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뉴스K] 영상 유출 ‘성형외과 IP캠’은 중국산…“해킹 쉬워”

입력 2023.03.08 (12:43) 수정 2023.03.08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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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울 강남의 성형외과에서 환자들 모습이 찍힌 영상이 유출됐는데, 이 영상들이 중국 음란사이트에 유포되고 있습니다.

설치된 카메라는 보안상의 문제로 해외에서는 이미 퇴출 된 중국 업체 제품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홍화경 기자입니다.

[리포트]

최근 업소뿐 아니라, 가정에서도 방범용으로 '홈캠' 설치 많이 합니다.

반려동물 돌보기 위해 '펫캠' 설치하는 가정도 있죠.

외부에서 살펴볼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보통 이 카메라들은 인터넷에 연결돼 있습니다.

네트워크를 통해 정보를 주고 받는 IP카메라입니다.

체형 성형 등을 전문으로 하는 서울 강남의 한 성형외과에서도 이 IP 카메라를 설치했는데요.

이른바 '유령 의사'가 대리 수술을 하지 않고 전문의가 직접 수술한다는 점을 내세우며 CCTV 설치 사실을 알려왔습니다.

수술용 침대와 시술용 의료기기가 눈에 띕니다.

이 치료실을 비롯해 피부 관리실, 그리고 탈의실까지….

이처럼 병원 내부 3곳에서 촬영된 영상과 사진들이 최근 외부로 무단 유출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제보자/음성변조 : "그냥 인터넷에서 발견했고요. 문제가 있더라고요. 더 퍼지기 전에 얼른 막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IP 카메라는 병원 천장에 설치돼 있었는데요.

성형외과 치료실 내부를 찍은 영상엔 의료진들이 오가는 모습과 함께, 환자들이 옷을 갈아입고 진료를 받는 모습까지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지금까지 확인된 것만 31개, 지난달 24일부터 나흘간 촬영된 것들이었습니다.

촬영된 영상들을 유포, 공유하거나, 단순히 시청만 해도 성폭력처벌법상 처벌 대상이 됩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이 영상들이 실린 게시물을 삭제·차단 조치했는데요.

하지만, 해당 영상은 중국 내 음란 사이트를 중심으로 해외 불법 웹사이트에서 여전히 유포되고 있습니다.

병원에 설치된 카메라 자체도, 중국 업체 '하이크비전' 제품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병원 관계자/음성변조 : "(중국산 제품인 거 모르셨어요?) 따로 답변드릴 말이 없습니다."]

IP 카메라는 인터넷과 연결돼 있어 영상 유출 위험성이 높은 만큼 보안에 상대적으로 취약합니다.

특히 중국 제품의 경우 초기 설정된 비밀번호가 단순해 해커들 접근이 용이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이번에 문제가 된 중국 제품은 미국과 호주 등지에서 수입·판매 금지, 즉 퇴출 된 상태입니다.

[김명주/서울여대 정보보호학과 교수 : "(카메라가) 거의 다 중국산인데. 보안에 문제가 많아요. 자기들이 쉽게 (비밀번호를) 설정하고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바람에 그거를 해커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그렇게 되는 현상도 있고요."]

경찰은 이 병원을 상대로 처음 설정된 IP 카메라의 비밀번호를 바꿨는지, 보안 프로그램 업데이트는 했는지 등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특히 해외에서 해킹했을 가능성 등을 염두에 두고 조사할 예정입니다.

한편 대한의사협회는, 병원 수술 영상 유출이 현실화된 것에 우려를 표한다며, 9월 시행을 앞둔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보안전문가들은 은행 계좌의 비밀번호와 도장을 관리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IP캠·무선공유기 등의 보안을 위해 이용자들이 '최소한' 해야 할 일이 바로 '비밀번호 설정'이라고 강조하는데요.

초기 비밀번호 설정값을 반드시 바꾸고 사용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또, 기기 취약점을 막기 위해 최신 버전으로 주기적인 보안업데이트를 하는 게 중요하고요.

사용하지 않을 때는 카메라 렌즈를 가리거나 전원 코드를 뽑아놓는 것이 좋습니다.

KBS 뉴스 홍화경입니다.

