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돋보기] 3년 새 10배로 뛴 ‘하얀 석유’…리튬 쟁탈전

입력 2023.02.22 (10:52) 수정 2023.02.22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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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3년 사이 가격이 10배 넘게 오른 광물이 있습니다.

바로 '리튬'인데요.

전기차 배터리를 만드는 핵심 원료다 보니 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겁니다.

세계 각국은 이미 치열한 리튬 쟁탈전을 시작했습니다.

지구촌 돋보기에서 황경주 기자와 알아봅니다.

멕시코는 리튬을 아예 국유화하기로 했다고요?

[기자]

멕시코가 자국 내 매장된 리튬을 국유 재산화하는 법을 시행했습니다.

북서부 소노라주에 리튬이 매장된 6개 지역에 대해 채굴보호구역을 선언한 건데요.

2천 3백여 제곱킬로미터, 서울의 4배 정도 될 정도로 넓은 면적인데, 앞으로 이 지역에 대한 탐사와 채굴은 국가가 독점하게 됩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멕시코 대통령 : "리튬을 국유화해서 외국인들이 착취하지 못하도록 해야 합니다."]

멕시코에는 리튬 170만 톤 정도가 매장돼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는 세계 10위권에 드는 수준입니다.

멕시코 대통령은 "이 나라, 이 지역에 있는 리튬은 멕시코 국민의 것"이라며, "러시아도, 중국도, 미국도 손댈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앵커]

리튬이 워낙 귀한 취급을 받아서겠죠?

이미 허가해줬던 리튬 채굴권까지 뺏기로 한 국가도 있다고요?

[기자]

아르헨티나 얘긴데요.

북서부 라리오하주에서 최근 이미 승인해 준 리튬 탐사 허가를 중단하는 법안이 공포됐습니다.

이 법이 '관심 지역'으로 지정한 곳에서는 앞으로 리튬 탐사와 채굴 권한의 효력이 모두 중지됩니다.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리튬은 '하얀 석유'라고 불리죠.

최근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수요가 크게 늘면서 리튬의 몸값도 덩달아 높아졌는데요.

중국 최대 리튬 채굴 기업인 톈치 리튬의 지난해 순수익이 4조 7천억 원 정도로 추산되는데, 전년도보다 무려 1,100% 넘게 오른 수준입니다.

이렇게 리튬이 귀해지다보니 리튬 보유국들이 자원 지키기에 나선 겁니다.

[앵커]

리튬이 너무 비싸지면, 배터리를 차에 장착해야 하는 전기차 업체들이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을 것 같은데요?

[기자]

테슬라 대표 일론 머스크가 리튬 정제 사업을 두고 "돈 찍어내는 면허"라고 볼멘소리를 하면서, 리튬이 너무 비싸서 직접 생산에 뛰어들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을 정도인데요.

자동차 생산 업체들은 안정적인 리튬 공급망 확보에 뛰어들기 시작했습니다.

미 최대 자동차 업체 제네럴모터스는 지난달 캐나다의 한 리튬 생산 업체의 지분을 인수했고, 포드도 호주의 광산 업체와 리튬 공급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테슬라는 캐나다의 한 리튬 업체를 아예 인수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전기차와 배터리가 워낙 부가가치가 높은 미래 먹거리다 보니, 주요 국가들에서도 리튬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고요?

[기자]

지난달 볼리비아에서 리튬 쟁탈전이 크게 열렸죠.

중국의 한 업체가 볼리비아 리튬 개발 사업자로 선정된 건데요.

미국과 러시아 등 주요국 업체들도 앞다퉈 도전장을 내민 사업이었습니다.

볼리비아는 세계 최대 리튬 매장국으로 전 세계 매장량의 4분의 1에 달하는 리튬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선정된 중국 업체는 앞으로 볼리비아 리튬 개발에 1조 2천억 원 규모를 투자할 예정입니다.

[루이스 아르세/볼리비아 대통령 : "이번에 선정된 중국 기업은 먼저 10억 달러 이상 투자할 것입니다."]

중국은 자국 내에도 리튬 매장량이 많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불순물 함량이 많은 지질학적 문제 등으로 개발이 쉽지 않은 상황인데요.

이 때문에 남미 등 외국 리튬에 투자를 해왔고, 현재 전 세계 리튬 산업에서 주도권을 쥐고 있습니다.

이번 볼리비아 진출로 중국이 이 주도권을 더 확고히 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앵커]

이에 맞서 미국은 멕시코, 캐나다와 손을 잡았다고요?

[기자]

북미 대륙 3국이 리튬 매장량 공동 조사에 나선 건데요.

미국과 멕시코, 캐나다가 리튬 매장량을 확실히 파악하기 위한 공동 탐사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북미 지역이 남미보다 리튬 매장량은 적겠지만, 질적으로는 더 나을 수 있다고 기대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은 자국 내에서 리튬을 채굴하는 외국 업체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는데요.

미 정부는 지난달 네바다주에서 리튬 채굴을 진행 중인 호주 광산 업체에 약 9천억 원을 대출해주고, 리튬 생산량을 늘리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습니다.

