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K] “어떻게 모은 돈인데”…업무대행사 대표 답변에 울분

입력 2023.03.13 (19:05) 수정 2023.03.14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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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 주도 아라지구와 아라동 지역주택조합 속보 이어갑니다.

KBS는 두 조합 자금 160억 원 가운데 일부를 빼돌린 의혹을 받고 있는 업무대행사 대표 이 모 씨를 수소문 끝에 어렵게 만날 수 있었습니다.

취재진은 그동안 제기된 의혹에 대해서 물었는데 이 씨는 제대로 된 답변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이 모습을 본 가입자들은 울분을 토하며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습니다.

탐사 K, 문준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아라지구와 아라동 두 지역주택조합에 가입한 인원은 270여 명.

이들이 낸 계약금과 분담금은 160억 원으로 추산됩니다.

하지만 두 조합은 수년째 조합설립 인가조차도 받지 못했고, 잔고 마저 바닥났습니다.

취재진은 이 과정에서 자금 일부를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는 조합 두 곳의 실질적인 업무대행사 대표 이 모 씨를 직접 만났습니다.

[업무대행사/대표/이 모 씨/음성변조 : "(안녕하세요. KBS 문준영 기자입니다. 이○○ 대표님이시죠?) 네. (전화나 문자를 계속 드렸었는데 연락이 안 돼서. 160억 원 관련해서 일부 빼돌렸다는 의혹이 있는데 말씀 좀 부탁드릴게요. 저희가 반론권 보장도 있고.) 반론 안 하실 거잖아요. (충분히 말씀을 해주시면, 저희가 해명을 듣고 싶어서 그래요. 말씀 안 해주시는 이유가 뭐고 연락을 안 받으시는….) 어차피 조사해서 다 할 거예요. (홍보비나 광고비가 과다 지출됐다. 이런 의혹들이 있잖아요. 피해자분들이 많아서 저희가 여쭤보는 거예요.) …. (무주택 서민들이 관련된 거잖아요. 빚내서 어렵게 투자를 하신 분들이에요. 피해자도 여러 사람 있고 아직 수사 단계이긴 하지만.) 반론 안 하실 거잖아요. (저희가 계속 전화하고.) 내용증명 받아서 그걸로 쓰세요. 왜 이렇게 사람을 괴롭히세요. (돈이 어떻게 썼는지 부풀려 운영된 거에 대해서 그게 아니면 아니다 말씀해주실 수 있잖아요.) 여기서 얘기해봐야 의미가 뭐가 있겠어요. 사법권 갖고 계세요?"]

지주택 사업 2곳 가운데 아라지구 지역주택조합 가입자 130여 명이 이 씨를 업무상 횡령 혐의 등으로 경찰에 고소했습니다.

이 씨의 답변을 듣기 위해 KBS를 찾은 40여 명의 가입자는 울분을 토합니다.

[아라지구 지역주택조합 가입자/음성변조 : "말을 해 이 XX야! 떳떳하다면 더 명쾌하게 해야지! 왜 피해 왜 피해! 할 얘기가 없으니까 안 하는 거예요."]

[업무대행사/대표/이 모 씨/음성변조 : "(저희가 멈춰서 이야기를 들을 준비가 돼 있어요.) 저랑 하루 종일 걸으시죠. 뭐. (가입자분들 지금 피해를 호소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느끼시는 건 없으세요?) …. ((추진위원장) 양○○ 씨가 명의만 빌려달라고 해서 빌려줬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

이 씨는 20분 가까이 이어진 질문에 제대로 된 답변을 하지 않았습니다.

[업무대행사/대표/이 모 씨/음성변조 : "제가 정리해서 내용증명 보낼 거니까 그거 가지고서 쓰세요. 제가 필요하면 방송정지 가처분이든 뭐든 할 테니까."]

이 씨의 답변이 끝나자 가입자들은 저마다 탄식을 자아냈습니다.

밤샘 근무를 마치고 온 젊은 가장은 끝내 참았던 눈물을 쏟아냈습니다.

