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뉴스K] ‘전입신고·확정일자’도 못 믿어…전세 사기 극성
입력 2023.03.09 (17:21)
수정 2023.03.09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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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세보증금 안전판' 역할을 하는 전입신고와 확정일자.
이걸 임대인이 마음대로 바꾸는 전세 사기가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습니다.
문서를 조작해서 사는 사람 몰래 주소지를 옮긴 뒤 근저당을 설정한다거나, 확정일자 서류까지 위조하는 수법으로 세입자들 재산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홍화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325만여 가구, 우리 국민의 15% 정도가 전셋집에 살고 있습니다.
워낙 큰 돈이 한꺼번에 들어가기 때문에 세입자들은 보증금 떼이지 않기 위해 여러 확인을 거치며 많은 주의를 기울이죠.
나라에서도 보증금을 보장해주기 위해서 '전입신고'와 '확정일자'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데요.
세입자들이 가장 믿었던 이 안전판들조차 사기꾼들에게 뚫렸습니다.
30대 김 모 씨는 서울 '구로구' 전셋집에 9달째 거주 중입니다.
그런데 최근 '성북구청'으로부터 갑작스런 연락을 받았습니다.
[김OO/세입자 : "(성북구로) 전입신고하셨는데 여기 사시는 거 맞냐, 그래서 무슨 소리시냐고 저는 아예 움직일 생각 자체도 안 한다고."]
지난달 8일 자로 주소지가 이전돼 있었습니다.
누군가 김 씨를 자기 집 세대원으로 꾸며 몰래 전입신고를 한 걸로 보입니다.
[김OO/세입자 : "(전입신고는 누가 했다고 한 건가요?) 저도 아예 모르는 사람이에요. 제 이름으로 도장까지 파서…."]
[○○동 주민센터 관계자/음성변조 : "(실물 신분증 확인할 때 이게 진짜인지 가짜인지….) 선거할 때처럼 그렇게 하면 좋은데 (위조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그런 시스템이 아니에요."]
세 들어 있는 집은 법적으로 '빈집'이 되어버렸고, 그걸 담보로 집주인이 대출을 받은 것도 확인했습니다.
뒤늦게 지자체가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지만, 보증금 2억 6천만 원을 돌려받을 보장이 없어졌습니다.
[김OO/세입자 : "(전출) 다음날 바로 대출을 받아 갔더라고요. 진짜 3일간은 거의 밥도 못 먹었어요. (전세 사기) 대비라는 걸 다 했는데도 이렇게 돼버리니…."]
또 다른 이 세입자는 정반대의 피해를 당했습니다.
자신이 사는 전셋집에 생면부지의 사람이 몰래 전입신고를 했고, 졸지에 '1주택 2가구'가 되면서 전세대출 갱신을 못 받을 수도 있게 됐습니다.
[A 씨/세입자/음성변조 : "(전세자금 대출 연장을 할 때) 전입세대 열람원이라는 서류가 필요해서 (확인했는데), 임대차 계약을 또 맺어서 다른 사람이 또 세대주로 올라가 있는 걸 봤습니다. 주민센터에서는 그분도 임대차 계약서가 있었기 때문에 이제 어쩔 수 없었다…."]
주민등록법 위반으로 고발되는 사례는 늘어나는 추세인데요.
상당수가 이 같은 '몰래 전입·전출'로 추정됩니다.
그런가 하면, 확정일자 서류까지 위조하는 사기 수법도 등장했습니다.
20대 A씨는 2년 전, 보증금 2억 8천2백만 원에 신축 오피스텔에 전세를 들었습니다.
계약 당시, 근저당 등 선순위 권리는 없었습니다.
[A 씨/오피스텔 세입자/음성변조 : "대출을 받고 부모님 돈 빌려서 들어온 건데, (근저당도) 전혀 없었고 깨끗해서 안심하고..."]
그런데 이듬해 봄 등기부등본을 떼봤더니, 총 37억 원 규모의 근저당이 설정돼 있었는데요.
A 씨 집을 포함해, 같은 오피스텔 17채가 담보로 잡혀 있었습니다.
[A 씨/오피스텔 세입자/음성변조 : "(전세가) 위험하다고 해서 등기부등본은 좀 자주 떼보는 편이었어요. 3월에 (집주인이) 근저당을 많이 잡았더라고요."]
