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중국, 러시아에 무기 지원”?…시진핑-푸틴 ‘동상이몽’

입력 2023.02.27 (18:09) 수정 2023.02.27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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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대외적으로 중립을 표방해 온 중국이, '중재자'를 자처하며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반면 미국 등 서방은 중국이 러시아에 무기를 제공하려 한다며 연일 의혹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ET>에서 자세히 알아봅니다.

홍석우 기자, 먼저 전쟁 1년을 맞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분위기부터 전해주시죠.

[기자]

네, 현지 시각으로 지난 24일이었죠.

일단 우려했던 러시아의 대규모 공습은 없었습니다.

우크라이나는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업어치기당하는 푸틴을 담은 우표를 발행했습니다.

해당 그림은 얼굴 없는 영국의 화가, 뱅크시 작품입니다.

러시아에선 대규모 애국 콘서트가 열렸습니다.

8만 명가량의 관중이 경기장에 꽉 들어찼는데요.

푸틴 대통령도 참석해 러시아군을 격려했습니다.

그런데 우크라이나 마리우폴에서 3백여 명의 현지 어린이를 구했다는 군인을 추켜세우는 과정에서 논란이 일었습니다.

[안나 나우멘코/우크라이나 어린이 : "유리야 삼촌, 마리우폴에서 내 동생과 아이들 수백 명을 구해줘서 고마워요."]

서방 언론들은 무대에 오른 이 열다섯 살 어린이가 전쟁 초기 러시아군의 공습으로 어머니를 잃었다고 보도했는데요.

전쟁을 정당화하기 위해 우크라이나 어린이들을 행사에 동원했다는 의혹과 비판이 제기됐습니다.

[앵커]

참, 가슴 아픈 일입니다.

그런데 중국이 전쟁을 중재하겠다고 나섰다고요?

[기자]

네, 그동안 대외적으로 중립을 표방해 온 중국이 지난 24일 성명을 발표했는데요.

이른바 '시진핑 제안'이라 불리는 12개 항으로 된 입장문에는 양국이 대화를 재개하고 휴전을 모색해야 한다는 등의 내용이 담겼습니다.

러시아는 환영하고, 미국 등 서방의 반응은 냉랭했습니다.

그런데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반응은 좀 달랐습니다.

[젤렌스키/우크라이나 대통령/지난 23일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날 의향이 있습니다. 양국과 세계 안보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면서 러시아를 고립시키기 위해 모두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했습니다.

[앵커]

시진핑 주석과 만날 계획이 있다?

그런데 중국은 사실상 러시아 편에 서 있는 거 아닌가요?

[기자]

네, 그런데 전쟁 기점으로 중국의 태도에 차이가 있는 건 분명합니다.

이 사진 보시면요.

최근 푸틴 대통령을 예방한 중국 외교 수장인 왕이 중국 중앙정치국 위원입니다.

가까이 마주 보고 앉아 있죠.

그런데 지난해 전쟁 만류하러 갔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는 이렇게 긴 테이블 양 끝에 앉았습니다.

외신들은 시진핑 주석의 지지가 절실한 푸틴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중국은 전쟁 이후 러시아로 인해 대 유럽 관계에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중국이 공들인 '17+1' 경제협력체라는 게 있는데요.

EU에서 소외된 중동부 유럽국가들을 지원한다며 지난 2012년 중국이 결성한 건데, 체코와 폴란드, 발트 삼국 등이 가입해 있습니다.

그런데 전쟁 이후 러시아에 안보 불안을 느낀 발트 삼국, 즉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에스토니아가 탈퇴합니다.

폴란드는 한국의 K9 자주포를 수입하고, 우크라이나엔 독일산 레오파르트2 전차를 보냈죠.

[케빈 러드/주미 호주 대사/전 호주 총리 : "만일 유럽 국가들이 미국과 빈틈없이 완전히 연대할 거라고 판단한다면, 중국은 '큰일 났다'고 생각할 겁니다."]

[앵커]

이런 점을 우려해 직접 개입을 자제해왔던 거잖아요.

그런데 최근 달라진 행보 어떻게 봐야 할까요?