[아라지구 가입자/D 씨/음성변조 : "그 대표는 지금 떳떳하게 걸어 다니는데 저는 지금 가족들한테 미안해서 고개 숙이면서 살고 있어요. 신혼부부 전세자금 대출도 이제 몇 년 안 남아서 당장 이게 끝나면 전세를 어디로 가야 하나. 금리는 비싸고 돈은 없고. 하소연할 데가 없어요. 혼자 마음만 썩히고 있고. 하…. 정말 죄송합니다."]

추진 과정에서 수상함을 느낀 한 가입자는 계약을 해지하려고 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고 말합니다.

[아라지구 가입자/E 씨/음성변조 : "저는 신청한 걸 취소하려고. 그 당시에 7,000만 원을 냈는데 받을 수 있는 금액은 1,000만 원밖에 안 된답니다. 저는 죄송하지만, 그 사람이 살고 있는 주소를 가르쳐 주시면 진짜 누굴 동원해서라도 XX 파 묻고 싶습니다."]

조합원을 모집한 홍보관 직원들에 대한 철저한 수사도 촉구했습니다.

[아라지구 가입자 G 씨/음성변조 : "토지는 100% 확보됐습니다 라는 얘길 듣고. 토지가 확보됐으니 아무 걱정 하지 마세요. 이거 올 7월에 환경영향평가가 떨어지면 바로 착공 들어갑니다. 이 말을 3번 4번 계속 반복을 했어요. 자기가 지인이다. 사장하고 잘 알고 있다. 자기가 다 추진하고 있다. 그분들에게도 무한한 책임이 있다고 봅니다."]

이 씨는 여전히 아무런 입장을 보내오지 않고 있습니다.

경찰은 현재 업무대행사 대표 이 모 씨를 비롯해 추진위원회 임원과 홍보관 모집실장 신 모 씨 등 10여 명을 업무상 횡령과 배임 혐의 등으로 수사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문준영입니다.

촬영기자:고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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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탐사K] “어떻게 모은 돈인데”…업무대행사 대표 답변에 울분
    • 입력 2023-03-13 19:05:18
    • 수정2023-03-14 10:37:34
    뉴스7(제주)
[앵커]

이번 주도 아라지구와 아라동 지역주택조합 속보 이어갑니다.

KBS는 두 조합 자금 160억 원 가운데 일부를 빼돌린 의혹을 받고 있는 업무대행사 대표 이 모 씨를 수소문 끝에 어렵게 만날 수 있었습니다.

취재진은 그동안 제기된 의혹에 대해서 물었는데 이 씨는 제대로 된 답변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이 모습을 본 가입자들은 울분을 토하며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습니다.

탐사 K, 문준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아라지구와 아라동 두 지역주택조합에 가입한 인원은 270여 명.

이들이 낸 계약금과 분담금은 160억 원으로 추산됩니다.

하지만 두 조합은 수년째 조합설립 인가조차도 받지 못했고, 잔고 마저 바닥났습니다.

취재진은 이 과정에서 자금 일부를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는 조합 두 곳의 실질적인 업무대행사 대표 이 모 씨를 직접 만났습니다.

[업무대행사/대표/이 모 씨/음성변조 : "(안녕하세요. KBS 문준영 기자입니다. 이○○ 대표님이시죠?) 네. (전화나 문자를 계속 드렸었는데 연락이 안 돼서. 160억 원 관련해서 일부 빼돌렸다는 의혹이 있는데 말씀 좀 부탁드릴게요. 저희가 반론권 보장도 있고.) 반론 안 하실 거잖아요. (충분히 말씀을 해주시면, 저희가 해명을 듣고 싶어서 그래요. 말씀 안 해주시는 이유가 뭐고 연락을 안 받으시는….) 어차피 조사해서 다 할 거예요. (홍보비나 광고비가 과다 지출됐다. 이런 의혹들이 있잖아요. 피해자분들이 많아서 저희가 여쭤보는 거예요.) …. (무주택 서민들이 관련된 거잖아요. 빚내서 어렵게 투자를 하신 분들이에요. 피해자도 여러 사람 있고 아직 수사 단계이긴 하지만.) 반론 안 하실 거잖아요. (저희가 계속 전화하고.) 내용증명 받아서 그걸로 쓰세요. 왜 이렇게 사람을 괴롭히세요. (돈이 어떻게 썼는지 부풀려 운영된 거에 대해서 그게 아니면 아니다 말씀해주실 수 있잖아요.) 여기서 얘기해봐야 의미가 뭐가 있겠어요. 사법권 갖고 계세요?"]