매매가와 전세가가 거의 동일한 오피스텔은 금융기관 대출이 쉽지 않은데요.
집주인이 문서를 위조해 거액의 담보 대출을 받아낸 겁니다.
집주인은 먼저, 임대차 계약서들을 전세에서 월세로 위조해, 보증금 총액을 58억 원에서 5억 원으로 낮췄습니다.
그런 다음 공문서까지 손 댔는데, 지자체가 발행하는 '확정일자 부여현황' 서류를 원본과 거의 똑같이 위조했습니다.
이렇게 전세를 월세로 둔갑시킨 뒤, 대부업체 등에서 25억 원을 빌린 겁니다.
내 전세보증금 반환받을 수 있을까.
세입자들은 불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데요.
사전에 신규 전입사실을 빠르게 알아채 자신도 모르는 위장전입을 막을 방법, 현재로선 '문자로 즉시 통보'받는 게 유일합니다.
본인이 직접 신청 해야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데요.
정부 24 홈페이지, 주민센터를 방문해 신청할 수 있습니다.
KBS 뉴스 홍화경입니다.
영상편집:신선미/그래픽:민세홍/리서처:민마린
'전세보증금 안전판' 역할을 하는 전입신고와 확정일자.
이걸 임대인이 마음대로 바꾸는 전세 사기가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습니다.
문서를 조작해서 사는 사람 몰래 주소지를 옮긴 뒤 근저당을 설정한다거나, 확정일자 서류까지 위조하는 수법으로 세입자들 재산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홍화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325만여 가구, 우리 국민의 15% 정도가 전셋집에 살고 있습니다.
워낙 큰 돈이 한꺼번에 들어가기 때문에 세입자들은 보증금 떼이지 않기 위해 여러 확인을 거치며 많은 주의를 기울이죠.
나라에서도 보증금을 보장해주기 위해서 '전입신고'와 '확정일자'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데요.
세입자들이 가장 믿었던 이 안전판들조차 사기꾼들에게 뚫렸습니다.
30대 김 모 씨는 서울 '구로구' 전셋집에 9달째 거주 중입니다.
그런데 최근 '성북구청'으로부터 갑작스런 연락을 받았습니다.
[김OO/세입자 : "(성북구로) 전입신고하셨는데 여기 사시는 거 맞냐, 그래서 무슨 소리시냐고 저는 아예 움직일 생각 자체도 안 한다고."]
지난달 8일 자로 주소지가 이전돼 있었습니다.
누군가 김 씨를 자기 집 세대원으로 꾸며 몰래 전입신고를 한 걸로 보입니다.
[김OO/세입자 : "(전입신고는 누가 했다고 한 건가요?) 저도 아예 모르는 사람이에요. 제 이름으로 도장까지 파서…."]
[○○동 주민센터 관계자/음성변조 : "(실물 신분증 확인할 때 이게 진짜인지 가짜인지….) 선거할 때처럼 그렇게 하면 좋은데 (위조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그런 시스템이 아니에요."]
세 들어 있는 집은 법적으로 '빈집'이 되어버렸고, 그걸 담보로 집주인이 대출을 받은 것도 확인했습니다.
뒤늦게 지자체가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지만, 보증금 2억 6천만 원을 돌려받을 보장이 없어졌습니다.
[김OO/세입자 : "(전출) 다음날 바로 대출을 받아 갔더라고요. 진짜 3일간은 거의 밥도 못 먹었어요. (전세 사기) 대비라는 걸 다 했는데도 이렇게 돼버리니…."]
또 다른 이 세입자는 정반대의 피해를 당했습니다.
자신이 사는 전셋집에 생면부지의 사람이 몰래 전입신고를 했고, 졸지에 '1주택 2가구'가 되면서 전세대출 갱신을 못 받을 수도 있게 됐습니다.
[A 씨/세입자/음성변조 : "(전세자금 대출 연장을 할 때) 전입세대 열람원이라는 서류가 필요해서 (확인했는데), 임대차 계약을 또 맺어서 다른 사람이 또 세대주로 올라가 있는 걸 봤습니다. 주민센터에서는 그분도 임대차 계약서가 있었기 때문에 이제 어쩔 수 없었다…."]
