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2천억 원‘ 스텔스기로 ‘50만 원’ 풍선 쐈다…중국은 왜 ‘스파이 풍선’을 보내나?

입력 2023.02.13 (18:11) 수정 2023.02.13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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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과 중국 사이에 또 다른 긴장감이 감돌고 있습니다.

이번엔 '풍선' 때문인데요.

'글로벌 ET'에서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홍석우 기자, 북미 대륙 상공에서 또다시 미확인 물체가 발견됐다고요?

[기자]

네, 현지 시각으로 12일 미국과 캐나다 국경에 있는 휴런호 상공에섭니다.

10일 미국 알래스카, 11일 캐나다 유콘에 이어 사흘 연속 격추 소식이 전해졌는데, 지난 4일 정찰용으로 의심되는 중국 풍선이 미국 본토를 가로지른 이후 일주일 사이 네 번이나 비슷한 일이 반복됐습니다.

북미 대륙에서 잇달아 발견된 미확인 비행체는 모두 미 공군 F-22 스텔스 전투기가 출격해 제거했는데요.

격추된 물체가 풍선인지, 어느 곳에서 날아왔는지 아직 불분명합니다.

[아니타 아난드/캐나다 국방부 장관 : "작은 원통형 물체이며, 노스캐롤라이나 해안(중국 정찰 풍선)에서 격추된 것보다 작습니다."]

[앵커]

일주일 전 미 동부 해안에서 격추된 풍선과는 다르다?

[기자]

캐나다도, 미국도 중국 개입 여부에 대해선 신중한 입장인데요.

외신들은 중국 '정찰 풍선'의 연장선으로 보고 있습니다.

미국이 자국 영공에서 풍선을 최초로 탐지한 건 지난달 28일인데요.

일주일가량 지켜보다 풍선을 보낸 배후에 중국 인민해방군이 있다며 격추했습니다.

미국은 해군 특수잠수부까지 동원해 바다에 떨어진 풍선 잔해를 수거했는데요.

통신정보 수집이 가능한 안테나가 여럿 달려 있었고, 자체 운항에 필요한 태양광판도 장착돼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웬디 셔먼/미국 국무부 부장관 : "풍선은 민감한 정보를 수집했습니다. 우리는 이 같은 정찰 풍선을 용납할 수 없다는 점을 중국 측에 분명히 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중국은 '정찰용' 풍선이 절대 아니라고 한다면서요?

[기자]

네, 근거 없는 억측이다, 기상 관측용 민간 비행선이, 바람 때문에 우연히 미국 영공에 진입한 거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마오닝/중국 외교부 대변인 : "중국의 설명과 소통에도 미국은 과잉 대응과 무력 사용을 고집하고 있습니다. 무책임한 행동입니다."]

[앵커]

그런데 요즘 같은 시대에 풍선이란 게, 이해가 잘 안 갑니다?

[기자]

일단 기상 관측용 풍선이라는 중국 측 주장을 틀렸다고만은 할 수 없습니다.

한국을 포함 세계 여러 나라가 날씨 관측을 위해 매일 풍선을 띄우거든요.

그런데 미국에서 격추된 풍선은 기상 관측용과 크기부터 다릅니다.

뉴욕에 있는 자유의 여신상과 비교해도 밀리지 않을 정도로 거대하고요.

기상 관측용엔 없는 장비들도 달려 있었습니다.

정찰용 풍선은 과거, 특히 냉전 시대 때 군사 목적으로 많이 활용됐는데요.

지금도 풍선을 띄우는 가장 큰 이유는 높이 날기 때문입니다.

고도가, 통상 여객기가 12km, 전투기가 20km인데 정찰 풍선은 48km까지 날 수 있습니다.

그만큼 넓은 범위를 정찰할 수 있단 뜻인데요.

전투기로는 접근이 힘든 높이여서 미 공군 F-22기가 요격 미사일을 쏴서 격추 시켰습니다.

[러셀 베르프/에어로스타 부사장 : "고도 48km 높이에서 수평선을 보는 건, 항공기는 불가능한 일입니다. 인공위성이 가능하지만, 너무 비쌉니다."]

탐지나 식별도 쉽지 않은데요.

