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진’이 있었던 곳엔 빈 의자만…소녀상 철거된 獨 카셀대

입력 2023.03.12 (06:03) 수정 2023.03.12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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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해 독일의 한 대학에 학생들의 힘으로 세워졌던 '평화의 소녀상', 학교 당국에 의해 전격 철거됐다고 전해드렸는데요.

KBS 취재진이 철거 현장을 찾아 당사자들의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김귀수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독일 헤센주 카셀대학 학생회관 앞.

이 곳에 있어야 할 '평화의 소녀상' 대신 빈 의자만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지난해 7월 학생들과 지역사회의 환영 속에 카셀대 학생회가 자발적으로 소녀상을 세우고 영구존치까지 이끌어 냈습니다.

하지만 지금 '나는 이 곳에 있어야 한다' 손팻말들만 덩그러니 남아 있습니다.

'누진' 평화의 소녀상 이름입니다.

학교 당국은 3월8일 세계여성의 날이 지나자마자 '누진'을 철거했습니다.

바로 다음날 빈 의자를 발견한 학생들은 경악했습니다.

[이루리/카셀대학 박사과정 : "세계 여성의 날에는 철거하지 않겠다, 그렇지만 언제 철거할지 모른다고 했었기 때문에 그날만큼은 조금 안심하고 있었어요."]

KBS는 카셀대학 측에 정식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서면으로 답변을 보내 왔습니다.

원래부터 한시적 설치였다, 오히려 설치 기간을 연장해줬다, 그리고 영구존치를 위한 회의도 통과하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학생회측은 학교 측이 거짓말을 한다고 반박합니다.

소녀상은 학생의회에서 영구존치를 결정했고 학생회 자치 공간에 세운 것으로 학교 당국이 개입할 수 없다는 겁니다.

[토비아스 슈노어/카셀대 전 학생회장 : "우리는 학교 측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학교는 이 역사를 제대로 다루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독일 역사와 관련이 없다는 주장이죠. 소녀상을 그대로 두기를 원하지 않습니다."]

그러면서 외부의 압력이 있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학생들은 제 자리를 잃은 소녀상 '누진'이 다시 시민들을 만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습니다.

독일 카셀에서 KBS 뉴스 김귀수입니다.

촬영:김영환/영상편집:전유진/그래픽:이경민/자료조사:문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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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누진’이 있었던 곳엔 빈 의자만…소녀상 철거된 獨 카셀대
    • 입력 2023-03-12 06:02:59
    • 수정2023-03-12 06: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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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해 독일의 한 대학에 학생들의 힘으로 세워졌던 '평화의 소녀상', 학교 당국에 의해 전격 철거됐다고 전해드렸는데요.

KBS 취재진이 철거 현장을 찾아 당사자들의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김귀수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독일 헤센주 카셀대학 학생회관 앞.

이 곳에 있어야 할 '평화의 소녀상' 대신 빈 의자만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지난해 7월 학생들과 지역사회의 환영 속에 카셀대 학생회가 자발적으로 소녀상을 세우고 영구존치까지 이끌어 냈습니다.

하지만 지금 '나는 이 곳에 있어야 한다' 손팻말들만 덩그러니 남아 있습니다.

'누진' 평화의 소녀상 이름입니다.

학교 당국은 3월8일 세계여성의 날이 지나자마자 '누진'을 철거했습니다.

바로 다음날 빈 의자를 발견한 학생들은 경악했습니다.

[이루리/카셀대학 박사과정 : "세계 여성의 날에는 철거하지 않겠다, 그렇지만 언제 철거할지 모른다고 했었기 때문에 그날만큼은 조금 안심하고 있었어요."]

KBS는 카셀대학 측에 정식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서면으로 답변을 보내 왔습니다.

원래부터 한시적 설치였다, 오히려 설치 기간을 연장해줬다, 그리고 영구존치를 위한 회의도 통과하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학생회측은 학교 측이 거짓말을 한다고 반박합니다.

소녀상은 학생의회에서 영구존치를 결정했고 학생회 자치 공간에 세운 것으로 학교 당국이 개입할 수 없다는 겁니다.

[토비아스 슈노어/카셀대 전 학생회장 : "우리는 학교 측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학교는 이 역사를 제대로 다루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독일 역사와 관련이 없다는 주장이죠. 소녀상을 그대로 두기를 원하지 않습니다."]

그러면서 외부의 압력이 있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학생들은 제 자리를 잃은 소녀상 '누진'이 다시 시민들을 만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습니다.

독일 카셀에서 KBS 뉴스 김귀수입니다.

촬영:김영환/영상편집:전유진/그래픽:이경민/자료조사:문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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