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진우 라이브] 정세현 “尹 일 외교 정책? 일본 밑으로 들어가는 외교, 판은 미국이 짜고 있어”

입력 2023.03.14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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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KBS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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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탄도미사일보다 순항미사일이 한반도 지형 상 더 어려워
- 이번 한미연합훈련 중 북한 상당히 세게 나올 것.. 그만큼 한반도 정세 불안정해져
- 한미 연합 훈련 중 북 핵실험 가능성 있어.. 핵실험 해도 제재 결의안 통과 안 될 것
- 일본 밑으로 들어가는 외교, 판은 미국이 짜고 있어
- 尹 참모들, 미국 일본의 이익이 우리 이익이라 생각하는 듯
- 북한은 전쟁 상황까지 갈 수 있는 군사 도발 계속해 나갈 여력 없어
- 외교 기본 방향, 미국 중국에게 할말 할 수 있어야

■ 프로그램명 : KBS1라디오 <주진우 라이브>
■ 코너명 : <훅인터뷰>
■ 방송시간 : 3월 14일 (화) 17:05~18:55 KBS1R FM 97.3 MHz
■ 출연자 :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주진우: <훅인터뷰> 이어가겠습니다. 북한이 또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이틀 전에도 순항 미사일 발사했다고 했던가요. 그런데 미사일 발사 소식 계속 전합니다. 한반도 긴장은 계속 고조되고요. 한미연합훈련 하면 또 쏠 텐데 그런 얘기도 나옵니다. 이런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 미국 정상회담 그리고 일본 정상회담 계속 이어가는데요. 한미일 중국과의 관계는 어떻게 되는지 다각적으로 물어보겠습니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어서 오세요.

◆정세현: 오랜만입니다. 스튜디오에 못 나갔는데 왜 어서 오세요.

◇주진우: 그래도 어서 오십시오.

◆정세현: 그래요?

◇주진우: 네. 한반도 긴장 수위 올라갑니다. 정세현의 통찰이 필요한 것 같아서 저희가 모셨습니다.

◆정세현: 책은 읽어봤어요?

◇주진우: 잘 읽었습니다. 하루도 안 돼서 그냥 잡자마자 읽었습니다.

◆정세현: 그렇지. 쉬워요, 그 책은.

◇주진우: 지난번 책도 쉬웠어요, 재밌었어요.

◆정세현: 이제 어려운 책을 좀 써야 되겠다.

◇주진우: 그렇습니다. 계속 좀 내주십시오. 잘 읽었습니다. 북한이 계속 미사일을 쏘아댑니다.

◆정세현: 이미 예고했어요.

◇주진우: 예고하신 대로.

◆정세현: 왜냐하면 한미연합훈련이 지금 3월 13일부터 23일까지 11일 동안 계속되게 돼 있는데 한미연합훈련을 이틀 앞둔 11일 날 지난 토요일이죠. 11일 날 북한의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는 당 중앙군사위원회 전원 회의를 열고 그다음에 이런 한미연합훈련, 요새는 연합훈련이 아니라 연습이라고 하죠. 연습 기간 중에 자기들 북한에 대해서 가해질 위협에 대해서 아주 실질적으로 대응을 하겠다 하는 그런 방침을 정했고 노동신문 중앙통신 발표를 했죠. 그리고 12일 날은 하루 전날이죠. 훈련 시작되기 하루 전날에는 1,500km 사거리가 나오는.

◇주진우: 순항 미사일을 쐈죠.

◆정세현: 순항 미사일. 그거는 저구도로 날기 때문에 레이더에 잘 잡히지 않아요. 그다음에 그것은 탄도미사일처럼 각도를 잡고 똑바로 나가는 것이 아니라 구불구불 움직이는 바람에 잡기도 참 어렵고. 더구나 이번에는 잠수함에서 발사했단 말이에요, 그게. 신포 앞바다에서. 그게 지금 오히려 탄도미사일보다도 순항 미사일이 나는 한반도 지형지세상 더 위협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다음에 훈련이 시작되고 이틀째 되는 14일 날 아침 오전에도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단거리죠. 그걸 또 두 발을 쐈다고 하는데 북한이 과거에 한미연합훈련 기간 중에는 훈련 전에는 계속 불평하고 투덜대고 하지만 막상 훈련이 시작돼서 끝날 때까지는 납작 엎드려 있었습니다.

◇주진우: 그래요?

◆정세현: 그리고 끝나고 난 뒤에는 미사일을 쏘거나 욕을 해대거나 그랬었는데 이번에는 아주 당 중앙 군사위원회 전원 회의에서 바로 이번에 한미연합훈련 기간 중에 가만있지 않겠다. 강 대 강으로 나가겠다 얘기를 했고 지난 20일 날 김여정이 노동당 부부장으로 돼 있는데 대남대미 메시지를 내보내는 창구 역할을 하고 있죠. 그런데 김여정이 미국을 상대로 해서 앞으로 미국이 북한에 대해서 가하는 위협 정도에 따라서 자기들도 철저하게 대응을 하겠다 그러면서 태평양을 미사일 사격장으로 쓰겠다는 얘기를 했어요. 그리고 이번 훈련 기간 중에 북한이 아주 상당히 세게 나올 것 같아요. 그렇게 되면 그만큼 한반도 정세가 불안정해지죠. 국민들은 불안하고 전쟁 나는 게 아닌가. 그렇게 좀 걱정이 돼요.

