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층시사국] 3.1절 특집 아베가 그린 그림

입력 2023.03.01 (23:38) 수정 2023.03.02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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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층시사국]3.1절 특집 아베가 그린 그림

지난해 7월, 아베 전 일본 총리 피격 사건은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습니다.

세계 각국에서
애도행렬이 이어졌습니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
“블링컨 국무장관은 지적했습니다. 아베 전 총리는 자유롭고 평화로운
인도 태평양이라는 비전을 가진 역사적으로 드문 인물이다.”

우리나라에서 알려진 평가들과
차이가 있습니다.

“아베 신조의 발명품,
쿼드와 자유롭고 평화로운 인도태평양”

리사 커티스 (화면제공: CNAS)
“쿼드는 2007년으로 거슬러올라갑니다. 그것은 아베 신조의 발명품입니다.”

‘쿼드 파더’, 쿼드의 대부라는 뜻입니다.

회의 사회자: 아베는 인도태평양 전략을 발명한 사람이고,
쿼드의 옹호자이기도 합니다.

위안부 문제 등
역사문제와도 관련이 있습니다.

월터 심: 기시다는 아베 내각에서 최장수 외교장관을 했는데, 그의 업적중의 하나는 한국과의 관계에서 위안부 협상을 타결해냈다는 겁니다.

미국은 우리나라에게
일본과 손을 잡고,
인도태평양 전략에 동참하라고
압박해왔습니다.

우리나라는
한국판 인도태평양전략을 발표했습니다.

아베가 그려놓은 그림 속으로
들어간 셈입니다.

■ 2006년 아베 1차 내각 출범

2006년 아베는
최연소 일본총리에 올랐습니다.

아베 신조 전 총리/2006년 9월
“오늘 저는 아름다운 나라 만들기를 목표로 하는 내각을 출범시켰습니다.”

‘아름다운 나라로’, 아베 신조.

다카하시 고스케 군사 외교 평론가
“아베 신조라는 정치인이 집권을 위해 자신의 생각과 신조, 정책을 일반인들에게 알리기
위해 쓴 책입니다.”

17년 전에 쓴 책에
세계 최초의 ‘쿼드’ 구상이 등장합니다.

책 중에서( p.158)
“일본 인도 호주 그리고 미국과 손 잡고 (連携)”

책중에서(p.160)
‘네 나라는 자유, 민주주의와 기본적 인권, 법의 지배라는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고 있다.’
‘일본은 리더십을 발휘할 필요가 있다.’

다카하시 고스케 군사 외교 평론가
“그전에는 아시아-태평양이라고 불렀습니다. 그것을 인도-태평양이라고 바꾸고 인도를 끌어들였어요.그 배경에는 중국의 부상이 있었기 때문에 자유민주주의 국가로서 해상교역로를 지키기 위한 ‘번영의 호(弧: 활)’이라고 칭했습니다.”

일본과 인도,
호주, 미국 네 나라를 연결하면,
중국을 가로막는 형국이 됩니다.

네 나라가 참여하기에
넷을 뜻하는 ‘쿼드’입니다.

인도양과 태평양,
두 대양을 연결해
중국의 팽창을 막겠다는
인도-태평양 전략의 출발점이었습니다.

아베는 집권하자마자
군사력 강화에 박차를 가했습니다.

방위청을 방위성으로 승격시킵니다.

아베 당시 총리
“우리나라의 민주주의 국가로서의 성숙, 그리고 문민통제에 대한 자신감, 더 나아가 국제사회 속에서 평화와 안정을 위해 책임 있는 역할을 담당하겠다는 국가・국민의 의지를 대내외에 보여주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전례없이
인도에 공을 들이기 시작했습니다.

2007년 대규모 경제협력을 약속하며
인도에 다가갔습니다.

아베 총리(인도 도다르샨 TV 화면 제공)
“일본과 인도 사이의 경제동반자 협정을 세계의 모범이 되는 포괄적이고 질 높은 협정을 한시라도 빨리 맺을 수 있도록 일본측 교섭담당자를 격려하겠습니다.”

일본 기업들을 이끌고
대규모 투자와 경제원조라는
선물 보따리들을 풀어놓았습니다.

만모한 싱 당시 인도 총리
“인도의 경제발전에 대한 일본의 공헌은 엄청났습니다. 수년 동안 일본은 최대 원조제공국이었습니다. 정부개발원조를 통해 많은 도움을 받은 것에 대해 감사드립니다.”

그러나 인도를 끌어들이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아베 전 총리/2022년 3월 ,화면제공: Woodrow Wilson Center
”인도는 비동맹 정책을 취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그룹에 들어오는 것을 조심스러워 했습니다. 서방이나 중국과 갈등을 안 일으키려는 의지가 강했습니다.“

결정적으로,
미국이 아직은 중국을 경쟁상대로
여기지 않고 있었습니다.

바이든 전 미 부통령
“그 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같은 생각입니다만, 중국의 부상은 미국 뿐만 아니라 전세계를 위해서도 긍정적입니다. 긍정적인 발전입니다.“

네 나라 정상들 중에서
중국을 견제하고 싶은 쪽은
오직 아베뿐인 것 같았습니다.

아베 전 총리/2007년 9월
“저는 내일부로 총리직에서 물러날 것입니다.”

아베 내각이 1년만에 단명으로 끝나면서,
4개 나라가 함께 가야 한다는 쿼드와 인도태평양 전략도 물거품이 된 듯했습니다.

그런데, 아베는 왜 그렇게
쿼드와 인도태평양 전략에 강한 집념을 보였을까요.

아베가 2006년에 쓴 ‘아름다운 나라로’에서
그 실마리를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 아베의 '아름다운 나라'는?

아베가 그렸던 아름다운 나라,
우리 입장에서 보면
아름답지 않은 나라일 수도 있습니다.

책 중에서(p.26)
‘이 나라에서 태어나 자랐으니 나는 이 나라에 자신감을 갖고
살고 싶다’

아베가 태어난 1954년, 일본은 자신감이나 자부심과는
거리가 먼 나라였습니다.

