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찰 풍선’에 수세 몰린 중국…양국 관계 또 냉각?

입력 2023.02.06 (06:19) 수정 2023.02.06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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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에서 포착된 중국의 비행 풍선이 미중 관계에 불러 온 파장이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방중 일정을 전격 연기했고 미국은 결국 '정찰 풍선'을 격추했습니다.

자세한 소식, 베이징 이랑 특파원 연결해 알아보겠습니다.

이랑 특파원, 비행 풍선이 뭐길래 미중 양국이 시끄러운 건가요?

[기자]

네, 문제가 된 비행물체는 미국 본토 상공을 휘젓고 다니다 지난달 28일 미 국방부에 처음 포착됐습니다.

미국 당국은 이 풍선의 목적이 분명히 정찰이며 몇몇 민감한 장소 위를 지나갔다고 판단했습니다.

결국 현지 시각 4일 오후 동부 해안에서 전투기를 동원해 중국 정찰 풍선을 격추했습니다.

미 정부는 풍선의 잔해를 모아 정보 수집 장비 탑재 여부 등을 조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중국은 정찰용 풍선이라고 인정을 하는 것인가요?

[기자]

중국은 일단 지난 3일 풍선이 중국 것이라고 확인했습니다.

하지만 중국 외교부는 비행기구는 정찰용이 아니라 "기상관측 등에 쓰이는 민간용"이며 예정된 항로에서 크게 벗어났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불가항력으로 인한 예기치 않은 상황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이번 일을 구실 삼아 중국을 공격하는 것에 결연히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미국이 비행선을 격추한 뒤에는 중국 외교부와 국방부가 성명을 내고 강한 불만과 항의를 표출했습니다.

뉴스에 발표된 내용 들어보시겠습니다.

[중국 중앙 (CC)TV 보도/어제 : "미국이 무력을 동원해 과잉 반응을 보인 것은 국제관례를 심각하게 위반하는 것입니다. 중국 측은 (비행선) 관련 기업의 정당한 권리와 이익을 확고히 수호하는 동시에 필요한 추가 대응을 할 권리를 갖고 있습니다."]

[앵커]

미중 양국이 비행선에 대해 전혀 다르게 판단하고 있는데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방중 일정도 그래서 연기된 것이군요?

[기자]

네,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당초 어제 중국에 와서 오늘까지 이틀 머물 예정이었습니다.

성사됐다면 지난 2018년 10월 마이크 폼페이오 전 장관의 방중 이래 3년 4개월 만에 중국을 찾게 되는 것이었는데요.

이번 사태로 대화가 어려워졌다며 중국 방문을 출발 몇 시간 앞두고 전격적으로 연기한 겁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토니 블링컨/미국 국무장관 : "(중국의) 행동은 무책임하며, 저의 방문이 계획됐던 전날 밤에 중국이 이런 조치를 결정한 건 우리가 준비했던 실질적인 논의에도 해롭습니다."]

당초 중국에 도착하면 중국 외교라인의 투톱인 왕이 당 정치국 위원, 친강 외교부장과 회담을 할 예정이었고요.

또 시진핑 중국 주석도 만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었지만 이 모든 일정이 주말 사이 없었던 일이 됐습니다.

[앵커]

중국이 난감한 상황인 것 같은데요?

[기자]

네, 중국은 여러모로 상당히 당혹스러운 상황에 처했습니다.

이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의 방문을 앞으로의 미중 관계 틀을 짤수 있는 기회로 여겼기 때문입니다.

중국은 아시다시피 공식적으로 위드 코로나로 전환한지 한달 조금 지났습니다.

지난 3년간 고강도 방역으로 경제가 상당히 어려워진 상황입니다.

그런데 다음 달 시진핑 주석의 집권3기가 공식 시작됩니다.

무엇보다 민생과 경제 살리기에 주력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대외 관계의 핵심이라고 할수 있는 미국과의 관계를 원만히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상황이었는데 이번 사태가 벌어진 겁니다.

[앵커]

양국 관계 풀기가 꽤 어렵겠는데, 어떤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까?

[기자]

현재로서는 중국이 미국과의 외교에서 수세에 몰린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그러면서도 이번 일이 미국이 중국을 향한 견제와 압박을 강화할 빌미가 될까 미국이 과잉 반응을 하는 것이라며 선을 긋고 나섰습니다.

