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착취 추심 ‘무죄 매뉴얼’ 공유”…전직 업자의 고백
입력 2023.03.01 (06:39)
수정 2023.03.01 (0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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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적은 돈을 빌려준 뒤 큰 이자를 덮어씌우고, 못 갚으면 '성 착취'로 옭아매는 범죄, KBS의 연속보도 이후 피의자 '검거' 사례까지 나왔습니다.
보도 이후 여러 후속 제보도 잇따르는데, 그 중에는, '피해자' 뿐만 아니라, 과거 그 일에 직접 가담했던 불법 대부업체 일원도 있습니다.
이제라도 그쪽 세계의 실태를 알리고 싶다며, 자세한 수법과 피해 예방법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황현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2018년부터 2년 동안 무허가 대부업체에서 일했던 A 씨.
채무자를 압박해 돈을 받아내는 게 주 업무였습니다.
소액을 빌리고도 '늪'에 빠져들게 되는 이유로, 우선 그는 '선이자'를 꼽았습니다.
[A 씨/전 대부업체 직원/음성변조 : "(100만 원을 빌리면) 100만 원이 다 안 나가요. 선이자를 최소한 삼십 퍼센트 떼어가죠. 실제로 70만 원 주고, 다음 주에 갚으실 때는 130만 원 갚으셔야 된다."]
'주 단위'로 불어나는 이자.
기한을 넘기면, 지인들까지 괴롭히기 시작합니다.
[A 씨/전 대부업체 직원/음성변조 : "너희 가족, 회사, 네 지인들 다 찾아가서 '네가 돈 빌려서, 돈 안 갚아서 만나러 왔다' 이런 식으로 이야기한다 그러면 (채무자들이) 기가 죽어버려요."]
'협박' 다음 카드는 '은밀한 제안'입니다.
"이자를 깎아준다, 기한을 미뤄주겠다."
그러면서 신체 사진이나 영상을 요구합니다.
[A 씨/전 대부업체 직원/음성변조 : "다른 방법으로 때워야 할 거 아니냐, 네 벗은 사진 찍어. 네가 그 정도 하면 우리도 널 믿을 수 있잖아."]
궁지에 몰린 여성 채무자를 상대로, 점점 더 노골적인 성 착취가 가해졌다고 합니다.
[A 씨/전 대부업체 직원/음성변조 : "이자 건드리면서, 계속 성적인 압박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우리 하러 가자' 얘(피해자)가 '네'(대답하거나), '모텔 들어가는 CCTV 영상'... 강제가 아닌 합의로 했다는 것을 입증하니까."]
다른 업체에서 돈을 빌려 이자를 갚게 하는 '돌려막기'
업자들끼리 '짜고' 벌이는 짓이었는데, 그 과정은 사실상 '인신매매'에 가까웠습니다.
[A 씨/전 대부업체 직원/음성변조 : "이 여자 괜찮네 내가 관리하고 살게. 그러면 상대 직원한테 주고. 그러면서 (대출) 담당자가 바뀐다 식으로 다시 접근하죠."]
이런 짓을 하고도 수사망은 잘도 피해 갔습니다.
그들끼리 공유해온 일종의 '무죄 매뉴얼' 같은 게 있었다고 합니다.
[A 씨/전 대부업체 직원/음성변조 : "모욕도 제가 전화로 한 게 아니라 (증거 안 남게) 찾아가서. 증거가 없잖아요. 저도 없고, 얘(피해자)도 없고. 그러면 수사가 불가능해요."]
애초에 신고를 못 하도록, 채무자 계좌를 이른바 '대포 통장'처럼 범죄에 이용하기도 했습니다.
[A 씨/전 대부업체 직원/음성변조 : "채무자들한테 통장 받아서 그 통장으로 계속 거래 진행하고. 그 사람도 통장을 내줬다는 자체가 죄가 돼요."]
모욕과 협박 등의 혐의로 세 차례나 경찰 조사를 받고도 무혐의로 풀려났다는 제보자.
누구보다 '수법'을 잘 알고 있는 그는, 잘못을 뉘우친다는 뜻과 함께 피해 예방 및 대응법을 전했습니다.
[A 씨/전 대부업체 직원/음성변조 : "같이 있을 때 '녹음' 파일이 사실 저는 제일 중요하다고 봐요. 시에서 운영하는 불법 대부업체를 관리하는 부서가 있어요. 금감원 이런 데 다 신고해 보시고."]
