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더하기] “해맑음센터가 무너지고 있어, 연진아”

입력 2023.02.15 (19:29) 수정 2023.02.15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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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에 깊이를 더하는 시간, '뉴스더하기' 김현수입니다.

최근 항간의 화제를 불러일으킨 드라마죠.

'더글로리', 학창 시절 학교 폭력을 당한 주인공 문동은의 복수극을 그리는데요.

피해자를 향한 일말의 동정도 없어 보이는 가해자들의 모습과, 그들이 성인이 돼서도 달라지지 않은 모습, 그리고 그런 그들을 향한 문동은의 치밀한 복수가 많은 시청자의 공감을 얻어냈습니다.

드라마 속 문동은은 학창 시절 기댈 곳이 전혀 없었습니다.

경찰도, 담임선생님도 학교폭력 가해자 편이었고, 심지어 부모에게조차도 버림받았죠.

이 모든 이야기가 시작된 그의 학창 시절, 상처 입은 문동은에게 사회 누군가라도 손을 내밀어 줬다면 어땠을까요?

이렇게 드라마 '더글로리' 이야기를 꺼낸 건, 이 드라마 자체를 소개하려는 게 아닙니다.

실제로 이런 학교폭력 피해자들의 상처를 치유하고 학업을 이어 나갈 수 있도록 돕는 기숙형 교육기관이 있는데요.

대전에 있는 '해맑음센터'입니다.

전국 유일의 학교폭력 치유 전문 기관이지만, 최근에는 문 닫을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해맑음센터는 10년 전, 폐교된 대동 초등학교 건물에 자리 잡았는데요.

그런데 이곳은 이미 지어진 지 반세기를 넘겨 낡아 있었습니다.

기숙사 건물은 지난 2019년 건물 정밀안전 점검에서 C등급.

맨눈으로 보기에도 건물이 기울어져 있고요.

바닥과 벽이 갈라지고 내부 가구들의 수평도 맞지 않습니다.

급기야 지난해에는 기숙사 건물을 폐쇄하고 다른 건물로 학생 생활 공간을 옮기게 됐습니다.

본관 건물도 비슷한 처집니다.

비가 오면 비가 새고요.

내부 벽면엔 곰팡이가 한가득, 바닥이 솟아올라 틈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건물 수명이 거의 다 된 상황이죠.

보금자리를 찾은 학교폭력 피해자들이 다시 갈 길을 잃진 않을까, 센터 측에서도 몇 해 전부터 곳곳에 도움을 요청해 왔습니다.

[조정실/해맑음센터장/지난해 10월/교육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 "저희 해맑음센터요. 지금 저희가 건물이 붕괴위험이라서 내년(2023년) 4월 안에 나가야 되는데요. 아무 대책이 없습니다. 저희 아이들을 어떻게 할 건가요. 버릴 건가요? 좀 어떤 대책을 세워줬으면 좋겠습니다."]

당장 현재 건물의 계약 기간도 4월까진데요.

대전교육청으로부터 당분간 새로운 부지를 찾기까지 계약 기간 연장을 약속받은 상태고요.

위험한 시설물은 임시 보수공사도 진행 중입니다.

교육부도 지난해부터 대안 마련을 위해 나섰습니다.

최근에는 일부 시도교육청에서 해맑음센터 대체 부지 제공에 긍정적인 회신을 보내왔다고 밝혔는데요.

제가 교육부 담당자와 통화한 결과 "현재, 해맑음센터 이전 추진 속도는 매우 빠른편"이라면서 "같은 예산으로 조금 더 좋은 조건의 부지로 갈 수 있어야 한다"고 답했습니다.

하지만 기울어지고 금이 간 건물 속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불안감과 불편함에 해맑음센터 학생들은 찰나의 시간도 길게만 느껴집니다.

[조정실/해맑음센터장 : "3월이면 이제 학생들이 또 오기 시작할 텐데, 임시로 여기 있는다지만 아이들한테는 좀 불편한 점이 있을 거예요. 그래서 좀 빠른 시일 내에 해결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뒤로 보이는 이 사진은 해맑음센터 홈커밍데이 사진입니다.

그동안 해맑음센터를 거쳐 간 학생들은 335명.

이중 학교폭력 상처를 치유하고 다시 학교로 돌아간 학생은 96%나 되는데요.

대학을 복지 관련 학과로 진학하기도 하고, "해맑음센터로 다시 돌아와서 같은 상처를 입은 후배 학생들을 돕고 싶다"는 꿈을 얘기하기도 합니다.

이들이 꿈을 펼칠 수 있도록 날개를 달아주는 일, 우리 사회가 함께해야하지 않을까요?