지금까지 지구촌 돋보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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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촌 돋보기] 3년 새 10배로 뛴 ‘하얀 석유’…리튬 쟁탈전
    • 입력 2023-02-22 10:52:21
    • 수정2023-02-22 11:00:58
    지구촌뉴스
[앵커]

최근 3년 사이 가격이 10배 넘게 오른 광물이 있습니다.

바로 '리튬'인데요.

전기차 배터리를 만드는 핵심 원료다 보니 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겁니다.

세계 각국은 이미 치열한 리튬 쟁탈전을 시작했습니다.

지구촌 돋보기에서 황경주 기자와 알아봅니다.

멕시코는 리튬을 아예 국유화하기로 했다고요?

[기자]

멕시코가 자국 내 매장된 리튬을 국유 재산화하는 법을 시행했습니다.

북서부 소노라주에 리튬이 매장된 6개 지역에 대해 채굴보호구역을 선언한 건데요.

2천 3백여 제곱킬로미터, 서울의 4배 정도 될 정도로 넓은 면적인데, 앞으로 이 지역에 대한 탐사와 채굴은 국가가 독점하게 됩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멕시코 대통령 : "리튬을 국유화해서 외국인들이 착취하지 못하도록 해야 합니다."]

멕시코에는 리튬 170만 톤 정도가 매장돼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는 세계 10위권에 드는 수준입니다.

멕시코 대통령은 "이 나라, 이 지역에 있는 리튬은 멕시코 국민의 것"이라며, "러시아도, 중국도, 미국도 손댈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앵커]

리튬이 워낙 귀한 취급을 받아서겠죠?

이미 허가해줬던 리튬 채굴권까지 뺏기로 한 국가도 있다고요?

[기자]

아르헨티나 얘긴데요.

북서부 라리오하주에서 최근 이미 승인해 준 리튬 탐사 허가를 중단하는 법안이 공포됐습니다.

이 법이 '관심 지역'으로 지정한 곳에서는 앞으로 리튬 탐사와 채굴 권한의 효력이 모두 중지됩니다.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리튬은 '하얀 석유'라고 불리죠.

최근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수요가 크게 늘면서 리튬의 몸값도 덩달아 높아졌는데요.

중국 최대 리튬 채굴 기업인 톈치 리튬의 지난해 순수익이 4조 7천억 원 정도로 추산되는데, 전년도보다 무려 1,100% 넘게 오른 수준입니다.

이렇게 리튬이 귀해지다보니 리튬 보유국들이 자원 지키기에 나선 겁니다.

[앵커]

리튬이 너무 비싸지면, 배터리를 차에 장착해야 하는 전기차 업체들이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을 것 같은데요?

[기자]

테슬라 대표 일론 머스크가 리튬 정제 사업을 두고 "돈 찍어내는 면허"라고 볼멘소리를 하면서, 리튬이 너무 비싸서 직접 생산에 뛰어들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을 정도인데요.

자동차 생산 업체들은 안정적인 리튬 공급망 확보에 뛰어들기 시작했습니다.

미 최대 자동차 업체 제네럴모터스는 지난달 캐나다의 한 리튬 생산 업체의 지분을 인수했고, 포드도 호주의 광산 업체와 리튬 공급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테슬라는 캐나다의 한 리튬 업체를 아예 인수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전기차와 배터리가 워낙 부가가치가 높은 미래 먹거리다 보니, 주요 국가들에서도 리튬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고요?

[기자]

지난달 볼리비아에서 리튬 쟁탈전이 크게 열렸죠.

중국의 한 업체가 볼리비아 리튬 개발 사업자로 선정된 건데요.

미국과 러시아 등 주요국 업체들도 앞다퉈 도전장을 내민 사업이었습니다.

볼리비아는 세계 최대 리튬 매장국으로 전 세계 매장량의 4분의 1에 달하는 리튬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선정된 중국 업체는 앞으로 볼리비아 리튬 개발에 1조 2천억 원 규모를 투자할 예정입니다.

[루이스 아르세/볼리비아 대통령 : "이번에 선정된 중국 기업은 먼저 10억 달러 이상 투자할 것입니다."]

중국은 자국 내에도 리튬 매장량이 많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불순물 함량이 많은 지질학적 문제 등으로 개발이 쉽지 않은 상황인데요.

이 때문에 남미 등 외국 리튬에 투자를 해왔고, 현재 전 세계 리튬 산업에서 주도권을 쥐고 있습니다.

이번 볼리비아 진출로 중국이 이 주도권을 더 확고히 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앵커]

이에 맞서 미국은 멕시코, 캐나다와 손을 잡았다고요?

[기자]

북미 대륙 3국이 리튬 매장량 공동 조사에 나선 건데요.

미국과 멕시코, 캐나다가 리튬 매장량을 확실히 파악하기 위한 공동 탐사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북미 지역이 남미보다 리튬 매장량은 적겠지만, 질적으로는 더 나을 수 있다고 기대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은 자국 내에서 리튬을 채굴하는 외국 업체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는데요.

미 정부는 지난달 네바다주에서 리튬 채굴을 진행 중인 호주 광산 업체에 약 9천억 원을 대출해주고, 리튬 생산량을 늘리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습니다.

지금까지 지구촌 돋보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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