KBS 뉴스 황현규입니다.
촬영기자:유용규/영상편집:김선영/그래픽:노경일
적은 돈을 빌려준 뒤 큰 이자를 덮어씌우고, 못 갚으면 '성 착취'로 옭아매는 범죄, KBS의 연속보도 이후 피의자 '검거' 사례까지 나왔습니다.
보도 이후 여러 후속 제보도 잇따르는데, 그 중에는, '피해자' 뿐만 아니라, 과거 그 일에 직접 가담했던 불법 대부업체 일원도 있습니다.
이제라도 그쪽 세계의 실태를 알리고 싶다며, 자세한 수법과 피해 예방법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황현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2018년부터 2년 동안 무허가 대부업체에서 일했던 A 씨.
채무자를 압박해 돈을 받아내는 게 주 업무였습니다.
소액을 빌리고도 '늪'에 빠져들게 되는 이유로, 우선 그는 '선이자'를 꼽았습니다.
[A 씨/전 대부업체 직원/음성변조 : "(100만 원을 빌리면) 100만 원이 다 안 나가요. 선이자를 최소한 삼십 퍼센트 떼어가죠. 실제로 70만 원 주고, 다음 주에 갚으실 때는 130만 원 갚으셔야 된다."]
'주 단위'로 불어나는 이자.
기한을 넘기면, 지인들까지 괴롭히기 시작합니다.
[A 씨/전 대부업체 직원/음성변조 : "너희 가족, 회사, 네 지인들 다 찾아가서 '네가 돈 빌려서, 돈 안 갚아서 만나러 왔다' 이런 식으로 이야기한다 그러면 (채무자들이) 기가 죽어버려요."]
'협박' 다음 카드는 '은밀한 제안'입니다.
"이자를 깎아준다, 기한을 미뤄주겠다."
그러면서 신체 사진이나 영상을 요구합니다.
[A 씨/전 대부업체 직원/음성변조 : "다른 방법으로 때워야 할 거 아니냐, 네 벗은 사진 찍어. 네가 그 정도 하면 우리도 널 믿을 수 있잖아."]
궁지에 몰린 여성 채무자를 상대로, 점점 더 노골적인 성 착취가 가해졌다고 합니다.
[A 씨/전 대부업체 직원/음성변조 : "이자 건드리면서, 계속 성적인 압박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우리 하러 가자' 얘(피해자)가 '네'(대답하거나), '모텔 들어가는 CCTV 영상'... 강제가 아닌 합의로 했다는 것을 입증하니까."]
다른 업체에서 돈을 빌려 이자를 갚게 하는 '돌려막기'
업자들끼리 '짜고' 벌이는 짓이었는데, 그 과정은 사실상 '인신매매'에 가까웠습니다.
[A 씨/전 대부업체 직원/음성변조 : "이 여자 괜찮네 내가 관리하고 살게. 그러면 상대 직원한테 주고. 그러면서 (대출) 담당자가 바뀐다 식으로 다시 접근하죠."]
이런 짓을 하고도 수사망은 잘도 피해 갔습니다.
그들끼리 공유해온 일종의 '무죄 매뉴얼' 같은 게 있었다고 합니다.
[A 씨/전 대부업체 직원/음성변조 : "모욕도 제가 전화로 한 게 아니라 (증거 안 남게) 찾아가서. 증거가 없잖아요. 저도 없고, 얘(피해자)도 없고. 그러면 수사가 불가능해요."]
애초에 신고를 못 하도록, 채무자 계좌를 이른바 '대포 통장'처럼 범죄에 이용하기도 했습니다.
[A 씨/전 대부업체 직원/음성변조 : "채무자들한테 통장 받아서 그 통장으로 계속 거래 진행하고. 그 사람도 통장을 내줬다는 자체가 죄가 돼요."]
모욕과 협박 등의 혐의로 세 차례나 경찰 조사를 받고도 무혐의로 풀려났다는 제보자.
누구보다 '수법'을 잘 알고 있는 그는, 잘못을 뉘우친다는 뜻과 함께 피해 예방 및 대응법을 전했습니다.
[A 씨/전 대부업체 직원/음성변조 : "같이 있을 때 '녹음' 파일이 사실 저는 제일 중요하다고 봐요. 시에서 운영하는 불법 대부업체를 관리하는 부서가 있어요. 금감원 이런 데 다 신고해 보시고."]
KBS 뉴스 황현규입니다.