책중에서( p.23 )
‘예속적인 조약’
2차 대전 패전 이후
미국과 예속적인 조약을 맺은 나라,

책중에서( p.18)
‘너희 할아버지는 A급 전범 용의자가 아니냐’

이웃나라들에게는
아픈 상처들을 남긴 전범국이었습니다.

아베에게 진정한 독립은
평화헌법을 개정해
군사적으로 재무장하는 것이었습니다.

책중에서( p.29)
“나라의 골격은 일본 국민 스스로 백지에서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독립을 되찾는다. ... 헌법 개정이야말로 독립회복의 상징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미국으로부터 독립을 되찾는 방법은
미국의 힘을 빌리는 것이었습니다.

책중에서 (p.129)
“미국의 국제사회 영향력, 경제력, 그리고 최강의 군사력을 고려하면 미일동맹은 최선의 선택이다.”

책중에서(p.133)
‘미일동맹의 쌍무성을 높여야 ... (일본의) 발언권이 현격히 커지는 것이다.“

다카하시 고스케/군사 외교 평론가
“미일관계를 강화해서 서로 의무를 지는 똑같은 입장이 된다면 일본은 독립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미일동맹을 강화한다면 장래 일본이 독립을 할 수 있다는 것, 아베의 속마음이 이 책에 적혀있습니다.”

패전 이후 생겨난 패배주의를 극복하고
자신감을 회복한 나라.
아베의 아름다운 나라였습니다.

아베 총리 /2019년 1월, 세계경제 포럼
“일본에 대한 패배주의는 이제 패배했습니다. 자, 올해 오사카에서 G20 정상회담이 열립니다. 미래를 위한 낙관주의를 되찾기 위한 기회로 만듭시다.”

패배주의를 극복하는 일과
어두운 역사를 지우는 일은
동전의 양면처럼
긴밀히 연결돼 있었습니다.

■ 아베 2차 내각 출범

아베에게
두 번째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아베 총리 /2012년 12월
“오늘 출범하는 새 내각에서는 우리 자민당은 개헌 논의를 의욕적으로 이끌어갈 것입니다.”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습니다.

다카하시 고스케
“2013년 12월에 처음으로 총리대신으로서 야스쿠니 신사에 갔습니다. 예를 들어서 미국이라면 알링턴 국립묘지에 전쟁에서 돌아가신 분들을 위해 추모를 하러 가죠. 왜 일본은 야스쿠니에 갈 수 없냐고 썼습니다.”

책 중에서(p.68)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사람들에게 존경을 표시하는 것은 어느 나라에서나 행하는 행위이다. 또한 그 나라의 전통과 문화에 따른 기도 방식이 있다는 것도 지극히 자연스러울 것이다.”

총리에 이어
각료들이 줄지어 뒤따랐습니다.

아베가 책에 썼던 말과
똑같은 말들을 했습니다.

다카이치 사나에 당시 장관
"나라를 위해 전쟁에서 목숨을 바친 분들을 어떻게 대하고 어떻게 존경을 표하느냐는 그 나라 국민들이 결정해야 합니다. (야스쿠니 신사를) 방문하지 말라거나 참배하지 말라고 다른 나라에서 말할 일이 아닙니다.“

대중관계는
꽁꽁 얼어붙었습니다.

취임 후 처음으로 양국의 정상이 만나는 자리,

그런데, 회담장에는 일본 국기도, 중국 국기도 보이지 않습니다.

기다리고 있던 아베가
먼저 인삿말을 건넵니다.

통역의 말을 듣지도 않고
고개를 돌려 버리는 시진핑,

난징대학살 추모식에서 날을 세웠습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2014년
”역사를 잊는 것은 배신입니다. 그리고 범죄를 부인하는 것은 범죄를 반복하는 일입니다.“

이웃나라들의 따가운 시선 속에,
아베는 안보법안을 밀어붙였습니다.

일본의 해외파병을 가능하게 만드는 법안입니다.

이로써 평화헌법 9조는 사실상 폐기 수순에 들어갔습니다.

아베 총리 /2016년
"이는 동맹국들과 연대와 협력을 강화함으로써 일본을 방어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입니다.“

아베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미국에
인도태평양 전략을 설파해왔습니다.

아베 일본 총리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을 실현하기 위해 굳건하게 긴밀하게 협력을 추진하고자 합니다."

미중 경쟁이 가열되면서 트럼프 행정부도
인도태평양 전략보고서를 만들어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정작 트럼프 자신은
동맹을 구축하는 일에는
별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인도태평양 전략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당시 대선 출마를 준비중이던
바이든 전 부통령이었습니다.

바이든 당시 전 부통령/ 2018년
”우리는 서구 민주주의가 더 이상 지정학적으로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는 잘못된 인식과 싸워야 합니다. 중국과 몇몇 권위주의적 자본주의 국가들의 급부상은 권위주의 모델이 민주주의 모델보다 경쟁력 있다는 주장을 퍼트리고 있습니다.“

바이든 취임사 /2021년1년
”우리는 동맹을 재건할 것입니다.“ 반복

바이든은 트럼프와는 달리
동맹을 강조했습니다.

지난해 취임 1년만에
첫 쿼드 정상회담을 열었습니다.

바이든 미 대통령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은 네 나라 각각의 미래를 위해 필수적입니다. 이 지역의 안정을 보장하기 위해 미국은 이 지역의 동맹국들과 동반국들과 노력해 나갈 것을 약속합니다.”

미중 패권경쟁이 본격화되면서
아베의 그림이 완성된 겁니다.

■동북아 군사력 증강 '악순환'

아베가 예상했던 대로
중국은 군사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아베 /화면제공: Woodrow Wilson Center
“중국은 지난 30년간 군사력을 42배에서 43배나 증강했습니다.”

오키나와현 이시가키 섬,

하루가 다르게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타이완에서 320km밖에
안 떨어진 이곳에
미사일 기지 건설공사가 한창입니다.

말로는 일본 본토 방어용이라지만
유사시 중국함대를
겨냥할 수 있는 미사일들입니다.

시진핑 중 국가 주석/2022년
“타이완에 대한 무력사용을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타이완이 공격받을 경우
중국이 이 군사기지부터 공격할 거라고,
주민들은 걱정하고 있습니다.

