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16번째 규모 실리콘밸리 은행 하루 만에 파산

입력 2023.03.11 (21:09) 수정 2023.03.11 (21:43)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다음 소식입니다.

미국에서 비교적 큰 규모의 은행이 문을 닫았습니다.

예금 인출이 계속되고 주가가 폭락하자 금융 당국이 바로 폐쇄 조치를 택한 겁니다.

이게 미국 경제에 어떤 파장을 가져올지, 더 나아가 우리와는 어떤 연관성이 있을지 짚어보겠습니다.

먼저 이영현 특파원의 보도를 보시겠습니다.

[리포트]

미 캘리포니아주 금융당국이 실리콘밸리 은행에 폐쇄 명령을 내렸습니다.

유동성 확보를 위해 미 국채를 어쩔 수 없이 매각하면서 18억 달러 규모의 손실을 봤다는 은행 측의 하루 전 발표가 결정적이었습니다.

[알렉산더 요쿰/미국 CFRA 리서치 애널리스트 : "만약 그들의 자산 포트폴리오가 약간 다르게 배치돼 만기가 길지 않았으며, 채권이 그만큼 하락하지 않았다면 괜찮았을 것입니다. 확실히 약간의 불운입니다."]

손실을 보전하기 위한 증자 계획도 무산돼 주가는 폭락했고 은행 측은 매각을 추진했으나 금융 당국은 바로 폐쇄를 결정했습니다.

은행의 주 고객인 신생 기술 기업들이 최근 급격하게 오른 금리로 자금이 부족해지자 예금을 지속적으로 인출해간 게 문제의 시작이었습니다.

파산 절차를 담당할 미 연방예금보험공사는 실리콘밸리 은행의 자산과 예금을 새로 설립한 은행으로 옮겨 다음 주부터 거래를 재개한다고 밝혔습니다.

해당 은행과 거래하는 실리콘 밸리 기업들은 앞으로 벌어질 사태를 우려하고 있습니다.

[딘 넬슨/실리콘밸리은행 거래 업체 대표 : "그들은 방금 은행이 문을 닫았다고 밝혔습니다. 월요일까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알아내려고 애쓰고 있는 것 같아요. 회사를 계속 운영해야 하는 상황이라 조금 걱정됩니다."]

1983년 설립된 실리콘밸리 은행은 기술 기업 전문 은행으로, 지난해 말 기준 자산 규모로 미국에서 16번째로 큰 은행입니다.

미국 언론들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은행 파산이라고 그 심각성을 전하고 있습니다.

로스앤젤레스에서 KBS 뉴스 이영현입니다.

영상편집:김철/자료조사:문지연

[앵커]

이영현 특파원을 잠시 연결해서 더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이영현 특파원, 그러면 이번 은행 파산이 미국 기업들한테는 어떤 피해를 주고 있는가.

이 부분은 어떻게 정리할 수 있겠습니까.

[기자]

미국의 기술과 건강관리 벤처 기업 중 44%가 실리콘 밸리 은행의 고객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예금자 보호 한도인 25만 달러, 우리 돈 3억 3천만 원 이하는 월요일부터 찾아갈 수 있지만 그 이상 자금은 현재로선 보호가 불투명합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지난해 말 실리콘 밸리 은행에 보호 한도를 초과하는 예금 규모가 천5백억 달러, 우리 돈 200조 원이 넘는다고 추정했습니다.

이는 실리콘밸리 은행 총 예금의 86%에 해당하는 규모입니다.

일단 실리콘 밸리 은행의 총 자산이 2천억 달러가 넘어 이 돈으로 충당이 가능하지만 자산 가치가 하락할 경우는 사정이 다릅니다.

이 때문에 상당수 거래 기업들이 당장 급여를 지급하지 못해 직원들을 해고하거나 자금난으로 도산할 우려가 큰 상황입니다.

더 큰 우려는 금융권 전반으로 위기가 확산할지 여부인데 일단 미국 정부는 낙관적입니다.

미 재무부 부장관 얘깁니다.

[월리 아데예모/미 재무부 부장관 : "우리는 (금융) 시스템의 복원력과 실리콘밸리 은행에서 발생한 것과 같은 사고에 대처하는 데 필요한 도구를 갖추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매우 확신하고 있습니다."]

[앵커]

정부는 그렇게 말하고 있다는 거고, 그런데 일각에선, 너무 나간 이야기인지 모르겠으나, 2008년 금융위기 때를 떠올리는 사람도 있는 거 같아요.

어떻게 봅니까.

[기자]

미국 언론들은 다수의 전문가를 인용해 2008년 금융 위기 같은 상황은 가능성이 작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실리콘밸리 은행처럼 특정 분야에 쏠리거나 예금을 국채에만 투자하는 은행들은 많지 않다는 점, 대형 은행들은 훨씬 더 많은 유동성을 갖고 있다는 점이 그 이윱니다.

하지만 파산으로 인한 기업들 충격이 예상보다 크고 금리 인상이 예고된 상황에서 향후 주택담보대출 시장의 변화로 2008년 금융위기와 비슷한 상황이 전개될 수도 있다는 비관론이 경계심을 키우고 있다고 언론들은 전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로스앤젤레스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영상편집:박주연/자료조사:문지연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美 16번째 규모 실리콘밸리 은행 하루 만에 파산
    • 입력 2023-03-11 21:09:19
    • 수정2023-03-11 21:43:14
    뉴스 9
[앵커]

다음 소식입니다.