촬영기자:유용규/영상편집:김선영/그래픽:노경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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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적은 돈을 빌려준 뒤 큰 이자를 덮어씌우고, 못 갚으면 '성 착취'로 옭아매는 범죄, KBS의 연속보도 이후 피의자 '검거' 사례까지 나왔습니다.
보도 이후 여러 후속 제보도 잇따르는데, 그 중에는, '피해자' 뿐만 아니라, 과거 그 일에 직접 가담했던 불법 대부업체 일원도 있습니다.
이제라도 그쪽 세계의 실태를 알리고 싶다며, 자세한 수법과 피해 예방법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황현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2018년부터 2년 동안 무허가 대부업체에서 일했던 A 씨.
채무자를 압박해 돈을 받아내는 게 주 업무였습니다.
소액을 빌리고도 '늪'에 빠져들게 되는 이유로, 우선 그는 '선이자'를 꼽았습니다.
[A 씨/전 대부업체 직원/음성변조 : "(100만 원을 빌리면) 100만 원이 다 안 나가요. 선이자를 최소한 삼십 퍼센트 떼어가죠. 실제로 70만 원 주고, 다음 주에 갚으실 때는 130만 원 갚으셔야 된다."]
'주 단위'로 불어나는 이자.
기한을 넘기면, 지인들까지 괴롭히기 시작합니다.
[A 씨/전 대부업체 직원/음성변조 : "너희 가족, 회사, 네 지인들 다 찾아가서 '네가 돈 빌려서, 돈 안 갚아서 만나러 왔다' 이런 식으로 이야기한다 그러면 (채무자들이) 기가 죽어버려요."]
'협박' 다음 카드는 '은밀한 제안'입니다.
"이자를 깎아준다, 기한을 미뤄주겠다."
그러면서 신체 사진이나 영상을 요구합니다.
[A 씨/전 대부업체 직원/음성변조 : "다른 방법으로 때워야 할 거 아니냐, 네 벗은 사진 찍어. 네가 그 정도 하면 우리도 널 믿을 수 있잖아."]
궁지에 몰린 여성 채무자를 상대로, 점점 더 노골적인 성 착취가 가해졌다고 합니다.
[A 씨/전 대부업체 직원/음성변조 : "이자 건드리면서, 계속 성적인 압박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우리 하러 가자' 얘(피해자)가 '네'(대답하거나), '모텔 들어가는 CCTV 영상'... 강제가 아닌 합의로 했다는 것을 입증하니까."]
다른 업체에서 돈을 빌려 이자를 갚게 하는 '돌려막기'
업자들끼리 '짜고' 벌이는 짓이었는데, 그 과정은 사실상 '인신매매'에 가까웠습니다.
[A 씨/전 대부업체 직원/음성변조 : "이 여자 괜찮네 내가 관리하고 살게. 그러면 상대 직원한테 주고. 그러면서 (대출) 담당자가 바뀐다 식으로 다시 접근하죠."]
이런 짓을 하고도 수사망은 잘도 피해 갔습니다.
그들끼리 공유해온 일종의 '무죄 매뉴얼' 같은 게 있었다고 합니다.
[A 씨/전 대부업체 직원/음성변조 : "모욕도 제가 전화로 한 게 아니라 (증거 안 남게) 찾아가서. 증거가 없잖아요. 저도 없고, 얘(피해자)도 없고. 그러면 수사가 불가능해요."]
애초에 신고를 못 하도록, 채무자 계좌를 이른바 '대포 통장'처럼 범죄에 이용하기도 했습니다.
[A 씨/전 대부업체 직원/음성변조 : "채무자들한테 통장 받아서 그 통장으로 계속 거래 진행하고. 그 사람도 통장을 내줬다는 자체가 죄가 돼요."]
모욕과 협박 등의 혐의로 세 차례나 경찰 조사를 받고도 무혐의로 풀려났다는 제보자.
누구보다 '수법'을 잘 알고 있는 그는, 잘못을 뉘우친다는 뜻과 함께 피해 예방 및 대응법을 전했습니다.
[A 씨/전 대부업체 직원/음성변조 : "같이 있을 때 '녹음' 파일이 사실 저는 제일 중요하다고 봐요. 시에서 운영하는 불법 대부업체를 관리하는 부서가 있어요. 금감원 이런 데 다 신고해 보시고."]
KBS 뉴스 황현규입니다.