우에하라/이시가키섬 주민
(완공이) 올해 3월말로 예정되어 있습니다. 미사일 기지를 만들면, 전쟁이 일어났을 때 상대방에게 공격을 당할 것이 두렵지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군비증강에 가속도가 붙었습니다.

일본 전문가들은 현재 일본이 중국에 비해
군사적으로 열세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엔도 켄/도쿄대 법대 교수
“현재 중국의 군사비는 일본의 4배, 그 이상일 거예요. 최근 30년간 40배로 늘려왔습니다.
일본은 거의 변화가 없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는 아무래도 힘의 격차가 생기게 됩니다. 단순히 힘의 격차가 있는 거라면 괜찮은데, 상대가 평화적이라면 말이 되지요. 그러나 이 나라들은 현상 변경에 대한 의지를 갖고 있습니다. 현 상황을 바꾸겠다고 공언하는 나라들입니다.

기시다 내각은 지난 연말에
3대 안보문서를 개정했습니다.

2차 대전 이후
GDP 1% 이내로 묶여있던 방위비는 앞으로 5년동안
GDP의 2%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입니다.

기시다 총리/ 지난해 12월
"국방태세를 근본적으로 강화하기 위해 앞으로 5년 내에 43조엔(약 410조원)규모의 국방력 강화 프로그램을 시행하겠습니다. 2027년이 되면 GDP의 2%를 국방예산으로 확보하여 국방력을 강화하게 될 것입니다.”

사실상 일본의
군사재무장 선언이었습니다.

오키나와 사람들은
분통을 터트리고 있습니다.

구시겐 미나코/오키나와 주민
지난해 말에 안보 관련 3대 문서를 발표하면서 국회를 통과하지 않고, 국민들에게 의논도 하지 않고 각의결정을 해버렸어요. 그리고 올해 들어서 곧바로 바이든 미국대통령에게 신나게 보고하러 갔어요. 이 사태를 보고 정말 경악했어요. 이 나라는 정말 민주주의가 아니라고, 그리고 섬에 자위대 기지, 미사일 기지를 점점 더 건설하고 있어요. 정말 억장이 무너지는 심정으로 보고 있었어요.

주민들 사이에서
불안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전쟁이 났을 경우를 상정한
시나리오들이 안보문서에
구체적으로 적시돼 있기 때문입니다.

야마시로/오키나와 시민단체 대표
”오키나와에서 전쟁이 시작되면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라는 것이 안보관련 3대문서에 쓰여 있어요. 섬에 있는 비행장도 사용한다, 항구도 사용한다, 그리고 그것에 미군과 자위대가 들어와서 중국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한다는 식으로 적혀 있어요. 우리의 섬들 이 오키나와 섬뿐만 아니라 이시가키, 미야코, 요나구니 섬들이 전부 전쟁터가 된다고 기록돼 있어요.

미국과 일본은 중국의 위협에 대비한다면서
군사력을 증강하고,
중국은 거꾸로 미국과 일본 때문에
군사력을 증강하는 악순환이
동아시아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야마시로/오키나와 시민단체 대표
“일본 정부는 이렇게 항상 말해요. 미국에 의지하는 수밖에 없다. 그래서 오키나와 기지를 강화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하지만 오키나와 사람들은 정말 말도 안 되는 민폐라고 생각할 거예요...정부는 중국이 무섭다, 러시아가 무섭다, 미군 기지는 중요하다고 열심히 선전해요.”

가까운 요나구니섬에는
미국에서 새로 도입된 토마호크 미사일이 배치됩니다.

기시다 총리/ 지난해 12월
“상대의 공격을 단념시키는 억지력이 되는 반격능력은 앞으로 불가결한 능력입니다.”

역시 방어용이라고는 하지만,
중국에 있는 군사기지를
선제공격할 수 있는 무기입니다.

다마키 오키나와현지사 : 이시가키섬에 미사일 기지가 건설되었기 때문에 비상사태 시에는
기지가 상대국의 표적이 될 겁니다. 저희도 헌법에서 벗어난 적 기지 공격 능력을 보유하는 것은 현민, 섬에 사는 사람들의 희생은 절대 발생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므로 그것에 대해서 우리는 헌법을 벗어난 적의 기지 공격 능력을 가진 미사일 배치는 절대 안 된다고, 반대한다는 뜻을 거듭 말씀드렸습니다.

군비증강에 찬성하는 학자들도
이 대목에선 고개를 갸웃거립니다.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느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엔도 켄 도쿄대 법대 교수
오히려 전후의 일본의 평화주의 처럼 공격을 받았을 때 반격하는 힘을 갖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은가, 공공연히 적지까지 도달하는 공격 능력을 지금 일본이 가져야만 하는지, 그것이 우선 사항인지,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유보적인 의견입니다.

■일본 주도 관함식에서 볼수 있는 것들

일본은 인도태평양 지역의 동맹국들을 끌어모아
대규모 관함식을 열었습니다.

일본 주도로 열린 관함식,
우리 해군도 이례적으로 참여했습니다.

기시다 총리/지난해 11월
"규범을 따르지 않고 무력이나 무력의 위협을 써서 다른 나라들의 평화와 안보를 짓밟는 세력의 등장에 대비해야만 합니다.”

기시다 총리는
중국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일본 주재 미국 대사는
중국을 견제하겠다는 의도를
구태여 숨기지 않았습니다.

이매뉴얼 주일 미대사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중국을 가장 곤혹스럽게 만드는 것은 우리에게 동맹국들이 있고 친구들이 있다는 사실입니다. 동맹국들이 광범위하게 확장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그렇지 못합니다.”

중국의 부상을 막겠다는 미국에게,
일본은 반드시 필요한 나라입니다.

아베가 생각했던 대로
미국에 대한 일본의 발언권이
점점 커지고 있다는 뜻입니다.

책중에서 (p.133)
‘미일동맹의 쌍무성을 높여야 ... (일본의) 발언권이 현격히 커지는 것이다.“

다카하시 고스케 군사 외교 평론가
“미일관계를 강화해서 서로 의무를 지는 똑같은 입장이 된다면 일본은 독립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미일동맹을 강화한다면 장래 일본이 독립을 할 수 있다는 것, 아베의 속마음이 이 책에 적혀있습니다.”