미국에서 비교적 큰 규모의 은행이 문을 닫았습니다.

예금 인출이 계속되고 주가가 폭락하자 금융 당국이 바로 폐쇄 조치를 택한 겁니다.

이게 미국 경제에 어떤 파장을 가져올지, 더 나아가 우리와는 어떤 연관성이 있을지 짚어보겠습니다.

먼저 이영현 특파원의 보도를 보시겠습니다.

[리포트]

미 캘리포니아주 금융당국이 실리콘밸리 은행에 폐쇄 명령을 내렸습니다.

유동성 확보를 위해 미 국채를 어쩔 수 없이 매각하면서 18억 달러 규모의 손실을 봤다는 은행 측의 하루 전 발표가 결정적이었습니다.

[알렉산더 요쿰/미국 CFRA 리서치 애널리스트 : "만약 그들의 자산 포트폴리오가 약간 다르게 배치돼 만기가 길지 않았으며, 채권이 그만큼 하락하지 않았다면 괜찮았을 것입니다. 확실히 약간의 불운입니다."]

손실을 보전하기 위한 증자 계획도 무산돼 주가는 폭락했고 은행 측은 매각을 추진했으나 금융 당국은 바로 폐쇄를 결정했습니다.

은행의 주 고객인 신생 기술 기업들이 최근 급격하게 오른 금리로 자금이 부족해지자 예금을 지속적으로 인출해간 게 문제의 시작이었습니다.

파산 절차를 담당할 미 연방예금보험공사는 실리콘밸리 은행의 자산과 예금을 새로 설립한 은행으로 옮겨 다음 주부터 거래를 재개한다고 밝혔습니다.

해당 은행과 거래하는 실리콘 밸리 기업들은 앞으로 벌어질 사태를 우려하고 있습니다.

[딘 넬슨/실리콘밸리은행 거래 업체 대표 : "그들은 방금 은행이 문을 닫았다고 밝혔습니다. 월요일까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알아내려고 애쓰고 있는 것 같아요. 회사를 계속 운영해야 하는 상황이라 조금 걱정됩니다."]

1983년 설립된 실리콘밸리 은행은 기술 기업 전문 은행으로, 지난해 말 기준 자산 규모로 미국에서 16번째로 큰 은행입니다.

미국 언론들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은행 파산이라고 그 심각성을 전하고 있습니다.

로스앤젤레스에서 KBS 뉴스 이영현입니다.

영상편집:김철/자료조사:문지연

[앵커]

이영현 특파원을 잠시 연결해서 더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이영현 특파원, 그러면 이번 은행 파산이 미국 기업들한테는 어떤 피해를 주고 있는가.

이 부분은 어떻게 정리할 수 있겠습니까.

[기자]

미국의 기술과 건강관리 벤처 기업 중 44%가 실리콘 밸리 은행의 고객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예금자 보호 한도인 25만 달러, 우리 돈 3억 3천만 원 이하는 월요일부터 찾아갈 수 있지만 그 이상 자금은 현재로선 보호가 불투명합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지난해 말 실리콘 밸리 은행에 보호 한도를 초과하는 예금 규모가 천5백억 달러, 우리 돈 200조 원이 넘는다고 추정했습니다.

이는 실리콘밸리 은행 총 예금의 86%에 해당하는 규모입니다.

일단 실리콘 밸리 은행의 총 자산이 2천억 달러가 넘어 이 돈으로 충당이 가능하지만 자산 가치가 하락할 경우는 사정이 다릅니다.

이 때문에 상당수 거래 기업들이 당장 급여를 지급하지 못해 직원들을 해고하거나 자금난으로 도산할 우려가 큰 상황입니다.

더 큰 우려는 금융권 전반으로 위기가 확산할지 여부인데 일단 미국 정부는 낙관적입니다.

미 재무부 부장관 얘깁니다.

[월리 아데예모/미 재무부 부장관 : "우리는 (금융) 시스템의 복원력과 실리콘밸리 은행에서 발생한 것과 같은 사고에 대처하는 데 필요한 도구를 갖추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매우 확신하고 있습니다."]

[앵커]

정부는 그렇게 말하고 있다는 거고, 그런데 일각에선, 너무 나간 이야기인지 모르겠으나, 2008년 금융위기 때를 떠올리는 사람도 있는 거 같아요.

어떻게 봅니까.

[기자]

미국 언론들은 다수의 전문가를 인용해 2008년 금융 위기 같은 상황은 가능성이 작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실리콘밸리 은행처럼 특정 분야에 쏠리거나 예금을 국채에만 투자하는 은행들은 많지 않다는 점, 대형 은행들은 훨씬 더 많은 유동성을 갖고 있다는 점이 그 이윱니다.

하지만 파산으로 인한 기업들 충격이 예상보다 크고 금리 인상이 예고된 상황에서 향후 주택담보대출 시장의 변화로 2008년 금융위기와 비슷한 상황이 전개될 수도 있다는 비관론이 경계심을 키우고 있다고 언론들은 전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로스앤젤레스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영상편집:박주연/자료조사:문지연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