촬영기자:유용규/영상편집:김선영/그래픽:노경일
적은 돈을 빌려준 뒤 큰 이자를 덮어씌우고, 못 갚으면 '성 착취'로 옭아매는 범죄, KBS의 연속보도 이후 피의자 '검거' 사례까지 나왔습니다.
보도 이후 여러 후속 제보도 잇따르는데, 그 중에는, '피해자' 뿐만 아니라, 과거 그 일에 직접 가담했던 불법 대부업체 일원도 있습니다.
이제라도 그쪽 세계의 실태를 알리고 싶다며, 자세한 수법과 피해 예방법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황현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2018년부터 2년 동안 무허가 대부업체에서 일했던 A 씨.
채무자를 압박해 돈을 받아내는 게 주 업무였습니다.
소액을 빌리고도 '늪'에 빠져들게 되는 이유로, 우선 그는 '선이자'를 꼽았습니다.
[A 씨/전 대부업체 직원/음성변조 : "(100만 원을 빌리면) 100만 원이 다 안 나가요. 선이자를 최소한 삼십 퍼센트 떼어가죠. 실제로 70만 원 주고, 다음 주에 갚으실 때는 130만 원 갚으셔야 된다."]
'주 단위'로 불어나는 이자.
기한을 넘기면, 지인들까지 괴롭히기 시작합니다.
[A 씨/전 대부업체 직원/음성변조 : "너희 가족, 회사, 네 지인들 다 찾아가서 '네가 돈 빌려서, 돈 안 갚아서 만나러 왔다' 이런 식으로 이야기한다 그러면 (채무자들이) 기가 죽어버려요."]
'협박' 다음 카드는 '은밀한 제안'입니다.
"이자를 깎아준다, 기한을 미뤄주겠다."
그러면서 신체 사진이나 영상을 요구합니다.
[A 씨/전 대부업체 직원/음성변조 : "다른 방법으로 때워야 할 거 아니냐, 네 벗은 사진 찍어. 네가 그 정도 하면 우리도 널 믿을 수 있잖아."]
궁지에 몰린 여성 채무자를 상대로, 점점 더 노골적인 성 착취가 가해졌다고 합니다.
[A 씨/전 대부업체 직원/음성변조 : "이자 건드리면서, 계속 성적인 압박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우리 하러 가자' 얘(피해자)가 '네'(대답하거나), '모텔 들어가는 CCTV 영상'... 강제가 아닌 합의로 했다는 것을 입증하니까."]
다른 업체에서 돈을 빌려 이자를 갚게 하는 '돌려막기'
업자들끼리 '짜고' 벌이는 짓이었는데, 그 과정은 사실상 '인신매매'에 가까웠습니다.
[A 씨/전 대부업체 직원/음성변조 : "이 여자 괜찮네 내가 관리하고 살게. 그러면 상대 직원한테 주고. 그러면서 (대출) 담당자가 바뀐다 식으로 다시 접근하죠."]
이런 짓을 하고도 수사망은 잘도 피해 갔습니다.
그들끼리 공유해온 일종의 '무죄 매뉴얼' 같은 게 있었다고 합니다.
[A 씨/전 대부업체 직원/음성변조 : "모욕도 제가 전화로 한 게 아니라 (증거 안 남게) 찾아가서. 증거가 없잖아요. 저도 없고, 얘(피해자)도 없고. 그러면 수사가 불가능해요."]
애초에 신고를 못 하도록, 채무자 계좌를 이른바 '대포 통장'처럼 범죄에 이용하기도 했습니다.
[A 씨/전 대부업체 직원/음성변조 : "채무자들한테 통장 받아서 그 통장으로 계속 거래 진행하고. 그 사람도 통장을 내줬다는 자체가 죄가 돼요."]
모욕과 협박 등의 혐의로 세 차례나 경찰 조사를 받고도 무혐의로 풀려났다는 제보자.
누구보다 '수법'을 잘 알고 있는 그는, 잘못을 뉘우친다는 뜻과 함께 피해 예방 및 대응법을 전했습니다.
[A 씨/전 대부업체 직원/음성변조 : "같이 있을 때 '녹음' 파일이 사실 저는 제일 중요하다고 봐요. 시에서 운영하는 불법 대부업체를 관리하는 부서가 있어요. 금감원 이런 데 다 신고해 보시고."]
KBS 뉴스 황현규입니다.
촬영기자:유용규/영상편집:김선영/그래픽:노경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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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현규 기자 help@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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