지주택 사업 2곳 가운데 아라지구 지역주택조합 가입자 130여 명이 이 씨를 업무상 횡령 혐의 등으로 경찰에 고소했습니다.

이 씨의 답변을 듣기 위해 KBS를 찾은 40여 명의 가입자는 울분을 토합니다.

[아라지구 지역주택조합 가입자/음성변조 : "말을 해 이 XX야! 떳떳하다면 더 명쾌하게 해야지! 왜 피해 왜 피해! 할 얘기가 없으니까 안 하는 거예요."]

[업무대행사/대표/이 모 씨/음성변조 : "(저희가 멈춰서 이야기를 들을 준비가 돼 있어요.) 저랑 하루 종일 걸으시죠. 뭐. (가입자분들 지금 피해를 호소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느끼시는 건 없으세요?) …. ((추진위원장) 양○○ 씨가 명의만 빌려달라고 해서 빌려줬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

이 씨는 20분 가까이 이어진 질문에 제대로 된 답변을 하지 않았습니다.

[업무대행사/대표/이 모 씨/음성변조 : "제가 정리해서 내용증명 보낼 거니까 그거 가지고서 쓰세요. 제가 필요하면 방송정지 가처분이든 뭐든 할 테니까."]

이 씨의 답변이 끝나자 가입자들은 저마다 탄식을 자아냈습니다.

밤샘 근무를 마치고 온 젊은 가장은 끝내 참았던 눈물을 쏟아냈습니다.

[아라지구 가입자/D 씨/음성변조 : "그 대표는 지금 떳떳하게 걸어 다니는데 저는 지금 가족들한테 미안해서 고개 숙이면서 살고 있어요. 신혼부부 전세자금 대출도 이제 몇 년 안 남아서 당장 이게 끝나면 전세를 어디로 가야 하나. 금리는 비싸고 돈은 없고. 하소연할 데가 없어요. 혼자 마음만 썩히고 있고. 하…. 정말 죄송합니다."]

추진 과정에서 수상함을 느낀 한 가입자는 계약을 해지하려고 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고 말합니다.

[아라지구 가입자/E 씨/음성변조 : "저는 신청한 걸 취소하려고. 그 당시에 7,000만 원을 냈는데 받을 수 있는 금액은 1,000만 원밖에 안 된답니다. 저는 죄송하지만, 그 사람이 살고 있는 주소를 가르쳐 주시면 진짜 누굴 동원해서라도 XX 파 묻고 싶습니다."]

조합원을 모집한 홍보관 직원들에 대한 철저한 수사도 촉구했습니다.

[아라지구 가입자 G 씨/음성변조 : "토지는 100% 확보됐습니다 라는 얘길 듣고. 토지가 확보됐으니 아무 걱정 하지 마세요. 이거 올 7월에 환경영향평가가 떨어지면 바로 착공 들어갑니다. 이 말을 3번 4번 계속 반복을 했어요. 자기가 지인이다. 사장하고 잘 알고 있다. 자기가 다 추진하고 있다. 그분들에게도 무한한 책임이 있다고 봅니다."]

이 씨는 여전히 아무런 입장을 보내오지 않고 있습니다.

경찰은 현재 업무대행사 대표 이 모 씨를 비롯해 추진위원회 임원과 홍보관 모집실장 신 모 씨 등 10여 명을 업무상 횡령과 배임 혐의 등으로 수사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문준영입니다.

촬영기자:고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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