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애국 소비’ 외치는 중국…삼성도 아이폰도 밀렸다

입력 2023.02.22 (18:04) 수정 2023.02.22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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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글로벌 회사들의 각축장이던 중국 시장이요.

점점 자신들만의 시장으로 변해가고 있다고 합니다.

자국산 제품 쓰자는 이른바 '애국 소비' 바람 때문인데요.

'글로벌 ET' 오늘은 삼성에 이어 애플 아이폰도 밀리고 있는 중국 소비 시장의 이면, 들여다 보겠습니다.

홍석우 기자, 아이폰은 최근까지 중국 시장 점유율 1위였잖아요.

소위 '짝퉁'도 많았고요.

[기자]

네, 일단 영상 하나 보실까요.

재작년, 애플이 신제품 출시한 날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구름 인파가 몰렸습니다.

그럼 작년엔 어땠을까요.

[앵커]

분위기가 많이 다른데요?

[기자]

네, 사람들이 줄은 섰지만 뛰지는 않죠.

보시는 것처럼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이 2위로 밀려났습니다.

[앵커]

'비보'라는 중국 업체한테 1위를 빼앗겼네요.

왜 이렇게 된 건가요?

[기자]

네, 중국에 애플 아이폰 생산업체인 폭스콘이 있는데요.

지난해 코로나 봉쇄 정책을 못 견디고 노동자들이 탈출한 일이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아이폰 생산에 차질을 빚었고, 판매 부진으로 이어진 건데, 한편에선 중국인들의 애플 사랑이 예전 같지 않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이 심리는 '애국 소비'라는 키워드로 살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애국 소비'요?

[기자]

네, 중국말로 '궈차오'라고 합니다.

중국과 유행을 합성한 단어로, 외국산 말고 자국산 쓰자는 애국주의 소비 운동입니다.

영화만 봐도요.

'타이타닉'을 꺾고 전 세계 역대 흥행 3위에 오른 '아바타2', 중국에선 이른바 '애국 영화'들에 밀렸습니다.

흥행 1위 중국 영화 만강홍은 여진족이 세운 금나라의 침입에 맞선 송나라 무장의 이야깁니다.

중국인 우주비행사의 활약상을 그린 '유랑지구2'는 중국이 지구를 구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중국에서만 인기인 이 영화들, 개봉 한 달 만에 우리 돈 1조 5천억 원이 넘는 수입을 올렸습니다.

[장이머우/영화 '만강홍' 감독 : "가족과 국가에 대한 사랑은 중국인의 피 속에 흐르고 있습니다."]

[앵커]

일종의 애국심 마케팅이 주효한 건가요?

[기자]

네, 그런데, 이 궈차오 열풍이 일회성에 그친 게 아니라 중국 소비 시장을 이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할 것 같습니다.

지난해 중국 최대 쇼핑 축제인 광군제 때, 중국 브랜드가 불티나게 팔렸습니다.

5위까지 모두 중국 업체죠.

'가전'하면 세계적으로 알아주는 삼성전자나 엘지는, 보시다시피 없습니다.

스포츠 의류 역시 비슷한 상황입니다.

중국 토종 업체인 안타스포츠가 글로벌 기업인 나이키와 아디다스를 위협하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애국심에 호소한다고 무조건 사주진 않을 것 같은데요?

[기자]

사실 '메이드 인 차이나' 하면, 가격은 저렴하지만 여전히 '품질'을 의심하잖아요.

하지만 요즘 중국인 소비자들의 말은 좀 다릅니다.

중국산인 비보나 샤오미 스마트폰도 중국에서 쓰기엔 아무 문제가 없다는 겁니다.

실제로 가성비에 초점을 뒀던 중국산 제품들은 빠르게 기술력까지 갖춰가고 있습니다.

인공지능, 드론 같은 첨단기술 특허 출원에서도, 10개 중 9개 분야에서 중국이 선두를 달리고 있습니다.

중국 '애국 소비' 열풍의 중심엔 1990년 이후에 태어난 2030 젊은이들이 있는데요.

풍족한 환경에서 자라 소비 성향이 강하고 이른바 '애국주의 교육'을 받아 자긍심이 높습니다.

시진핑 주석의 '중국 제일주의'와 미국과의 대결 노선이 이들 2030 세대와 만나면서 자국산 제품에 대한 선호로 이어지고 있단 분석입니다.

