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추적]천수만 간월호 ‘죽음의 호수’ 전락

입력 2005.06.01 (21:58) 수정 2018.08.29 (15:0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농업용수 공급을 위해 서산 간척지 내 조성한 인공담수호가 물고기도 살 수 없는 죽음의 호수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농업용수로도 쓸 수 없게 됐는데 관리 책임을 지는 곳은 아무 데도 없습니다.
현장추적, 최성원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80년부터 서해바다를 막아 조성한 인공담수호인 간월호와 부남호.
녹조류가 대량으로 번식해 호수 전체가 녹색입니다.
호수 안으로 들어가 봤습니다.
가시거리는 고작 30cm, 물 속이 워낙 탁하다 보니 코앞에 있는 잠수부조차 잘 보이지 않습니다.
⊙김현식(KBS수중촬영 담당): 30cm 정도밖에 시계가 보이지 않기 때문에 도저히 촬영을 할 수 없는 그런 상태입니다.
⊙기자: 수심 3m 정도로 내려갔습니다.
녹색을 띠던 물이 짙은 오렌지색으로 바뀝니다.
곳곳에 쳐놓은 그물이 카메라에 잡힙니다.
물고기라고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수심 5m, 갑자기 빛이 차단되고 암흑 상태로 바뀝니다.
전등을 켰지만 별 소용이 없습니다.
20여 년 동안 물이 가두어진 상태에서 오염물질이 유입돼 퇴적층을 이룬 것입니다.
자연정화능력을 상실한 호수에 세 개 자치단체에서 내려오는 생활하수에다 축산폐수, 그리고 철새들의 배설물까지 쌓이면서 호수의 수질이 날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습니다.
한서대 연구팀의 수질분석 결과 농업용수로도 쓸 수 없는 최하 등급인 5등급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러나 책임을 지는 곳은 없습니다.
농업기반공사는 현대건설에, 현대는 농업기반공사에 책임을 떠넘기고 있습니다.
⊙최명성(농업기반공사 단장): 그동안 관리한 사람이 현대고 지금까지 현대에서 관리하고 있습니다.
⊙김명중(현대서산농장 상무): 현대건설한테 있느냐, 그것은 아니죠.
정부 시설물이니까 정부에서 해야죠.
⊙기자: 농업용수 공급을 위해 수천억원을 들여 만든 부남호와 간월호.
정부와 기업, 자치단체가 손을 놓고 있는 사이에 4500여 헥타르의 인공담수호가 죽음의 호수로 변해 가고 있습니다.
KBS뉴스 최성원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현장추적]천수만 간월호 ‘죽음의 호수’ 전락
    • 입력 2005-06-01 21:27:04
    • 수정2018-08-29 15:00:00
    뉴스 9
⊙앵커: 농업용수 공급을 위해 서산 간척지 내 조성한 인공담수호가 물고기도 살 수 없는 죽음의 호수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농업용수로도 쓸 수 없게 됐는데 관리 책임을 지는 곳은 아무 데도 없습니다. 현장추적, 최성원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80년부터 서해바다를 막아 조성한 인공담수호인 간월호와 부남호. 녹조류가 대량으로 번식해 호수 전체가 녹색입니다. 호수 안으로 들어가 봤습니다. 가시거리는 고작 30cm, 물 속이 워낙 탁하다 보니 코앞에 있는 잠수부조차 잘 보이지 않습니다. ⊙김현식(KBS수중촬영 담당): 30cm 정도밖에 시계가 보이지 않기 때문에 도저히 촬영을 할 수 없는 그런 상태입니다. ⊙기자: 수심 3m 정도로 내려갔습니다. 녹색을 띠던 물이 짙은 오렌지색으로 바뀝니다. 곳곳에 쳐놓은 그물이 카메라에 잡힙니다. 물고기라고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수심 5m, 갑자기 빛이 차단되고 암흑 상태로 바뀝니다. 전등을 켰지만 별 소용이 없습니다. 20여 년 동안 물이 가두어진 상태에서 오염물질이 유입돼 퇴적층을 이룬 것입니다. 자연정화능력을 상실한 호수에 세 개 자치단체에서 내려오는 생활하수에다 축산폐수, 그리고 철새들의 배설물까지 쌓이면서 호수의 수질이 날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습니다. 한서대 연구팀의 수질분석 결과 농업용수로도 쓸 수 없는 최하 등급인 5등급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러나 책임을 지는 곳은 없습니다. 농업기반공사는 현대건설에, 현대는 농업기반공사에 책임을 떠넘기고 있습니다. ⊙최명성(농업기반공사 단장): 그동안 관리한 사람이 현대고 지금까지 현대에서 관리하고 있습니다. ⊙김명중(현대서산농장 상무): 현대건설한테 있느냐, 그것은 아니죠. 정부 시설물이니까 정부에서 해야죠. ⊙기자: 농업용수 공급을 위해 수천억원을 들여 만든 부남호와 간월호. 정부와 기업, 자치단체가 손을 놓고 있는 사이에 4500여 헥타르의 인공담수호가 죽음의 호수로 변해 가고 있습니다. KBS뉴스 최성원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