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설날 생활]② “취업·결혼 언제 할래?”…‘명절 조언’ 잔소리 아닌 덕담 되려면?

입력 2023.01.2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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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 어른이 비교적 나이가 젊은 가족 구성원에게 건네는 ‘명절 조언’은, 때로 ‘명절 잔소리’가 되어 세대 간 갈등을 유발하는 문제로 지목된다.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으로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사진 출처=게티이미지뱅크)집안 어른이 비교적 나이가 젊은 가족 구성원에게 건네는 ‘명절 조언’은, 때로 ‘명절 잔소리’가 되어 세대 간 갈등을 유발하는 문제로 지목된다.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으로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사진 출처=게티이미지뱅크)

■ "설이 두렵다, 벌써부터 짜증이"…집안 어른 '명절 잔소리'에 넋 나가는 2030

"설이 다가오니까 짜증이 밀려온다…. 잔소리 들을 생각에 벌써부터 아무것도 하기 싫네."

"이번 설에도 '결혼하라'는 잔소리 듣기 싫어서 집에만 있을 예정이에요."

- 지난 18~19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올라온 '명절 잔소리' 관련 글

코로나 사태 본격화 이후 3년 만에 처음으로 맞이한 '대면' 설 명절. 멀리 떨어져 있어 평소 자주 만나지 못한 일가친척이 오랜만에 모여 오손도손 이야기꽃을 피우고 계실 텐데요.

2030 세대, 이른바 'MZ 세대' 일각에서는 '나흘간의 설 연휴가 두렵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명절이면 여러 집안 어른들이 건네는 '인생 충고'가, 한편으로는 '듣기 괴로운 참견이자 잔소리'처럼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때로는 '세대 갈등'의 한 문제로까지 이어지곤 하는 '명절 조언' 혹은 '명절 잔소리'.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의 입장은 어떻게 다를까요? 서로 기분 상하는 잔소리가 아닌, 따뜻한 덕담이 오고 가는 '가족 간 화합의 장'을 마련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KBS 디지털뉴스부가 기획한 '슬기로운 설날 생활' 2부작의 두 번째 주제 '명절 조언&잔소리' 이야기를 펼쳐보겠습니다.

결혼 정보 회사 ‘가연’이 지난 10~18일 미혼 남녀 251명을 대상으로 ‘설 연휴 계획’ 설문 조사를 진행한 결과에 따르면, 답변 가운데 1위가 ‘국내외 여행 준비’(43.8%), 2위가 ‘잔소리 방어(31.5%)’로 나타났다.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으로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사진 출처=게티이미지뱅크)결혼 정보 회사 ‘가연’이 지난 10~18일 미혼 남녀 251명을 대상으로 ‘설 연휴 계획’ 설문 조사를 진행한 결과에 따르면, 답변 가운데 1위가 ‘국내외 여행 준비’(43.8%), 2위가 ‘잔소리 방어(31.5%)’로 나타났다.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으로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사진 출처=게티이미지뱅크)

■ 명절 잔소리 3단 콤보: "취업 준비는 하니? → 만나는 사람은 있고? → 애는 몇 명 낳을 거야?"

지난 13~18일 성인 남녀 29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교육 기업 '에듀윌' 설문 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중 82%가 이번 설 연휴에는 '가족 모임보다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명절에 가족이나 친지 모임이 부담스러운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취업·결혼 등 각종 잔소리가 듣기 싫어서'라는 답변이 1위(28.7%)로 꼽혔습니다.

결혼 정보 회사 '가연'이 지난 10~18일 미혼 남녀 251명을 대상으로 '설 연휴 계획' 설문 조사를 진행한 결과에서는, 답변 가운데 1위가 '국내외 여행 준비'(43.8%), 2위가 '잔소리 방어(31.5%)'로 나타났는데요.

최근 2030 세대는 '취업·결혼 여부와 계획 등을 묻는 집안 어른의 잔소리'가 '3단 콤보(?)' 식으로 이뤄진다며,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하소연을 하기도 합니다. 어른들이 명절만 되면 '나이 언급'을 시작으로 구직자에게는 '취업', 미혼자에게는 '결혼', 기혼자에게는 '출산' 계획을 차례차례 물으며 잔소리를 이어간다는 뜻입니다.

