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당했다”…‘조직적 성 착취 추심’ 가능성

입력 2023.02.28 (06:33) 수정 2023.02.28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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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KBS 보도 이후 '나도 당했다'는 피해자들의 용기있는 제보가 잇따랐고 경찰 수사도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여러 제보를 종합해보면 이번에 검거된 '하 실장' 일당과 정보를 공유하며 '성 착취 추심'을 하는 업체들이 여럿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경찰은 이들이 조직적으로 활동했을 가능성도 조사하고 있습니다.

계속해서 최은진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해 9월, '네이버 카페'에서 '하 실장'이라는 사채업자를 알게 된 30대 남성 A 씨.

당장 20만 원이 아쉬웠던 A 씨에게 그는 담보로 신체 사진을 요구했습니다.

[A 씨/'성 착취 추심' 피해자/음성변조 : "거울을 통해서 찍는 것도 별로 원하지 않고 얼굴,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다 나오도록 사진을 요구하죠."]

약속된 날짜에 돈을 못 갚자 이른바 '돌려막기'라도 하라며 다른 업자 2명을 연결해줬습니다.

상환 기한을 넘기자 이들은 '한몸'처럼 움직였습니다.

'하 실장'에게 넘긴 신체 사진을 다른 업자들도 이미 갖고 있었고, 이들은 허위 전단지를 만들어 지인들에게 유포하기 시작했습니다.

[A 씨/'성 착취 추심' 피해자/음성변조 : "(지인들은) 제 나체 사진과 말도 안 되는 '마약중독이다, 강간범이다'라는 자기네들이 만든 전단지를 보게 되는 거죠."]

견디다 못해 지난해 12월 경찰에 신고했지만 '할테면 해 보라'는 식이었습니다.

[A 씨/'성 착취 추심' 피해자/음성변조 : "너 같은 (신고한) 애가 한 명뿐이었는 줄 알아? 지금까지 안 잡혔잖아. 아무 일도 없는 거 보면. 우리가 어떤 애들인지 모르겠어?"]

구속된 '하 실장' 일당과 정보를 공유하며 함께 활동한 다른 사채업자들에 대한 제보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20대 남성 B 씨는 대출 중계 사이트를 통해 알게 된 '오 과장'이란 업자에게 돈을 빌렸는데 연체를 하자 소개받은 이가 '하 실장'이었습니다.

[B 씨/'성 착취 추심' 피해자/음성변조 : "'오 과장'이라는 사람한테 돈을 빌렸는데, 못 갚을 상황이 되니까, '여기서 빌려서 이자라도 갚아라' 그렇게 소개받은 게 하강민이었고."]

'하 실장'에게만 넘긴 '성 착취 영상'을 갖고 피해자들을 협박한 다른 사채업자도 있었습니다.

[B 씨/'성 착취 추심' 피해자/음성변조 : "'백 팀장'도 '네가 하강민, 이영복한테 보낸 서류(영상) 나도 확인했다' 이런 식으로 얘기하면서, 전달받아서 너네 가족한테 전부 다 뿌려 주겠다..."]

'백 팀장'이라는 인물, KBS가 만난 피해자들이 공통적으로 지목한 가해자 중 한 명입니다.

서울 송파서와 경기 수원남부서 등 일선 경찰서 곳곳에 신고가 접수된 가운데 경찰은 조직적 '성 착취 추심' 가능성도 조사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최은진입니다.

촬영기자:송혜성 서다은/영상편집:강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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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도 당했다”…‘조직적 성 착취 추심’ 가능성
    • 입력 2023-02-28 06:33:01
    • 수정2023-02-28 06:4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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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KBS 보도 이후 '나도 당했다'는 피해자들의 용기있는 제보가 잇따랐고 경찰 수사도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여러 제보를 종합해보면 이번에 검거된 '하 실장' 일당과 정보를 공유하며 '성 착취 추심'을 하는 업체들이 여럿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경찰은 이들이 조직적으로 활동했을 가능성도 조사하고 있습니다.

계속해서 최은진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해 9월, '네이버 카페'에서 '하 실장'이라는 사채업자를 알게 된 30대 남성 A 씨.

당장 20만 원이 아쉬웠던 A 씨에게 그는 담보로 신체 사진을 요구했습니다.

[A 씨/'성 착취 추심' 피해자/음성변조 : "거울을 통해서 찍는 것도 별로 원하지 않고 얼굴,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다 나오도록 사진을 요구하죠."]

약속된 날짜에 돈을 못 갚자 이른바 '돌려막기'라도 하라며 다른 업자 2명을 연결해줬습니다.

상환 기한을 넘기자 이들은 '한몸'처럼 움직였습니다.

'하 실장'에게 넘긴 신체 사진을 다른 업자들도 이미 갖고 있었고, 이들은 허위 전단지를 만들어 지인들에게 유포하기 시작했습니다.

[A 씨/'성 착취 추심' 피해자/음성변조 : "(지인들은) 제 나체 사진과 말도 안 되는 '마약중독이다, 강간범이다'라는 자기네들이 만든 전단지를 보게 되는 거죠."]

견디다 못해 지난해 12월 경찰에 신고했지만 '할테면 해 보라'는 식이었습니다.

[A 씨/'성 착취 추심' 피해자/음성변조 : "너 같은 (신고한) 애가 한 명뿐이었는 줄 알아? 지금까지 안 잡혔잖아. 아무 일도 없는 거 보면. 우리가 어떤 애들인지 모르겠어?"]

구속된 '하 실장' 일당과 정보를 공유하며 함께 활동한 다른 사채업자들에 대한 제보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20대 남성 B 씨는 대출 중계 사이트를 통해 알게 된 '오 과장'이란 업자에게 돈을 빌렸는데 연체를 하자 소개받은 이가 '하 실장'이었습니다.

[B 씨/'성 착취 추심' 피해자/음성변조 : "'오 과장'이라는 사람한테 돈을 빌렸는데, 못 갚을 상황이 되니까, '여기서 빌려서 이자라도 갚아라' 그렇게 소개받은 게 하강민이었고."]

'하 실장'에게만 넘긴 '성 착취 영상'을 갖고 피해자들을 협박한 다른 사채업자도 있었습니다.

[B 씨/'성 착취 추심' 피해자/음성변조 : "'백 팀장'도 '네가 하강민, 이영복한테 보낸 서류(영상) 나도 확인했다' 이런 식으로 얘기하면서, 전달받아서 너네 가족한테 전부 다 뿌려 주겠다..."]

'백 팀장'이라는 인물, KBS가 만난 피해자들이 공통적으로 지목한 가해자 중 한 명입니다.

서울 송파서와 경기 수원남부서 등 일선 경찰서 곳곳에 신고가 접수된 가운데 경찰은 조직적 '성 착취 추심' 가능성도 조사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최은진입니다.

촬영기자:송혜성 서다은/영상편집:강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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