[공전즈/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책임자 : "우리는 (매년) 5월 10일을 '중국 브랜드의 날'로 지정했습니다. 소비자가 중국 기업과 상품에 자긍심을 갖고 사회 전체가 중국 브랜드 발전에 이바지하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문제는 중국의 애국 소비가 우리에게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겁니다.

[앵커]

대중 수출이 9개월째 감소하고 있단 소식 어제 전해드렸는데, 관련이 있나요?

[기자]

네, 지난 30년간 우리 경제에 엄청난 흑자를 남겼던 대중 무역이 지난해부터 뒷걸음치고 있죠.

특히 100조 원 규모의 중국 화장품 시장을 주름잡던 한국 브랜드들은 순위권 밖으로 밀렸습니다.

영화나 드라마 등 한국 콘텐츠 수출길도 7년째 막혀 있죠.

중국은 2016년 사드 배치에 대한 보복으로 한류 금지령, 한한령을 선택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최근 한한령이 풀릴 거란 기대감이 나오던데요?

[기자]

네, 최근 중국에서 무려 9년 만에 한국 영화제가 열렸습니다.

일부 영화는 5초 만에 자리가 매진될 정도로 관심이 뜨거웠는데요.

여전히 걸림돌은 적지 않습니다.

특히 애국 소비가 비뚤어진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 우려를 더합니다.

불법으로 한국 콘텐츠를 즐기고, 역사나 정치적 문제로 얽히면 극단적인 방법을 동원합니다.

최근에도 걸그룹 뉴진스가 한지의 우수성을홍보하는 영상에 출연했다가 일부 중국인들의 표적이 됐습니다.

애국 소비를 등에 업고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중국 토종 업체들이 내놓은 신제품인데요.

언뜻 보면 한국 제품과 구별이 어려울 정돕니다.

'오포'라는 중국 기업이 선보인 '접는' 스마트폰은 현재 유럽 시장에서 사전 예약을 받고 있고요.

중국 2위 가전업체 하이센스가 얼마 전 미국 CES에서 처음으로 공개한 최신형 TV도요.

디자인이나 배치를 눈여겨 봐 주시죠.

[앵커]

저는 차이를 잘 모르겠네요.

[기자]

삼성전자는 글로벌 TV 시장에서 17년 연속으로 1위지만, 삼성 스마트폰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0%대입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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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T] ‘애국 소비’ 외치는 중국…삼성도 아이폰도 밀렸다
    • 입력 2023-02-22 18:04:52
    • 수정2023-02-22 18:18:09
    통합뉴스룸ET
[앵커]

글로벌 회사들의 각축장이던 중국 시장이요.

점점 자신들만의 시장으로 변해가고 있다고 합니다.

자국산 제품 쓰자는 이른바 '애국 소비' 바람 때문인데요.

'글로벌 ET' 오늘은 삼성에 이어 애플 아이폰도 밀리고 있는 중국 소비 시장의 이면, 들여다 보겠습니다.

홍석우 기자, 아이폰은 최근까지 중국 시장 점유율 1위였잖아요.

소위 '짝퉁'도 많았고요.

[기자]

네, 일단 영상 하나 보실까요.

재작년, 애플이 신제품 출시한 날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구름 인파가 몰렸습니다.

그럼 작년엔 어땠을까요.

[앵커]

분위기가 많이 다른데요?

[기자]

네, 사람들이 줄은 섰지만 뛰지는 않죠.

보시는 것처럼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이 2위로 밀려났습니다.

[앵커]

'비보'라는 중국 업체한테 1위를 빼앗겼네요.

왜 이렇게 된 건가요?

[기자]

네, 중국에 애플 아이폰 생산업체인 폭스콘이 있는데요.

지난해 코로나 봉쇄 정책을 못 견디고 노동자들이 탈출한 일이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아이폰 생산에 차질을 빚었고, 판매 부진으로 이어진 건데, 한편에선 중국인들의 애플 사랑이 예전 같지 않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이 심리는 '애국 소비'라는 키워드로 살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애국 소비'요?

[기자]

네, 중국말로 '궈차오'라고 합니다.

중국과 유행을 합성한 단어로, 외국산 말고 자국산 쓰자는 애국주의 소비 운동입니다.

영화만 봐도요.

'타이타닉'을 꺾고 전 세계 역대 흥행 3위에 오른 '아바타2', 중국에선 이른바 '애국 영화'들에 밀렸습니다.

흥행 1위 중국 영화 만강홍은 여진족이 세운 금나라의 침입에 맞선 송나라 무장의 이야깁니다.