◇주진우: 미 국무부에서 핵실험 도발을 하면 이런 얘기를 한 거 보니까 북한이 세게 도발할 것 같습니다. 연합훈련은 23일까지고요.

◆정세현: 그 기간 중에 핵실험을 할 가능성도 있죠. 그런데 국무부에서 핵실험을 하면 국제사회로부터 제재를 받을 것이다 그러는데 제재는 이미 현실적으로 UN안보리 제재 결의안은 통과가 안 될 겁니다. 왜냐하면 중국, 러시아가 완전히 미국 편이 아니지 않습니까? 과거에는 중국, 러시아가 손을 들어줬기 때문에 가표를 던져줬기 때문에 UN안보리 결의안이, 대북 제재 결의안이 통과될 수 있었는데 이제는 미국의 대중 대러 정책이 강경일변도로 변질되면서 북한 관련 미국의 의도대로 움직여주질 않아요. 북한이 핵실험을 해도, 이번에. 제재 결의안은 아마 통과가 안 될 겁니다.

◇주진우: 북한 때문에 우리는 외교 특별히 신경 써야 됩니다. 더 중요한데요. 윤석열 외교 어디로 가고 있습니까. 이번 주에 한일 정상회담이 있고 곧 한미정상회담도 있습니다.

◆정세현: 어디로 가냐고?

◇주진우: 네.

◆정세현: 일본 밑으로 들어가는 외교를 하고 있습니다, 지금.

◇주진우: 일본 밑으로요?

◆정세현: 네.

◇주진우: 그러면 안 되죠.

◆정세현: 안 되는 게 아니라 미국이 그렇게 판을 짜고 있어요, 미국이. 윤석열 정부가 잘하고 잘못하고의 그 문제가 아니에요, 지금. 미국은 일찌감치 중국을 압박해 들어가기 위해서, 견제해 들어가기 위해서 인도 태평양 전략이니 이런 것을 펼쳐왔는데 또 쿼드라는 전략도 있었고 이런 쿼드니 인도 태평양 전략이니 하는 것을 전개하는 이유는 간단입니다. 미국 혼자서 중국을 감당 못 한다는 얘기예요. 그러다 보니까 중국 근처에 있는 한국·일본, 일본·한국 그다음에 호주, 베트남 이런 데 다 필리핀까지 끌어들여서 스크럼을 짜고 중국을 압박해 들어가야 되는데 그런데 거기서 가장 여러 가지로 미국 입장을 잘 이해해 주고 심부름을 잘하는 나라가 일본입니다. 일본하고 한국 사이의 관계가 위안부 문제라든지 종군 징용 배상 문제 때문에 그동안에 불편했단 말이야. 미국으로서는 자기네들의 대중 압박 전략이라는 소위 큰 틀의 전략을 수행하는 데 한국, 일본이 사이가 안 좋아가지고 미국 주도의 중국 압박 전략에 바람이 새니까 계속 위안부 문제나 종군 징용 배상 문제 같은 것은 그냥 대충 해결하고 과거 한일 관계 좋았을 때로 돌아가라는 식으로 계속 압박을 놓았어요. 오바마 때도 그랬고 이번 바이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니까 미국이 대중 압박 전략을 강화해 나가는 최일선에 지금 둘이 나란히 서 있기는 있는데 그러려면 한국과 일본 사이의 관계가 좋아야 한다는 것이 미국의 기본 입장입니다. 이번에 종군 징용 배상 문제 같은 것도 대충 그냥 한국에 오히려 배상금을 내고 무슨 뭐 후계 세대에 장학금을 주는 식으로 해서 퉁 치고 넘어가는 건 윤석열 정부의 독자적인 전략이라기보다는 미국이 그리는 큰 그림 속에서 우리는 꼼짝 못 하고 끌려가는 거고 이렇게 되면 일본 밑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어요.

◇주진우: 꼼짝 못 하고 끌려가면 안 되죠.

◆정세현: 근데 이미 지금 꼼짝 못 하고 끌려갈 수밖에 없는 식의 판을 정권 초부터 짰기 때문에 지금 와서 돌아서 갈 수도 없죠.

◇주진우: 외교라는 게 주고받아야 되는 거 아닙니까? 그래서 그래, 미국이 그렇게 원하니 일본 그렇게 원해. 그럼 하나를 주고 뭔가 받아야 될 거 아닙니까?

