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째 뼈대만 방치…지자체 맡겨선 ‘전수 교체’ 불가능
입력 2023.01.26 (06:41)
수정 2023.01.26 (0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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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보셨듯이 PMMA 소재 방음터널은 수도권에 특히 많습니다.
전문가와 함께 현장을 동행해 봤더니, 예산 문제로 3년 째 뼈대만 남은 채 방치된 방음터널이 있는가 하면 소화기조차 갖추지 못 한 방음 터널도 있었습니다.
이어서 문예슬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 해 건설된 서울의 한 방음 터널.
최근 화재가 난 과천 방음 터널과 마찬가지로, PMMA 소재를 썼습니다.
벽면은 화재에 강한 '강화유리', 천정은 값싼 'PMMA'로 만들어졌습니다.
비용과 안전을 절충한다며 두 소재를 섞어 쓴 사례인데, 그야말로 '미봉책'일 뿐입니다.
[김광선/한국화재감식학회장 : "벽면은 강화유리가 돼 있어도 화재가 붙어서 위로 솟구치기 때문에, 오히려 벽면보다도 천정이 더 빨리 탈 수도 있거든요."]
전체를 강화유리로 하려면 지금보다 5억 원이 더 필요합니다.
자재값만 2배 이상인 데다, 유리 무게로 인해 시공비도 더 들기 때문입니다.
과천 화재와 판박이었던 광교터널 화재 현장.
지자체에서 최근 70억 원 가까이 들여 새 방음판 공사를 발주했는데, 여기도 유리와 플라스틱 소재를 섞어 쓰기로 했습니다.
플라스틱 때문에 불이 붙었던 터널을 복구하는 과정에서조차, 안전 소재를 충분히 쓰지 못하는 겁니다.
[용인시 관계자/음성변조 : "너무 예산이 막대하게 드니까 (수원시와) 분담하자는 이야기가 나왔다가, 지자체간 조금 갈등이 있긴 있었죠."]
이러다 보니, 최선이 아닌 차선책 비용을 마련하는 데만도 2년 넘는 시간이 걸렸습니다.
[황인규/경기 수원시 : "화재 나고 난 이후부터 소음이 굉장히 심하고, 계속 지금 2년이 넘었는데도 지금 수리가 안 되고 방치돼있죠. 주민들이 굉장히 불편한 그런 상황이죠."]
위험성은 '소재'에만 있는 게 아닙니다.
경기도의 한 방음터널입니다.
왕복 8차로, 길이 240미터의 규모인데, 역시 밀폐형 구조입니다.
불이 나면 유독가스가 잘 빠지지 않는 구조고, 그만큼 신속한 진화가 절실합니다.
하지만, 일반 터널과 달리 방음터널은 소방법 규제도 받지 않고, 기본적인 소화기조차 비치 안 된 곳이 많습니다.
[김광선/한국화재감식학회장 : "여기는 소방설비가 하나도 없고, 화재는 초기 진압이 매우 중요한데 소방설비가 없으면 초기 진압을 할 수가 없거든요."]
결국, 근본적인 해법은 애초에 잘 타지 않는 소재로 방음터널을 교체하는 겁니다.
그러나 국토부는 중앙정부가 관리하는 6곳만 PMMA를 교체할 방침.
나머지 50여 곳은 각 지자체에서 알아서 하라는 입장입니다.
KBS 뉴스 문예슬입니다.
촬영기자:조원준 송혜성/영상편집:김선영/그래픽:이근희 박미주
보셨듯이 PMMA 소재 방음터널은 수도권에 특히 많습니다.
전문가와 함께 현장을 동행해 봤더니, 예산 문제로 3년 째 뼈대만 남은 채 방치된 방음터널이 있는가 하면 소화기조차 갖추지 못 한 방음 터널도 있었습니다.
이어서 문예슬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 해 건설된 서울의 한 방음 터널.
최근 화재가 난 과천 방음 터널과 마찬가지로, PMMA 소재를 썼습니다.
벽면은 화재에 강한 '강화유리', 천정은 값싼 'PMMA'로 만들어졌습니다.
비용과 안전을 절충한다며 두 소재를 섞어 쓴 사례인데, 그야말로 '미봉책'일 뿐입니다.
[김광선/한국화재감식학회장 : "벽면은 강화유리가 돼 있어도 화재가 붙어서 위로 솟구치기 때문에, 오히려 벽면보다도 천정이 더 빨리 탈 수도 있거든요."]
