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뉴스K] “2배로 되사줄게”…비상장 주식 ‘바가지’ 피해 속출

입력 2023.02.17 (12:43) 수정 2023.02.17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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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주식시장에 상장되지 않은 비상장주식에 투자하면 고수익을 얻을 수 있다며 투자자들을 상대로 한 사기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피해를 당하지 않으려면 어떤 점에 주의해야 하는지 홍화경 기자가 알려드립니다.

[리포트]

'누구는 투자해서 수억 원을 벌었다더라.' 또 '누구는 차 사고 집도 샀다더라.'

주변에서 이런 얘기 접하면 솔깃할 수밖에 없습니다.

자산을 불리기 위해 다양한 재테크 방법들을 동원하는데요.

요즘은 '비상장' 주식에도 투자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생소한 회사가 많지만 잘만 고르면 엄청난 수익이 난다는 기대감 때문인데, 그 심리를 이용한 '사기'가 활개 치고 있습니다.

불행은 지난해 여름, 이 50대 남성이 전화 한 통을 받으면서 시작됐습니다.

모 투자회사 '김 팀장'이라는 사람이 비상장 주식을 권유했는데요.

[A 씨/비상장 주식 투자 피해자/음성변조 : "상장은 곧 될 예정이다, 아마 11월인가 된다고까지 얘기했어요."]

요즘 주목받는 전기차 배터리 업체라, '상장되면 대박'이란 말에 장외 거래로 일단 백여 만 원어치를 샀습니다.

그때부터 더 솔깃한 얘기가 시작됐습니다.

"주당 3만 원에 산 그 주식을 두 배에 되사려는 사람이 있다.

대주주가 되려고 물량을 매집 중이니, 더 많이 사서 넘겨 달라"며 추가 매수를 제안했는데요.

그렇게, '큰 손'이라는 사람까지 만나게 됐습니다.

백만 원 남짓 투자했던 A 씨는 결국 6천만 원이 넘는 주식을 사들였는데, 갑자기 김 팀장과 두 배 가격으로 사겠다던 큰 손, 모두 연락이 끊어졌습니다.

주식을 되사주기는커녕, 자신들이 가진 물량을 비싸게 떠넘긴 거였는데요.

3만 원에 샀던 주식은 천 원, 2천 원에 거래되고 있었습니다.

이런 피해자가 백 명이 넘습니다.

[B 씨/비상장 주식 투자 피해자/음성변조 : "(주식 권유한) 그 사람도 '사실은 나도 그거를 투자를 했다. 내가 왜 샀겠냐, 우리 같이 돈을 벌어 보는 거다.' 그런 식으로 얘기하고..."]

상장을 준비 중이라며 보여준 증권거래소 공문도 가짜, '김 팀장'도 가짜였습니다.

["지금 거신 번호는 없는 번호입니다."]

사무실도 문을 닫았습니다.

[건물 관계자/음성변조 : "월세를 안 내서 그냥 나갔어요. 젊은 애들이 한 7~8명 처음에 근무하다가."]

피해자들이 주식을 산 업체 측에서도 황당하다는 반응입니다.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우리가 주식을) 판매한 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판 거로 알고 있거든요. 회사하고는 상관이 없어요."]

경찰은 이 사건을 '조직적' 사기로 보고 가담자 20여 명을 검거했고, 총책도 쫓고 있습니다.

지난해엔 종목을 추천해주는 채팅방, 이른바 '주식 리딩방' 여러 곳에서 투자자 5백여 명을 끌어모은 다음, 특정 업체 주식이 곧 상장된다고 속여 87억 원을 가로챈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는데요.

이들은 '미리 조작한' 업체 내부자료와 주식 거래량을 보여주며 투자를 권유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처럼 전화나 SNS, 신문 광고 등을 통해 비상장주식 투자를 권유받았다면 꼼꼼히 따져봐야 하는데요.

일반인이 검증하기 어려운 신기술 개발·해외투자 유치 등을 내세워, 상장할 경우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며 투자를 유도하지만 실체를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미국 등 해외 비상장주식 투자를 권유해 투자금을 가로챈 사기도 발생했는데요.

금감원은 투자에 앞서 해당 국가의 증권감독기구 홈페이지, 공시시스템, 뉴스 검색 등을 통해 믿을만한 회사인지 검증해봐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국내 비상장주식은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 '다트'에서 증권 신고서가 조회되지 않으면 일단 의심해볼 필요가 있고요.

비상장회사나 무인가 업자의 불공정 행위가 의심되면 금감원 홈페이지나 대표전화 1332로 신고하면 더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습니다.

KBS 뉴스 홍화경입니다.

