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공사대금 예치’…원·하청 이중구조 개선

입력 2023.02.27 (19:18) 수정 2023.02.27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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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해 대우조선해양의 한 하청노동자가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철재 감옥안에서 농성을 벌였죠.

원청과 하청업체간의 이중구조에서 비롯된 것인데, 이를 개선하기 위한 상생협약식이 오늘 마련됐습니다.

신건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국내 대형 조선3사 모두 사내하청 비율은 60%를 넘거나 육박합니다.

조선업 노동자 10명 중 6명은 하청 노동자인 셈입니다.

조선업 수주 호황 속에 원청보다 더 많은 일을 했지만, 하청 노동자들이 손에 쥐는 돈은 2백만 원 남짓.

원·하청간 임금 차가 두 배 넘게 나는데다, 높은 노동 강도와 고위험에 시달리다보니 청년들도 취업을 꺼리고 있습니다.

[최병술/대우조선해양 사내협력사 회장 : "여러가지 인력 문제가 있어 저희가 외국인이 오는 걸 손꼽아 기다리는게 현실입니다."]

조선업의 원·하청간 이중구조 개선을 위해 정부와 지자체, 원청과 하청업체가 손을 맞잡았습니다.

협약의 실천 과제 가운데 조선업의 임금 구조를 바꾸는 것이 핵심입니다.

가장 큰 변화는 이른바 '에스크로제' 도입.

하청업체가 부도 또는 도산하면 사실상 포기해야 했던 체불임금을, 제3의 업체에 예치한 공사대금으로 지불하겠다는 겁니다.

또 기술에 따라 임금을 차등 지급하는 '직무급제'를 도입한다는 계획입니다.

[이정식/고용노동부 장관 : "업종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지원 방안도 모색하고 모든 과정을 매뉴얼화하여 노동시장과 산업 정책에 적극 활용하겠습니다."]

이에 대해 조선업종 노조연대는 구속력이 없는 협약이라며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저임금으로 사용하겠다는 선언과 다르지 않다며 비판했습니다.

고용노동부는 노동시장 이중구조 해소를 위한 종합 대책을 4월까지 마련할 방침입니다.

KBS 뉴스 신건입니다.

촬영기자:김용삼/그래픽:박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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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업 ‘공사대금 예치’…원·하청 이중구조 개선
    • 입력 2023-02-27 19:18:31
    • 수정2023-02-27 19:4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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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해 대우조선해양의 한 하청노동자가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철재 감옥안에서 농성을 벌였죠.

원청과 하청업체간의 이중구조에서 비롯된 것인데, 이를 개선하기 위한 상생협약식이 오늘 마련됐습니다.

신건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국내 대형 조선3사 모두 사내하청 비율은 60%를 넘거나 육박합니다.

조선업 노동자 10명 중 6명은 하청 노동자인 셈입니다.

조선업 수주 호황 속에 원청보다 더 많은 일을 했지만, 하청 노동자들이 손에 쥐는 돈은 2백만 원 남짓.

원·하청간 임금 차가 두 배 넘게 나는데다, 높은 노동 강도와 고위험에 시달리다보니 청년들도 취업을 꺼리고 있습니다.

[최병술/대우조선해양 사내협력사 회장 : "여러가지 인력 문제가 있어 저희가 외국인이 오는 걸 손꼽아 기다리는게 현실입니다."]

조선업의 원·하청간 이중구조 개선을 위해 정부와 지자체, 원청과 하청업체가 손을 맞잡았습니다.

협약의 실천 과제 가운데 조선업의 임금 구조를 바꾸는 것이 핵심입니다.

가장 큰 변화는 이른바 '에스크로제' 도입.

하청업체가 부도 또는 도산하면 사실상 포기해야 했던 체불임금을, 제3의 업체에 예치한 공사대금으로 지불하겠다는 겁니다.

또 기술에 따라 임금을 차등 지급하는 '직무급제'를 도입한다는 계획입니다.

[이정식/고용노동부 장관 : "업종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지원 방안도 모색하고 모든 과정을 매뉴얼화하여 노동시장과 산업 정책에 적극 활용하겠습니다."]

이에 대해 조선업종 노조연대는 구속력이 없는 협약이라며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저임금으로 사용하겠다는 선언과 다르지 않다며 비판했습니다.

고용노동부는 노동시장 이중구조 해소를 위한 종합 대책을 4월까지 마련할 방침입니다.

KBS 뉴스 신건입니다.

촬영기자:김용삼/그래픽:박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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