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만 유리한 조합장 선거…“관련법 개정해야”

[앵커]

다음달 8일 진행되는 제3회 전국동시조합장 선거 후보 등록이 마감됐습니다.

오늘부터 유세를 시작했는데, 도전장을 낸 후보자들은 현직 조합장이 유리할 수 밖에 없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왜 그런지 신건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울산의 한 지역농협 조합원에게 다음달 8일 치러지는 동시조합장 선거 후보를 아는 지 물어봤습니다.

[김호배/지역농협 조합원 : "이름 정도는 문자로 오니까 알 수 있는데 (후보에 대한) 그런 정보들을 구체적으로 알 수 있는 방법도 없고, 사실 경력에 대해서 잘 모릅니다."]

또 다른 조합원은 후보들의 이름 정도만 들어봤다고 말합니다.

[주장덕/지역농협 조합원 : "사람들이 오며 가며 하는 소리, 그 사람들도 지지하는 사람이 있을 거니까 누군 또 좋게 얘기하고 한 사람은 별로 좋지 않게 얘기하고 이러기도 하겠죠. 그 정도지. 제대로 된 정보는 없죠."]

선거가 코앞이지만, 후보에 대해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겁니다.

이유가 있었습니다.

조합장 선거운동기간은 후보 접수 마감일부터 선거 전일까지 13일.

2주가 채 되지 않습니다.

이 기간 전에 선거운동을 하면 사전 선거운동으로 간주됩니다.

선거운동 기간에도 후보자는 다른 사람 도움 없이 정해진 방법으로 선거운동을 해야 하는데, 조합원 연락처 같이 정보를 많이 가진 현직 조합장이 선거운동에서 유리할 수 밖에 없습니다.

[조합장 후보 출마자/음성변조 : "신규 출마자들은 (조합원) 명부를 받으면 주소와 성명만 기재돼 있고요. 전화번호는 개인정보 관련해서 유출할 수 없다. 그래서 그런 부분이 많이 안타깝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지난 2019년 울산의 19개 조합장 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한 현직 조합장은 12명.

올해 조합장 선거에선 13명이 재선에 나섭니다.

조합원의 알 권리 보장과 선거운동 방법 확대 등을 담은 법 개정안이 수년 전 국회에 제출됐지만,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습니다.

후보자들에겐 공정한 기회가 주어지고, 조합원들이 일 잘하는 조합장을 뽑을 수 있도록 관련법을 서둘러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KBS 뉴스 신건입니다.

촬영기자:김근영/그래픽:박서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