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된 밸브 ‘부실 점검’”…대처는 ‘우왕좌왕’

입력 2023.02.14 (06:38) 수정 2023.02.14 (06:47)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올 겨울 호남 지역이 극심한 가뭄을 겪고 있다는 소식, 여러 번 전해드렸는데요.

그제 광주광역시에선 정수장의 밸브 고장으로 수돗물 공급이 중단돼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습니다.

내구 연한을 훌쩍 넘긴 밸브는 30년이 지나도록 한 번도 안 바꾼 데다 점검마저 소홀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재난 문자 발송 등 후속 대처도 아쉬웠다는 비판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양창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광주 수돗물 공급 중단 사태의 원인이 된 밸브 설비입니다.

정수장과 배수지 사이에 있는 이 원판 모양 밸브가 갑자기 닫히며 물 공급이 중단된 겁니다.

이 밸브는 설치한 지 30년이 지났는데 녹이 슬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문제는 이 밸브의 내구 연한이 11년인데 그동안 한 번도 안 바꿨다는 겁니다.

3년 전엔 표면에서 부식이 발견됐지만 이후 육안으로만 점검한 뒤 '이상 없다'는 결론을 냈습니다.

실제 밸브를 여닫는 시험은 단수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강기정/광주광역시장 : "(그동안) 차단을 하고 수리를 하거나 이럴 일이 있어야 했는데 그런 일이 없었다는 거죠. 지난 30년 동안 한 번도 차단막(밸브)을 활용해 보지 않았다는 거예요."]

단수를 알리는 재난 문자는 밸브 고장이 확인되고 5시간 반 뒤에야 발송됐습니다.

[김철례/미용실 업주 : "너무 늦게 보낸 것 같아요. 안 그랬으면 휴일하고 영업일을 바꿀 텐데, 문자가 너무 늦게 와서 당황스럽더라고요."]

단수 피해 지역을 부정확하게 안내한 것도 혼란을 키웠습니다.

실제 단수 지역이 아닌데도 피해 지역으로 안내된 일부 아파트 단지에서도 물 탱크를 잠가 입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습니다.

[임재현/광주광역시 북구 주민 : "화장실을 가고 싶은데 변기 물도 안 내려가서 화장실도 못 가기도 하고, 되게 불편했던 것 같아요."]

겨울 가뭄으로 단수 조치까지 검토하던 광주광역시, 이번 사태에 대한 보상 방안을 검토하는 동시에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양창희입니다.

촬영기자:이승준 정현덕/영상편집:신동구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30년 된 밸브 ‘부실 점검’”…대처는 ‘우왕좌왕’
    • 입력 2023-02-14 06:38:56
    • 수정2023-02-14 06:47:45
    뉴스광장 1부
[앵커]

올 겨울 호남 지역이 극심한 가뭄을 겪고 있다는 소식, 여러 번 전해드렸는데요.

그제 광주광역시에선 정수장의 밸브 고장으로 수돗물 공급이 중단돼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습니다.

내구 연한을 훌쩍 넘긴 밸브는 30년이 지나도록 한 번도 안 바꾼 데다 점검마저 소홀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재난 문자 발송 등 후속 대처도 아쉬웠다는 비판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양창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광주 수돗물 공급 중단 사태의 원인이 된 밸브 설비입니다.

정수장과 배수지 사이에 있는 이 원판 모양 밸브가 갑자기 닫히며 물 공급이 중단된 겁니다.

이 밸브는 설치한 지 30년이 지났는데 녹이 슬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문제는 이 밸브의 내구 연한이 11년인데 그동안 한 번도 안 바꿨다는 겁니다.

3년 전엔 표면에서 부식이 발견됐지만 이후 육안으로만 점검한 뒤 '이상 없다'는 결론을 냈습니다.

실제 밸브를 여닫는 시험은 단수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강기정/광주광역시장 : "(그동안) 차단을 하고 수리를 하거나 이럴 일이 있어야 했는데 그런 일이 없었다는 거죠. 지난 30년 동안 한 번도 차단막(밸브)을 활용해 보지 않았다는 거예요."]

단수를 알리는 재난 문자는 밸브 고장이 확인되고 5시간 반 뒤에야 발송됐습니다.

[김철례/미용실 업주 : "너무 늦게 보낸 것 같아요. 안 그랬으면 휴일하고 영업일을 바꿀 텐데, 문자가 너무 늦게 와서 당황스럽더라고요."]

단수 피해 지역을 부정확하게 안내한 것도 혼란을 키웠습니다.

실제 단수 지역이 아닌데도 피해 지역으로 안내된 일부 아파트 단지에서도 물 탱크를 잠가 입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습니다.

[임재현/광주광역시 북구 주민 : "화장실을 가고 싶은데 변기 물도 안 내려가서 화장실도 못 가기도 하고, 되게 불편했던 것 같아요."]

겨울 가뭄으로 단수 조치까지 검토하던 광주광역시, 이번 사태에 대한 보상 방안을 검토하는 동시에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양창희입니다.

촬영기자:이승준 정현덕/영상편집:신동구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