영상편집:강지은/그래픽:민세홍/리서처:민마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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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3-08 12:43:43
    • 수정2023-03-08 13: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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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울 강남의 성형외과에서 환자들 모습이 찍힌 영상이 유출됐는데, 이 영상들이 중국 음란사이트에 유포되고 있습니다.

설치된 카메라는 보안상의 문제로 해외에서는 이미 퇴출 된 중국 업체 제품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홍화경 기자입니다.

[리포트]

최근 업소뿐 아니라, 가정에서도 방범용으로 '홈캠' 설치 많이 합니다.

반려동물 돌보기 위해 '펫캠' 설치하는 가정도 있죠.

외부에서 살펴볼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보통 이 카메라들은 인터넷에 연결돼 있습니다.

네트워크를 통해 정보를 주고 받는 IP카메라입니다.

체형 성형 등을 전문으로 하는 서울 강남의 한 성형외과에서도 이 IP 카메라를 설치했는데요.

이른바 '유령 의사'가 대리 수술을 하지 않고 전문의가 직접 수술한다는 점을 내세우며 CCTV 설치 사실을 알려왔습니다.

수술용 침대와 시술용 의료기기가 눈에 띕니다.

이 치료실을 비롯해 피부 관리실, 그리고 탈의실까지….

이처럼 병원 내부 3곳에서 촬영된 영상과 사진들이 최근 외부로 무단 유출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제보자/음성변조 : "그냥 인터넷에서 발견했고요. 문제가 있더라고요. 더 퍼지기 전에 얼른 막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IP 카메라는 병원 천장에 설치돼 있었는데요.

성형외과 치료실 내부를 찍은 영상엔 의료진들이 오가는 모습과 함께, 환자들이 옷을 갈아입고 진료를 받는 모습까지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지금까지 확인된 것만 31개, 지난달 24일부터 나흘간 촬영된 것들이었습니다.

촬영된 영상들을 유포, 공유하거나, 단순히 시청만 해도 성폭력처벌법상 처벌 대상이 됩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이 영상들이 실린 게시물을 삭제·차단 조치했는데요.

하지만, 해당 영상은 중국 내 음란 사이트를 중심으로 해외 불법 웹사이트에서 여전히 유포되고 있습니다.

병원에 설치된 카메라 자체도, 중국 업체 '하이크비전' 제품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병원 관계자/음성변조 : "(중국산 제품인 거 모르셨어요?) 따로 답변드릴 말이 없습니다."]

IP 카메라는 인터넷과 연결돼 있어 영상 유출 위험성이 높은 만큼 보안에 상대적으로 취약합니다.

특히 중국 제품의 경우 초기 설정된 비밀번호가 단순해 해커들 접근이 용이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이번에 문제가 된 중국 제품은 미국과 호주 등지에서 수입·판매 금지, 즉 퇴출 된 상태입니다.

[김명주/서울여대 정보보호학과 교수 : "(카메라가) 거의 다 중국산인데. 보안에 문제가 많아요. 자기들이 쉽게 (비밀번호를) 설정하고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바람에 그거를 해커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그렇게 되는 현상도 있고요."]

경찰은 이 병원을 상대로 처음 설정된 IP 카메라의 비밀번호를 바꿨는지, 보안 프로그램 업데이트는 했는지 등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특히 해외에서 해킹했을 가능성 등을 염두에 두고 조사할 예정입니다.

한편 대한의사협회는, 병원 수술 영상 유출이 현실화된 것에 우려를 표한다며, 9월 시행을 앞둔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보안전문가들은 은행 계좌의 비밀번호와 도장을 관리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IP캠·무선공유기 등의 보안을 위해 이용자들이 '최소한' 해야 할 일이 바로 '비밀번호 설정'이라고 강조하는데요.

초기 비밀번호 설정값을 반드시 바꾸고 사용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또, 기기 취약점을 막기 위해 최신 버전으로 주기적인 보안업데이트를 하는 게 중요하고요.

사용하지 않을 때는 카메라 렌즈를 가리거나 전원 코드를 뽑아놓는 것이 좋습니다.

KBS 뉴스 홍화경입니다.

영상편집:강지은/그래픽:민세홍/리서처:민마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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