전체를 강화유리로 하려면 지금보다 5억 원이 더 필요합니다.
자재값만 2배 이상인 데다, 유리 무게로 인해 시공비도 더 들기 때문입니다.
과천 화재와 판박이었던 광교터널 화재 현장.
지자체에서 최근 70억 원 가까이 들여 새 방음판 공사를 발주했는데, 여기도 유리와 플라스틱 소재를 섞어 쓰기로 했습니다.
플라스틱 때문에 불이 붙었던 터널을 복구하는 과정에서조차, 안전 소재를 충분히 쓰지 못하는 겁니다.
[용인시 관계자/음성변조 : "너무 예산이 막대하게 드니까 (수원시와) 분담하자는 이야기가 나왔다가, 지자체간 조금 갈등이 있긴 있었죠."]
이러다 보니, 최선이 아닌 차선책 비용을 마련하는 데만도 2년 넘는 시간이 걸렸습니다.
[황인규/경기 수원시 : "화재 나고 난 이후부터 소음이 굉장히 심하고, 계속 지금 2년이 넘었는데도 지금 수리가 안 되고 방치돼있죠. 주민들이 굉장히 불편한 그런 상황이죠."]
위험성은 '소재'에만 있는 게 아닙니다.
경기도의 한 방음터널입니다.
왕복 8차로, 길이 240미터의 규모인데, 역시 밀폐형 구조입니다.
불이 나면 유독가스가 잘 빠지지 않는 구조고, 그만큼 신속한 진화가 절실합니다.
하지만, 일반 터널과 달리 방음터널은 소방법 규제도 받지 않고, 기본적인 소화기조차 비치 안 된 곳이 많습니다.
[김광선/한국화재감식학회장 : "여기는 소방설비가 하나도 없고, 화재는 초기 진압이 매우 중요한데 소방설비가 없으면 초기 진압을 할 수가 없거든요."]
결국, 근본적인 해법은 애초에 잘 타지 않는 소재로 방음터널을 교체하는 겁니다.
그러나 국토부는 중앙정부가 관리하는 6곳만 PMMA를 교체할 방침.
나머지 50여 곳은 각 지자체에서 알아서 하라는 입장입니다.
KBS 뉴스 문예슬입니다.
촬영기자:조원준 송혜성/영상편집:김선영/그래픽:이근희 박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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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보셨듯이 PMMA 소재 방음터널은 수도권에 특히 많습니다.
전문가와 함께 현장을 동행해 봤더니, 예산 문제로 3년 째 뼈대만 남은 채 방치된 방음터널이 있는가 하면 소화기조차 갖추지 못 한 방음 터널도 있었습니다.
이어서 문예슬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 해 건설된 서울의 한 방음 터널.
최근 화재가 난 과천 방음 터널과 마찬가지로, PMMA 소재를 썼습니다.
벽면은 화재에 강한 '강화유리', 천정은 값싼 'PMMA'로 만들어졌습니다.
비용과 안전을 절충한다며 두 소재를 섞어 쓴 사례인데, 그야말로 '미봉책'일 뿐입니다.
[김광선/한국화재감식학회장 : "벽면은 강화유리가 돼 있어도 화재가 붙어서 위로 솟구치기 때문에, 오히려 벽면보다도 천정이 더 빨리 탈 수도 있거든요."]
전체를 강화유리로 하려면 지금보다 5억 원이 더 필요합니다.
자재값만 2배 이상인 데다, 유리 무게로 인해 시공비도 더 들기 때문입니다.
과천 화재와 판박이었던 광교터널 화재 현장.
지자체에서 최근 70억 원 가까이 들여 새 방음판 공사를 발주했는데, 여기도 유리와 플라스틱 소재를 섞어 쓰기로 했습니다.
플라스틱 때문에 불이 붙었던 터널을 복구하는 과정에서조차, 안전 소재를 충분히 쓰지 못하는 겁니다.
[용인시 관계자/음성변조 : "너무 예산이 막대하게 드니까 (수원시와) 분담하자는 이야기가 나왔다가, 지자체간 조금 갈등이 있긴 있었죠."]
이러다 보니, 최선이 아닌 차선책 비용을 마련하는 데만도 2년 넘는 시간이 걸렸습니다.
[황인규/경기 수원시 : "화재 나고 난 이후부터 소음이 굉장히 심하고, 계속 지금 2년이 넘었는데도 지금 수리가 안 되고 방치돼있죠. 주민들이 굉장히 불편한 그런 상황이죠."]