이렇게 높아진 미국에 대한 발언권을,
일본이 한국과의 위안부 협상, 징용배상 협상에
활용할 거란 얘깁니다.

다카하시 고스케
“미국은 특히 바이든 정권은 동맹국가, 같은 마음을 가진 나라를 함께 결속해서 권위주의적인 러시아나 중국이나 북한에 대항하자는 방침이니까 민주주의나 권위주의를 말하면서 한일관계가 좋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하지 않습니까? 바이든은 한국과 일본이 하루빨리 징용문제를 해결하라는 압력을 가할 겁니다.”

위안부와 징용배상 문제에서
일본이 한국측 양보안을 기다리고 있다는 소식도 들려옵니다.

<KBS 뉴스, 1월 16일>
앵커: “기시다 일본 총리는 양국 관계의 회복을 강조하며 (한국) 정부의 해결책에 연일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는데요....”

기시다는 아베 내각에서
최장수 외교장관을 지냈습니다.

기시다는 자신의 책에서
한국과의 위안부 협상을
자신의 업적으로 내세웠습니다.

다카하시 고스케
”기시다 씨는 기시다 비전이라는 자신의 책에서 2015년 12월의 한일 위안부 합의를 훌륭하게 해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일본에 끌려가는 것 아니냐, 벌써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우리 해군은 그동안 욱일기가 있는 군사훈련에는
참여를 꺼려왔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달랐습니다.

지난해 관함식에 참여한 한국 해군이 일본 욱일기에
경례를 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습니다.

서울의 한 호텔에서 열린
나루히토 일왕 생일축하연에서
일본 국가 기미가요가
처음으로 연주되기도 했습니다.

외교부 이도훈 제2차관도
참석한 자리였습니다.

산케이 신문 등 일본 우파 신문들은
이런 소식을 특보로 전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열린 리셉션에서
기미가요 처음으로 연주.“
”일본정부도 삐걱거리는 한일관계를 탈피할 좋은 기회라고 판단했다.“
"대사관 주최 행사에
국가 연주는 자연스러운 일” 라고 보도했습니다.

■일본과 다른 독일의 군비 증강

독일의 한 놀이공원,

사람을 태우고
공중에서 빙글빙글 돌아가는
새 놀이기구 ‘이글 플라이’는
인기가 좋았습니다.

그런데 날개 모양이
나치의 문양과 너무 닮았다는
항의가 빗발쳤습니다.

이 놀이기구는
운영이 중단됐습니다.

브라운 놀이공원 대표
“놀이기구 제작업체와 합의했습니다. 이 놀이기구의 날개를 회수해서 고치기로 했습니다.
날개를 4개에서 3개로 고치면 문제가 해결될 겁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직후
독일 역시 일본처럼
GDP 1% 남짓했던 국방예산을
GDP 2% 이상으로 늘리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 때문이었습니다.

숄츠 독일 총리/지난해 2월
“지금부터 매년 GDP의 2% 이상을 국방비에 투자할 것입니다.

그것은 독일의
군비증강 선언이었습니다.

이웃의 그 어느 나라도
이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습니다.

이웃나라들과의 역사문제를
일찌감치 해결했던 덕분이었습니다.

그러나 일본의 경우는 좀 달랐습니다.

다카하시 고스케 군사 외교 평론가
“일본은 독일과 다르게 역사문제를 스스로의 힘으로 해결하지 않았어요. 예를 들어서 이건 일본 국내에서 말한다면 저널리스트의 목숨이 위험할지도 모르겠는데요, 예를 들어서 히로히토 일왕의 전쟁에 대한 문제도 일본에서는 언론에서 거의 거론되지 않았습니다. 왜 전쟁이 일어났는지, 왜 전쟁을 피할 수 없었는지. 어디에 책임 주체가 있었을까 라는 질문을 일본은 방치했기 때문에 역사문제에 대한 추궁이 흐지부지된 것입니다.”

■한국판 인도태평양 전략이 시사하는 바는?

지난해 말, 우리 정부는 한국판 인도태평양 전략을
발표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지난해 11월 한-아세안 정상회의
“역내 국가들이 서로의 권익을 존중하고 공동의 이익을 모색해나가는 조화로운 역내 질서를 촉진할 것입니다. 힘에 의한 일방적인 현상 변경은 결코 용인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박영준 국방대 안보문제연구소장
“윤석열 정부 입장에서는 지금 북한에 어떤 핵 능력 증강 또 핵 전략에 공세적인 성격 강화에 대응하는 것이 급선무고요. 한미동맹이 북한에 대한 억지태세를 강하게 하기 위해서는 후방에 미일동맹과 어떤 연계, 강화가 불가피하거든요. 그러니까 윤석열 정부나 정책을 보좌하는 사람들도 미일동맹의 강화 혹은 일본안보정책의 강화가 한미동맹의 강화랄까 내부 억제태세를 위해서는 불가피하다, 그런 생각을 강하게 가지고 있는 같아요.”

윤석열 대통령
“자유롭고 평화로우며 번영하는 인도 태평양 지역을 만들어 나가고자 합니다.
먼저 보편적 가치에 기초한 규칙 기반의 국제 질서를 강화하기 위해 노력할 것 입니다.”

자유롭고 평화로운 인도태평양에,
‘번영’이란 단어를 추가했습니다.

중국에 대해서는
언급을 극도로 자제했습니다.

“공동 이익을 추구하면서 보다 건강하고 성숙한 한중관계를 구현해 나갈 것“
“건강하고 성숙한 한중관계”란 대목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우리나라가 안고있는 고민들이 묻어있습니다.

외교의 목표는
두말할 것도 없이 국익의 극대화입니다.

무엇이 국익 극대화냐를 두고,
수많은 고려사항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위안부 할머니들과 징용피해자이
납득할 수 있는 결과를 이끌어내는 것,

일본과 외교에서 포기해선 안 될 과제입니다.

