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쪽 진술서로 답변 갈음…검사에게 “정치 말고 수사하라”

[앵커]

보신 대로 이재명 대표는 검찰에 서면 진술서를 제출하고, 검사 질문에는 답변을 사실상 거부했습니다.

진술서에는 의혹을 조목조목 반박하는 한편, 검찰이 정치가 아닌 수사를 해야 한다고 적었습니다.

이어서 이호준 기자입니다.

[리포트]

이재명 대표는 검찰 조사가 시작되자 바로 서면 진술서를 제출하면서 "진술서로 답변을 갈음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후에는 검사가 혼자 준비한 질문을 읽어내려갔고, 이 대표는 아무 답변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기소를 합리화하기 위해 자신의 진술을 비틀 것인 만큼 방어권을 행사하겠단 겁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 "검찰의 주장이 얼마나 허황된지, 객관적 진실이 무엇인지, 충분히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순리와 진실의 힘을 믿습니다."]

모두 33쪽 분량 진술서에서 5쪽은 공권력을 향한 질타로 채웠습니다.

검사 취임 선서를 인용하며 검찰은 정치가 아닌 수사를 해야 한다고 훈계했습니다.

검찰이 혐의를 두는 의혹에 대해선 18가지로 항목을 나눠 반박했습니다.

천화동인 1호가 이재명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선 언론보도전까지 존재도 몰랐다며 모략이라고 했고, 대장동 개발이 배임이 되려면 성남시에 손해를, 민간에 이익을 줘야 하는데 자신은 민간에 1,120억을 추가 부담시켰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또 부동산 가격이 올라 민간 이익이 크게 늘어난 것에 대해선 미래 경기를 정확히 예지하는 건 신의 영역이라고 항변했습니다.

이 대표는 진술서 곳곳에 '검찰이 소스를 제공한 것이 거의 확실한 일부 언론 보도'를 언급하며, 검찰의 피의사실 공표를 거꾸로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KBS 뉴스 이호준입니다.

촬영기자:안민식/영상편집:이윤진/그래픽:이근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