실제 한 네티즌은 "1년에 두 번 뵙는 어른이 취업 전엔 '취업', 결혼 전엔 '결혼', 결혼하면 '애 언제 낳냐'고 매번 묻는다"며 "좋은 마음으로 그러시는 건 이해하는데, 진짜 이게 무슨 일이냐"고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네티즌들이 꼽은 '명절 잔소리' 예시로는, ▲직장 문제: 취업 준비는 하니? 연봉 얼마나 받니? ▲애정 문제: 만나는 사람은 있니? 결혼은 언제 할 거니? ▲육아 문제: 아기는 언제 생기니? ○명 이상은 낳아야지 않겠니? 등이 있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유행하는 이른바 ‘명절 잔소리 메뉴판’ 게시물. 잔소리의 유형과 강도에 따라 가격대가 다양하게 나타나 있다. (사진 출처=온라인 커뮤니티 캡처)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유행하는 이른바 ‘명절 잔소리 메뉴판’ 게시물. 잔소리의 유형과 강도에 따라 가격대가 다양하게 나타나 있다. (사진 출처=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 "잔소리 할 거면 돈부터 주시고" MZ의 반격?…"기껏 생각해서 말했더니" 서운한 어른들도

MZ 세대 가운데서는 '명절이면 쏟아지는 잔소리가 듣기 싫어 아예 친지 모임을 피하는 경우'가 있는 반면, 잔소리에 맞서 '정면돌파'를 하겠다며 나름의 각오를 다지는(?) 이들도 있습니다. 자신들도 집안 어른의 안부를 여쭙는 식으로, ▲집값 문제 ▲노후 준비 ▲자녀 양육 계획 같은 '약점을 꼬집겠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더해 온라인에서는 일명 '잔소리 메뉴판'까지 등장했습니다. 가격대는 개인사의 유형, 발언의 강도 등에 따라 몇만 원부터 수십만 원까지 다양합니다. "잔소리를 하실 거면, 돈부터 주시면서 진심을 전해달라"는 맹랑한 항변이지요.

얼핏 듣기에는 그저 우스갯소리에 가까운 이야기지만, 그 속에는 '온 가족이 모이는 명절에까지 잔소리로 상처를 받아야 하는' 청년들의 고충이 담겨 있습니다. '사적인 문제를 간섭받고 싶지 않아 하는' 개인주의적 심리도 작용하고 있죠.

반면 어른들 사이에서는 '기껏 생각해서 말해준 것을 불필요한 참견으로 여기는 요즘 세대의 태도가 서운하게 느껴진다'는 탄식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진심 어린 충고까지 듣기 싫은 잔소리로 치부해서야 되겠냐'는 걱정인데요.

이와 관련, 한 네티즌은 "우리는 X세대(1975~1984년생)로서 그래도 웃어른에 대한 예의가 있었고 할 도리는 했는데, 요즘 애들은 자기 권리만 얘기하고 누리려고 한다. 내가 꼰대인 건가"라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전문가는 명절 조언이 잔소리가 아닌 덕담이 되기 위해서는, 표현의 문제만큼이나 상황과 장소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아무리 좋은 조언이라도, 사람들이 많이 모인 명절 날에 하기보다는 따로 만난 자리에서 조용히 건네는 것이 더 나은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으로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사진 출처=게티이미지뱅크)전문가는 명절 조언이 잔소리가 아닌 덕담이 되기 위해서는, 표현의 문제만큼이나 상황과 장소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아무리 좋은 조언이라도, 사람들이 많이 모인 명절 날에 하기보다는 따로 만난 자리에서 조용히 건네는 것이 더 나은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으로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사진 출처=게티이미지뱅크)

■ 칭찬은 크게, 충고는 조용히…전문가 "좋은 말이라도 '명절 끝난 후' 따로 밥이라도 사면서 하라"

'명절 조언', 하는 사람은 진심을 전하고, 듣는 사람은 가슴에 새기는 '덕담'이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전달돼야 할까요?

전문가는 화법, 즉 '표현'의 문제만큼이나 조언을 건네는 '상황·장소'가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상대방이 잘됐으면 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충고일지라도, 여러 사람이 모이는 명절 날 면전에서 지적하기보다는, 따로 만나 차분히 이야기하는 것이 '더 나은 효과를 거두는 방법'이라는 설명입니다.

