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in뉴스] 반도체의 겨울이 왔다…삼성, 감산하나?

입력 2023.02.02 (12:35) 수정 2023.02.02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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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반도체는 우리 경제의 대들보라고 불리는 산업인데요.

SK하이닉스가 10년 만에 분기 영업손실이 발생했고 삼성전자의 반도체 영업이익도 97% 감소해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반도체 산업의 현실과 앞으로의 전망을 박대기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박기자, 반도체 실적이 왜 이렇게 안좋은 건가요?

[기자]

고물가와 '위드 코로나' 때문에 전세계 사람들이 IT제품 소비를 줄였기 때문입니다.

시장조사업체 IDC가 지난해 4분기 전세계 PC출하량이 1년 전보다 28% 감소했다고 발표했습니다.

PC판매 역사상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급감한 것입니다.

태블릿 역시 3분기 기준으로 10% 넘는 판매 감소를 보였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지난해 3분기 세계 스마트폰 판매도 8년만에 최저를 기록했습니다.

이런 IT제품에는 메모리반도체가 꼭 들어갑니다.

그리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력 반도체가 바로 이 메모리 반도체입니다.

최종 생산품이 팔리지 않으니까 당연히 메모리 반도체도 팔리지 않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입니다.

그 밖에도 넷플릭스 같은 업체가 서비스를 위해 짓는 데이터 센터 투자가 줄어든 것도 메모리 판매 감소에 한몫을 했습니다.

[앵커]

과거에도 이런 상황이 있었나요?

[기자]

삼성전자 반도체부문은 2009년 1분기에 6천억 원대 적자를 기록한 적이 있습니다.

약 14년만에 최악의 성적표를 낸 것입니다.

메모리반도체는 주기적으로 호황과 불황을 반복하는데, 이번 불황이 유달리 심각한 것은 사실입니다.

[앵커]

반도체의 위기 상황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거죠?

[기자]

교과서적인 답을 하자면 연구개발을 통해서 초격차라고 하는 기술 격차를 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삼성이 미래 사업으로 적극 추진중인 파운드리, 즉 반도체 위탁생산업이 잘 돼야 합니다.

이 분야 1위 업체가 타이완의 TSMC인데요.

아직 삼성이 불량률이 높고 고객사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문제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걸 교과서적인 답이라고 말씀드린 이유는 누가 그걸 몰라서 안 하는 것은 아닙니다.

증권업계가 단기적으로 기대하는 것은 삼성전자가 메모리반도체 감산을 발표하는 일입니다.

[앵커]

반도체 생산을 줄이는 것이 반도체 회사가 잘되는 길이라는 말인데 이게 상식적으로는 잘 이해가 안되는 말입니다.

[기자]

그게 말이 되는 이유는 메모리 반도체 중의 핵심인 D램 시장이 세계적으로 3개의 업체가 주도하는 독과점시장이기 때문입니다.

삼성전자가 세계시장의 40%, SK하이닉스가 30%, 미국의 마이크론이 25%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 세 업체가 95%를 장악하다 보니 세 업체가 D램 생산을 줄이면 전세계적으로 D램 가격이 다시 오릅니다.

실제로 나머지 두 업체는 이미 줄인다고 했는데 삼성은 지난해에 '인위적은 감산은 없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런데 워낙 메모리 시장이 안좋으니까 이번 주에 열렸던 실적설명회에서 삼성도 반도체 감산을 발표하지 않을까 증권업계는 기대를 많이 했었죠.

[앵커]

그래서 삼성도 감산을 하겠다고 발표를 한 건가요?

[기자]

그게 애매합니다.

명시적으로 감산을 하겠다고 말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설비 재배치 등을 진행하겠다"면서 "생산(비트) 영향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을 했거든요.

이게 결국 생산라인을 재배치하면 일정 기간 가동을 못하니까 '자연적인 감산'을 하겠다는 말로 증권업계는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그래서, 삼성전자 주가도 이런 실적발표회가 있었던 첫 날은 감산이란 단어가 없었다는 이유로 3.6% 정도 떨어지고 이튿날은 제가 설명드린 해석이 돌면서 다시 1.3% 반등을 했습니다.

[앵커]

설명을 한다기보다 사후 결과를 가지고 이유를 만들어서 붙인다는 인상도 듭니다만?

[기자]

제가 보기에도 단어 하나 하나에 지나치게 의미를 부여하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 반도체 전망은 안개 속이라 이런 식으로 구구한 해석이 나오는 걸로 보입니다.

[앵커]

그래도 반도체 시장의 전망을 해본다면 어떤 전망이 가능할까요?

[기자]

긍정적인 면을 보자면 중국이 코로나 봉쇄에서 벗어나면서 생산이 정상화될 것이고 과거처럼 대중국 수출이 회복한다면 우리 수출도 회복이 될 것입니다.

게다가 최근 인공지능 기술이 각광을 받으면서 올해 하반기에 전세계적으로 투자가 늘어나면 메모리반도체 산업에 기회가 올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과연 이런 긍정적인 시나리오로 갈지 아직 확신하기는 어렵습니다.

지난달 무역수지가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우리 수출의 두 기둥이라고 할만한 반도체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 대비 45%, 대중국 수출은 31% 줄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과정에서 난방비와 전기요금, 서울 택시비가 이미 많이 올랐고 서울 버스와 지하철 요금 인상도 예정돼 있습니다.

