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K] “2배로 되사줄게” 속이고 잠적…비상장주식 ‘바가지’ 피해 속출

입력 2023.02.16 (21:40) 수정 2023.02.16 (22:05)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요즘은 증권 시장에 등록하지 않은, '비상장 주식'에 투자하는 분들도 적지 않습니다.

생소한 회사들이지만 잘만 고르면 큰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인데 이런 점을 노린 사기도 극성입니다.

거래할 때 "많이, 비싸게 되사겠다"는 제안을 받으면 일단 의심해보셔야 겠습니다.

김혜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50대 A 씨는 지난해 여름, 전화 한 통을 받았습니다.

모 투자회사 '김 팀장'이라는 사람이 비상장 주식을 권유했습니다.

[A 씨/비상장 주식 투자 피해자/음성변조 : "상장은 곧 될 예정이다, 아마 11월인가 된다고까지 얘기했어요."]

요즘 주목받는 전기차 배터리 업체라, '상장되면 대박'이란 말이 그럴 듯했습니다.

장외 거래로 일단 백여 만 원어치를 샀는데, 그때부터 더 솔깃한 얘기가 시작됐습니다.

"주당 3만 원에 산 그 주식을 두 배에 되사려는 사람이 있다. 대주주가 되려고 물량을 매집 중이니, 더 많이 사서 넘겨 달라".

그렇게, '큰 손'이라는 사람까지 만나게 됐습니다.

[A 씨/비상장 주식 투자 피해자/음성변조 : "2만 주, 3만 주, 대량으로 하기 때문에 (수가) 많아야 이렇게 쟤네가 거래하는가 보다…."]

A 씨는 결국 6천만 원어치 이상 주식을 사들였습니다.

그런데, 되사주겠다던 사람이 사라졌습니다.

[A 씨/비상장 주식 투자 피해자/음성변조 : "(김 팀장과) 사주겠다는 사람이 둘이 같이 (연락이) 끊어지는 거예요. 나중에 보니까 짜고 했더라고요."]

주식을 되사주기는커녕, 자신들이 가진 물량을 비싸게 떠넘긴 거였습니다.

피해자가 3만 원이나 주고 샀던 그 주식, 알고 봤더니, 1~2천 원에도 거래되고 있었습니다.

이런 피해자가 백 명이 넘습니다.

[B 씨/비상장 주식 투자 피해자/음성변조 : "(주식 권유한) 그 사람도 '사실은 나도 그거를 투자를 했다. 내가 왜 샀겠냐, 우리 같이 돈을 벌어 보는 거다.' 그런 식으로 얘기하고…."]

상장을 준비 중이라며 보여준 증권거래소 공문도 가짜, '김 팀장'도 가짜였습니다.

["지금 거신 번호는 없는 번호입니다."]

사무실도 문을 닫았습니다.

[건물 관계자/음성변조 : "월세를 안 내서 그냥 나갔어요. 젊은 애들이 한 7~8명 처음에 근무하다가."]

피해자들이 주식을 산 업체 측에서도 황당하다는 반응입니다.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우리가 주식을) 판매한 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판 걸로 알고 있거든요. 회사하고는 상관이 없어요."]

경찰은 이 사건을 '조직적' 사기로 보고 있습니다.

가담자 20여 명을 검거했고 총책도 쫓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혜주입니다.

촬영기자:허수곤 김경민/영상편집:최찬종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제보K] “2배로 되사줄게” 속이고 잠적…비상장주식 ‘바가지’ 피해 속출
    • 입력 2023-02-16 21:40:44
    • 수정2023-02-16 22:05:22
    뉴스 9
[앵커]

요즘은 증권 시장에 등록하지 않은, '비상장 주식'에 투자하는 분들도 적지 않습니다.

생소한 회사들이지만 잘만 고르면 큰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인데 이런 점을 노린 사기도 극성입니다.

거래할 때 "많이, 비싸게 되사겠다"는 제안을 받으면 일단 의심해보셔야 겠습니다.

김혜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50대 A 씨는 지난해 여름, 전화 한 통을 받았습니다.

모 투자회사 '김 팀장'이라는 사람이 비상장 주식을 권유했습니다.

[A 씨/비상장 주식 투자 피해자/음성변조 : "상장은 곧 될 예정이다, 아마 11월인가 된다고까지 얘기했어요."]

요즘 주목받는 전기차 배터리 업체라, '상장되면 대박'이란 말이 그럴 듯했습니다.

장외 거래로 일단 백여 만 원어치를 샀는데, 그때부터 더 솔깃한 얘기가 시작됐습니다.

"주당 3만 원에 산 그 주식을 두 배에 되사려는 사람이 있다. 대주주가 되려고 물량을 매집 중이니, 더 많이 사서 넘겨 달라".

그렇게, '큰 손'이라는 사람까지 만나게 됐습니다.

[A 씨/비상장 주식 투자 피해자/음성변조 : "2만 주, 3만 주, 대량으로 하기 때문에 (수가) 많아야 이렇게 쟤네가 거래하는가 보다…."]

A 씨는 결국 6천만 원어치 이상 주식을 사들였습니다.

그런데, 되사주겠다던 사람이 사라졌습니다.

[A 씨/비상장 주식 투자 피해자/음성변조 : "(김 팀장과) 사주겠다는 사람이 둘이 같이 (연락이) 끊어지는 거예요. 나중에 보니까 짜고 했더라고요."]

주식을 되사주기는커녕, 자신들이 가진 물량을 비싸게 떠넘긴 거였습니다.

피해자가 3만 원이나 주고 샀던 그 주식, 알고 봤더니, 1~2천 원에도 거래되고 있었습니다.

이런 피해자가 백 명이 넘습니다.

[B 씨/비상장 주식 투자 피해자/음성변조 : "(주식 권유한) 그 사람도 '사실은 나도 그거를 투자를 했다. 내가 왜 샀겠냐, 우리 같이 돈을 벌어 보는 거다.' 그런 식으로 얘기하고…."]

상장을 준비 중이라며 보여준 증권거래소 공문도 가짜, '김 팀장'도 가짜였습니다.

["지금 거신 번호는 없는 번호입니다."]

사무실도 문을 닫았습니다.

[건물 관계자/음성변조 : "월세를 안 내서 그냥 나갔어요. 젊은 애들이 한 7~8명 처음에 근무하다가."]

피해자들이 주식을 산 업체 측에서도 황당하다는 반응입니다.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우리가 주식을) 판매한 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판 걸로 알고 있거든요. 회사하고는 상관이 없어요."]

경찰은 이 사건을 '조직적' 사기로 보고 있습니다.

가담자 20여 명을 검거했고 총책도 쫓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혜주입니다.

촬영기자:허수곤 김경민/영상편집:최찬종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