취재기자 : 김종수
촬영 기자 : 이제우
외부 촬영: 조선기
영상편집 : 김대영 한효정
자료조사 :송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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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3-01 23:38:51
    • 수정2023-03-02 14:5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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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층시사국]3.1절 특집 아베가 그린 그림

지난해 7월, 아베 전 일본 총리 피격 사건은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습니다.

세계 각국에서
애도행렬이 이어졌습니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
“블링컨 국무장관은 지적했습니다. 아베 전 총리는 자유롭고 평화로운
인도 태평양이라는 비전을 가진 역사적으로 드문 인물이다.”

우리나라에서 알려진 평가들과
차이가 있습니다.

“아베 신조의 발명품,
쿼드와 자유롭고 평화로운 인도태평양”

리사 커티스 (화면제공: CNAS)
“쿼드는 2007년으로 거슬러올라갑니다. 그것은 아베 신조의 발명품입니다.”

‘쿼드 파더’, 쿼드의 대부라는 뜻입니다.

회의 사회자: 아베는 인도태평양 전략을 발명한 사람이고,
쿼드의 옹호자이기도 합니다.

위안부 문제 등
역사문제와도 관련이 있습니다.

월터 심: 기시다는 아베 내각에서 최장수 외교장관을 했는데, 그의 업적중의 하나는 한국과의 관계에서 위안부 협상을 타결해냈다는 겁니다.

미국은 우리나라에게
일본과 손을 잡고,
인도태평양 전략에 동참하라고
압박해왔습니다.

우리나라는
한국판 인도태평양전략을 발표했습니다.

아베가 그려놓은 그림 속으로
들어간 셈입니다.

■ 2006년 아베 1차 내각 출범

2006년 아베는
최연소 일본총리에 올랐습니다.

아베 신조 전 총리/2006년 9월
“오늘 저는 아름다운 나라 만들기를 목표로 하는 내각을 출범시켰습니다.”

‘아름다운 나라로’, 아베 신조.

다카하시 고스케 군사 외교 평론가
“아베 신조라는 정치인이 집권을 위해 자신의 생각과 신조, 정책을 일반인들에게 알리기
위해 쓴 책입니다.”

17년 전에 쓴 책에
세계 최초의 ‘쿼드’ 구상이 등장합니다.

책 중에서( p.158)
“일본 인도 호주 그리고 미국과 손 잡고 (連携)”

책중에서(p.160)
‘네 나라는 자유, 민주주의와 기본적 인권, 법의 지배라는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고 있다.’
‘일본은 리더십을 발휘할 필요가 있다.’

다카하시 고스케 군사 외교 평론가
“그전에는 아시아-태평양이라고 불렀습니다. 그것을 인도-태평양이라고 바꾸고 인도를 끌어들였어요.그 배경에는 중국의 부상이 있었기 때문에 자유민주주의 국가로서 해상교역로를 지키기 위한 ‘번영의 호(弧: 활)’이라고 칭했습니다.”

일본과 인도,
호주, 미국 네 나라를 연결하면,
중국을 가로막는 형국이 됩니다.

네 나라가 참여하기에
넷을 뜻하는 ‘쿼드’입니다.

인도양과 태평양,
두 대양을 연결해
중국의 팽창을 막겠다는
인도-태평양 전략의 출발점이었습니다.

아베는 집권하자마자
군사력 강화에 박차를 가했습니다.

방위청을 방위성으로 승격시킵니다.

아베 당시 총리
“우리나라의 민주주의 국가로서의 성숙, 그리고 문민통제에 대한 자신감, 더 나아가 국제사회 속에서 평화와 안정을 위해 책임 있는 역할을 담당하겠다는 국가・국민의 의지를 대내외에 보여주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전례없이
인도에 공을 들이기 시작했습니다.

2007년 대규모 경제협력을 약속하며
인도에 다가갔습니다.

아베 총리(인도 도다르샨 TV 화면 제공)
“일본과 인도 사이의 경제동반자 협정을 세계의 모범이 되는 포괄적이고 질 높은 협정을 한시라도 빨리 맺을 수 있도록 일본측 교섭담당자를 격려하겠습니다.”

일본 기업들을 이끌고
대규모 투자와 경제원조라는
선물 보따리들을 풀어놓았습니다.

만모한 싱 당시 인도 총리
“인도의 경제발전에 대한 일본의 공헌은 엄청났습니다. 수년 동안 일본은 최대 원조제공국이었습니다. 정부개발원조를 통해 많은 도움을 받은 것에 대해 감사드립니다.”

그러나 인도를 끌어들이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아베 전 총리/2022년 3월 ,화면제공: Woodrow Wilson Center
”인도는 비동맹 정책을 취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그룹에 들어오는 것을 조심스러워 했습니다. 서방이나 중국과 갈등을 안 일으키려는 의지가 강했습니다.“

결정적으로,
미국이 아직은 중국을 경쟁상대로
여기지 않고 있었습니다.

바이든 전 미 부통령
“그 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같은 생각입니다만, 중국의 부상은 미국 뿐만 아니라 전세계를 위해서도 긍정적입니다. 긍정적인 발전입니다.“

네 나라 정상들 중에서
중국을 견제하고 싶은 쪽은
오직 아베뿐인 것 같았습니다.

아베 전 총리/2007년 9월
“저는 내일부로 총리직에서 물러날 것입니다.”

아베 내각이 1년만에 단명으로 끝나면서,
4개 나라가 함께 가야 한다는 쿼드와 인도태평양 전략도 물거품이 된 듯했습니다.

그런데, 아베는 왜 그렇게
쿼드와 인도태평양 전략에 강한 집념을 보였을까요.

아베가 2006년에 쓴 ‘아름다운 나라로’에서
그 실마리를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 아베의 '아름다운 나라'는?

아베가 그렸던 아름다운 나라,
우리 입장에서 보면
아름답지 않은 나라일 수도 있습니다.

책 중에서(p.26)
‘이 나라에서 태어나 자랐으니 나는 이 나라에 자신감을 갖고
살고 싶다’

아베가 태어난 1954년, 일본은 자신감이나 자부심과는
거리가 먼 나라였습니다.