중국인 우주비행사의 활약상을 그린 '유랑지구2'는 중국이 지구를 구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중국에서만 인기인 이 영화들, 개봉 한 달 만에 우리 돈 1조 5천억 원이 넘는 수입을 올렸습니다.

[장이머우/영화 '만강홍' 감독 : "가족과 국가에 대한 사랑은 중국인의 피 속에 흐르고 있습니다."]

[앵커]

일종의 애국심 마케팅이 주효한 건가요?

[기자]

네, 그런데, 이 궈차오 열풍이 일회성에 그친 게 아니라 중국 소비 시장을 이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할 것 같습니다.

지난해 중국 최대 쇼핑 축제인 광군제 때, 중국 브랜드가 불티나게 팔렸습니다.

5위까지 모두 중국 업체죠.

'가전'하면 세계적으로 알아주는 삼성전자나 엘지는, 보시다시피 없습니다.

스포츠 의류 역시 비슷한 상황입니다.

중국 토종 업체인 안타스포츠가 글로벌 기업인 나이키와 아디다스를 위협하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애국심에 호소한다고 무조건 사주진 않을 것 같은데요?

[기자]

사실 '메이드 인 차이나' 하면, 가격은 저렴하지만 여전히 '품질'을 의심하잖아요.

하지만 요즘 중국인 소비자들의 말은 좀 다릅니다.

중국산인 비보나 샤오미 스마트폰도 중국에서 쓰기엔 아무 문제가 없다는 겁니다.

실제로 가성비에 초점을 뒀던 중국산 제품들은 빠르게 기술력까지 갖춰가고 있습니다.

인공지능, 드론 같은 첨단기술 특허 출원에서도, 10개 중 9개 분야에서 중국이 선두를 달리고 있습니다.

중국 '애국 소비' 열풍의 중심엔 1990년 이후에 태어난 2030 젊은이들이 있는데요.

풍족한 환경에서 자라 소비 성향이 강하고 이른바 '애국주의 교육'을 받아 자긍심이 높습니다.

시진핑 주석의 '중국 제일주의'와 미국과의 대결 노선이 이들 2030 세대와 만나면서 자국산 제품에 대한 선호로 이어지고 있단 분석입니다.

[공전즈/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책임자 : "우리는 (매년) 5월 10일을 '중국 브랜드의 날'로 지정했습니다. 소비자가 중국 기업과 상품에 자긍심을 갖고 사회 전체가 중국 브랜드 발전에 이바지하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문제는 중국의 애국 소비가 우리에게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겁니다.

[앵커]

대중 수출이 9개월째 감소하고 있단 소식 어제 전해드렸는데, 관련이 있나요?

[기자]

네, 지난 30년간 우리 경제에 엄청난 흑자를 남겼던 대중 무역이 지난해부터 뒷걸음치고 있죠.

특히 100조 원 규모의 중국 화장품 시장을 주름잡던 한국 브랜드들은 순위권 밖으로 밀렸습니다.

영화나 드라마 등 한국 콘텐츠 수출길도 7년째 막혀 있죠.

중국은 2016년 사드 배치에 대한 보복으로 한류 금지령, 한한령을 선택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최근 한한령이 풀릴 거란 기대감이 나오던데요?

[기자]

네, 최근 중국에서 무려 9년 만에 한국 영화제가 열렸습니다.

일부 영화는 5초 만에 자리가 매진될 정도로 관심이 뜨거웠는데요.

여전히 걸림돌은 적지 않습니다.

특히 애국 소비가 비뚤어진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 우려를 더합니다.

불법으로 한국 콘텐츠를 즐기고, 역사나 정치적 문제로 얽히면 극단적인 방법을 동원합니다.

최근에도 걸그룹 뉴진스가 한지의 우수성을홍보하는 영상에 출연했다가 일부 중국인들의 표적이 됐습니다.

애국 소비를 등에 업고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중국 토종 업체들이 내놓은 신제품인데요.

언뜻 보면 한국 제품과 구별이 어려울 정돕니다.

'오포'라는 중국 기업이 선보인 '접는' 스마트폰은 현재 유럽 시장에서 사전 예약을 받고 있고요.

중국 2위 가전업체 하이센스가 얼마 전 미국 CES에서 처음으로 공개한 최신형 TV도요.

디자인이나 배치를 눈여겨 봐 주시죠.

[앵커]

저는 차이를 잘 모르겠네요.

[기자]

삼성전자는 글로벌 TV 시장에서 17년 연속으로 1위지만, 삼성 스마트폰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0%대입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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