영상편집:신선미/그래픽:민세홍/리서처:민마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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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2-17 12:43:44
    • 수정2023-02-17 13:0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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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주식시장에 상장되지 않은 비상장주식에 투자하면 고수익을 얻을 수 있다며 투자자들을 상대로 한 사기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피해를 당하지 않으려면 어떤 점에 주의해야 하는지 홍화경 기자가 알려드립니다.

[리포트]

'누구는 투자해서 수억 원을 벌었다더라.' 또 '누구는 차 사고 집도 샀다더라.'

주변에서 이런 얘기 접하면 솔깃할 수밖에 없습니다.

자산을 불리기 위해 다양한 재테크 방법들을 동원하는데요.

요즘은 '비상장' 주식에도 투자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생소한 회사가 많지만 잘만 고르면 엄청난 수익이 난다는 기대감 때문인데, 그 심리를 이용한 '사기'가 활개 치고 있습니다.

불행은 지난해 여름, 이 50대 남성이 전화 한 통을 받으면서 시작됐습니다.

모 투자회사 '김 팀장'이라는 사람이 비상장 주식을 권유했는데요.

[A 씨/비상장 주식 투자 피해자/음성변조 : "상장은 곧 될 예정이다, 아마 11월인가 된다고까지 얘기했어요."]

요즘 주목받는 전기차 배터리 업체라, '상장되면 대박'이란 말에 장외 거래로 일단 백여 만 원어치를 샀습니다.

그때부터 더 솔깃한 얘기가 시작됐습니다.

"주당 3만 원에 산 그 주식을 두 배에 되사려는 사람이 있다.

대주주가 되려고 물량을 매집 중이니, 더 많이 사서 넘겨 달라"며 추가 매수를 제안했는데요.

그렇게, '큰 손'이라는 사람까지 만나게 됐습니다.

백만 원 남짓 투자했던 A 씨는 결국 6천만 원이 넘는 주식을 사들였는데, 갑자기 김 팀장과 두 배 가격으로 사겠다던 큰 손, 모두 연락이 끊어졌습니다.

주식을 되사주기는커녕, 자신들이 가진 물량을 비싸게 떠넘긴 거였는데요.

3만 원에 샀던 주식은 천 원, 2천 원에 거래되고 있었습니다.

이런 피해자가 백 명이 넘습니다.

[B 씨/비상장 주식 투자 피해자/음성변조 : "(주식 권유한) 그 사람도 '사실은 나도 그거를 투자를 했다. 내가 왜 샀겠냐, 우리 같이 돈을 벌어 보는 거다.' 그런 식으로 얘기하고..."]

상장을 준비 중이라며 보여준 증권거래소 공문도 가짜, '김 팀장'도 가짜였습니다.

["지금 거신 번호는 없는 번호입니다."]

사무실도 문을 닫았습니다.

[건물 관계자/음성변조 : "월세를 안 내서 그냥 나갔어요. 젊은 애들이 한 7~8명 처음에 근무하다가."]

피해자들이 주식을 산 업체 측에서도 황당하다는 반응입니다.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우리가 주식을) 판매한 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판 거로 알고 있거든요. 회사하고는 상관이 없어요."]

경찰은 이 사건을 '조직적' 사기로 보고 가담자 20여 명을 검거했고, 총책도 쫓고 있습니다.

지난해엔 종목을 추천해주는 채팅방, 이른바 '주식 리딩방' 여러 곳에서 투자자 5백여 명을 끌어모은 다음, 특정 업체 주식이 곧 상장된다고 속여 87억 원을 가로챈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는데요.

이들은 '미리 조작한' 업체 내부자료와 주식 거래량을 보여주며 투자를 권유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처럼 전화나 SNS, 신문 광고 등을 통해 비상장주식 투자를 권유받았다면 꼼꼼히 따져봐야 하는데요.

일반인이 검증하기 어려운 신기술 개발·해외투자 유치 등을 내세워, 상장할 경우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며 투자를 유도하지만 실체를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미국 등 해외 비상장주식 투자를 권유해 투자금을 가로챈 사기도 발생했는데요.

금감원은 투자에 앞서 해당 국가의 증권감독기구 홈페이지, 공시시스템, 뉴스 검색 등을 통해 믿을만한 회사인지 검증해봐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국내 비상장주식은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 '다트'에서 증권 신고서가 조회되지 않으면 일단 의심해볼 필요가 있고요.

비상장회사나 무인가 업자의 불공정 행위가 의심되면 금감원 홈페이지나 대표전화 1332로 신고하면 더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습니다.

KBS 뉴스 홍화경입니다.

영상편집:신선미/그래픽:민세홍/리서처:민마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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