책중에서( p.23 )
‘예속적인 조약’
2차 대전 패전 이후
미국과 예속적인 조약을 맺은 나라,

책중에서( p.18)
‘너희 할아버지는 A급 전범 용의자가 아니냐’

이웃나라들에게는
아픈 상처들을 남긴 전범국이었습니다.

아베에게 진정한 독립은
평화헌법을 개정해
군사적으로 재무장하는 것이었습니다.

책중에서( p.29)
“나라의 골격은 일본 국민 스스로 백지에서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독립을 되찾는다. ... 헌법 개정이야말로 독립회복의 상징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미국으로부터 독립을 되찾는 방법은
미국의 힘을 빌리는 것이었습니다.

책중에서 (p.129)
“미국의 국제사회 영향력, 경제력, 그리고 최강의 군사력을 고려하면 미일동맹은 최선의 선택이다.”

책중에서(p.133)
‘미일동맹의 쌍무성을 높여야 ... (일본의) 발언권이 현격히 커지는 것이다.“

다카하시 고스케/군사 외교 평론가
“미일관계를 강화해서 서로 의무를 지는 똑같은 입장이 된다면 일본은 독립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미일동맹을 강화한다면 장래 일본이 독립을 할 수 있다는 것, 아베의 속마음이 이 책에 적혀있습니다.”

패전 이후 생겨난 패배주의를 극복하고
자신감을 회복한 나라.
아베의 아름다운 나라였습니다.

아베 총리 /2019년 1월, 세계경제 포럼
“일본에 대한 패배주의는 이제 패배했습니다. 자, 올해 오사카에서 G20 정상회담이 열립니다. 미래를 위한 낙관주의를 되찾기 위한 기회로 만듭시다.”

패배주의를 극복하는 일과
어두운 역사를 지우는 일은
동전의 양면처럼
긴밀히 연결돼 있었습니다.

■ 아베 2차 내각 출범

아베에게
두 번째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아베 총리 /2012년 12월
“오늘 출범하는 새 내각에서는 우리 자민당은 개헌 논의를 의욕적으로 이끌어갈 것입니다.”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습니다.

다카하시 고스케
“2013년 12월에 처음으로 총리대신으로서 야스쿠니 신사에 갔습니다. 예를 들어서 미국이라면 알링턴 국립묘지에 전쟁에서 돌아가신 분들을 위해 추모를 하러 가죠. 왜 일본은 야스쿠니에 갈 수 없냐고 썼습니다.”

책 중에서(p.68)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사람들에게 존경을 표시하는 것은 어느 나라에서나 행하는 행위이다. 또한 그 나라의 전통과 문화에 따른 기도 방식이 있다는 것도 지극히 자연스러울 것이다.”

총리에 이어
각료들이 줄지어 뒤따랐습니다.

아베가 책에 썼던 말과
똑같은 말들을 했습니다.

다카이치 사나에 당시 장관
"나라를 위해 전쟁에서 목숨을 바친 분들을 어떻게 대하고 어떻게 존경을 표하느냐는 그 나라 국민들이 결정해야 합니다. (야스쿠니 신사를) 방문하지 말라거나 참배하지 말라고 다른 나라에서 말할 일이 아닙니다.“

대중관계는
꽁꽁 얼어붙었습니다.

취임 후 처음으로 양국의 정상이 만나는 자리,

그런데, 회담장에는 일본 국기도, 중국 국기도 보이지 않습니다.

기다리고 있던 아베가
먼저 인삿말을 건넵니다.

통역의 말을 듣지도 않고
고개를 돌려 버리는 시진핑,

난징대학살 추모식에서 날을 세웠습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2014년
”역사를 잊는 것은 배신입니다. 그리고 범죄를 부인하는 것은 범죄를 반복하는 일입니다.“

이웃나라들의 따가운 시선 속에,
아베는 안보법안을 밀어붙였습니다.

일본의 해외파병을 가능하게 만드는 법안입니다.

이로써 평화헌법 9조는 사실상 폐기 수순에 들어갔습니다.

아베 총리 /2016년
"이는 동맹국들과 연대와 협력을 강화함으로써 일본을 방어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입니다.“

아베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미국에
인도태평양 전략을 설파해왔습니다.

아베 일본 총리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을 실현하기 위해 굳건하게 긴밀하게 협력을 추진하고자 합니다."

미중 경쟁이 가열되면서 트럼프 행정부도
인도태평양 전략보고서를 만들어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정작 트럼프 자신은
동맹을 구축하는 일에는
별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인도태평양 전략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당시 대선 출마를 준비중이던
바이든 전 부통령이었습니다.

바이든 당시 전 부통령/ 2018년
”우리는 서구 민주주의가 더 이상 지정학적으로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는 잘못된 인식과 싸워야 합니다. 중국과 몇몇 권위주의적 자본주의 국가들의 급부상은 권위주의 모델이 민주주의 모델보다 경쟁력 있다는 주장을 퍼트리고 있습니다.“

바이든 취임사 /2021년1년
”우리는 동맹을 재건할 것입니다.“ 반복

바이든은 트럼프와는 달리
동맹을 강조했습니다.

지난해 취임 1년만에
첫 쿼드 정상회담을 열었습니다.

바이든 미 대통령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은 네 나라 각각의 미래를 위해 필수적입니다. 이 지역의 안정을 보장하기 위해 미국은 이 지역의 동맹국들과 동반국들과 노력해 나갈 것을 약속합니다.”

미중 패권경쟁이 본격화되면서
아베의 그림이 완성된 겁니다.

■동북아 군사력 증강 '악순환'

아베가 예상했던 대로
중국은 군사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아베 /화면제공: Woodrow Wilson Center
“중국은 지난 30년간 군사력을 42배에서 43배나 증강했습니다.”

오키나와현 이시가키 섬,

하루가 다르게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타이완에서 320km밖에
안 떨어진 이곳에
미사일 기지 건설공사가 한창입니다.

말로는 일본 본토 방어용이라지만
유사시 중국함대를
겨냥할 수 있는 미사일들입니다.

시진핑 중 국가 주석/2022년
“타이완에 대한 무력사용을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타이완이 공격받을 경우
중국이 이 군사기지부터 공격할 거라고,
주민들은 걱정하고 있습니다.