주민등록법 위반으로 고발되는 사례는 늘어나는 추세인데요.
상당수가 이 같은 '몰래 전입·전출'로 추정됩니다.
그런가 하면, 확정일자 서류까지 위조하는 사기 수법도 등장했습니다.
20대 A씨는 2년 전, 보증금 2억 8천2백만 원에 신축 오피스텔에 전세를 들었습니다.
계약 당시, 근저당 등 선순위 권리는 없었습니다.
[A 씨/오피스텔 세입자/음성변조 : "대출을 받고 부모님 돈 빌려서 들어온 건데, (근저당도) 전혀 없었고 깨끗해서 안심하고..."]
그런데 이듬해 봄 등기부등본을 떼봤더니, 총 37억 원 규모의 근저당이 설정돼 있었는데요.
A 씨 집을 포함해, 같은 오피스텔 17채가 담보로 잡혀 있었습니다.
[A 씨/오피스텔 세입자/음성변조 : "(전세가) 위험하다고 해서 등기부등본은 좀 자주 떼보는 편이었어요. 3월에 (집주인이) 근저당을 많이 잡았더라고요."]
매매가와 전세가가 거의 동일한 오피스텔은 금융기관 대출이 쉽지 않은데요.
집주인이 문서를 위조해 거액의 담보 대출을 받아낸 겁니다.
집주인은 먼저, 임대차 계약서들을 전세에서 월세로 위조해, 보증금 총액을 58억 원에서 5억 원으로 낮췄습니다.
그런 다음 공문서까지 손 댔는데, 지자체가 발행하는 '확정일자 부여현황' 서류를 원본과 거의 똑같이 위조했습니다.
이렇게 전세를 월세로 둔갑시킨 뒤, 대부업체 등에서 25억 원을 빌린 겁니다.
내 전세보증금 반환받을 수 있을까.
세입자들은 불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데요.
사전에 신규 전입사실을 빠르게 알아채 자신도 모르는 위장전입을 막을 방법, 현재로선 '문자로 즉시 통보'받는 게 유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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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뉴스 홍화경입니다.
영상편집:신선미/그래픽:민세홍/리서처:민마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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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3-03-09 17: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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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세보증금 안전판' 역할을 하는 전입신고와 확정일자.
이걸 임대인이 마음대로 바꾸는 전세 사기가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습니다.
문서를 조작해서 사는 사람 몰래 주소지를 옮긴 뒤 근저당을 설정한다거나, 확정일자 서류까지 위조하는 수법으로 세입자들 재산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홍화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325만여 가구, 우리 국민의 15% 정도가 전셋집에 살고 있습니다.
워낙 큰 돈이 한꺼번에 들어가기 때문에 세입자들은 보증금 떼이지 않기 위해 여러 확인을 거치며 많은 주의를 기울이죠.
나라에서도 보증금을 보장해주기 위해서 '전입신고'와 '확정일자'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데요.
세입자들이 가장 믿었던 이 안전판들조차 사기꾼들에게 뚫렸습니다.
30대 김 모 씨는 서울 '구로구' 전셋집에 9달째 거주 중입니다.
그런데 최근 '성북구청'으로부터 갑작스런 연락을 받았습니다.
[김OO/세입자 : "(성북구로) 전입신고하셨는데 여기 사시는 거 맞냐, 그래서 무슨 소리시냐고 저는 아예 움직일 생각 자체도 안 한다고."]
지난달 8일 자로 주소지가 이전돼 있었습니다.
누군가 김 씨를 자기 집 세대원으로 꾸며 몰래 전입신고를 한 걸로 보입니다.
[김OO/세입자 : "(전입신고는 누가 했다고 한 건가요?) 저도 아예 모르는 사람이에요. 제 이름으로 도장까지 파서…."]
[○○동 주민센터 관계자/음성변조 : "(실물 신분증 확인할 때 이게 진짜인지 가짜인지….) 선거할 때처럼 그렇게 하면 좋은데 (위조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그런 시스템이 아니에요."]
세 들어 있는 집은 법적으로 '빈집'이 되어버렸고, 그걸 담보로 집주인이 대출을 받은 것도 확인했습니다.
