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학기 등하굣길 ‘검은 옷’ 안 돼요!…“운전자 반응시간 3초”

입력 2023.03.03 (12:24) 수정 2023.03.03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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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학교 주변 뿐 아니라 학생들이 많이 오가는 학원가도 사실상 스쿨존으로 봐야겠지요.

여기도, 개학과 동시에 교통사고 위험이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학원은, 마치고 나면 '어두운 시간대'인 경우가 많아서, 귀갓길 학생들이 위험에 더 노출될 수 있습니다.

KBS가 도로교통공단과 함께 관련 실험을 해봤습니다.

야간 도로에서 운전자가 보행자를 인식하는 '가시거리'를 측정해 봤는데, 성인보다 '어린이', 밝은색보다 '어두운 색' 옷을 입은 경우가 더 위험했습니다.

김혜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늦은 밤, 도로에 나타난 사람을 차량이 그대로 충돌합니다.

해진 뒤엔 운전자가 보행자를 인지하고 피하기가 더 어려워집니다.

학교에 이어 학원까지 마친 학생들이 귀가하는 때가 주로 이런 '어두운' 시간대입니다.

교통사고 위험에 얼마나 노출될지를 실험해 봤습니다.

장소는, 어두워진 운전면허 시험장.

보행자와 조명 조건에 따라 운전자가 어느 정도 거리에서 보행자를 인지할 수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어린이보호구역 제한속도인 '시속 30km'로 달리는 차량 앞에 흰옷 차림의 마네킹이 나타납니다.

이를 발견한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밟는 지점, 생각보다 마네킹과 가까웠습니다.

전조등이 LED일 때는 58미터, 그보다 어두운 할로겐일 때는 37미터 정도 앞에서 마네킹을 인지했습니다.

검은 옷으로 바꿔 입히자 인지 거리는 더 줄어드는걸 수치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나마 이건 '성인' 마네킹일 때의 얘기고, '아동' 기준에 맞추면 상황은 더 나빠집니다.

흰옷을 입은 어린이 마네킹.

LED 전조등을 단 승용차도 48미터 앞에서야 발견하고, 할로겐 등을 단 차량은 34미터 앞까지 와서야 인지합니다.

검은 옷을 입히면 역시나 거리는 더 짧아져서, '할로겐 차량' 기준 27미터 앞에서야 운전자가 존재를 알아챘습니다.

이 정도면, 사고를 막기 위해 조치를 취할 시간, 3초밖에 남지 않습니다.

[박기정/도로교통공단 사고조사원 : "야간에는 옷 색상이 어두울수록 운전자의 눈에 잘 보이지 않기 때문에 어두운 계열보다는 밝은 계열의 옷을 입는 것이 좋습니다. (운전자는) 어두운 도로를 주행할 때는 반드시 서행하고 주위를 살피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지난 5년간 '보행 중' 사고로 숨진 어린이는 103명.

그 가운데 '야간' 사망 사례가 27명에 이릅니다.

KBS 뉴스 김혜주입니다.

촬영기자:김민준/영상편집:이웅/그래픽:김지훈/영상제공:도로교통공단·한문철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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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학기 등하굣길 ‘검은 옷’ 안 돼요!…“운전자 반응시간 3초”
    • 입력 2023-03-03 12:24:06
    • 수정2023-03-03 12:35:22
    뉴스 12
[앵커]

학교 주변 뿐 아니라 학생들이 많이 오가는 학원가도 사실상 스쿨존으로 봐야겠지요.

여기도, 개학과 동시에 교통사고 위험이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학원은, 마치고 나면 '어두운 시간대'인 경우가 많아서, 귀갓길 학생들이 위험에 더 노출될 수 있습니다.

KBS가 도로교통공단과 함께 관련 실험을 해봤습니다.

야간 도로에서 운전자가 보행자를 인식하는 '가시거리'를 측정해 봤는데, 성인보다 '어린이', 밝은색보다 '어두운 색' 옷을 입은 경우가 더 위험했습니다.

김혜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늦은 밤, 도로에 나타난 사람을 차량이 그대로 충돌합니다.

해진 뒤엔 운전자가 보행자를 인지하고 피하기가 더 어려워집니다.

학교에 이어 학원까지 마친 학생들이 귀가하는 때가 주로 이런 '어두운' 시간대입니다.

교통사고 위험에 얼마나 노출될지를 실험해 봤습니다.

장소는, 어두워진 운전면허 시험장.

보행자와 조명 조건에 따라 운전자가 어느 정도 거리에서 보행자를 인지할 수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어린이보호구역 제한속도인 '시속 30km'로 달리는 차량 앞에 흰옷 차림의 마네킹이 나타납니다.

이를 발견한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밟는 지점, 생각보다 마네킹과 가까웠습니다.

전조등이 LED일 때는 58미터, 그보다 어두운 할로겐일 때는 37미터 정도 앞에서 마네킹을 인지했습니다.

검은 옷으로 바꿔 입히자 인지 거리는 더 줄어드는걸 수치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나마 이건 '성인' 마네킹일 때의 얘기고, '아동' 기준에 맞추면 상황은 더 나빠집니다.

흰옷을 입은 어린이 마네킹.

LED 전조등을 단 승용차도 48미터 앞에서야 발견하고, 할로겐 등을 단 차량은 34미터 앞까지 와서야 인지합니다.

검은 옷을 입히면 역시나 거리는 더 짧아져서, '할로겐 차량' 기준 27미터 앞에서야 운전자가 존재를 알아챘습니다.

이 정도면, 사고를 막기 위해 조치를 취할 시간, 3초밖에 남지 않습니다.

[박기정/도로교통공단 사고조사원 : "야간에는 옷 색상이 어두울수록 운전자의 눈에 잘 보이지 않기 때문에 어두운 계열보다는 밝은 계열의 옷을 입는 것이 좋습니다. (운전자는) 어두운 도로를 주행할 때는 반드시 서행하고 주위를 살피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지난 5년간 '보행 중' 사고로 숨진 어린이는 103명.

그 가운데 '야간' 사망 사례가 27명에 이릅니다.

KBS 뉴스 김혜주입니다.

촬영기자:김민준/영상편집:이웅/그래픽:김지훈/영상제공:도로교통공단·한문철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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