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입고 안 먹어” 소비 위축…무역 적자도 2백억 달러 돌파

입력 2023.03.13 (21:17) 수정 2023.03.14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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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 실물 경제도 어렵습니다.

물가가 크게 오르면서 사람들이 씀씀이를 줄이고 있고 올해 무역 적자는 벌써 200억 달러를 넘었습니다.

우리 경제를 떠받치는 두 축인 소비와 수출이 모두 흔들리는 모습입니다.

이세중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40년 넘게 맞춤 양복점을 운영해 온 김진업 씨, 평소 일주일에 열 벌 정도 들어오던 주문이 요즘엔 대여섯 벌로 줄었습니다.

원단 가격은 10% 넘게 올랐지만, 양복값을 올리기도 어렵습니다.

[김진업/정장 재단사 : "'싼 거 없느냐. 좀 싸게 할 수 없느냐' 이래요. 그러니까 모든 물가가 오르다 보니까 옷값을 줄이려고 하는 거예요."]

이런 현상은 통계로도 확인되는데, 계절적 요인 등을 빼고 봤더니 의복 소비가 7% 넘게 감소했고, 음식료품에 대한 소비도 10% 가까이 줄었습니다.

이런 가공식품부터 생필품 대부분 가격이 크게 오르다 보니, 사람들이 먹고 입는 데 지갑을 열지 않고 있습니다.

전체 소비도 5개월 새 5% 정도 감소했습니다.

[이은주/서울시 성동구 : "장도 예전에는 이틀에 한 번씩 봤었는데 요즘은 진짜 5일에 한 번씩 보게 되고 잘 안 사게 되더라고요."]

우리 경제를 떠받치는 또 다른 축인 수출도 좋질 않습니다.

최대 수출품인 반도체 수요가 살아나질 않는 데다, 최대 교역국인 중국의 경제활동 재개도 기대에 못 미친 탓입니다.

아직 1분기도 지나지 않았는데, 누적 무역적자가 벌써 200억 달러를 넘었습니다.

이달 안에 정부가 관광 활성화 방안과 소비 진작책 등을 내놓겠다고 나선 배경입니다.

하지만 물가가 걱정입니다.

[주원/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 : "전반적인 소비 시장을 목표로 하는 것은 효과도 없고 자칫 물가를 자극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오히려 어려운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그 재원을 투입하는 게..."]

물가를 자극하지 않으면서 씀씀이를 이끌어내야 하는 좁은 길이 정부 당국 앞에 펼쳐진 셈입니다.

KBS 뉴스 이세중입니다.

촬영기자:김재현/영상편집:한찬의/그래픽:김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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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 입고 안 먹어” 소비 위축…무역 적자도 2백억 달러 돌파
    • 입력 2023-03-13 21:17:58
    • 수정2023-03-14 07:53:55
    뉴스 9
[앵커]

우리 실물 경제도 어렵습니다.

물가가 크게 오르면서 사람들이 씀씀이를 줄이고 있고 올해 무역 적자는 벌써 200억 달러를 넘었습니다.

우리 경제를 떠받치는 두 축인 소비와 수출이 모두 흔들리는 모습입니다.

이세중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40년 넘게 맞춤 양복점을 운영해 온 김진업 씨, 평소 일주일에 열 벌 정도 들어오던 주문이 요즘엔 대여섯 벌로 줄었습니다.

원단 가격은 10% 넘게 올랐지만, 양복값을 올리기도 어렵습니다.

[김진업/정장 재단사 : "'싼 거 없느냐. 좀 싸게 할 수 없느냐' 이래요. 그러니까 모든 물가가 오르다 보니까 옷값을 줄이려고 하는 거예요."]

이런 현상은 통계로도 확인되는데, 계절적 요인 등을 빼고 봤더니 의복 소비가 7% 넘게 감소했고, 음식료품에 대한 소비도 10% 가까이 줄었습니다.

이런 가공식품부터 생필품 대부분 가격이 크게 오르다 보니, 사람들이 먹고 입는 데 지갑을 열지 않고 있습니다.

전체 소비도 5개월 새 5% 정도 감소했습니다.

[이은주/서울시 성동구 : "장도 예전에는 이틀에 한 번씩 봤었는데 요즘은 진짜 5일에 한 번씩 보게 되고 잘 안 사게 되더라고요."]

우리 경제를 떠받치는 또 다른 축인 수출도 좋질 않습니다.

최대 수출품인 반도체 수요가 살아나질 않는 데다, 최대 교역국인 중국의 경제활동 재개도 기대에 못 미친 탓입니다.

아직 1분기도 지나지 않았는데, 누적 무역적자가 벌써 200억 달러를 넘었습니다.

이달 안에 정부가 관광 활성화 방안과 소비 진작책 등을 내놓겠다고 나선 배경입니다.

하지만 물가가 걱정입니다.

[주원/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 : "전반적인 소비 시장을 목표로 하는 것은 효과도 없고 자칫 물가를 자극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오히려 어려운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그 재원을 투입하는 게..."]

물가를 자극하지 않으면서 씀씀이를 이끌어내야 하는 좁은 길이 정부 당국 앞에 펼쳐진 셈입니다.

KBS 뉴스 이세중입니다.

촬영기자:김재현/영상편집:한찬의/그래픽:김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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