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 의회로…‘첫 도입’ 정책지원관 뽑아보니

입력 2023.01.31 (19:24) 수정 2023.01.31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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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자치분권 확대를 내걸고 개정한 지방자치법 시행 1년을 맞아 KBS가 기획한 연속 보도 이어갑니다.

법 개정으로 지방의회 의장도 인사권을 가지고 의정 활동을 돕는 정책지원관을 뽑을 수 있게 됐는데요.

일하는 의회를 만들자며 처음 도입한 제도가 뿌리내릴 수 있을지, 황현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7월부터 부산진구의회에서 일하고 있는 공병철 씨.

정책지원관을 모집한다는 소식에 망설임 없이 지원서를 냈습니다.

서울시의회에서 3년 넘게 입법 조사관으로 일한 경험을 고향의 기초의회에서 펼치고 싶었습니다.

현재 부산진구의회 정책지원관은 공 씨를 포함해 모두 3명.

상임위 2곳에 배정돼 조례 제정 등 의정 활동을 돕고 있습니다.

[공병철/부산진구의회 정책지원관 : "지원해 드렸던 내용이 반영돼서 주민분들에게 혜택이 돌아가고, 민원 사항이 개선됐다고 듣고 피부로 느껴질 때 정책지원관을 하길 잘 했구나라고…."]

업무를 도와줄 인력이 없었던 구의원들도 정책지원관 제도를 반깁니다.

[성현옥/부산진구의회 의원 : "전문적으로 빨리 우리가 얻고자 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고 그럼으로써 의정에 집중할 수 있게 된 게…."]

지방의회에서도 정책지원관을 둘 수 있는 건 지방자치법 개정으로 의장에게 인사권을 줬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부산의 광역과 기초의회 모두 채용 공고를 냈고, 7급 임기제 공무원인 정책지원관 30명을 뽑았습니다.

수영구와 연제구, 남구 등 일부 기초의회는 기존 일반직 공무원에게 정책지원관 업무를 맡겼습니다.

부산시와 16개 구, 군의회에서 최대 정원까지 올해 추가로 선발할 수 있는 정책지원관은 67명.

하지만 의회 조직을 구성하고 정원을 조정할 권한이 여전히 단체장에게 있어 의회의 계획과 달리 정책지원관 채용에 차질을 빚을 수도 있습니다.

최근 정책지원관 모집 공고를 낸 부산의 한 기초의회는 추가로 2명을 뽑을 수 있지만, 정원 조정이 안 돼 우선 1명만 채용하기로 했습니다.

의원 2명당 1명꼴인 정책지원관을 모두 뽑더라도 역할과 업무 범위를 조정하기가 힘들 거라는 우려도 나옵니다.

의장 권한으로는 3명에서 많게는 10명인 정책지원관을 관리할 부서를 꾸리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로 금정구의회는 정책지원관 3명을 더 뽑을 수 있지만, 계획조차 없습니다.

[최봉환/금정구의회 의장 : "인사권이 있으니까 제가 뽑을 수 있습니다. 그분(정책지원관)들의 활용 방안이라든지 모든 게 마련되지 않았는데 무작정 사람만 뽑는 건 아닌 것 같아서…."]

전국 지방의회 의장협의회는 의회 권한을 강화하기 위해 도입한 인사권이 반쪽에 그치고 있다며, 정부에 제도 개선을 요청하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황현규입니다.

촬영기자:정운호/그래픽:김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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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하는 의회로…‘첫 도입’ 정책지원관 뽑아보니
    • 입력 2023-01-31 19:24:58
    • 수정2023-01-31 19:29:56
    뉴스7(부산)
[앵커]

자치분권 확대를 내걸고 개정한 지방자치법 시행 1년을 맞아 KBS가 기획한 연속 보도 이어갑니다.

법 개정으로 지방의회 의장도 인사권을 가지고 의정 활동을 돕는 정책지원관을 뽑을 수 있게 됐는데요.

일하는 의회를 만들자며 처음 도입한 제도가 뿌리내릴 수 있을지, 황현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7월부터 부산진구의회에서 일하고 있는 공병철 씨.

정책지원관을 모집한다는 소식에 망설임 없이 지원서를 냈습니다.

서울시의회에서 3년 넘게 입법 조사관으로 일한 경험을 고향의 기초의회에서 펼치고 싶었습니다.

현재 부산진구의회 정책지원관은 공 씨를 포함해 모두 3명.

상임위 2곳에 배정돼 조례 제정 등 의정 활동을 돕고 있습니다.

[공병철/부산진구의회 정책지원관 : "지원해 드렸던 내용이 반영돼서 주민분들에게 혜택이 돌아가고, 민원 사항이 개선됐다고 듣고 피부로 느껴질 때 정책지원관을 하길 잘 했구나라고…."]

업무를 도와줄 인력이 없었던 구의원들도 정책지원관 제도를 반깁니다.

[성현옥/부산진구의회 의원 : "전문적으로 빨리 우리가 얻고자 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고 그럼으로써 의정에 집중할 수 있게 된 게…."]

지방의회에서도 정책지원관을 둘 수 있는 건 지방자치법 개정으로 의장에게 인사권을 줬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부산의 광역과 기초의회 모두 채용 공고를 냈고, 7급 임기제 공무원인 정책지원관 30명을 뽑았습니다.

수영구와 연제구, 남구 등 일부 기초의회는 기존 일반직 공무원에게 정책지원관 업무를 맡겼습니다.

부산시와 16개 구, 군의회에서 최대 정원까지 올해 추가로 선발할 수 있는 정책지원관은 67명.

하지만 의회 조직을 구성하고 정원을 조정할 권한이 여전히 단체장에게 있어 의회의 계획과 달리 정책지원관 채용에 차질을 빚을 수도 있습니다.

최근 정책지원관 모집 공고를 낸 부산의 한 기초의회는 추가로 2명을 뽑을 수 있지만, 정원 조정이 안 돼 우선 1명만 채용하기로 했습니다.

의원 2명당 1명꼴인 정책지원관을 모두 뽑더라도 역할과 업무 범위를 조정하기가 힘들 거라는 우려도 나옵니다.

의장 권한으로는 3명에서 많게는 10명인 정책지원관을 관리할 부서를 꾸리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로 금정구의회는 정책지원관 3명을 더 뽑을 수 있지만, 계획조차 없습니다.

[최봉환/금정구의회 의장 : "인사권이 있으니까 제가 뽑을 수 있습니다. 그분(정책지원관)들의 활용 방안이라든지 모든 게 마련되지 않았는데 무작정 사람만 뽑는 건 아닌 것 같아서…."]

전국 지방의회 의장협의회는 의회 권한을 강화하기 위해 도입한 인사권이 반쪽에 그치고 있다며, 정부에 제도 개선을 요청하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황현규입니다.

촬영기자:정운호/그래픽:김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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