정신과 전문의인 박한선 서울대 인류학과 교수는 '명절 조언 방법'을 논한 글에서 "오랜만에 만나는 조카가 있다면 진학과 취업, 결혼이 어떻게 되고 있는지 미리 슬쩍 알아보는 정도의 수고는 하는 것이 좋겠다. 할아버지부터 초등학생 조카까지 모두 모인 자리에서 갑자기 '취업은 했니?'라고 묻는다면, 정말 잘해야 본전이다"라며 "진학도, 취업도, 결혼도 실패한 조카가 정말 걱정되어 좋은 말을 해주고 싶다면, 명절이 끝난 후 따로 밥이라도 사주면서 해주자. 칭찬은 모두 있는 곳에서 큰 소리로, 충고는 둘만 있는 곳에서 조용히 해주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번 설에는 '잔소리 싸움'으로 세대 간 앙금을 쌓기보다는, 서로의 행복을 기원하는 덕담을 주고받으며 따뜻한 '가족의 정'을 나누시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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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슬기로운 설날 생활]② “취업·결혼 언제 할래?”…‘명절 조언’ 잔소리 아닌 덕담 되려면?
    • 입력 2023-01-22 07:00:04
    취재K
집안 어른이 비교적 나이가 젊은 가족 구성원에게 건네는 ‘명절 조언’은, 때로 ‘명절 잔소리’가 되어 세대 간 갈등을 유발하는 문제로 지목된다.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으로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사진 출처=게티이미지뱅크)
■ "설이 두렵다, 벌써부터 짜증이"…집안 어른 '명절 잔소리'에 넋 나가는 2030

"설이 다가오니까 짜증이 밀려온다…. 잔소리 들을 생각에 벌써부터 아무것도 하기 싫네."

"이번 설에도 '결혼하라'는 잔소리 듣기 싫어서 집에만 있을 예정이에요."

- 지난 18~19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올라온 '명절 잔소리' 관련 글

코로나 사태 본격화 이후 3년 만에 처음으로 맞이한 '대면' 설 명절. 멀리 떨어져 있어 평소 자주 만나지 못한 일가친척이 오랜만에 모여 오손도손 이야기꽃을 피우고 계실 텐데요.

2030 세대, 이른바 'MZ 세대' 일각에서는 '나흘간의 설 연휴가 두렵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명절이면 여러 집안 어른들이 건네는 '인생 충고'가, 한편으로는 '듣기 괴로운 참견이자 잔소리'처럼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때로는 '세대 갈등'의 한 문제로까지 이어지곤 하는 '명절 조언' 혹은 '명절 잔소리'.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의 입장은 어떻게 다를까요? 서로 기분 상하는 잔소리가 아닌, 따뜻한 덕담이 오고 가는 '가족 간 화합의 장'을 마련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KBS 디지털뉴스부가 기획한 '슬기로운 설날 생활' 2부작의 두 번째 주제 '명절 조언&잔소리' 이야기를 펼쳐보겠습니다.

결혼 정보 회사 ‘가연’이 지난 10~18일 미혼 남녀 251명을 대상으로 ‘설 연휴 계획’ 설문 조사를 진행한 결과에 따르면, 답변 가운데 1위가 ‘국내외 여행 준비’(43.8%), 2위가 ‘잔소리 방어(31.5%)’로 나타났다.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으로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사진 출처=게티이미지뱅크)
■ 명절 잔소리 3단 콤보: "취업 준비는 하니? → 만나는 사람은 있고? → 애는 몇 명 낳을 거야?"

지난 13~18일 성인 남녀 29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교육 기업 '에듀윌' 설문 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중 82%가 이번 설 연휴에는 '가족 모임보다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명절에 가족이나 친지 모임이 부담스러운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취업·결혼 등 각종 잔소리가 듣기 싫어서'라는 답변이 1위(28.7%)로 꼽혔습니다.

결혼 정보 회사 '가연'이 지난 10~18일 미혼 남녀 251명을 대상으로 '설 연휴 계획' 설문 조사를 진행한 결과에서는, 답변 가운데 1위가 '국내외 여행 준비'(43.8%), 2위가 '잔소리 방어(31.5%)'로 나타났는데요.

최근 2030 세대는 '취업·결혼 여부와 계획 등을 묻는 집안 어른의 잔소리'가 '3단 콤보(?)' 식으로 이뤄진다며,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하소연을 하기도 합니다. 어른들이 명절만 되면 '나이 언급'을 시작으로 구직자에게는 '취업', 미혼자에게는 '결혼', 기혼자에게는 '출산' 계획을 차례차례 물으며 잔소리를 이어간다는 뜻입니다.