위험성은 '소재'에만 있는 게 아닙니다.
경기도의 한 방음터널입니다.
왕복 8차로, 길이 240미터의 규모인데, 역시 밀폐형 구조입니다.
불이 나면 유독가스가 잘 빠지지 않는 구조고, 그만큼 신속한 진화가 절실합니다.
하지만, 일반 터널과 달리 방음터널은 소방법 규제도 받지 않고, 기본적인 소화기조차 비치 안 된 곳이 많습니다.
[김광선/한국화재감식학회장 : "여기는 소방설비가 하나도 없고, 화재는 초기 진압이 매우 중요한데 소방설비가 없으면 초기 진압을 할 수가 없거든요."]
결국, 근본적인 해법은 애초에 잘 타지 않는 소재로 방음터널을 교체하는 겁니다.
그러나 국토부는 중앙정부가 관리하는 6곳만 PMMA를 교체할 방침.
나머지 50여 곳은 각 지자체에서 알아서 하라는 입장입니다.
KBS 뉴스 문예슬입니다.
촬영기자:조원준 송혜성/영상편집:김선영/그래픽:이근희 박미주
보셨듯이 PMMA 소재 방음터널은 수도권에 특히 많습니다.
전문가와 함께 현장을 동행해 봤더니, 예산 문제로 3년 째 뼈대만 남은 채 방치된 방음터널이 있는가 하면 소화기조차 갖추지 못 한 방음 터널도 있었습니다.
이어서 문예슬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 해 건설된 서울의 한 방음 터널.
최근 화재가 난 과천 방음 터널과 마찬가지로, PMMA 소재를 썼습니다.
벽면은 화재에 강한 '강화유리', 천정은 값싼 'PMMA'로 만들어졌습니다.
비용과 안전을 절충한다며 두 소재를 섞어 쓴 사례인데, 그야말로 '미봉책'일 뿐입니다.
[김광선/한국화재감식학회장 : "벽면은 강화유리가 돼 있어도 화재가 붙어서 위로 솟구치기 때문에, 오히려 벽면보다도 천정이 더 빨리 탈 수도 있거든요."]
전체를 강화유리로 하려면 지금보다 5억 원이 더 필요합니다.
자재값만 2배 이상인 데다, 유리 무게로 인해 시공비도 더 들기 때문입니다.
과천 화재와 판박이었던 광교터널 화재 현장.
지자체에서 최근 70억 원 가까이 들여 새 방음판 공사를 발주했는데, 여기도 유리와 플라스틱 소재를 섞어 쓰기로 했습니다.
플라스틱 때문에 불이 붙었던 터널을 복구하는 과정에서조차, 안전 소재를 충분히 쓰지 못하는 겁니다.
[용인시 관계자/음성변조 : "너무 예산이 막대하게 드니까 (수원시와) 분담하자는 이야기가 나왔다가, 지자체간 조금 갈등이 있긴 있었죠."]
이러다 보니, 최선이 아닌 차선책 비용을 마련하는 데만도 2년 넘는 시간이 걸렸습니다.
[황인규/경기 수원시 : "화재 나고 난 이후부터 소음이 굉장히 심하고, 계속 지금 2년이 넘었는데도 지금 수리가 안 되고 방치돼있죠. 주민들이 굉장히 불편한 그런 상황이죠."]
위험성은 '소재'에만 있는 게 아닙니다.
경기도의 한 방음터널입니다.
왕복 8차로, 길이 240미터의 규모인데, 역시 밀폐형 구조입니다.
불이 나면 유독가스가 잘 빠지지 않는 구조고, 그만큼 신속한 진화가 절실합니다.
하지만, 일반 터널과 달리 방음터널은 소방법 규제도 받지 않고, 기본적인 소화기조차 비치 안 된 곳이 많습니다.
[김광선/한국화재감식학회장 : "여기는 소방설비가 하나도 없고, 화재는 초기 진압이 매우 중요한데 소방설비가 없으면 초기 진압을 할 수가 없거든요."]
결국, 근본적인 해법은 애초에 잘 타지 않는 소재로 방음터널을 교체하는 겁니다.
그러나 국토부는 중앙정부가 관리하는 6곳만 PMMA를 교체할 방침.
나머지 50여 곳은 각 지자체에서 알아서 하라는 입장입니다.
KBS 뉴스 문예슬입니다.
촬영기자:조원준 송혜성/영상편집:김선영/그래픽:이근희 박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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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슬 기자 moonste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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