뒤늦게 지자체가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지만, 보증금 2억 6천만 원을 돌려받을 보장이 없어졌습니다.
[김OO/세입자 : "(전출) 다음날 바로 대출을 받아 갔더라고요. 진짜 3일간은 거의 밥도 못 먹었어요. (전세 사기) 대비라는 걸 다 했는데도 이렇게 돼버리니…."]
또 다른 이 세입자는 정반대의 피해를 당했습니다.
자신이 사는 전셋집에 생면부지의 사람이 몰래 전입신고를 했고, 졸지에 '1주택 2가구'가 되면서 전세대출 갱신을 못 받을 수도 있게 됐습니다.
[A 씨/세입자/음성변조 : "(전세자금 대출 연장을 할 때) 전입세대 열람원이라는 서류가 필요해서 (확인했는데), 임대차 계약을 또 맺어서 다른 사람이 또 세대주로 올라가 있는 걸 봤습니다. 주민센터에서는 그분도 임대차 계약서가 있었기 때문에 이제 어쩔 수 없었다…."]
주민등록법 위반으로 고발되는 사례는 늘어나는 추세인데요.
상당수가 이 같은 '몰래 전입·전출'로 추정됩니다.
그런가 하면, 확정일자 서류까지 위조하는 사기 수법도 등장했습니다.
20대 A씨는 2년 전, 보증금 2억 8천2백만 원에 신축 오피스텔에 전세를 들었습니다.
계약 당시, 근저당 등 선순위 권리는 없었습니다.
[A 씨/오피스텔 세입자/음성변조 : "대출을 받고 부모님 돈 빌려서 들어온 건데, (근저당도) 전혀 없었고 깨끗해서 안심하고..."]
그런데 이듬해 봄 등기부등본을 떼봤더니, 총 37억 원 규모의 근저당이 설정돼 있었는데요.
A 씨 집을 포함해, 같은 오피스텔 17채가 담보로 잡혀 있었습니다.
[A 씨/오피스텔 세입자/음성변조 : "(전세가) 위험하다고 해서 등기부등본은 좀 자주 떼보는 편이었어요. 3월에 (집주인이) 근저당을 많이 잡았더라고요."]
매매가와 전세가가 거의 동일한 오피스텔은 금융기관 대출이 쉽지 않은데요.
집주인이 문서를 위조해 거액의 담보 대출을 받아낸 겁니다.
집주인은 먼저, 임대차 계약서들을 전세에서 월세로 위조해, 보증금 총액을 58억 원에서 5억 원으로 낮췄습니다.
그런 다음 공문서까지 손 댔는데, 지자체가 발행하는 '확정일자 부여현황' 서류를 원본과 거의 똑같이 위조했습니다.
이렇게 전세를 월세로 둔갑시킨 뒤, 대부업체 등에서 25억 원을 빌린 겁니다.
내 전세보증금 반환받을 수 있을까.
세입자들은 불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데요.
사전에 신규 전입사실을 빠르게 알아채 자신도 모르는 위장전입을 막을 방법, 현재로선 '문자로 즉시 통보'받는 게 유일합니다.
본인이 직접 신청 해야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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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뉴스 홍화경입니다.
영상편집:신선미/그래픽:민세홍/리서처:민마린
'전세보증금 안전판' 역할을 하는 전입신고와 확정일자.
이걸 임대인이 마음대로 바꾸는 전세 사기가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습니다.
문서를 조작해서 사는 사람 몰래 주소지를 옮긴 뒤 근저당을 설정한다거나, 확정일자 서류까지 위조하는 수법으로 세입자들 재산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홍화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325만여 가구, 우리 국민의 15% 정도가 전셋집에 살고 있습니다.
워낙 큰 돈이 한꺼번에 들어가기 때문에 세입자들은 보증금 떼이지 않기 위해 여러 확인을 거치며 많은 주의를 기울이죠.
나라에서도 보증금을 보장해주기 위해서 '전입신고'와 '확정일자'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데요.
세입자들이 가장 믿었던 이 안전판들조차 사기꾼들에게 뚫렸습니다.
30대 김 모 씨는 서울 '구로구' 전셋집에 9달째 거주 중입니다.
