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로 만난 관부재판…‘지울 수 없는 역사’

입력 2023.03.02 (07:53) 수정 2023.03.02 (09:04)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일본 정부가 일본군 위안부와 근로정신대에 대한 책임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유일한 판결이 있습니다.

30여 년전, 시민들이 대한해협을 오가며 소송에 나선 관부재판인데요,

당시 재판과 이를 이끈 여성활동가를 되새기는 전시가 창원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김효경 기자입니다.

[리포트]

1992년부터 6년 동안, 평균 연령 65.8세 할머니들은 대한해협을 건너, 일본 시모노세키 법정에 섰습니다.

일본군 위안부와 근로정신대 피해자로, 전쟁 범죄, 국가 폭력으로 자신들의 꽃다운 인생을 짓밟았던 일본 정부에 사죄와 배상을 요구하기 위해서였습니다.

23번의 법정 공방 끝에 피해자 3명에게 각 30만 엔을 지급하라는 1심 법원의 판결.

2심과 3심에서는 패소했지만 일본 정부가 위안부와 근로정신대에 책임을 인정한 유일한 재판이었습니다.

'관부재판'의 의미와 역사 속 인물을 되돌아보는 전시회.

재판에 참석했던 할머니들의 평소 모습들은 이들도 역사의 피해자이면서 소박한 우리 이웃임을 떠올리게 합니다.

할머니들에게 잠자리와 체류비를 지원하면서 재판 과정을 소식지로 펴낸 일본인 부부를 기억하는 공간도 있습니다.

[하나후사 에미코/지난해 10월 : "일본 젊은 세대들에게 이런 문제를 알리는 게 저희들의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원고 측 단장으로 활동했던 여성 운동가, 고 김문숙 정신대문제대책 부산협의회 이사장의 삶을 돌아보는 공간도 눈길을 끕니다.

수집광으로 불릴 만큼 많은 자료를 쌓았던 김 이사장은 철저한 자료 수집과 분석 등으로 역사적 재판을 이끌어왔습니다.

[김주용/창원대 박물관 학예실장 : "시민 운동가와 시모노세키에 있던 시민들이 힘을 합쳐서 이루어낸 (역사이고), 앞으로도 이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고민해 볼 수 있는 전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시민의 힘으로 일본 정부에 책임을 추궁했던 '관부재판', 역사의 증인을 만날 수 있는 전시는 오는 5월 19일까지 이어집니다.

KBS 뉴스 김효경입니다.

촬영기자:김대현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전시로 만난 관부재판…‘지울 수 없는 역사’
    • 입력 2023-03-02 07:53:23
    • 수정2023-03-02 09:04:56
    뉴스광장(창원)
[앵커]

일본 정부가 일본군 위안부와 근로정신대에 대한 책임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유일한 판결이 있습니다.

30여 년전, 시민들이 대한해협을 오가며 소송에 나선 관부재판인데요,

당시 재판과 이를 이끈 여성활동가를 되새기는 전시가 창원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김효경 기자입니다.

[리포트]

1992년부터 6년 동안, 평균 연령 65.8세 할머니들은 대한해협을 건너, 일본 시모노세키 법정에 섰습니다.

일본군 위안부와 근로정신대 피해자로, 전쟁 범죄, 국가 폭력으로 자신들의 꽃다운 인생을 짓밟았던 일본 정부에 사죄와 배상을 요구하기 위해서였습니다.

23번의 법정 공방 끝에 피해자 3명에게 각 30만 엔을 지급하라는 1심 법원의 판결.

2심과 3심에서는 패소했지만 일본 정부가 위안부와 근로정신대에 책임을 인정한 유일한 재판이었습니다.

'관부재판'의 의미와 역사 속 인물을 되돌아보는 전시회.

재판에 참석했던 할머니들의 평소 모습들은 이들도 역사의 피해자이면서 소박한 우리 이웃임을 떠올리게 합니다.

할머니들에게 잠자리와 체류비를 지원하면서 재판 과정을 소식지로 펴낸 일본인 부부를 기억하는 공간도 있습니다.

[하나후사 에미코/지난해 10월 : "일본 젊은 세대들에게 이런 문제를 알리는 게 저희들의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원고 측 단장으로 활동했던 여성 운동가, 고 김문숙 정신대문제대책 부산협의회 이사장의 삶을 돌아보는 공간도 눈길을 끕니다.

수집광으로 불릴 만큼 많은 자료를 쌓았던 김 이사장은 철저한 자료 수집과 분석 등으로 역사적 재판을 이끌어왔습니다.

[김주용/창원대 박물관 학예실장 : "시민 운동가와 시모노세키에 있던 시민들이 힘을 합쳐서 이루어낸 (역사이고), 앞으로도 이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고민해 볼 수 있는 전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시민의 힘으로 일본 정부에 책임을 추궁했던 '관부재판', 역사의 증인을 만날 수 있는 전시는 오는 5월 19일까지 이어집니다.

KBS 뉴스 김효경입니다.

촬영기자:김대현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창원-주요뉴스

더보기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