레이더에 작은 새 정도 크기로 나타난다고 합니다.

또 위성보다 지상에 가까이 날아 고해상도 사진을 얻을 수 있고, 탑재된 장비 회수도 가능하다고 합니다.

[앵커]

단순한 풍선이 아니었군요?

[기자]

네, 그리고 풍선의 또 다른 장점이 원하는 지점에서 오래 날 수 있다는 겁니다.

이번 풍선은 중국에서 무려 만 3천 킬로미터를 날아 태평양을 건너 미국까지 왔는데요.

8일간 비행한 경로를 추정해보면, 미국 군사 시설이 있는 지역들을 훑고 지나갔습니다.

ICBM 같은 핵미사일 격납고 있는 공군 기지도 거쳐 갔습니다.

[앵커]

미국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겠는데요.

중국이 보낸 거라면 이유가 뭘까요?

[기자]

일단 중국이 우연을 가장해 미국을 떠본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옵니다.

중국이 미국의 영공을 침범할 수 있는 기술을 가졌다는걸 과시하고, 겸사겸사 미국의 대응 능력도 시험해보려 했다는 겁니다.

[라일 모리스/아시아사회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 : "중국의 첩보 프로그램은 광범위하며 미국의 정보를 얻기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를 보여줬습니다."]

[앵커]

미국과 중국, '풍선' 때문에 또 긴장감이 감돌고 있군요.

[기자]

네, 미국과 중국은 지난해 정상회담 뒤 관계 개선을 추진해 왔는데요.

블링컨 국무장관이 중국 방문을 취소한 데 이어 경제 보복도 시작했습니다.

미 상무부가 정찰 풍선 개발과 관련된 것으로 추정되는 중국 항공기술 업체 5곳과 연구소 1곳을 수출 제재 명단에 올렸습니다.

정치권도 움직이고 있습니다.

미 하원이 참석 전원 동의로 중국 규탄 결의안을 채택했는데요.

한편, 어제 중국 당국은 산둥성 앞바다 상공에서 미확인 비행체를 포착, 격추를 예고했다고 중국 매체들이 보도했습니다.

[앵커]

이번 정찰 풍선의 파장이 어디까지 이어질까요.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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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2-13 18:11:19
    • 수정2023-02-13 18:27:38
    통합뉴스룸ET
[앵커]

미국과 중국 사이에 또 다른 긴장감이 감돌고 있습니다.

이번엔 '풍선' 때문인데요.

'글로벌 ET'에서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홍석우 기자, 북미 대륙 상공에서 또다시 미확인 물체가 발견됐다고요?

[기자]

네, 현지 시각으로 12일 미국과 캐나다 국경에 있는 휴런호 상공에섭니다.

10일 미국 알래스카, 11일 캐나다 유콘에 이어 사흘 연속 격추 소식이 전해졌는데, 지난 4일 정찰용으로 의심되는 중국 풍선이 미국 본토를 가로지른 이후 일주일 사이 네 번이나 비슷한 일이 반복됐습니다.

북미 대륙에서 잇달아 발견된 미확인 비행체는 모두 미 공군 F-22 스텔스 전투기가 출격해 제거했는데요.

격추된 물체가 풍선인지, 어느 곳에서 날아왔는지 아직 불분명합니다.

[아니타 아난드/캐나다 국방부 장관 : "작은 원통형 물체이며, 노스캐롤라이나 해안(중국 정찰 풍선)에서 격추된 것보다 작습니다."]

[앵커]

일주일 전 미 동부 해안에서 격추된 풍선과는 다르다?

[기자]

캐나다도, 미국도 중국 개입 여부에 대해선 신중한 입장인데요.

외신들은 중국 '정찰 풍선'의 연장선으로 보고 있습니다.

미국이 자국 영공에서 풍선을 최초로 탐지한 건 지난달 28일인데요.

일주일가량 지켜보다 풍선을 보낸 배후에 중국 인민해방군이 있다며 격추했습니다.

미국은 해군 특수잠수부까지 동원해 바다에 떨어진 풍선 잔해를 수거했는데요.

