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돋보기] EU ‘내연기관차 퇴출’ 삐걱…‘재생합성연료’ 예외 허용할까?

입력 2023.03.07 (10:51) 수정 2023.03.0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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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유럽연합, EU가 2035년부터 내연기관으로 된 신차를 팔지 않기로 합의했죠.

그런데 이 계획이 시작부터 삐걱거리고 있습니다.

이번 주 예정됐던 관련 법안 투표가 일부 회원국 반대로 무산됐는데요.

지구촌 돋보기에서 황경주 기자와 자세히 알아봅니다.

EU가 앞으로 내연기관 신차를 팔지 않는다는 얘기는 이미 많이 나왔었는데, 아직 절차가 더 남았던 건가요?

[기자]

EU가 지난해 10월 내연기관 신차 판매를 2035년부터 전면 금지하기로 합의했죠.

이때 합의는 EU 집행위원회와, 유럽의회, 27개 회원국으로 이뤄진 EU 이사회, 이렇게 3자 협상을 통해 이뤄진 거였는데요.

이게 법으로 만들어지려면 EU 이사회와 유럽의회가 각각 최종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여기서 제동이 걸린 겁니다.

현재 EU 의장국인 스웨덴의 홀름베리 대변인은 현지시각 3일 이번 주 예정됐던 내연 기관차 판매 중단 관련 투표가 미뤄졌다고 밝혔습니다.

구체적인 날짜 없이 향후 회의로 연기됐다고만 전한 상태입니다.

[앵커]

단순한 이유로 투표가 연기된 거면, 언제 다시 투표하겠다, 이런 계획이 있을 텐데, 뭔가 복잡한 사정이 있는 모양이군요

[기자]

외신들은 일부 회원국이 강력하게 주장하는 '예외 조항' 포함과 연관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예외 조항에 가장 앞장선 국가는 독일과 이탈리아인데요.

내연기관 자동차로 관련 업계를 선도하는 국가들이죠.

독일은 이른바 '재생합성연료(E-Fuel)'를 사용하는 내연기관 차량은 판매할 수 있도록 예외로 두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올라프 숄츠/독일 총리 : "2035년 이후 '재생 합성 연료'만을 기반으로 한 자동차라는 관점은 어떨까요? 이것은 논쟁이 될만한 문제가 아닙니다."]

이탈리아는 내연기관차 판매를 완전히 금지하는 시점을 좀 더 늦추자는 입장인데요.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탄소 배출 제로'라는 목표는 좋지만 그 방법은 각 나라가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게 해야 한다"며, 독일과 연대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앵커]

기존 자동차 산업에서 주도권을 쥐고 있던 국가들 중심으로 반대가 나오는 거군요.

하지만 친환경 자동차라는 시대적 흐름을 막기는 어렵지 않을까요?

[기자]

네, 그래서 독일이 '재생합성연료'라는 카드를 들고 나온 건데요.

재생합성연료는 쉽게 말해 친환경 원료인 수소와 지구온난화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혼합한 겁니다.

이걸 연료로 쓰면 자동차 주행 중에 배출가스가 나오긴 하지만, 연료를 만드는 과정에서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씁니다.

내뿜는 이산화탄소만큼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셈이라 '탄소 중립적'이라고 여겨집니다.

가장 큰 장점은 기존 내연기관 차에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는 건데요.

내연기관으로 자동차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독일은 반길 만한 기술인거죠.

독일의 포르쉐는 2020년 재생합성연료 개발에 약 260억 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올리버 블루메/포르쉐 회장 : "미래를 보자면 전기차입니다. 기존의 자동차 엔진을 본다고 하면 '재생합성연료'입니다."]

[앵커]

유럽의회 내부에서도 '재생합성연료'는 허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고요?

[기자]

일자리 문제 때문인데요.

현재 EU 안에서 제조업 종사자의 약 12%, 340만 명은 자동차 업계에 종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전기차 시대로 급하게 넘어가면 이들이 대규모로 일자리를 잃게 되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거죠.

유럽의회 최대 정당인 유럽국민당(EPP)은 '내연기관차 퇴출' 법안으로 유럽 산업의 중추인 자동차 업계가 흔들릴 수 있다며, '재생합성연료'를 허용하는 등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앵커]

전기차 시대로 가는 과정에서 재생합성연료가 완충 역할을 해줄 것으로 보이지만, 현재로서는 만만치 않은 단점도 있다고요?

[기자]

가장 큰 문제는 비용입니다.

현재 기술로는 재생합성연료를 만드는 데 돈이 너무 많이 드는 건데요.

독일의 한 에너지 회사 조사 결과로는 현재 '재생합성연료' 1리터를 만드는 데만 6천 원 넘는 돈이 듭니다.

우리 나라 기름값이 세금이 상당 부분 포함된 것인데도 리터당 1700원 정도인 걸 생각하면 너무 비싼 가격이죠.

EU가 재생합성연료를 쓰는 내연기관 차에 예외 조항을 적용한다 하더라도 경제성을 확보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는 겁니다.

