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풍의 나라’ 조선, 그 찬란한 유산을 만나다

입력 2023.02.21 (00:22) 수정 2023.02.21 (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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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금은 보기가 힘들지만, 1970, 80년대까지만 해도 접었다 폈다 해가며 쓰는 '병풍' 있는 집, 꽤 많았는데요.

'병풍의 나라'로 불릴 만큼 왕실에서, 또 민간에서 다양한 병풍을 만들고 감상했던 조선의 찬란한 유산들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김석 기자가 소개합니다.

[리포트]

해와 달, 그리고 다섯 봉우리.

늠름하게 선 붉은 소나무와 포말을 일으키며 튀어 오르는 힘찬 파도.

지엄한 군왕, 절대 권력의 상징이었습니다.

그래서 왕실 잔치를 기념하는 그림에도 임금의 모습 대신 일월오봉도를 그려 넣었습니다.

탐스럽게 열린 복숭아를 그려 넣은 색다른 궁중 병풍.

국왕의 통치가 곧 태평성대임을 드러낸 명품입니다.

가로 9m가 넘는 보기 드문 대작.

화면 구성은 물론 채색까지 궁중 회화의 품격을 보여줍니다.

특이한 건 나란히 짝을 이룬 팔각형 창호.

그 사이로 가죽끈도 보입니다.

[편지혜/전시 기획자 : "병풍의 외형을 갖고 있지만, 우리 이제 조선 왕실의 궁궐 건축에서 임시적인 공간을 나누는 역할을 했던, 파티션의 역할을 했던 창호입니다."]

궁중 병풍과 달리 민간에서 사용한 병풍은 자유분방한 개성이 특징.

소설 '삼국지'의 주요 장면을 뽑아 그린 이 병풍.

인물들의 표정은 물론 동작 하나까지 익살스럽게 표현했습니다.

자그마치 86쌍이나 되는 동물을 그려 넣어 마치 동물도감을 보는 듯한 병풍도 눈길을 끕니다.

조선 말기에서 근대로 넘어오면 한 가지 소재로 병풍 전체를 가득 채우거나, 화가가 아닌 장인들의 빼어난 솜씨가 발휘된 자수 병풍.

여러 명이 함께 꾸민 합작도 형식의 병풍도 유행합니다.

[편지혜/아모레퍼시픽미술관 큐레이터 : "우리나라 전통의 그런 한국화의 모습을 유지하면서도 또 그 안에서 변모를 시도했던 작가들의 화풍이 드러나는 특징이 있습니다."]

조선 후기에서 근대까지 우리 병풍 예술의 정수를 담은 작품 50여 점을 선보입니다.

KBS 뉴스 김석입니다.

촬영기자:오승근/영상편집:서정혁/자막제작:기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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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병풍의 나라’ 조선, 그 찬란한 유산을 만나다
    • 입력 2023-02-21 00:22:44
    • 수정2023-02-21 00:2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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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금은 보기가 힘들지만, 1970, 80년대까지만 해도 접었다 폈다 해가며 쓰는 '병풍' 있는 집, 꽤 많았는데요.

'병풍의 나라'로 불릴 만큼 왕실에서, 또 민간에서 다양한 병풍을 만들고 감상했던 조선의 찬란한 유산들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김석 기자가 소개합니다.

[리포트]

해와 달, 그리고 다섯 봉우리.

늠름하게 선 붉은 소나무와 포말을 일으키며 튀어 오르는 힘찬 파도.

지엄한 군왕, 절대 권력의 상징이었습니다.

그래서 왕실 잔치를 기념하는 그림에도 임금의 모습 대신 일월오봉도를 그려 넣었습니다.

탐스럽게 열린 복숭아를 그려 넣은 색다른 궁중 병풍.

국왕의 통치가 곧 태평성대임을 드러낸 명품입니다.

가로 9m가 넘는 보기 드문 대작.

화면 구성은 물론 채색까지 궁중 회화의 품격을 보여줍니다.

특이한 건 나란히 짝을 이룬 팔각형 창호.

그 사이로 가죽끈도 보입니다.

[편지혜/전시 기획자 : "병풍의 외형을 갖고 있지만, 우리 이제 조선 왕실의 궁궐 건축에서 임시적인 공간을 나누는 역할을 했던, 파티션의 역할을 했던 창호입니다."]

궁중 병풍과 달리 민간에서 사용한 병풍은 자유분방한 개성이 특징.

소설 '삼국지'의 주요 장면을 뽑아 그린 이 병풍.

인물들의 표정은 물론 동작 하나까지 익살스럽게 표현했습니다.

자그마치 86쌍이나 되는 동물을 그려 넣어 마치 동물도감을 보는 듯한 병풍도 눈길을 끕니다.

조선 말기에서 근대로 넘어오면 한 가지 소재로 병풍 전체를 가득 채우거나, 화가가 아닌 장인들의 빼어난 솜씨가 발휘된 자수 병풍.

여러 명이 함께 꾸민 합작도 형식의 병풍도 유행합니다.

[편지혜/아모레퍼시픽미술관 큐레이터 : "우리나라 전통의 그런 한국화의 모습을 유지하면서도 또 그 안에서 변모를 시도했던 작가들의 화풍이 드러나는 특징이 있습니다."]

조선 후기에서 근대까지 우리 병풍 예술의 정수를 담은 작품 50여 점을 선보입니다.

KBS 뉴스 김석입니다.

촬영기자:오승근/영상편집:서정혁/자막제작:기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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