[기자]

미국 견제 때문이라는 분석입니다.

특히 이번 전쟁을 중재할 수 있는 건, 미국이 아닌 중국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려는 의도로 풀이되는데요.

앞서 보신대로 왕이 정치국 위원이 유럽 순방 이후 푸틴 대통령을 찾은 것도 그렇고요.

또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중국을 국빈 방문한다고 하죠.

벨라루스는 러시아의 대표 우방국인데, 시 주석의 초청으로 이번 방문이 성사됐다고 합니다.

중국 관영 매체들은 전쟁에 대한 논의가 주요 의제가 될 것이라고 대대적으로 보도했는데요.

지금 4월이나 5월쯤 시 주석이 러시아를 방문해 푸틴 대통령을 만날 거라는 관측이 잇따르는 가운데, 월스트리트저널은 시 주석이 평화 중재에 나서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습니다.

[앵커]

그런데요.

'중국의 러시아 무기 지원설'이 계속 나오고 있어요?

[기자]

미국 측 주장인데요.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중국이 러시아에 살상 무기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고요.

바이든 대통령은 증거는 없다면서도 중국은 '레드 라인'을 넘지 말라고 경고했습니다.

중국은 미국이 허위 주장을 하고 있다며 일축했는데요.

실제 무기 지원 가능성은 현재로선 크지 않다는 분석입니다.

유럽연합이 미국의 대중 제재에 동참할 수도 있고 중국 경제 상황도 좋지 않습니다.

이번 주 '시진핑 3기'가 공식 출범하는 양회가 열리는데요.

위드 코로나 이후에도 중국 경제가 나아지지 않고 있다는 지표가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러시아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현대차·기아가 각각 빠져나간 자리를 중국 업체들이 빠르게 메웠지만요.

정작 내수 시장에선 맥을 못 추고 있습니다.

지난달 중국 자동차 판매량은 38% 가까이 줄었습니다.

[앵커]

이래저래 중국도 고민 깊겠지만, 조속한 전쟁 종식을 위해 국제 사회가 힘을 모으길 바랍니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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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2-27 18:09:51
    • 수정2023-02-27 18: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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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대외적으로 중립을 표방해 온 중국이, '중재자'를 자처하며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반면 미국 등 서방은 중국이 러시아에 무기를 제공하려 한다며 연일 의혹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ET>에서 자세히 알아봅니다.

홍석우 기자, 먼저 전쟁 1년을 맞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분위기부터 전해주시죠.

[기자]

네, 현지 시각으로 지난 24일이었죠.

일단 우려했던 러시아의 대규모 공습은 없었습니다.

우크라이나는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업어치기당하는 푸틴을 담은 우표를 발행했습니다.

해당 그림은 얼굴 없는 영국의 화가, 뱅크시 작품입니다.

러시아에선 대규모 애국 콘서트가 열렸습니다.

8만 명가량의 관중이 경기장에 꽉 들어찼는데요.

푸틴 대통령도 참석해 러시아군을 격려했습니다.

그런데 우크라이나 마리우폴에서 3백여 명의 현지 어린이를 구했다는 군인을 추켜세우는 과정에서 논란이 일었습니다.

[안나 나우멘코/우크라이나 어린이 : "유리야 삼촌, 마리우폴에서 내 동생과 아이들 수백 명을 구해줘서 고마워요."]

서방 언론들은 무대에 오른 이 열다섯 살 어린이가 전쟁 초기 러시아군의 공습으로 어머니를 잃었다고 보도했는데요.

전쟁을 정당화하기 위해 우크라이나 어린이들을 행사에 동원했다는 의혹과 비판이 제기됐습니다.

[앵커]

참, 가슴 아픈 일입니다.

그런데 중국이 전쟁을 중재하겠다고 나섰다고요?

[기자]

네, 그동안 대외적으로 중립을 표방해 온 중국이 지난 24일 성명을 발표했는데요.

이른바 '시진핑 제안'이라 불리는 12개 항으로 된 입장문에는 양국이 대화를 재개하고 휴전을 모색해야 한다는 등의 내용이 담겼습니다.

