부모님께 납득을 하고 부모님도 아.. 가정방문을 통해서 우리 아이의 문제를 선생님과 편안하게 이렇게 대화를 할 수 있겠구나라는.. ”

*김세정 기자:
5년째 자발적으로 가정방문을 해오고 있는 한 교사모임도 가정 방문의 제도화에 대해서는신중한 입장입니다.

*김성천/좋은교사운동 정책실장:
“뭐.. 지금 현재 이 운동이 의미가 있는 것은 자발성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이것들을 통해서 힘들지만 스스로가 운동을 해 나가면서 아이들과 교사와 학부모간의 신뢰를 얻는 건데 이것들이 제도화 되었을 때는 결과적으로 보여주기 식에의한. 마지못해서 하는 이러한 형태의 가정방문으로 왜곡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죠.”

*클로징 멘트:
공교육의 위기, 교단과 스승의 권위가 무너지는 시대... 가정 방문은 그동안 멀어졌던 가정과 학교를 연결시키고 참된 교육의 주체로 거듭나게 하는 대안으로 조심스레 다시 부각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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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정 방문’ 부활하나?
    • 입력 2005-05-15 22:37:55
    • 수정2005-05-16 11:49:10
    취재파일K
*오프닝 멘트: 선생님의 가정방문,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촌지 수수 등의 부작용 때문에 지난 90년대에 공식적으로 중단됐던 가정방문이 최근 일부에서 부활하고 있습니다. 제한적이기는 하지만 가정방문을 통해 학교와 가정의 거리를 좁히고 교육의 장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스승의 날을 맞아 가정 방문의 참된 의미가 무엇인지 진단해봤습니다. *김세정 기자: 며칠 전 중간고사가 끝난 인문계 고등학교 1학년 교실, 대학입시에서 내신 등급제가 처음으로 적용되는 학생들이어서 교실 분위기가 예전같지 않습니다. *황윤경/구리 인창고 교사: “이제부터 시작이니까 너무 힘들어하지 말고 그리고 내신제 때문에 여러분 힘들어 하고 촛불시위 하느니 그런 얘기도 많은데 어느때나 그런게 있어요...” *김세정 기자: 불안하고 예민해진 반 학생 전부를 황윤경 교사는 차례로 가정 방문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예은이네 집, 친구들까지 우르르 찾았습니다. 선생님은 먼저 예은이의 공부방부터 둘러봅니다. 처음으로 만난 선생님에게 어머니는 궁금한 것이 너무 많습니다. *녹취: (엄마: “그랬는데 등급이 어떻게 나와요, 실력을 가늠할 수가 없어요, 지금...” 선생님: “100점이 많이 나오긴 많이 나왔는데요, 그래서 기말고사 때 좀 어렵게 내신대요.” ) *문정숙/학부모: “사실 학교 가면은 저 혼자만 선생님하고 면담하기 힘들고, 어딘지 모르게 선생님 바쁘신 것 같기도 하고 마음이 편치 않거든요. 그런데 집에 오시니까 궁금했던 것 이참에 다 물어봐서 굉장히 마음이 놓이고...” *김세정 기자: 선생님은 가정방문을 통해 가정환경 조사서 등으로는 알기 힘든 아이들의 참모습을 볼 수 있다고 말합니다. *황윤경/구리 인창고 교사: “제가 아이들과 13시간을 학교에서 보내면서 이 아이들을 깊이 이해하지 못하면 그만큼 저도 힘들고 아이들도 힘들고 제가 해줄 수 있는 부분도 너무나 없고요. 근데 이거 하면서 아이들을 99% 알 수 있다고 봐요. 작은 비밀까지도 아이들이 털어놓거든요.” *김세정 기자: 황 교사의 가정방문에는 몇 가지 원칙이 있습니다. *황윤경/구리 인창고 교사: “절대로 가서 저녁식사를 대접받는다든지 그러지 않고요. 한 집에서 15분 20분을 넘기지 않고, 부담스럽지 않게요. 