양국은 일단 이번 사태에도 소통은 이어가겠다고 밝혔지만 한동안 냉각기를 가질 수 밖에는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베이징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영상편집:이웅/그래픽:이경민 김지혜/자료조사:안소현 조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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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찰 풍선’에 수세 몰린 중국…양국 관계 또 냉각?
    • 입력 2023-02-06 06:19:54
    • 수정2023-02-06 09: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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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에서 포착된 중국의 비행 풍선이 미중 관계에 불러 온 파장이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방중 일정을 전격 연기했고 미국은 결국 '정찰 풍선'을 격추했습니다.

자세한 소식, 베이징 이랑 특파원 연결해 알아보겠습니다.

이랑 특파원, 비행 풍선이 뭐길래 미중 양국이 시끄러운 건가요?

[기자]

네, 문제가 된 비행물체는 미국 본토 상공을 휘젓고 다니다 지난달 28일 미 국방부에 처음 포착됐습니다.

미국 당국은 이 풍선의 목적이 분명히 정찰이며 몇몇 민감한 장소 위를 지나갔다고 판단했습니다.

결국 현지 시각 4일 오후 동부 해안에서 전투기를 동원해 중국 정찰 풍선을 격추했습니다.

미 정부는 풍선의 잔해를 모아 정보 수집 장비 탑재 여부 등을 조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중국은 정찰용 풍선이라고 인정을 하는 것인가요?

[기자]

중국은 일단 지난 3일 풍선이 중국 것이라고 확인했습니다.

하지만 중국 외교부는 비행기구는 정찰용이 아니라 "기상관측 등에 쓰이는 민간용"이며 예정된 항로에서 크게 벗어났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불가항력으로 인한 예기치 않은 상황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이번 일을 구실 삼아 중국을 공격하는 것에 결연히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미국이 비행선을 격추한 뒤에는 중국 외교부와 국방부가 성명을 내고 강한 불만과 항의를 표출했습니다.

뉴스에 발표된 내용 들어보시겠습니다.

[중국 중앙 (CC)TV 보도/어제 : "미국이 무력을 동원해 과잉 반응을 보인 것은 국제관례를 심각하게 위반하는 것입니다. 중국 측은 (비행선) 관련 기업의 정당한 권리와 이익을 확고히 수호하는 동시에 필요한 추가 대응을 할 권리를 갖고 있습니다."]

[앵커]

미중 양국이 비행선에 대해 전혀 다르게 판단하고 있는데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방중 일정도 그래서 연기된 것이군요?

[기자]

네,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당초 어제 중국에 와서 오늘까지 이틀 머물 예정이었습니다.

성사됐다면 지난 2018년 10월 마이크 폼페이오 전 장관의 방중 이래 3년 4개월 만에 중국을 찾게 되는 것이었는데요.

이번 사태로 대화가 어려워졌다며 중국 방문을 출발 몇 시간 앞두고 전격적으로 연기한 겁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토니 블링컨/미국 국무장관 : "(중국의) 행동은 무책임하며, 저의 방문이 계획됐던 전날 밤에 중국이 이런 조치를 결정한 건 우리가 준비했던 실질적인 논의에도 해롭습니다."]

당초 중국에 도착하면 중국 외교라인의 투톱인 왕이 당 정치국 위원, 친강 외교부장과 회담을 할 예정이었고요.

또 시진핑 중국 주석도 만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었지만 이 모든 일정이 주말 사이 없었던 일이 됐습니다.

[앵커]

중국이 난감한 상황인 것 같은데요?

[기자]

네, 중국은 여러모로 상당히 당혹스러운 상황에 처했습니다.

이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의 방문을 앞으로의 미중 관계 틀을 짤수 있는 기회로 여겼기 때문입니다.

중국은 아시다시피 공식적으로 위드 코로나로 전환한지 한달 조금 지났습니다.

지난 3년간 고강도 방역으로 경제가 상당히 어려워진 상황입니다.

그런데 다음 달 시진핑 주석의 집권3기가 공식 시작됩니다.

무엇보다 민생과 경제 살리기에 주력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대외 관계의 핵심이라고 할수 있는 미국과의 관계를 원만히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상황이었는데 이번 사태가 벌어진 겁니다.

[앵커]

양국 관계 풀기가 꽤 어렵겠는데, 어떤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까?

[기자]

현재로서는 중국이 미국과의 외교에서 수세에 몰린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그러면서도 이번 일이 미국이 중국을 향한 견제와 압박을 강화할 빌미가 될까 미국이 과잉 반응을 하는 것이라며 선을 긋고 나섰습니다.

양국은 일단 이번 사태에도 소통은 이어가겠다고 밝혔지만 한동안 냉각기를 가질 수 밖에는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베이징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영상편집:이웅/그래픽:이경민 김지혜/자료조사:안소현 조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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