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대기권] 뿌려도 뿌려도 ‘활활’…전기차의 진실은?

입력 2023.01.15 (21:18) 수정 2023.01.15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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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매주 선보이는 박대기 기자의 '경제대기권'.

이번 주는 일요일에 만나봅니다.

박대기 기자 나와 있습니다.

오늘(15일) 전기차 이야기 한다고요.

[기자]

네, 화재가 잇따르면서 불안해하는 시민이 많습니다.

전기차 화재의 진실과 문제점, 따져보겠습니다.

첫 키워드는 문전박대 전기차입니다.

최근 한 주차장에 플래카드가 걸렸습니다.

주차장에 전기차 출입을 제한한다, 발견하면 신고하라는 내용입니다.

지금은 철거됐지만 BMW 연쇄 화재 당시와 비슷한 주차 거부가 시작된 것입니다.

최근 사고를 보면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은 테슬라 모델Y 전기차에 불이 났습니다.

문을 열기 어려워 시민들이 유리창을 깨 운전자를 구했지만 화상을 입었습니다.

그 이틀 전엔 주차된 테슬라 모델 X 차량에서 불이 났습니다.

지난해 부산에서는 고속도로 요금소 충격흡수대를 들이받은 현대 아이오닉5 차량에 불이 나 두 명이 숨졌습니다.

다만, 일부 피해는 화재 때문이 아니라 충돌 자체로 발생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앵커]

물론 그렇겠죠.

심각한 충돌이 있었다면 불과 상관없이 그 충돌로 숨졌을 테니까 말이죠.

아무튼 우리가 오늘 이야기할 초점은 충돌이 아니라 '불'이에요.

오늘 공개된 영상이 있다고요.

[기자]

네.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현대차가 전기차 충돌 시험 결과를 오늘 공개했습니다.

아이오닉5가 시속 64킬로미터로 벽을 들이받았는데 불이 나지 않습니다.

연기는 보이는데, 에어백이 터질때 발생하는 연기입니다.

다만 부산 고속도로 사고에서는 시속 96킬로미터로 충돌해 불이 났습니다.

현대차 측은 시속 64km기준이면 99%의 사고에 해당하고 법규에도 맞다면서 시속 100km까지 버티는 건 다른 업체도 어렵다고 설명합니다.

[앵커]

그러면 전기차 화재가 다른 휘발유나 경유 차량에 비해서 더 많이 나는 편입니까.

[기자]

그래서 다음 키워드, '만분의 1'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화재가 더 자주 나지는 않습니다.

국내 전기차 화재는 6년 전 1건에서 지난해 44건으로 늘긴 했습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전기차는 2만 5천대에서 39만 대가 됐습니다.

전기차 화재 확률을 계산해보니 지난해 만 대당 1.13건입니다.

이에 비해서 내연기관 차 화재는 만 대당 1.89건으로 전기차 화재 확률이 더 낮은 것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그런데 시민들이 전기차 화재에 유독 더 불안해하는 분위기가 있는 거 같아요.

이건 어떤 측면에서 그렇습니까.

[기자]

끄기가 어렵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래서 다음 키워드, 물을 '뿌려도 뿌려도'입니다.

배터리 내부의 불꽃까지 물이나 소화액이 침투하기 어려워서 쉽게 꺼지지 않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물을 많이 뿌려서 식히는데, 평균 20톤 이상을 뿌려야 합니다.

게다가 일부 전기차 화재에서 불꽃이 옆으로 강하게 퍼지면서 주변에 옮겨붙는 현상이 확인됐습니다.

주차장 같은 곳에서 연쇄 화재가 우려됩니다.

[앵커]

저렇게 끄기가 힘들다면, 소방차가 오기 전까지는 시민들이 전기차 화재에 대처하기가 난감한 부분이 있겠어요.

[기자]

전문가들은 빨리 대피하고 119에 신고하라고 강조합니다.

이때 전기차 화재라는 사실을 알려주면 진화에 큰 도움이 됩니다.

국립소방연구원도 진화 메뉴얼을 만들어 다음달 소방서에 보급할 계획입니다.

핵심은 화면처럼 배터리가 있는 차량 아래에서 위로 물을 쏘아주는 장치입니다.

불길을 잡고 난 뒤에 이동식 수조로 재발화를 막는다는 전략입니다.

[앵커]

차량 안에 있는 사람을 구조하거나 스스로 빠져나올 때도 어려움이 있다면서요.

이건 무슨 이야기입니까.

[기자]

그게 다음 키워드 '잡을 수 없는 너'입니다.

최신 전기차는 문 손잡이가 숨겨져 있기 때문에 손잡이를 잡기가 어렵습니다.

제가 직접 전기차의 숨겨진 손잡이를 여기저기 눌러봤지만 문은 열리지 않습니다.

디자인과 연비를 위해서 테슬라도 현대차·기아도 이렇게 만드는데, 사고가 났을 때 구조하러 온 사람이 문 여는 방법을 몰라서 큰 일이 벌어질 수 있습니다.

이런 손잡이는 특정 부위를 눌렀을 때만 손잡이가 튀어나와서 잡을 수 있습니다.

또, 테슬라 모델3 앞좌석에는 당겨서 기계적으로 문을 여는 레버가 있지만, 뒷좌석에는 레버가 없고 전기 버튼만 있습니다.

화재로 전기가 완전히 나가면, 뒷좌석에서 문을 열기 어려운 문제점이 있습니다.

전기차는 화재 확률이 낮고 차체는 튼튼하다지만, 동시에 화재 진화 요령 개발과 손잡이 디자인 등 개선할 점은 분명히 있습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촬영기자:유민철/편집:강정희/그래픽:김석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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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대기권] 뿌려도 뿌려도 ‘활활’…전기차의 진실은?
    • 입력 2023-01-15 21:18:05
    • 수정2023-01-15 21:4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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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매주 선보이는 박대기 기자의 '경제대기권'.