우에하라/이시가키섬 주민
(완공이) 올해 3월말로 예정되어 있습니다. 미사일 기지를 만들면, 전쟁이 일어났을 때 상대방에게 공격을 당할 것이 두렵지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군비증강에 가속도가 붙었습니다.

일본 전문가들은 현재 일본이 중국에 비해
군사적으로 열세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엔도 켄/도쿄대 법대 교수
“현재 중국의 군사비는 일본의 4배, 그 이상일 거예요. 최근 30년간 40배로 늘려왔습니다.
일본은 거의 변화가 없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는 아무래도 힘의 격차가 생기게 됩니다. 단순히 힘의 격차가 있는 거라면 괜찮은데, 상대가 평화적이라면 말이 되지요. 그러나 이 나라들은 현상 변경에 대한 의지를 갖고 있습니다. 현 상황을 바꾸겠다고 공언하는 나라들입니다.

기시다 내각은 지난 연말에
3대 안보문서를 개정했습니다.

2차 대전 이후
GDP 1% 이내로 묶여있던 방위비는 앞으로 5년동안
GDP의 2%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입니다.

기시다 총리/ 지난해 12월
"국방태세를 근본적으로 강화하기 위해 앞으로 5년 내에 43조엔(약 410조원)규모의 국방력 강화 프로그램을 시행하겠습니다. 2027년이 되면 GDP의 2%를 국방예산으로 확보하여 국방력을 강화하게 될 것입니다.”

사실상 일본의
군사재무장 선언이었습니다.

오키나와 사람들은
분통을 터트리고 있습니다.

구시겐 미나코/오키나와 주민
지난해 말에 안보 관련 3대 문서를 발표하면서 국회를 통과하지 않고, 국민들에게 의논도 하지 않고 각의결정을 해버렸어요. 그리고 올해 들어서 곧바로 바이든 미국대통령에게 신나게 보고하러 갔어요. 이 사태를 보고 정말 경악했어요. 이 나라는 정말 민주주의가 아니라고, 그리고 섬에 자위대 기지, 미사일 기지를 점점 더 건설하고 있어요. 정말 억장이 무너지는 심정으로 보고 있었어요.

주민들 사이에서
불안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전쟁이 났을 경우를 상정한
시나리오들이 안보문서에
구체적으로 적시돼 있기 때문입니다.

야마시로/오키나와 시민단체 대표
”오키나와에서 전쟁이 시작되면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라는 것이 안보관련 3대문서에 쓰여 있어요. 섬에 있는 비행장도 사용한다, 항구도 사용한다, 그리고 그것에 미군과 자위대가 들어와서 중국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한다는 식으로 적혀 있어요. 우리의 섬들 이 오키나와 섬뿐만 아니라 이시가키, 미야코, 요나구니 섬들이 전부 전쟁터가 된다고 기록돼 있어요.

미국과 일본은 중국의 위협에 대비한다면서
군사력을 증강하고,
중국은 거꾸로 미국과 일본 때문에
군사력을 증강하는 악순환이
동아시아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야마시로/오키나와 시민단체 대표
“일본 정부는 이렇게 항상 말해요. 미국에 의지하는 수밖에 없다. 그래서 오키나와 기지를 강화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하지만 오키나와 사람들은 정말 말도 안 되는 민폐라고 생각할 거예요...정부는 중국이 무섭다, 러시아가 무섭다, 미군 기지는 중요하다고 열심히 선전해요.”

가까운 요나구니섬에는
미국에서 새로 도입된 토마호크 미사일이 배치됩니다.

기시다 총리/ 지난해 12월
“상대의 공격을 단념시키는 억지력이 되는 반격능력은 앞으로 불가결한 능력입니다.”

역시 방어용이라고는 하지만,
중국에 있는 군사기지를
선제공격할 수 있는 무기입니다.

다마키 오키나와현지사 : 이시가키섬에 미사일 기지가 건설되었기 때문에 비상사태 시에는
기지가 상대국의 표적이 될 겁니다. 저희도 헌법에서 벗어난 적 기지 공격 능력을 보유하는 것은 현민, 섬에 사는 사람들의 희생은 절대 발생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므로 그것에 대해서 우리는 헌법을 벗어난 적의 기지 공격 능력을 가진 미사일 배치는 절대 안 된다고, 반대한다는 뜻을 거듭 말씀드렸습니다.

군비증강에 찬성하는 학자들도
이 대목에선 고개를 갸웃거립니다.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느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엔도 켄 도쿄대 법대 교수
오히려 전후의 일본의 평화주의 처럼 공격을 받았을 때 반격하는 힘을 갖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은가, 공공연히 적지까지 도달하는 공격 능력을 지금 일본이 가져야만 하는지, 그것이 우선 사항인지,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유보적인 의견입니다.

■일본 주도 관함식에서 볼수 있는 것들

일본은 인도태평양 지역의 동맹국들을 끌어모아
대규모 관함식을 열었습니다.

일본 주도로 열린 관함식,
우리 해군도 이례적으로 참여했습니다.

기시다 총리/지난해 11월
"규범을 따르지 않고 무력이나 무력의 위협을 써서 다른 나라들의 평화와 안보를 짓밟는 세력의 등장에 대비해야만 합니다.”

기시다 총리는
중국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일본 주재 미국 대사는
중국을 견제하겠다는 의도를
구태여 숨기지 않았습니다.

이매뉴얼 주일 미대사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중국을 가장 곤혹스럽게 만드는 것은 우리에게 동맹국들이 있고 친구들이 있다는 사실입니다. 동맹국들이 광범위하게 확장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그렇지 못합니다.”

중국의 부상을 막겠다는 미국에게,
일본은 반드시 필요한 나라입니다.

아베가 생각했던 대로
미국에 대한 일본의 발언권이
점점 커지고 있다는 뜻입니다.

책중에서 (p.133)
‘미일동맹의 쌍무성을 높여야 ... (일본의) 발언권이 현격히 커지는 것이다.“

다카하시 고스케 군사 외교 평론가
“미일관계를 강화해서 서로 의무를 지는 똑같은 입장이 된다면 일본은 독립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미일동맹을 강화한다면 장래 일본이 독립을 할 수 있다는 것, 아베의 속마음이 이 책에 적혀있습니다.”

