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신고했지만…보닛 차갑다며 단속 안한 경찰

입력 2023.02.11 (06:49) 수정 2023.02.11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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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음주운전을 목격하고 사진과 동승자 여부까지 파악해 경찰에 신고했는데 경찰이 출동한 뒤 조사도 없이 덮어버린 일이 대전에서 발생했습니다.

혹시나 사고가 날까 걱정했던 신고자에게 경찰은 차량 보닛이 차가워 되돌아갔다고 해명했습니다.

박연선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달 중순, 대전의 한 술집에서 친구와 술을 마시던 A씨.

술은 마셨지만 차를 몰아 숙소로 가자는 옆자리 손님들의 대화를 우연히 듣게 됐습니다.

[음주운전 신고자/음성변조 : "그분이 술을 다 드시고 나서 이렇게 '어, 음주운전 있으려나. 걸려도 상관(없지) 그냥 걸리지' 하면서 이렇게 나가시더라고요."]

A씨는 설마 하는 마음에 이들을 따라나섰다가 실제로 일행과 함께 차를 몰고 떠나는 모습을 목격했습니다.

내 일은 아니지만 혹시나 사고가 날까 걱정이 된 A씨는 차량 사진과 동승자 여부, 목적지 등 구체적 내용을 112에 신고했습니다.

[음주운전 신고자/음성변조 : "대학로다 보니까 이제 음주운전 차량이랑 길거리에 걸어 다니는 분들이랑 사고가 날까 봐 가장 우려가 돼서 신고했고요. 범죄를 보고 방조하는 것도 아니다 싶어서."]

음주운전 의심 차량은 신고자의 말대로 대전 도심의 호텔로 향했습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주차장에서 해당 차량을 발견했지만 실제 단속에 이르지는 않았습니다.

뒤늦게 처리 결과를 알게 된 신고자가 경찰에 이유를 묻자 경찰은 '차량의 보닛이 차가워 운행 정황이 없는 것으로 판단해 단속하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해할 수 없는 해명에 신고자는 당시 처리 과정에 대한 정보 공개를 청구했고 대전경찰청은 출동한 경찰을 상대로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박연선입니다.

촬영기자:신유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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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음주운전 신고했지만…보닛 차갑다며 단속 안한 경찰
    • 입력 2023-02-11 06:49:19
    • 수정2023-02-11 08: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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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음주운전을 목격하고 사진과 동승자 여부까지 파악해 경찰에 신고했는데 경찰이 출동한 뒤 조사도 없이 덮어버린 일이 대전에서 발생했습니다.

혹시나 사고가 날까 걱정했던 신고자에게 경찰은 차량 보닛이 차가워 되돌아갔다고 해명했습니다.

박연선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달 중순, 대전의 한 술집에서 친구와 술을 마시던 A씨.

술은 마셨지만 차를 몰아 숙소로 가자는 옆자리 손님들의 대화를 우연히 듣게 됐습니다.

[음주운전 신고자/음성변조 : "그분이 술을 다 드시고 나서 이렇게 '어, 음주운전 있으려나. 걸려도 상관(없지) 그냥 걸리지' 하면서 이렇게 나가시더라고요."]

A씨는 설마 하는 마음에 이들을 따라나섰다가 실제로 일행과 함께 차를 몰고 떠나는 모습을 목격했습니다.

내 일은 아니지만 혹시나 사고가 날까 걱정이 된 A씨는 차량 사진과 동승자 여부, 목적지 등 구체적 내용을 112에 신고했습니다.

[음주운전 신고자/음성변조 : "대학로다 보니까 이제 음주운전 차량이랑 길거리에 걸어 다니는 분들이랑 사고가 날까 봐 가장 우려가 돼서 신고했고요. 범죄를 보고 방조하는 것도 아니다 싶어서."]

음주운전 의심 차량은 신고자의 말대로 대전 도심의 호텔로 향했습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주차장에서 해당 차량을 발견했지만 실제 단속에 이르지는 않았습니다.

뒤늦게 처리 결과를 알게 된 신고자가 경찰에 이유를 묻자 경찰은 '차량의 보닛이 차가워 운행 정황이 없는 것으로 판단해 단속하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해할 수 없는 해명에 신고자는 당시 처리 과정에 대한 정보 공개를 청구했고 대전경찰청은 출동한 경찰을 상대로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박연선입니다.

촬영기자:신유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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