실제 한 네티즌은 "1년에 두 번 뵙는 어른이 취업 전엔 '취업', 결혼 전엔 '결혼', 결혼하면 '애 언제 낳냐'고 매번 묻는다"며 "좋은 마음으로 그러시는 건 이해하는데, 진짜 이게 무슨 일이냐"고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네티즌들이 꼽은 '명절 잔소리' 예시로는, ▲직장 문제: 취업 준비는 하니? 연봉 얼마나 받니? ▲애정 문제: 만나는 사람은 있니? 결혼은 언제 할 거니? ▲육아 문제: 아기는 언제 생기니? ○명 이상은 낳아야지 않겠니? 등이 있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유행하는 이른바 ‘명절 잔소리 메뉴판’ 게시물. 잔소리의 유형과 강도에 따라 가격대가 다양하게 나타나 있다. (사진 출처=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 "잔소리 할 거면 돈부터 주시고" MZ의 반격?…"기껏 생각해서 말했더니" 서운한 어른들도

MZ 세대 가운데서는 '명절이면 쏟아지는 잔소리가 듣기 싫어 아예 친지 모임을 피하는 경우'가 있는 반면, 잔소리에 맞서 '정면돌파'를 하겠다며 나름의 각오를 다지는(?) 이들도 있습니다. 자신들도 집안 어른의 안부를 여쭙는 식으로, ▲집값 문제 ▲노후 준비 ▲자녀 양육 계획 같은 '약점을 꼬집겠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더해 온라인에서는 일명 '잔소리 메뉴판'까지 등장했습니다. 가격대는 개인사의 유형, 발언의 강도 등에 따라 몇만 원부터 수십만 원까지 다양합니다. "잔소리를 하실 거면, 돈부터 주시면서 진심을 전해달라"는 맹랑한 항변이지요.

얼핏 듣기에는 그저 우스갯소리에 가까운 이야기지만, 그 속에는 '온 가족이 모이는 명절에까지 잔소리로 상처를 받아야 하는' 청년들의 고충이 담겨 있습니다. '사적인 문제를 간섭받고 싶지 않아 하는' 개인주의적 심리도 작용하고 있죠.

반면 어른들 사이에서는 '기껏 생각해서 말해준 것을 불필요한 참견으로 여기는 요즘 세대의 태도가 서운하게 느껴진다'는 탄식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진심 어린 충고까지 듣기 싫은 잔소리로 치부해서야 되겠냐'는 걱정인데요.

이와 관련, 한 네티즌은 "우리는 X세대(1975~1984년생)로서 그래도 웃어른에 대한 예의가 있었고 할 도리는 했는데, 요즘 애들은 자기 권리만 얘기하고 누리려고 한다. 내가 꼰대인 건가"라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전문가는 명절 조언이 잔소리가 아닌 덕담이 되기 위해서는, 표현의 문제만큼이나 상황과 장소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아무리 좋은 조언이라도, 사람들이 많이 모인 명절 날에 하기보다는 따로 만난 자리에서 조용히 건네는 것이 더 나은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으로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사진 출처=게티이미지뱅크)
■ 칭찬은 크게, 충고는 조용히…전문가 "좋은 말이라도 '명절 끝난 후' 따로 밥이라도 사면서 하라"

'명절 조언', 하는 사람은 진심을 전하고, 듣는 사람은 가슴에 새기는 '덕담'이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전달돼야 할까요?

전문가는 화법, 즉 '표현'의 문제만큼이나 조언을 건네는 '상황·장소'가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상대방이 잘됐으면 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충고일지라도, 여러 사람이 모이는 명절 날 면전에서 지적하기보다는, 따로 만나 차분히 이야기하는 것이 '더 나은 효과를 거두는 방법'이라는 설명입니다.

정신과 전문의인 박한선 서울대 인류학과 교수는 '명절 조언 방법'을 논한 글에서 "오랜만에 만나는 조카가 있다면 진학과 취업, 결혼이 어떻게 되고 있는지 미리 슬쩍 알아보는 정도의 수고는 하는 것이 좋겠다. 할아버지부터 초등학생 조카까지 모두 모인 자리에서 갑자기 '취업은 했니?'라고 묻는다면, 정말 잘해야 본전이다"라며 "진학도, 취업도, 결혼도 실패한 조카가 정말 걱정되어 좋은 말을 해주고 싶다면, 명절이 끝난 후 따로 밥이라도 사주면서 해주자. 칭찬은 모두 있는 곳에서 큰 소리로, 충고는 둘만 있는 곳에서 조용히 해주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번 설에는 '잔소리 싸움'으로 세대 간 앙금을 쌓기보다는, 서로의 행복을 기원하는 덕담을 주고받으며 따뜻한 '가족의 정'을 나누시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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