러시아는 환영하고, 미국 등 서방의 반응은 냉랭했습니다.

그런데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반응은 좀 달랐습니다.

[젤렌스키/우크라이나 대통령/지난 23일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날 의향이 있습니다. 양국과 세계 안보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면서 러시아를 고립시키기 위해 모두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했습니다.

[앵커]

시진핑 주석과 만날 계획이 있다?

그런데 중국은 사실상 러시아 편에 서 있는 거 아닌가요?

[기자]

네, 그런데 전쟁 기점으로 중국의 태도에 차이가 있는 건 분명합니다.

이 사진 보시면요.

최근 푸틴 대통령을 예방한 중국 외교 수장인 왕이 중국 중앙정치국 위원입니다.

가까이 마주 보고 앉아 있죠.

그런데 지난해 전쟁 만류하러 갔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는 이렇게 긴 테이블 양 끝에 앉았습니다.

외신들은 시진핑 주석의 지지가 절실한 푸틴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중국은 전쟁 이후 러시아로 인해 대 유럽 관계에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중국이 공들인 '17+1' 경제협력체라는 게 있는데요.

EU에서 소외된 중동부 유럽국가들을 지원한다며 지난 2012년 중국이 결성한 건데, 체코와 폴란드, 발트 삼국 등이 가입해 있습니다.

그런데 전쟁 이후 러시아에 안보 불안을 느낀 발트 삼국, 즉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에스토니아가 탈퇴합니다.

폴란드는 한국의 K9 자주포를 수입하고, 우크라이나엔 독일산 레오파르트2 전차를 보냈죠.

[케빈 러드/주미 호주 대사/전 호주 총리 : "만일 유럽 국가들이 미국과 빈틈없이 완전히 연대할 거라고 판단한다면, 중국은 '큰일 났다'고 생각할 겁니다."]

[앵커]

이런 점을 우려해 직접 개입을 자제해왔던 거잖아요.

그런데 최근 달라진 행보 어떻게 봐야 할까요?

[기자]

미국 견제 때문이라는 분석입니다.

특히 이번 전쟁을 중재할 수 있는 건, 미국이 아닌 중국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려는 의도로 풀이되는데요.

앞서 보신대로 왕이 정치국 위원이 유럽 순방 이후 푸틴 대통령을 찾은 것도 그렇고요.

또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중국을 국빈 방문한다고 하죠.

벨라루스는 러시아의 대표 우방국인데, 시 주석의 초청으로 이번 방문이 성사됐다고 합니다.

중국 관영 매체들은 전쟁에 대한 논의가 주요 의제가 될 것이라고 대대적으로 보도했는데요.

지금 4월이나 5월쯤 시 주석이 러시아를 방문해 푸틴 대통령을 만날 거라는 관측이 잇따르는 가운데, 월스트리트저널은 시 주석이 평화 중재에 나서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습니다.

[앵커]

그런데요.

'중국의 러시아 무기 지원설'이 계속 나오고 있어요?

[기자]

미국 측 주장인데요.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중국이 러시아에 살상 무기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고요.

바이든 대통령은 증거는 없다면서도 중국은 '레드 라인'을 넘지 말라고 경고했습니다.

중국은 미국이 허위 주장을 하고 있다며 일축했는데요.

실제 무기 지원 가능성은 현재로선 크지 않다는 분석입니다.

유럽연합이 미국의 대중 제재에 동참할 수도 있고 중국 경제 상황도 좋지 않습니다.

이번 주 '시진핑 3기'가 공식 출범하는 양회가 열리는데요.

위드 코로나 이후에도 중국 경제가 나아지지 않고 있다는 지표가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러시아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현대차·기아가 각각 빠져나간 자리를 중국 업체들이 빠르게 메웠지만요.

정작 내수 시장에선 맥을 못 추고 있습니다.

지난달 중국 자동차 판매량은 38% 가까이 줄었습니다.

[앵커]

이래저래 중국도 고민 깊겠지만, 조속한 전쟁 종식을 위해 국제 사회가 힘을 모으길 바랍니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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