지금까지 지구촌 돋보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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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3-07 10:51:14
    • 수정2023-03-07 11: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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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 EU가 2035년부터 내연기관으로 된 신차를 팔지 않기로 합의했죠.

그런데 이 계획이 시작부터 삐걱거리고 있습니다.

이번 주 예정됐던 관련 법안 투표가 일부 회원국 반대로 무산됐는데요.

지구촌 돋보기에서 황경주 기자와 자세히 알아봅니다.

EU가 앞으로 내연기관 신차를 팔지 않는다는 얘기는 이미 많이 나왔었는데, 아직 절차가 더 남았던 건가요?

[기자]

EU가 지난해 10월 내연기관 신차 판매를 2035년부터 전면 금지하기로 합의했죠.

이때 합의는 EU 집행위원회와, 유럽의회, 27개 회원국으로 이뤄진 EU 이사회, 이렇게 3자 협상을 통해 이뤄진 거였는데요.

이게 법으로 만들어지려면 EU 이사회와 유럽의회가 각각 최종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여기서 제동이 걸린 겁니다.

현재 EU 의장국인 스웨덴의 홀름베리 대변인은 현지시각 3일 이번 주 예정됐던 내연 기관차 판매 중단 관련 투표가 미뤄졌다고 밝혔습니다.

구체적인 날짜 없이 향후 회의로 연기됐다고만 전한 상태입니다.

[앵커]

단순한 이유로 투표가 연기된 거면, 언제 다시 투표하겠다, 이런 계획이 있을 텐데, 뭔가 복잡한 사정이 있는 모양이군요

[기자]

외신들은 일부 회원국이 강력하게 주장하는 '예외 조항' 포함과 연관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예외 조항에 가장 앞장선 국가는 독일과 이탈리아인데요.

내연기관 자동차로 관련 업계를 선도하는 국가들이죠.

독일은 이른바 '재생합성연료(E-Fuel)'를 사용하는 내연기관 차량은 판매할 수 있도록 예외로 두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올라프 숄츠/독일 총리 : "2035년 이후 '재생 합성 연료'만을 기반으로 한 자동차라는 관점은 어떨까요? 이것은 논쟁이 될만한 문제가 아닙니다."]

이탈리아는 내연기관차 판매를 완전히 금지하는 시점을 좀 더 늦추자는 입장인데요.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탄소 배출 제로'라는 목표는 좋지만 그 방법은 각 나라가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게 해야 한다"며, 독일과 연대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앵커]

기존 자동차 산업에서 주도권을 쥐고 있던 국가들 중심으로 반대가 나오는 거군요.

하지만 친환경 자동차라는 시대적 흐름을 막기는 어렵지 않을까요?

[기자]

네, 그래서 독일이 '재생합성연료'라는 카드를 들고 나온 건데요.

재생합성연료는 쉽게 말해 친환경 원료인 수소와 지구온난화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혼합한 겁니다.

이걸 연료로 쓰면 자동차 주행 중에 배출가스가 나오긴 하지만, 연료를 만드는 과정에서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씁니다.

내뿜는 이산화탄소만큼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셈이라 '탄소 중립적'이라고 여겨집니다.

가장 큰 장점은 기존 내연기관 차에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는 건데요.

내연기관으로 자동차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독일은 반길 만한 기술인거죠.

독일의 포르쉐는 2020년 재생합성연료 개발에 약 260억 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올리버 블루메/포르쉐 회장 : "미래를 보자면 전기차입니다. 기존의 자동차 엔진을 본다고 하면 '재생합성연료'입니다."]

[앵커]

유럽의회 내부에서도 '재생합성연료'는 허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고요?

[기자]

일자리 문제 때문인데요.

현재 EU 안에서 제조업 종사자의 약 12%, 340만 명은 자동차 업계에 종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전기차 시대로 급하게 넘어가면 이들이 대규모로 일자리를 잃게 되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거죠.

유럽의회 최대 정당인 유럽국민당(EPP)은 '내연기관차 퇴출' 법안으로 유럽 산업의 중추인 자동차 업계가 흔들릴 수 있다며, '재생합성연료'를 허용하는 등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앵커]

전기차 시대로 가는 과정에서 재생합성연료가 완충 역할을 해줄 것으로 보이지만, 현재로서는 만만치 않은 단점도 있다고요?

[기자]

가장 큰 문제는 비용입니다.

현재 기술로는 재생합성연료를 만드는 데 돈이 너무 많이 드는 건데요.

독일의 한 에너지 회사 조사 결과로는 현재 '재생합성연료' 1리터를 만드는 데만 6천 원 넘는 돈이 듭니다.

우리 나라 기름값이 세금이 상당 부분 포함된 것인데도 리터당 1700원 정도인 걸 생각하면 너무 비싼 가격이죠.

EU가 재생합성연료를 쓰는 내연기관 차에 예외 조항을 적용한다 하더라도 경제성을 확보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는 겁니다.

지금까지 지구촌 돋보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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