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 무마 시도에 업무 배제까지…말로만 ‘피해자 보호’

[앵커]

'의국을 본인이 만들었다'고 말할 만큼 병원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휘두른 이 원로 교수.

주변 사람들까지 동원해 신고를 무마하게 하는 압력을 넣는 등 2차 가해까지 서슴지 않았는데요,

정작 피해를 본 전공의는 가해자와의 분리를 이유로 업무에서도 배제돼 사실상 의사 수련도 받을 수 없게 됐습니다.

교수 부자의 전횡 앞에 괴롭힘 방지 지침은, 있으나마나였습니다.

이어서 장성길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피해 전공의 3명은 지난 1월 6일, 원로 교수를 고충위원회에 신고했습니다.

신고 열이틀 뒤 분리돼 있던 이들을 찾아온 병원의 한 직원.

신고를 취소하지 않으면, 전공의 3명을 형사 고발할 거라는 원로 교수의 의견을 전합니다.

[당시 임상심리사/음성변조 : "교수님께서는 12시까지 기다리고 (답이) 없으면 내일 조치(형사고발)를 취한다, 이런 뉘앙스로 말씀하시고요."]

과 내 또 다른 교수 역시, 원내 고충 처리를 취소하라고 요구합니다.

[피해 전공의/음성변조 : "며칠만 시간을 달라고 간곡히 문자로 부탁드렸는데, '(원로 교수가) 지금 경찰서에 가 있다'는 형사 고발을 암시하는 문자를 (다른 교수가) 보내시고…."]

피해자 보호조치라며 이뤄진 가해 교수와의 '분리'도 사실상 업무배제라고 피해자들은 주장합니다.

지금은 병동과 의국에도 출입을 못 하고, 환자도 돌볼 수 없는 상황.

책상 두 개가 겨우 들어가는 방에 세 명이 앉아 시간을 보내다가, 당직만 하고 퇴근하는 일상이 되풀이되고 있습니다.

피해자들은 수련만이라도 받게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피해 전공의/음성변조 : "제발 수련을 받게 해달라, 어디 여기든 아니면 어디 다른 병원이든, 수련을 마무리할 수 있게만 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는 상탭니다."]

양산부산대병원 측은 과에 가해 교수와의 철저한 분리를 지시했으며, 이들이 수련받을 수 있는 파견 병원을 알아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신고 무마 압박에, 업무 배제까지 전공의들의 피해가 이어지는 상황.

하지만 병원 측은 지금의 분리 조치가 '피해자 불이익 처우 금지'라는 현행법과 병원 지침에 어긋나는 것이 아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았습니다.

KBS 뉴스 장성길입니다.

촬영기자:장준영/그래픽:김명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