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믿었던(?) ‘차량·스마트워치’에 덜미

입력 2023.01.30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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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9종합상황실 119종합상황실

■ '차량·스마트워치'에 음주운전 덜미

지난 9일 충남 119상황실에 서울 지역 번호로 사고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충남 아산의 한 도로에서 차 사고가 났다는 신고였습니다. 전화가 걸려온 곳은 사고 지점에서 50km 넘게 떨어진 자동차 회사의 긴급 구난 센터였습니다.

충돌을 감지한 사고 차량이 자동으로 보낸 신고가 센터를 거쳐 다시 119상황실에 접수된 겁니다.

충남소방본부는 즉시 현장에 구조대를 보냈습니다. 현장에 도착한 구급대는 농로 옆에서 사고가 난 SUV 차량을 발견했습니다. 차 안에는 60대 운전자 A 씨가 있었습니다. 혼자 차에 타고 있던 A 씨는 사고 직후 자동으로 접수된 신고 덕분에 제때 구조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A 씨의 상태가 좀 이상했습니다. 함께 출동한 경찰은 A 씨가 술을 마셨음을 직감했습니다. 측정 결과 실제로 면허 취소 수치가 나왔습니다. 경찰 조사에서 A 씨는 지인들과 술을 마시고 집에 가는 길에 사고가 났다고 진술했습니다. 조용한 시골길에서 별 특이사항 없이 넘어갈 뻔한 사고가 음주로 인한 것이었음이 확인된 겁니다.

처음 사고를 자동으로 신고한 차량 덕분이었습니다.

지난 18일 인천에서는 30대 B 씨가 음주 상태에서 차를 몰다 신호등을 들이받았습니다. 이번에도 신고가 119상황실에 접수됐습니다. "이용자가 자동차 충돌을 당한 뒤 반응을 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자동 음성 메시지였습니다.

누가 신고를 했을까요? 다름 아닌 스마트워치였습니다.

B 씨 역시 출동한 경찰에 면허 취소 수준의 음주 상태였음이 확인됐습니다. 사람을 구하기 위한 자동 신고 기능에 엉뚱하게도(?) 음주 운전이 적발되는 일이 잇따른 겁니다.

 음주운전 방지장치 음주운전 방지장치

■ 재범률 40%…"음주운전 방지장치 필요"

이처럼 음주운전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사고를 신고하는 기능뿐 아니라 술을 마시면 운전대를 잡지 못하도록 하는 장치를 차에 달아야 한다는 의견은 그래서 나옵니다. 관련 기술은 이미 개발돼 있습니다. 차량에 장치를 달고 음주 측정을 통과해야 시동이 걸리도록 하는 식입니다.

전문가들은 특히 음주운전의 재범률이 40%를 넘는다는 점에서 이런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한 번 음주운전을 저지른 사람이 다시 음주운전을 할 확률이 높은 만큼 이들을 대상으로 장치를 설치해 효과적으로 음주운전을 막자는 겁니다. 실제로 스웨덴은 한 번이라도 음주운전을 한 사람은 국가에 음주운전 방지장치를 설치해주도록 요청할 수 있게 했습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음주운전 방지장치의 시범 운영조차 어려운 상황입니다. 법적 근거가 없기 때문입니다. 국회에서는 누구의 차에 이 장치를 달 것인지 설치 대상을 정하는 내용의 법안 5건이 계류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음주운전 방지장치 운용은 특정 기업이 나서 캠페인 성격으로 자사의 화물차에 장치를 설치해 운용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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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음주운전, 믿었던(?) ‘차량·스마트워치’에 덜미
    • 입력 2023-01-30 18:39:33
    취재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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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량·스마트워치'에 음주운전 덜미

지난 9일 충남 119상황실에 서울 지역 번호로 사고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충남 아산의 한 도로에서 차 사고가 났다는 신고였습니다. 전화가 걸려온 곳은 사고 지점에서 50km 넘게 떨어진 자동차 회사의 긴급 구난 센터였습니다.

충돌을 감지한 사고 차량이 자동으로 보낸 신고가 센터를 거쳐 다시 119상황실에 접수된 겁니다.

충남소방본부는 즉시 현장에 구조대를 보냈습니다. 현장에 도착한 구급대는 농로 옆에서 사고가 난 SUV 차량을 발견했습니다. 차 안에는 60대 운전자 A 씨가 있었습니다. 혼자 차에 타고 있던 A 씨는 사고 직후 자동으로 접수된 신고 덕분에 제때 구조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A 씨의 상태가 좀 이상했습니다. 함께 출동한 경찰은 A 씨가 술을 마셨음을 직감했습니다. 측정 결과 실제로 면허 취소 수치가 나왔습니다. 경찰 조사에서 A 씨는 지인들과 술을 마시고 집에 가는 길에 사고가 났다고 진술했습니다. 조용한 시골길에서 별 특이사항 없이 넘어갈 뻔한 사고가 음주로 인한 것이었음이 확인된 겁니다.

처음 사고를 자동으로 신고한 차량 덕분이었습니다.

지난 18일 인천에서는 30대 B 씨가 음주 상태에서 차를 몰다 신호등을 들이받았습니다. 이번에도 신고가 119상황실에 접수됐습니다. "이용자가 자동차 충돌을 당한 뒤 반응을 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자동 음성 메시지였습니다.

누가 신고를 했을까요? 다름 아닌 스마트워치였습니다.

B 씨 역시 출동한 경찰에 면허 취소 수준의 음주 상태였음이 확인됐습니다. 사람을 구하기 위한 자동 신고 기능에 엉뚱하게도(?) 음주 운전이 적발되는 일이 잇따른 겁니다.

 음주운전 방지장치
■ 재범률 40%…"음주운전 방지장치 필요"

이처럼 음주운전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사고를 신고하는 기능뿐 아니라 술을 마시면 운전대를 잡지 못하도록 하는 장치를 차에 달아야 한다는 의견은 그래서 나옵니다. 관련 기술은 이미 개발돼 있습니다. 차량에 장치를 달고 음주 측정을 통과해야 시동이 걸리도록 하는 식입니다.

전문가들은 특히 음주운전의 재범률이 40%를 넘는다는 점에서 이런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한 번 음주운전을 저지른 사람이 다시 음주운전을 할 확률이 높은 만큼 이들을 대상으로 장치를 설치해 효과적으로 음주운전을 막자는 겁니다. 실제로 스웨덴은 한 번이라도 음주운전을 한 사람은 국가에 음주운전 방지장치를 설치해주도록 요청할 수 있게 했습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음주운전 방지장치의 시범 운영조차 어려운 상황입니다. 법적 근거가 없기 때문입니다. 국회에서는 누구의 차에 이 장치를 달 것인지 설치 대상을 정하는 내용의 법안 5건이 계류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음주운전 방지장치 운용은 특정 기업이 나서 캠페인 성격으로 자사의 화물차에 장치를 설치해 운용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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