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돋보기] 초코파이에 빠진 베트남…한국 최대 무역 흑자국된 까닭은?

입력 2023.02.02 (10:52) 수정 2023.02.02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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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하면 떠오르는 초콜릿 과자가 있죠.

이 과자를 일 년에 천억 원어치나 소비하는 나라가 있습니다.

우리나라 최대 무역 흑자국으로 떠오른 '베트남'인데요.

전 세계가 베트남 경제에 주목하고 있다는데, <지구촌 돋보기>에서 짚어봅니다.

홍석우 기자, 특정 과자를 예로 들었는데, 베트남 사람들이 즐겨 먹는다고요?

[기자]

네, 베트남 국민 간식으로 자리 잡은 지는 꽤 됐습니다.

결혼식 하객 답례품으로 쓰이거나 제사상에 오를 정도라고 합니다.

지난해 단일 품목으로 연 매출 천억 원을 넘어섰는데요.

과자 개수로는 10억 개 이상이 소비된 겁니다.

베트남 제과 파이 시장이 천3백억 원 정도로 추산되니까 80% 가까운 점유율이죠.

인구가 열 배가량 많은 중국에서 매출이 2천억 원 정도인 걸 감안하면 대단한 인기라 할 수 있겠습니다.

[앵커]

정말 그렇네요.

그런데 이 과자 말고 다른 것도 또 있습니까?

[기자]

네, 패스트푸드 시장에서도 우리 기업이 1위입니다.

현지 매장이 270여 개나 있다 하고요.

베이커리 시장 역시 우리 기업이 1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베트남은 동남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우리가 일본보다 먼저, 그리고 광범위하게 시장을 선점한 나랍니다.

베트남에 진출한 우리 기업 수는 현재 9천여 개에 이르는데요.

삼성전자도 스마트폰의 절반 이상을 베트남에서 생산하고 있습니다.

베트남은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우리의 최대 무역 흑자국으로도 떠올랐죠.

규모 면에서도 2위 미국, 3위 홍콩을 크게 앞섰습니다.

2018년 흑자 1위였던 중국은 지난해엔 20위권 밖으로 밀려났습니다.

[앵커]

세계 경기 침체 여파로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 경제에 효자 노릇 톡톡히 했네요.

[기자]

네, 그런데 이 베트남을 우리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모두 경기가 어렵다는 와중에도 고속 성장을 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8%대 기록했습니다.

세계 경기 침체 우려 속에서도 오히려 12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성장한 건데요.

베트남은 중국을 대신하는, 글로벌 생산 기지로 주목받는데요.

가장 적극적인 곳은 미국 기업들입니다.

애플은 당장 5월부터 맥북을 베트남에서 생산합니다.

맥북 연간 생산량이 2천만 대가 넘는다고 하죠.

PC 제조업체인 델도 중국에서 절반 이상을 생산해 왔었는데, 올해 베트남 출하량의 비중을 20%까지 높이기로 했고요.

HP 역시 생산·조립 시설을 중국 밖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미국 최대 항공기 제조업체인 보잉, 미국 최대 반도체 설계 기업인 시놉시스도, 베트남을 새로운 공급망으로 점찍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지난해 12월 미국의 상품 교역에서 베트남은 영국을 제치고 7위로 올라섰습니다.

미·중 무역 갈등의 반사 이익이라고 볼 수도 있겠죠.

[앵커]

그런데 왜 하필 베트남입니까, 인도도 있고 많잖아요?

[기자]

크게 두 가집니다.

우선은 지리적 이점이죠.

중국과 가까워서 중국산 자재, 부품을 베트남으로 신속하게 운송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인구, 베트남은 신흥국 중 가장 젊은 나라로 손꼽힙니다.

평균 연령이 30대 초반입니다.

전체 인구 중 절반이 35세 미만, 인구 4명 중 1명꼴로는 15세 미만입니다.

한 해 100만 명의 신생아가 출생하고 있다는 점에서 베트남은 수십 년간 세계의 공장 역할을 안정적으로 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앵커]

베트남의 소비층이 젊다는 이야기도 되겠네요?