미리 사전에 전화를 드리고요. 그리고 아이들이랑 같이 가고요. 저 혼자 가지 않고요. 일부러 애들을 데려가는 것은 부모님들로 하여금 오픈된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서... 은밀하지 않고 가정방문이 취지를 빗나가지 않게 하기 위해서...” *김세정 기자: 선생님이 어머니와 상담하는 사이 같이온 친구들도 이야기 꽃을 피웁니다. *김지훈/구리 인창고 1학년: “(와보니까 어때요?) 인형도 많고요, 깨끗하고 되게 기분이 색달라요. 남자 방이랑 다르게 뭐라고 해야지... 홀아비 냄새가 안나요.(웃음)” *김세정 기자: 가정방문은 선생님이나 학부모, 학생 모두에게 새롭고 즐거운 경험입니다. 푸른 들판길을 따라 안순남 교사가 바쁜 걸음을 합니다. 자신이 담임하고 있는 2학년 정훈이네를 방문하러 가는 길입니다. *안순남/경남 함안 법수초등학교 교사: “시골에서는 다 농사일에 종사를 하시니까 아이들에 대한 기대라든지 또는 교육에 대한 관심은 참 높지만, 농사일이 바쁘다보니까 방치하는 수가 참 많거든요.” *김세정 기자: 농사에 바쁜 엄마는 일하다 말고 뛰어나와 선생님을 반갑게 맞이합니다. 아이 끼니도 제대로 챙겨주기 힘들 정도로 바쁜 농번기, 어머니는 처음 만난 선생님에게 오히려 할 말이 많습니다. 정훈이는 선생님을 제 방으로 안내하고는, 새로운 다짐까지 합니다. *안정훈/함안 법수초등학교 2학년: “공부도 열심히 하고요, 만들기도 재미있고요. 선생님한테 칭찬을 많이 받으니까 좋아요.” *김세정 기자: 정훈이 어머니는 이번 가정방문으로 그동안 어렵게 여겼던 선생님에 대한 생각을 바꿨습니다. *김이순/학부모, 정훈이 엄마: “처음에는 선생님이 오신다고 하니까 어떻게 해야 하나 안오시면 좋겠는데 그랬는데, 이렇게 뵙고 나니까 선생님이라는 게 그리 높은 게 아니고 옆집 아줌마 같다.” *김세정 기자: 중,장년층에게 가정방문은 잊을 수 없는 추억 거리입니다. 00가 집에서는 어떤가요... 그러나 지난 93년에는 공식적으로 금지되기도 했습니다. 가정방문 과정에서 생겨났던 촌지 수수 등의 잡음 때문이었습니다. 현재 전국의 교육청이 가정 방문을 금지도 장려도 하지 않고있습니다. *김세정 기자 경남교육청은 지난달, 가정방문을 10여년만에 공식 부활시켰습니다. 부모 한 쪽만 있는 가정이나 조부모 가정, 생활보호 대상자 등 소외되기 쉬운 계층에 한정해서입니다. *허만복/경남교육청 초등교육과장: “가정방문이 통제되다 보니까 학교에서 문제생기는 애라든지, 사회적으로 부정을 하는 애라든지, 이런 애들을 지도하기가 가정방문폐기라는 그 테두리 때문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우리도 교육청에서 선별적으로 가정방문이 필요한 애들을 갖다가 선정을 해 가지고 특히, 가정에 있는 학부모하고 의논을 해 가지고” *김세정 기자: 3년째 백혈병을 앓고있는 준연이의 하교길에 오늘은 선생님이 함께 했습니다. 할아버지 할머니와 살고있는 준연이 집엔 벌써 두번째 방문이라 전혀 어색하지 않습니다. 칠순인 할머니는 준연이의 컴퓨터 게임을 걱정합니다. *김세정 기자: 선생님은 바로 따끔한 꾸중을 합니다. *녹취: (최미숙/창원 대산초등학교 교사: “학교에서는 공부 잘 하니까 선생님이 뭐 부탁할 게 따로 없고 컴퓨터만 줄이면 좋겠다. 그렇게 하자. 됐다, 약속했다.” *김세정 기자: 경남교육청은 올해 가정방문 결과를 모니터한 뒤 가정방문을 중등 과정에까지 확대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16년째 교편을 잡고 있는 최관하 교사, 담임을 맡을 때마다 빠짐없이 가정 방문을 해왔습니다. 최 교사가 제일 관심을 갖는 것은 그 가정의 분위깁니다. *최관하/서울 영훈고 교사: “부모님과 교사가 진심으로 자녀를 놓고 제자를 놓고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고 해결책을 모색할 때 가정에 회복이 일어나고 학교는 회복되거든요. 