통신정보 수집이 가능한 안테나가 여럿 달려 있었고, 자체 운항에 필요한 태양광판도 장착돼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웬디 셔먼/미국 국무부 부장관 : "풍선은 민감한 정보를 수집했습니다. 우리는 이 같은 정찰 풍선을 용납할 수 없다는 점을 중국 측에 분명히 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중국은 '정찰용' 풍선이 절대 아니라고 한다면서요?

[기자]

네, 근거 없는 억측이다, 기상 관측용 민간 비행선이, 바람 때문에 우연히 미국 영공에 진입한 거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마오닝/중국 외교부 대변인 : "중국의 설명과 소통에도 미국은 과잉 대응과 무력 사용을 고집하고 있습니다. 무책임한 행동입니다."]

[앵커]

그런데 요즘 같은 시대에 풍선이란 게, 이해가 잘 안 갑니다?

[기자]

일단 기상 관측용 풍선이라는 중국 측 주장을 틀렸다고만은 할 수 없습니다.

한국을 포함 세계 여러 나라가 날씨 관측을 위해 매일 풍선을 띄우거든요.

그런데 미국에서 격추된 풍선은 기상 관측용과 크기부터 다릅니다.

뉴욕에 있는 자유의 여신상과 비교해도 밀리지 않을 정도로 거대하고요.

기상 관측용엔 없는 장비들도 달려 있었습니다.

정찰용 풍선은 과거, 특히 냉전 시대 때 군사 목적으로 많이 활용됐는데요.

지금도 풍선을 띄우는 가장 큰 이유는 높이 날기 때문입니다.

고도가, 통상 여객기가 12km, 전투기가 20km인데 정찰 풍선은 48km까지 날 수 있습니다.

그만큼 넓은 범위를 정찰할 수 있단 뜻인데요.

전투기로는 접근이 힘든 높이여서 미 공군 F-22기가 요격 미사일을 쏴서 격추 시켰습니다.

[러셀 베르프/에어로스타 부사장 : "고도 48km 높이에서 수평선을 보는 건, 항공기는 불가능한 일입니다. 인공위성이 가능하지만, 너무 비쌉니다."]

탐지나 식별도 쉽지 않은데요.

레이더에 작은 새 정도 크기로 나타난다고 합니다.

또 위성보다 지상에 가까이 날아 고해상도 사진을 얻을 수 있고, 탑재된 장비 회수도 가능하다고 합니다.

[앵커]

단순한 풍선이 아니었군요?

[기자]

네, 그리고 풍선의 또 다른 장점이 원하는 지점에서 오래 날 수 있다는 겁니다.

이번 풍선은 중국에서 무려 만 3천 킬로미터를 날아 태평양을 건너 미국까지 왔는데요.

8일간 비행한 경로를 추정해보면, 미국 군사 시설이 있는 지역들을 훑고 지나갔습니다.

ICBM 같은 핵미사일 격납고 있는 공군 기지도 거쳐 갔습니다.

[앵커]

미국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겠는데요.

중국이 보낸 거라면 이유가 뭘까요?

[기자]

일단 중국이 우연을 가장해 미국을 떠본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옵니다.

중국이 미국의 영공을 침범할 수 있는 기술을 가졌다는걸 과시하고, 겸사겸사 미국의 대응 능력도 시험해보려 했다는 겁니다.

[라일 모리스/아시아사회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 : "중국의 첩보 프로그램은 광범위하며 미국의 정보를 얻기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를 보여줬습니다."]

[앵커]

미국과 중국, '풍선' 때문에 또 긴장감이 감돌고 있군요.

[기자]

네, 미국과 중국은 지난해 정상회담 뒤 관계 개선을 추진해 왔는데요.

블링컨 국무장관이 중국 방문을 취소한 데 이어 경제 보복도 시작했습니다.

미 상무부가 정찰 풍선 개발과 관련된 것으로 추정되는 중국 항공기술 업체 5곳과 연구소 1곳을 수출 제재 명단에 올렸습니다.

정치권도 움직이고 있습니다.

미 하원이 참석 전원 동의로 중국 규탄 결의안을 채택했는데요.

한편, 어제 중국 당국은 산둥성 앞바다 상공에서 미확인 비행체를 포착, 격추를 예고했다고 중국 매체들이 보도했습니다.

[앵커]

이번 정찰 풍선의 파장이 어디까지 이어질까요.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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