물가도 걱정이지만 지갑에 쓸 수 있는 돈이 줄어들기 때문에 내수 경기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어 우려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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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2-02 12:35:27
    • 수정2023-02-02 13: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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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반도체는 우리 경제의 대들보라고 불리는 산업인데요.

SK하이닉스가 10년 만에 분기 영업손실이 발생했고 삼성전자의 반도체 영업이익도 97% 감소해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반도체 산업의 현실과 앞으로의 전망을 박대기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박기자, 반도체 실적이 왜 이렇게 안좋은 건가요?

[기자]

고물가와 '위드 코로나' 때문에 전세계 사람들이 IT제품 소비를 줄였기 때문입니다.

시장조사업체 IDC가 지난해 4분기 전세계 PC출하량이 1년 전보다 28% 감소했다고 발표했습니다.

PC판매 역사상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급감한 것입니다.

태블릿 역시 3분기 기준으로 10% 넘는 판매 감소를 보였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지난해 3분기 세계 스마트폰 판매도 8년만에 최저를 기록했습니다.

이런 IT제품에는 메모리반도체가 꼭 들어갑니다.

그리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력 반도체가 바로 이 메모리 반도체입니다.

최종 생산품이 팔리지 않으니까 당연히 메모리 반도체도 팔리지 않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입니다.

그 밖에도 넷플릭스 같은 업체가 서비스를 위해 짓는 데이터 센터 투자가 줄어든 것도 메모리 판매 감소에 한몫을 했습니다.

[앵커]

과거에도 이런 상황이 있었나요?

[기자]

삼성전자 반도체부문은 2009년 1분기에 6천억 원대 적자를 기록한 적이 있습니다.

약 14년만에 최악의 성적표를 낸 것입니다.

메모리반도체는 주기적으로 호황과 불황을 반복하는데, 이번 불황이 유달리 심각한 것은 사실입니다.

[앵커]

반도체의 위기 상황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거죠?

[기자]

교과서적인 답을 하자면 연구개발을 통해서 초격차라고 하는 기술 격차를 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삼성이 미래 사업으로 적극 추진중인 파운드리, 즉 반도체 위탁생산업이 잘 돼야 합니다.

이 분야 1위 업체가 타이완의 TSMC인데요.

아직 삼성이 불량률이 높고 고객사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문제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걸 교과서적인 답이라고 말씀드린 이유는 누가 그걸 몰라서 안 하는 것은 아닙니다.

증권업계가 단기적으로 기대하는 것은 삼성전자가 메모리반도체 감산을 발표하는 일입니다.

[앵커]

반도체 생산을 줄이는 것이 반도체 회사가 잘되는 길이라는 말인데 이게 상식적으로는 잘 이해가 안되는 말입니다.

[기자]

그게 말이 되는 이유는 메모리 반도체 중의 핵심인 D램 시장이 세계적으로 3개의 업체가 주도하는 독과점시장이기 때문입니다.

삼성전자가 세계시장의 40%, SK하이닉스가 30%, 미국의 마이크론이 25%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 세 업체가 95%를 장악하다 보니 세 업체가 D램 생산을 줄이면 전세계적으로 D램 가격이 다시 오릅니다.

실제로 나머지 두 업체는 이미 줄인다고 했는데 삼성은 지난해에 '인위적은 감산은 없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런데 워낙 메모리 시장이 안좋으니까 이번 주에 열렸던 실적설명회에서 삼성도 반도체 감산을 발표하지 않을까 증권업계는 기대를 많이 했었죠.

[앵커]

그래서 삼성도 감산을 하겠다고 발표를 한 건가요?

[기자]

그게 애매합니다.

명시적으로 감산을 하겠다고 말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설비 재배치 등을 진행하겠다"면서 "생산(비트) 영향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을 했거든요.

이게 결국 생산라인을 재배치하면 일정 기간 가동을 못하니까 '자연적인 감산'을 하겠다는 말로 증권업계는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그래서, 삼성전자 주가도 이런 실적발표회가 있었던 첫 날은 감산이란 단어가 없었다는 이유로 3.6% 정도 떨어지고 이튿날은 제가 설명드린 해석이 돌면서 다시 1.3% 반등을 했습니다.

[앵커]

설명을 한다기보다 사후 결과를 가지고 이유를 만들어서 붙인다는 인상도 듭니다만?

[기자]

제가 보기에도 단어 하나 하나에 지나치게 의미를 부여하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 반도체 전망은 안개 속이라 이런 식으로 구구한 해석이 나오는 걸로 보입니다.

[앵커]

그래도 반도체 시장의 전망을 해본다면 어떤 전망이 가능할까요?

[기자]

긍정적인 면을 보자면 중국이 코로나 봉쇄에서 벗어나면서 생산이 정상화될 것이고 과거처럼 대중국 수출이 회복한다면 우리 수출도 회복이 될 것입니다.

게다가 최근 인공지능 기술이 각광을 받으면서 올해 하반기에 전세계적으로 투자가 늘어나면 메모리반도체 산업에 기회가 올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과연 이런 긍정적인 시나리오로 갈지 아직 확신하기는 어렵습니다.

지난달 무역수지가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우리 수출의 두 기둥이라고 할만한 반도체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 대비 45%, 대중국 수출은 31% 줄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과정에서 난방비와 전기요금, 서울 택시비가 이미 많이 올랐고 서울 버스와 지하철 요금 인상도 예정돼 있습니다.

물가도 걱정이지만 지갑에 쓸 수 있는 돈이 줄어들기 때문에 내수 경기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어 우려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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