가정이 회복되지 않은 상태로 학교만 잘 하려고 하면 반쪽짜리밖에 안되거든요.” *김세정 기자: 오늘 방문한 원광이네 집에서는 미리 준비한 '아버지를 사랑하는 20가지 이유'를 읽게 했습니다. *조문호/원광 군 아버지: “대부분이 제가 의도하면서 평상시 얘기했던 것은 없었기 때문에 이렇게 생각을 하고 있다는 자체가 감동스럽죠. 한 마디 한 마디가.” *김세정 기자: 최 교사의 방문으로 원광이 가족들은 가정교육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습니다. 가정 방문으로 맺어진 인연이 학교를 벗어나서도 계속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녹취: (어디가는 길이세요?) “예전에 제 제자인데요, 예전에 한번 방문했었는데 어떻게 지내나 궁금해서 한번 방문하려구요.” *김세정 기자: 최 교사는 몸이 아파 어렵사리 고등학교를 졸업한 제자를 찾았습니다. 선생님은 첫 가정방문으로 혜준 씨의 어려운 집안 사정을 알게 됐고 이후 가족들을 꾸준히 보살피고 있습니다. *김혜준/22살, 서울 영훈고 졸업생: “글쎄요 그냥 아빠 같아요. 몸이 되게 안좋아서 결석도 많이 하고요, 조퇴도 많이 하고 그랬거든요, 선생님이 많이 챙겨주시고... 위로도 많이 해 주셨구요.” *김세정 기자: 최 교사는 가정방문을 통해 교육 현장을 더 넓히고 제자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최관하/서울 영훈고 교사: “그러니까 이건 선택사항이 아니라고 저는 봐요. 아이를 책임지고 있는 교사라면 아이에 대해서 알아나가는 과정이 내가 무엇 때문에 안되고.. 뭐가 힘들어서 안되고 이런 차원에 머물러서는 안된다고 보고요. 그래서 이거는 저에게는 사명이죠. 당연히 해야되는 의무 같은 거라고나 할까요? ” *김세정 기자: 가정방문을 해본 교사들의 만족도는 80%에 가깝습니다. 그러나 가정 방문은 여전히 조심스럽고 부담스럽습니다. 입시 위주의 공교육 구조로 교육열이 지나치게 높은 현실에서 촌지 수수와 학생들의 위화감 조성 등 구태가 반복될 우려도 크기 때문입니다. *장은숙/참교육학부모회 사무처장: “가정방문을 원해서 갔는데 부모님들이 굉장히 불안한 거예요. 그 부분에 대해서. 예전처럼 선생님 오셨는데 대접을 해야 하지 않을까. 아니면은 뭐 이런 선물을 드려야 하지 않을까. 그러한 것 때문에 굉장히 안절부절 하시면서 예전의 형태대로 촌지를 건네는 경우가 있었어요. 그런 것을 미연에 방지를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 합니다. 그러려면은 선생님도 이 가정방문의 취지를 충분히 부모님께 납득을 하고 부모님도 아.. 가정방문을 통해서 우리 아이의 문제를 선생님과 편안하게 이렇게 대화를 할 수 있겠구나라는.. ” *김세정 기자: 5년째 자발적으로 가정방문을 해오고 있는 한 교사모임도 가정 방문의 제도화에 대해서는신중한 입장입니다. *김성천/좋은교사운동 정책실장: “뭐.. 지금 현재 이 운동이 의미가 있는 것은 자발성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이것들을 통해서 힘들지만 스스로가 운동을 해 나가면서 아이들과 교사와 학부모간의 신뢰를 얻는 건데 이것들이 제도화 되었을 때는 결과적으로 보여주기 식에의한. 마지못해서 하는 이러한 형태의 가정방문으로 왜곡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죠.” *클로징 멘트: 공교육의 위기, 교단과 스승의 권위가 무너지는 시대... 가정 방문은 그동안 멀어졌던 가정과 학교를 연결시키고 참된 교육의 주체로 거듭나게 하는 대안으로 조심스레 다시 부각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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