[기자]

네, 젊고요, 여기에 소득 수준도 크게 오르고 있습니다.

지난해 근로자의 월평균 소득은 16%나 급등했는데요.

이걸 여실히 보여주는 지표가 자동차입니다.

지난해 베트남에서 50만 대 가까이 팔렸습니다.

회사별로 보면 일본 토요타가 9만여 대로 판매량 1위를 기록했고요.

현대차와 기아가 각각 2위, 3위였습니다.

현대차와 기아의 판매량을 합하면 14만여 대입니다.

'오토바이 왕국'으로 불리는 베트남에서 자동차가 이렇게나 팔렸다는 건 그만큼 중산층 인구가 늘어났다는 걸 의미합니다.

세계은행은 베트남 중산층 비중이 2019년 13%에서 2026년 26%까지 두 배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앵커]

올해가 더 어렵다고들 하는데 베트남 경제는 올해도 잘 나갈까요?

[기자]

네, 국제통화기금 IMF 등이 올해도 6% 이상 성장할 거로 전망했습니다.

특히 중국이 코로나 봉쇄를 풀었으니 관광객이 늘고 교역이 활발해지면 성장률을 더 끌어올릴 수 있단 전망도 나옵니다.

하지만 변수는 공산당 1당 독재입니다.

최근에 베트남 권력 서열 2위인 '응우옌 쑤언 픅' 주석이 돌연 사임했는데요.

권력 다툼에서 밀렸기 때문이란 관측이 적지 않습니다.

사임한 '픅' 주석은 박항서 전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과도 막역한 사이로, 한국에 우호적인 인물이었는데요.

현 권력 서열 1위인 '응우옌 푸 쫑' 서기장은 중국과 가까운 인물로 평가됩니다.

[앵커]

한국과 베트남이 수교를 맺은 지 30년이 넘었습니다.

여행도 참 많이 가죠.

앞으로 더욱 긴밀한 관계를 이어갔으면 좋겠네요.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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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촌 돋보기] 초코파이에 빠진 베트남…한국 최대 무역 흑자국된 까닭은?
    • 입력 2023-02-02 10:52:08
    • 수정2023-02-02 10:5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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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하면 떠오르는 초콜릿 과자가 있죠.

이 과자를 일 년에 천억 원어치나 소비하는 나라가 있습니다.

우리나라 최대 무역 흑자국으로 떠오른 '베트남'인데요.

전 세계가 베트남 경제에 주목하고 있다는데, <지구촌 돋보기>에서 짚어봅니다.

홍석우 기자, 특정 과자를 예로 들었는데, 베트남 사람들이 즐겨 먹는다고요?

[기자]

네, 베트남 국민 간식으로 자리 잡은 지는 꽤 됐습니다.

결혼식 하객 답례품으로 쓰이거나 제사상에 오를 정도라고 합니다.

지난해 단일 품목으로 연 매출 천억 원을 넘어섰는데요.

과자 개수로는 10억 개 이상이 소비된 겁니다.

베트남 제과 파이 시장이 천3백억 원 정도로 추산되니까 80% 가까운 점유율이죠.

인구가 열 배가량 많은 중국에서 매출이 2천억 원 정도인 걸 감안하면 대단한 인기라 할 수 있겠습니다.

[앵커]

정말 그렇네요.

그런데 이 과자 말고 다른 것도 또 있습니까?

[기자]

네, 패스트푸드 시장에서도 우리 기업이 1위입니다.

현지 매장이 270여 개나 있다 하고요.

베이커리 시장 역시 우리 기업이 1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베트남은 동남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우리가 일본보다 먼저, 그리고 광범위하게 시장을 선점한 나랍니다.

베트남에 진출한 우리 기업 수는 현재 9천여 개에 이르는데요.

삼성전자도 스마트폰의 절반 이상을 베트남에서 생산하고 있습니다.

베트남은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우리의 최대 무역 흑자국으로도 떠올랐죠.

규모 면에서도 2위 미국, 3위 홍콩을 크게 앞섰습니다.