이렇게 높아진 미국에 대한 발언권을,
일본이 한국과의 위안부 협상, 징용배상 협상에
활용할 거란 얘깁니다.

다카하시 고스케
“미국은 특히 바이든 정권은 동맹국가, 같은 마음을 가진 나라를 함께 결속해서 권위주의적인 러시아나 중국이나 북한에 대항하자는 방침이니까 민주주의나 권위주의를 말하면서 한일관계가 좋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하지 않습니까? 바이든은 한국과 일본이 하루빨리 징용문제를 해결하라는 압력을 가할 겁니다.”

위안부와 징용배상 문제에서
일본이 한국측 양보안을 기다리고 있다는 소식도 들려옵니다.

<KBS 뉴스, 1월 16일>
앵커: “기시다 일본 총리는 양국 관계의 회복을 강조하며 (한국) 정부의 해결책에 연일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는데요....”

기시다는 아베 내각에서
최장수 외교장관을 지냈습니다.

기시다는 자신의 책에서
한국과의 위안부 협상을
자신의 업적으로 내세웠습니다.

다카하시 고스케
”기시다 씨는 기시다 비전이라는 자신의 책에서 2015년 12월의 한일 위안부 합의를 훌륭하게 해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일본에 끌려가는 것 아니냐, 벌써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우리 해군은 그동안 욱일기가 있는 군사훈련에는
참여를 꺼려왔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달랐습니다.

지난해 관함식에 참여한 한국 해군이 일본 욱일기에
경례를 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습니다.

서울의 한 호텔에서 열린
나루히토 일왕 생일축하연에서
일본 국가 기미가요가
처음으로 연주되기도 했습니다.

외교부 이도훈 제2차관도
참석한 자리였습니다.

산케이 신문 등 일본 우파 신문들은
이런 소식을 특보로 전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열린 리셉션에서
기미가요 처음으로 연주.“
”일본정부도 삐걱거리는 한일관계를 탈피할 좋은 기회라고 판단했다.“
"대사관 주최 행사에
국가 연주는 자연스러운 일” 라고 보도했습니다.

■일본과 다른 독일의 군비 증강

독일의 한 놀이공원,

사람을 태우고
공중에서 빙글빙글 돌아가는
새 놀이기구 ‘이글 플라이’는
인기가 좋았습니다.

그런데 날개 모양이
나치의 문양과 너무 닮았다는
항의가 빗발쳤습니다.

이 놀이기구는
운영이 중단됐습니다.

브라운 놀이공원 대표
“놀이기구 제작업체와 합의했습니다. 이 놀이기구의 날개를 회수해서 고치기로 했습니다.
날개를 4개에서 3개로 고치면 문제가 해결될 겁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직후
독일 역시 일본처럼
GDP 1% 남짓했던 국방예산을
GDP 2% 이상으로 늘리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 때문이었습니다.

숄츠 독일 총리/지난해 2월
“지금부터 매년 GDP의 2% 이상을 국방비에 투자할 것입니다.

그것은 독일의
군비증강 선언이었습니다.

이웃의 그 어느 나라도
이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습니다.

이웃나라들과의 역사문제를
일찌감치 해결했던 덕분이었습니다.

그러나 일본의 경우는 좀 달랐습니다.

다카하시 고스케 군사 외교 평론가
“일본은 독일과 다르게 역사문제를 스스로의 힘으로 해결하지 않았어요. 예를 들어서 이건 일본 국내에서 말한다면 저널리스트의 목숨이 위험할지도 모르겠는데요, 예를 들어서 히로히토 일왕의 전쟁에 대한 문제도 일본에서는 언론에서 거의 거론되지 않았습니다. 왜 전쟁이 일어났는지, 왜 전쟁을 피할 수 없었는지. 어디에 책임 주체가 있었을까 라는 질문을 일본은 방치했기 때문에 역사문제에 대한 추궁이 흐지부지된 것입니다.”

■한국판 인도태평양 전략이 시사하는 바는?

지난해 말, 우리 정부는 한국판 인도태평양 전략을
발표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지난해 11월 한-아세안 정상회의
“역내 국가들이 서로의 권익을 존중하고 공동의 이익을 모색해나가는 조화로운 역내 질서를 촉진할 것입니다. 힘에 의한 일방적인 현상 변경은 결코 용인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박영준 국방대 안보문제연구소장
“윤석열 정부 입장에서는 지금 북한에 어떤 핵 능력 증강 또 핵 전략에 공세적인 성격 강화에 대응하는 것이 급선무고요. 한미동맹이 북한에 대한 억지태세를 강하게 하기 위해서는 후방에 미일동맹과 어떤 연계, 강화가 불가피하거든요. 그러니까 윤석열 정부나 정책을 보좌하는 사람들도 미일동맹의 강화 혹은 일본안보정책의 강화가 한미동맹의 강화랄까 내부 억제태세를 위해서는 불가피하다, 그런 생각을 강하게 가지고 있는 같아요.”

윤석열 대통령
“자유롭고 평화로우며 번영하는 인도 태평양 지역을 만들어 나가고자 합니다.
먼저 보편적 가치에 기초한 규칙 기반의 국제 질서를 강화하기 위해 노력할 것 입니다.”

자유롭고 평화로운 인도태평양에,
‘번영’이란 단어를 추가했습니다.

중국에 대해서는
언급을 극도로 자제했습니다.

“공동 이익을 추구하면서 보다 건강하고 성숙한 한중관계를 구현해 나갈 것“
“건강하고 성숙한 한중관계”란 대목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우리나라가 안고있는 고민들이 묻어있습니다.

외교의 목표는
두말할 것도 없이 국익의 극대화입니다.

무엇이 국익 극대화냐를 두고,
수많은 고려사항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위안부 할머니들과 징용피해자이
납득할 수 있는 결과를 이끌어내는 것,

일본과 외교에서 포기해선 안 될 과제입니다.

취재기자 : 김종수
촬영 기자 : 이제우
외부 촬영: 조선기
영상편집 : 김대영 한효정
자료조사 :송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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