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도박 규제 무법지대, 적극 대응도 절실

입력 2023.03.03 (22:10) 수정 2023.03.03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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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청소년 도박 실태를 다루는 연속보도, 마지막 순서입니다.

온라인 도박이 청소년들 사이에 이처럼 암초처럼 번진 건 미성년자도 쉽게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인데요,

정작 온라인 도박에 대한 규제가 없는 데다, 학교 현장에서의 소극적 대응 탓에 문제가 방치되고 있습니다.

신주현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성인 인증 없이, 간단한 검색과 휴대전화 인증만으로 가입할 수 있는 수많은 도박 사이트.

미성년자에게 돈을 빌려주겠다는 고금리 사채 사이트 역시 SNS 등에서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학부모들은 이처럼 무법지대나 다름없는 온라인 환경이 가장 큰 문제라고 우려합니다.

[도박 피해 학생 A 군 부모/음성변조 : "아이가 가고 없는데 휴대 전화에는 문자가 계속 오는 게, 전부 다 (불법) 토토 사이트에서 문자가 와요. 불법이잖아요. 그걸 왜 할 수 있게 만들었냐고요."]

그러다 보니 최근 5년 사이 도박 문제로 진료를 받은 청소년은 3배 가까이 급증했습니다.

범행 동기로 '도박비 마련'을 꼽은 소년범도 같은 기간 2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문제는 청소년 도박이 범죄로 이어진 뒤에야 밖으로 드러난다는 겁니다.

[임민식/대구 산격중학교 교사 : "(학교폭력, 범죄 등) 다른 문제 상황을 저희가 확인하면서 '얘가 도박 문제가 있었구나.' 하고 도박 문제가 드러나는 부분이 많습니다."]

심각성 탓에 대구·경북에서도 이미 여러 해 전에 '학생 도박 예방 교육 조례'가 제정됐지만, 1년간 단 한 차례 형식적 교육에 그치고 있습니다.

대구시교육청도, 도박 문제가 발생하면 교육청에 보고하고 위기 개입을 하도록 매뉴얼도 마련했지만 정작 일선 학교와 학교전담경찰관의 미온적 대처로 개입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도박 피해 학생 A 군 어머니/음성변조 : "(이런 일이) 일어나고 얘기해도 학교 측에서는 '굳이 교육청에 자기들이 알리지 않겠다.'고 얘기하는 건 (조용하게 끝내겠다는 거죠)."]

[도박 피해 학생 B 군 아버지/음성변조 : "학교 담당 경찰관이랑 수십 번을 통화했어요. 항상 이야기하는 게 '증거' (가 있어야 됩니다.)"]

이 때문에, 보다 실질적인 예방 교육과 함께 학교 현장과 전담 경찰관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유승훈/대구도박문제예방 치유센터장 : "숨김없이 문제를 양지로 이끌어 내어 공론화해서 함께 문제의 재발 방지와 예방을 위해 함께 노력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또 무엇보다 온라인 도박에 대한 미성년자의 접근을 제한할 수 있도록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KBS 뉴스 신주현입니다.

촬영기자:백재민/그래픽:인푸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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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온라인 도박 규제 무법지대, 적극 대응도 절실
    • 입력 2023-03-03 22:10:26
    • 수정2023-03-03 22:29:14
    뉴스9(대구)
[앵커]

청소년 도박 실태를 다루는 연속보도, 마지막 순서입니다.

온라인 도박이 청소년들 사이에 이처럼 암초처럼 번진 건 미성년자도 쉽게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인데요,

정작 온라인 도박에 대한 규제가 없는 데다, 학교 현장에서의 소극적 대응 탓에 문제가 방치되고 있습니다.

신주현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성인 인증 없이, 간단한 검색과 휴대전화 인증만으로 가입할 수 있는 수많은 도박 사이트.

미성년자에게 돈을 빌려주겠다는 고금리 사채 사이트 역시 SNS 등에서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학부모들은 이처럼 무법지대나 다름없는 온라인 환경이 가장 큰 문제라고 우려합니다.

[도박 피해 학생 A 군 부모/음성변조 : "아이가 가고 없는데 휴대 전화에는 문자가 계속 오는 게, 전부 다 (불법) 토토 사이트에서 문자가 와요. 불법이잖아요. 그걸 왜 할 수 있게 만들었냐고요."]

그러다 보니 최근 5년 사이 도박 문제로 진료를 받은 청소년은 3배 가까이 급증했습니다.

범행 동기로 '도박비 마련'을 꼽은 소년범도 같은 기간 2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문제는 청소년 도박이 범죄로 이어진 뒤에야 밖으로 드러난다는 겁니다.

[임민식/대구 산격중학교 교사 : "(학교폭력, 범죄 등) 다른 문제 상황을 저희가 확인하면서 '얘가 도박 문제가 있었구나.' 하고 도박 문제가 드러나는 부분이 많습니다."]

심각성 탓에 대구·경북에서도 이미 여러 해 전에 '학생 도박 예방 교육 조례'가 제정됐지만, 1년간 단 한 차례 형식적 교육에 그치고 있습니다.

대구시교육청도, 도박 문제가 발생하면 교육청에 보고하고 위기 개입을 하도록 매뉴얼도 마련했지만 정작 일선 학교와 학교전담경찰관의 미온적 대처로 개입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도박 피해 학생 A 군 어머니/음성변조 : "(이런 일이) 일어나고 얘기해도 학교 측에서는 '굳이 교육청에 자기들이 알리지 않겠다.'고 얘기하는 건 (조용하게 끝내겠다는 거죠)."]

[도박 피해 학생 B 군 아버지/음성변조 : "학교 담당 경찰관이랑 수십 번을 통화했어요. 항상 이야기하는 게 '증거' (가 있어야 됩니다.)"]

이 때문에, 보다 실질적인 예방 교육과 함께 학교 현장과 전담 경찰관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유승훈/대구도박문제예방 치유센터장 : "숨김없이 문제를 양지로 이끌어 내어 공론화해서 함께 문제의 재발 방지와 예방을 위해 함께 노력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또 무엇보다 온라인 도박에 대한 미성년자의 접근을 제한할 수 있도록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KBS 뉴스 신주현입니다.

촬영기자:백재민/그래픽:인푸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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