2018년 흑자 1위였던 중국은 지난해엔 20위권 밖으로 밀려났습니다.

[앵커]

세계 경기 침체 여파로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 경제에 효자 노릇 톡톡히 했네요.

[기자]

네, 그런데 이 베트남을 우리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모두 경기가 어렵다는 와중에도 고속 성장을 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8%대 기록했습니다.

세계 경기 침체 우려 속에서도 오히려 12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성장한 건데요.

베트남은 중국을 대신하는, 글로벌 생산 기지로 주목받는데요.

가장 적극적인 곳은 미국 기업들입니다.

애플은 당장 5월부터 맥북을 베트남에서 생산합니다.

맥북 연간 생산량이 2천만 대가 넘는다고 하죠.

PC 제조업체인 델도 중국에서 절반 이상을 생산해 왔었는데, 올해 베트남 출하량의 비중을 20%까지 높이기로 했고요.

HP 역시 생산·조립 시설을 중국 밖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미국 최대 항공기 제조업체인 보잉, 미국 최대 반도체 설계 기업인 시놉시스도, 베트남을 새로운 공급망으로 점찍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지난해 12월 미국의 상품 교역에서 베트남은 영국을 제치고 7위로 올라섰습니다.

미·중 무역 갈등의 반사 이익이라고 볼 수도 있겠죠.

[앵커]

그런데 왜 하필 베트남입니까, 인도도 있고 많잖아요?

[기자]

크게 두 가집니다.

우선은 지리적 이점이죠.

중국과 가까워서 중국산 자재, 부품을 베트남으로 신속하게 운송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인구, 베트남은 신흥국 중 가장 젊은 나라로 손꼽힙니다.

평균 연령이 30대 초반입니다.

전체 인구 중 절반이 35세 미만, 인구 4명 중 1명꼴로는 15세 미만입니다.

한 해 100만 명의 신생아가 출생하고 있다는 점에서 베트남은 수십 년간 세계의 공장 역할을 안정적으로 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앵커]

베트남의 소비층이 젊다는 이야기도 되겠네요?

[기자]

네, 젊고요, 여기에 소득 수준도 크게 오르고 있습니다.

지난해 근로자의 월평균 소득은 16%나 급등했는데요.

이걸 여실히 보여주는 지표가 자동차입니다.

지난해 베트남에서 50만 대 가까이 팔렸습니다.

회사별로 보면 일본 토요타가 9만여 대로 판매량 1위를 기록했고요.

현대차와 기아가 각각 2위, 3위였습니다.

현대차와 기아의 판매량을 합하면 14만여 대입니다.

'오토바이 왕국'으로 불리는 베트남에서 자동차가 이렇게나 팔렸다는 건 그만큼 중산층 인구가 늘어났다는 걸 의미합니다.

세계은행은 베트남 중산층 비중이 2019년 13%에서 2026년 26%까지 두 배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앵커]

올해가 더 어렵다고들 하는데 베트남 경제는 올해도 잘 나갈까요?

[기자]

네, 국제통화기금 IMF 등이 올해도 6% 이상 성장할 거로 전망했습니다.

특히 중국이 코로나 봉쇄를 풀었으니 관광객이 늘고 교역이 활발해지면 성장률을 더 끌어올릴 수 있단 전망도 나옵니다.

하지만 변수는 공산당 1당 독재입니다.

최근에 베트남 권력 서열 2위인 '응우옌 쑤언 픅' 주석이 돌연 사임했는데요.

권력 다툼에서 밀렸기 때문이란 관측이 적지 않습니다.

사임한 '픅' 주석은 박항서 전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과도 막역한 사이로, 한국에 우호적인 인물이었는데요.

현 권력 서열 1위인 '응우옌 푸 쫑' 서기장은 중국과 가까운 인물로 평가됩니다.

[앵커]

한국과 베트남이 수교를 맺은 지 30년이 넘었습니다.

여행도 참 많이 가죠.

앞으로 더욱 긴밀한 관계를 이어갔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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