그런데 최근 '성북구청'으로부터 갑작스런 연락을 받았습니다.
[김OO/세입자 : "(성북구로) 전입신고하셨는데 여기 사시는 거 맞냐, 그래서 무슨 소리시냐고 저는 아예 움직일 생각 자체도 안 한다고."]
지난달 8일 자로 주소지가 이전돼 있었습니다.
누군가 김 씨를 자기 집 세대원으로 꾸며 몰래 전입신고를 한 걸로 보입니다.
[김OO/세입자 : "(전입신고는 누가 했다고 한 건가요?) 저도 아예 모르는 사람이에요. 제 이름으로 도장까지 파서…."]
[○○동 주민센터 관계자/음성변조 : "(실물 신분증 확인할 때 이게 진짜인지 가짜인지….) 선거할 때처럼 그렇게 하면 좋은데 (위조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그런 시스템이 아니에요."]
세 들어 있는 집은 법적으로 '빈집'이 되어버렸고, 그걸 담보로 집주인이 대출을 받은 것도 확인했습니다.
뒤늦게 지자체가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지만, 보증금 2억 6천만 원을 돌려받을 보장이 없어졌습니다.
[김OO/세입자 : "(전출) 다음날 바로 대출을 받아 갔더라고요. 진짜 3일간은 거의 밥도 못 먹었어요. (전세 사기) 대비라는 걸 다 했는데도 이렇게 돼버리니…."]
또 다른 이 세입자는 정반대의 피해를 당했습니다.
자신이 사는 전셋집에 생면부지의 사람이 몰래 전입신고를 했고, 졸지에 '1주택 2가구'가 되면서 전세대출 갱신을 못 받을 수도 있게 됐습니다.
[A 씨/세입자/음성변조 : "(전세자금 대출 연장을 할 때) 전입세대 열람원이라는 서류가 필요해서 (확인했는데), 임대차 계약을 또 맺어서 다른 사람이 또 세대주로 올라가 있는 걸 봤습니다. 주민센터에서는 그분도 임대차 계약서가 있었기 때문에 이제 어쩔 수 없었다…."]
주민등록법 위반으로 고발되는 사례는 늘어나는 추세인데요.
상당수가 이 같은 '몰래 전입·전출'로 추정됩니다.
그런가 하면, 확정일자 서류까지 위조하는 사기 수법도 등장했습니다.
20대 A씨는 2년 전, 보증금 2억 8천2백만 원에 신축 오피스텔에 전세를 들었습니다.
계약 당시, 근저당 등 선순위 권리는 없었습니다.
[A 씨/오피스텔 세입자/음성변조 : "대출을 받고 부모님 돈 빌려서 들어온 건데, (근저당도) 전혀 없었고 깨끗해서 안심하고..."]
그런데 이듬해 봄 등기부등본을 떼봤더니, 총 37억 원 규모의 근저당이 설정돼 있었는데요.
A 씨 집을 포함해, 같은 오피스텔 17채가 담보로 잡혀 있었습니다.
[A 씨/오피스텔 세입자/음성변조 : "(전세가) 위험하다고 해서 등기부등본은 좀 자주 떼보는 편이었어요. 3월에 (집주인이) 근저당을 많이 잡았더라고요."]
매매가와 전세가가 거의 동일한 오피스텔은 금융기관 대출이 쉽지 않은데요.
집주인이 문서를 위조해 거액의 담보 대출을 받아낸 겁니다.
집주인은 먼저, 임대차 계약서들을 전세에서 월세로 위조해, 보증금 총액을 58억 원에서 5억 원으로 낮췄습니다.
그런 다음 공문서까지 손 댔는데, 지자체가 발행하는 '확정일자 부여현황' 서류를 원본과 거의 똑같이 위조했습니다.
이렇게 전세를 월세로 둔갑시킨 뒤, 대부업체 등에서 25억 원을 빌린 겁니다.
내 전세보증금 반환받을 수 있을까.
세입자들은 불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데요.
사전에 신규 전입사실을 빠르게 알아채 자신도 모르는 위장전입을 막을 방법, 현재로선 '문자로 즉시 통보'받는 게 유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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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24 홈페이지, 주민센터를 방문해 신청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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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화경 기자 vivid@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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