지금까지 '뉴스더하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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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2-15 19:29:11
    • 수정2023-02-15 19:57:43
    뉴스7(대전)
뉴스에 깊이를 더하는 시간, '뉴스더하기' 김현수입니다.

최근 항간의 화제를 불러일으킨 드라마죠.

'더글로리', 학창 시절 학교 폭력을 당한 주인공 문동은의 복수극을 그리는데요.

피해자를 향한 일말의 동정도 없어 보이는 가해자들의 모습과, 그들이 성인이 돼서도 달라지지 않은 모습, 그리고 그런 그들을 향한 문동은의 치밀한 복수가 많은 시청자의 공감을 얻어냈습니다.

드라마 속 문동은은 학창 시절 기댈 곳이 전혀 없었습니다.

경찰도, 담임선생님도 학교폭력 가해자 편이었고, 심지어 부모에게조차도 버림받았죠.

이 모든 이야기가 시작된 그의 학창 시절, 상처 입은 문동은에게 사회 누군가라도 손을 내밀어 줬다면 어땠을까요?

이렇게 드라마 '더글로리' 이야기를 꺼낸 건, 이 드라마 자체를 소개하려는 게 아닙니다.

실제로 이런 학교폭력 피해자들의 상처를 치유하고 학업을 이어 나갈 수 있도록 돕는 기숙형 교육기관이 있는데요.

대전에 있는 '해맑음센터'입니다.

전국 유일의 학교폭력 치유 전문 기관이지만, 최근에는 문 닫을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해맑음센터는 10년 전, 폐교된 대동 초등학교 건물에 자리 잡았는데요.

그런데 이곳은 이미 지어진 지 반세기를 넘겨 낡아 있었습니다.

기숙사 건물은 지난 2019년 건물 정밀안전 점검에서 C등급.

맨눈으로 보기에도 건물이 기울어져 있고요.

바닥과 벽이 갈라지고 내부 가구들의 수평도 맞지 않습니다.

급기야 지난해에는 기숙사 건물을 폐쇄하고 다른 건물로 학생 생활 공간을 옮기게 됐습니다.

본관 건물도 비슷한 처집니다.

비가 오면 비가 새고요.

내부 벽면엔 곰팡이가 한가득, 바닥이 솟아올라 틈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건물 수명이 거의 다 된 상황이죠.

보금자리를 찾은 학교폭력 피해자들이 다시 갈 길을 잃진 않을까, 센터 측에서도 몇 해 전부터 곳곳에 도움을 요청해 왔습니다.

[조정실/해맑음센터장/지난해 10월/교육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 "저희 해맑음센터요. 지금 저희가 건물이 붕괴위험이라서 내년(2023년) 4월 안에 나가야 되는데요. 아무 대책이 없습니다. 저희 아이들을 어떻게 할 건가요. 버릴 건가요? 좀 어떤 대책을 세워줬으면 좋겠습니다."]

당장 현재 건물의 계약 기간도 4월까진데요.

대전교육청으로부터 당분간 새로운 부지를 찾기까지 계약 기간 연장을 약속받은 상태고요.

위험한 시설물은 임시 보수공사도 진행 중입니다.

교육부도 지난해부터 대안 마련을 위해 나섰습니다.

최근에는 일부 시도교육청에서 해맑음센터 대체 부지 제공에 긍정적인 회신을 보내왔다고 밝혔는데요.

제가 교육부 담당자와 통화한 결과 "현재, 해맑음센터 이전 추진 속도는 매우 빠른편"이라면서 "같은 예산으로 조금 더 좋은 조건의 부지로 갈 수 있어야 한다"고 답했습니다.

하지만 기울어지고 금이 간 건물 속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불안감과 불편함에 해맑음센터 학생들은 찰나의 시간도 길게만 느껴집니다.

[조정실/해맑음센터장 : "3월이면 이제 학생들이 또 오기 시작할 텐데, 임시로 여기 있는다지만 아이들한테는 좀 불편한 점이 있을 거예요. 그래서 좀 빠른 시일 내에 해결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뒤로 보이는 이 사진은 해맑음센터 홈커밍데이 사진입니다.

그동안 해맑음센터를 거쳐 간 학생들은 335명.

이중 학교폭력 상처를 치유하고 다시 학교로 돌아간 학생은 96%나 되는데요.

대학을 복지 관련 학과로 진학하기도 하고, "해맑음센터로 다시 돌아와서 같은 상처를 입은 후배 학생들을 돕고 싶다"는 꿈을 얘기하기도 합니다.

이들이 꿈을 펼칠 수 있도록 날개를 달아주는 일, 우리 사회가 함께해야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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