이번 주는 일요일에 만나봅니다.

박대기 기자 나와 있습니다.

오늘(15일) 전기차 이야기 한다고요.

[기자]

네, 화재가 잇따르면서 불안해하는 시민이 많습니다.

전기차 화재의 진실과 문제점, 따져보겠습니다.

첫 키워드는 문전박대 전기차입니다.

최근 한 주차장에 플래카드가 걸렸습니다.

주차장에 전기차 출입을 제한한다, 발견하면 신고하라는 내용입니다.

지금은 철거됐지만 BMW 연쇄 화재 당시와 비슷한 주차 거부가 시작된 것입니다.

최근 사고를 보면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은 테슬라 모델Y 전기차에 불이 났습니다.

문을 열기 어려워 시민들이 유리창을 깨 운전자를 구했지만 화상을 입었습니다.

그 이틀 전엔 주차된 테슬라 모델 X 차량에서 불이 났습니다.

지난해 부산에서는 고속도로 요금소 충격흡수대를 들이받은 현대 아이오닉5 차량에 불이 나 두 명이 숨졌습니다.

다만, 일부 피해는 화재 때문이 아니라 충돌 자체로 발생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앵커]

물론 그렇겠죠.

심각한 충돌이 있었다면 불과 상관없이 그 충돌로 숨졌을 테니까 말이죠.

아무튼 우리가 오늘 이야기할 초점은 충돌이 아니라 '불'이에요.

오늘 공개된 영상이 있다고요.

[기자]

네.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현대차가 전기차 충돌 시험 결과를 오늘 공개했습니다.

아이오닉5가 시속 64킬로미터로 벽을 들이받았는데 불이 나지 않습니다.

연기는 보이는데, 에어백이 터질때 발생하는 연기입니다.

다만 부산 고속도로 사고에서는 시속 96킬로미터로 충돌해 불이 났습니다.

현대차 측은 시속 64km기준이면 99%의 사고에 해당하고 법규에도 맞다면서 시속 100km까지 버티는 건 다른 업체도 어렵다고 설명합니다.

[앵커]

그러면 전기차 화재가 다른 휘발유나 경유 차량에 비해서 더 많이 나는 편입니까.

[기자]

그래서 다음 키워드, '만분의 1'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화재가 더 자주 나지는 않습니다.

국내 전기차 화재는 6년 전 1건에서 지난해 44건으로 늘긴 했습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전기차는 2만 5천대에서 39만 대가 됐습니다.

전기차 화재 확률을 계산해보니 지난해 만 대당 1.13건입니다.

이에 비해서 내연기관 차 화재는 만 대당 1.89건으로 전기차 화재 확률이 더 낮은 것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그런데 시민들이 전기차 화재에 유독 더 불안해하는 분위기가 있는 거 같아요.

이건 어떤 측면에서 그렇습니까.

[기자]

끄기가 어렵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래서 다음 키워드, 물을 '뿌려도 뿌려도'입니다.

배터리 내부의 불꽃까지 물이나 소화액이 침투하기 어려워서 쉽게 꺼지지 않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물을 많이 뿌려서 식히는데, 평균 20톤 이상을 뿌려야 합니다.

게다가 일부 전기차 화재에서 불꽃이 옆으로 강하게 퍼지면서 주변에 옮겨붙는 현상이 확인됐습니다.

주차장 같은 곳에서 연쇄 화재가 우려됩니다.

[앵커]

저렇게 끄기가 힘들다면, 소방차가 오기 전까지는 시민들이 전기차 화재에 대처하기가 난감한 부분이 있겠어요.

[기자]

전문가들은 빨리 대피하고 119에 신고하라고 강조합니다.

이때 전기차 화재라는 사실을 알려주면 진화에 큰 도움이 됩니다.

국립소방연구원도 진화 메뉴얼을 만들어 다음달 소방서에 보급할 계획입니다.

핵심은 화면처럼 배터리가 있는 차량 아래에서 위로 물을 쏘아주는 장치입니다.

불길을 잡고 난 뒤에 이동식 수조로 재발화를 막는다는 전략입니다.

[앵커]

차량 안에 있는 사람을 구조하거나 스스로 빠져나올 때도 어려움이 있다면서요.

이건 무슨 이야기입니까.

[기자]

그게 다음 키워드 '잡을 수 없는 너'입니다.

최신 전기차는 문 손잡이가 숨겨져 있기 때문에 손잡이를 잡기가 어렵습니다.

제가 직접 전기차의 숨겨진 손잡이를 여기저기 눌러봤지만 문은 열리지 않습니다.

디자인과 연비를 위해서 테슬라도 현대차·기아도 이렇게 만드는데, 사고가 났을 때 구조하러 온 사람이 문 여는 방법을 몰라서 큰 일이 벌어질 수 있습니다.

이런 손잡이는 특정 부위를 눌렀을 때만 손잡이가 튀어나와서 잡을 수 있습니다.

또, 테슬라 모델3 앞좌석에는 당겨서 기계적으로 문을 여는 레버가 있지만, 뒷좌석에는 레버가 없고 전기 버튼만 있습니다.

화재로 전기가 완전히 나가면, 뒷좌석에서 문을 열기 어려운 문제점이 있습니다.

전기차는 화재 확률이 낮고 차체는 튼튼하다지만, 동시에 화재 진화 요령 개발과 손잡이 디자인 등 개선할 점은 분명히 있습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촬영기자:유민철/편집:강정희/그래픽:김석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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