◆정세현: 그렇지. 기브 앤 테이크 주고받고 상호주의로 주거니 받거니 해야 그게 외교인데 이거 뭐 처음부터 북한 때문에 미국한테 워낙에 세게 매달리다 보니까 미국은 '그래, 너희들이 요구하는 확장 억제는 내가 들어줄게. 그 대신 내가 시키는 대로 해.' 이렇게 됐단 말이야, 지금. 물론 이렇게 우리가 미국한테 전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도록 만든 것은 북한이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지금 와서 밝히 때문에 그렇게 됐다고 그걸 핑계 댈 수도 없는 거고 북한이 그런 식으로 일을 대남 위협을 가할지라도 미국과 적절하게 확장 억제를 합의를 하고 미국에 도움을 요청해야지 그냥 북한을 멋대로 죽여 달라는 그런 식으로 자꾸만 매달리다 보니까 그래, 그러면 너희들의 필요를 우리가 충족시켜줄 테니까 미국의 입장에서 한국의 입장을 필요를 충족해 줄 테니까 이제 미국의 필요를 충족해줘. 그러려면 일본하고 말하자면 쿵짝을 맞춰줘. 그러려면 일본이 시키는 대로 해. 이렇게 됐단 말이에요, 지금.

◇주진우: 일본이 시키는 대로 하면 안 되죠.

◆정세현: 안 되는 건 당연하고 이제는 이미 그 늪에 빠져버렸기 때문에 발을 뺄 수가 없겠어요.

◇주진우: 그래도 한일 정상회담에서 뭔가는 받아와야 될 거 아닙니까?

◆정세현: 글쎄 받아오면 좋죠. 그런데 지금 일본 정부 기시다 내각의 태도로 봐서는 더 굴욕적인 우리의 양보를 끌어내는 식으로 외교를 할 거고 이미 그런 식으로 미국의 수요를 충족시켜주는 외교로 가다 보니까 일본 말을 들어주는 쪽으로 갈 수밖에 없고 이러다 보면 독도 문제가 어떻게 될지 모르겠어요, 지금.

◇주진우: 강제 동원 해법에서 굴욕적이었고 100:0으로 졌다 이런 얘기도 있었는데 더 굴욕적이 된다고요? 그럼 어떻게 된다는 거예요? 독도가 어떻게 된다는 거예요?

◆정세현: 아니, 국제 정세가 그렇게 한국이 그렇게 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다고 정당화하니까. 근데 국제 정세 핑계를 대는데 자기들의 소위 뭐라 그럴까. 인사이트 부족을 얘기하지 않고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또는 미국과 일본 사이에서 적절하게 등거리 외교를 하거나 미국의 요구를 들어주면서도 일본 문제하고 관련해서는 우리 국민들의 정서가 있으니까 너무 심하게 밀어붙이지 말라는 식으로 저항도 하고 하면 좋은데 그거를 그렇게 하지를 못했어요, 처음부터. 이제 와서 갑자기 무슨 정신 차리고 상호주의 내지는 기브 앤 테이크 식으로 문제를 풀어나가려고 하면 미국에서 '왜 이래? 지금까지 말 잘 듣더니 왜 이래?' 이렇게 될 거예요, 아마.

◇주진우: 일본도 상대해야 되는데 미국도 상대해야 되고 우리한테 북한이 있는데 북한이 지금 한미연합훈련 때문에 미사일을 쏘는데 또 한일 정상회담 두고 도발할 수도 있어요.

◆정세현: 미국의 워싱턴에 있는 싱크탱크 CSIS에서는 16, 17일 한일 정상회담은 그 기간 중에 7차 핵실험을 할 수가 있다고 전망을 내놨는데 그렇게 7차 핵심을 하면 그 자체가 한일 정상회담을 망치는 그런 원인이 되기도 하지만 문제는 7차 핵실험이 핵탄두의 소형화, 경량화를 실현하기 위한 실험이라고 봐야 되는데 그렇게 되면 ICBM에다가 여러 개를 실을 수 있습니다, 다탄두로. 그다음에 남쪽을 위협할 수 있는 400km, 600km 자리에다 한두 개를 실을 수 있는 핵탄두가 나온다는 얘기예요. 그렇게 되면 미국도 불안해지는 거고 우리는 완전히 핵 공포에서 벌벌 떨게 되고 이렇게 되죠. 7차 핵실험이 그런 의미가 있는데 그거를 마침 한일 정상회담 기간 중에 할 수도 있고 아니면 한미 정상회담 중에 또 할 수도 있고. 북한은 막가파가 됐어요. 그걸 처음에 잘 관리를 했으면 이렇게 막가파가 되지 않도록 관리할 수 있었는데 이제 뭐 확장 억제만 믿고 미국의 전략 자산만 끌어들이는 것이 해결책인 걸로 알고 압박을 하다 보니까 한미일 삼각 동맹 속에서 우리는 미국 다음에 일본, 일본 다음에 한국 그런 계서 질서 속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게 됐습니다. 자위대가 아마 한반도, 이번에 한일 정상회담에서 자위대의 한반도 출병이라 그럴까. 이런 거에 대해서도 뭔가 지금 그걸 부드럽게 풀어주는 이른바 원활화 문제가 논의가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미 지금 자위대가 필리핀도 갈 수 있고 호주도 갈 수 있고 또 그런 협정들을 체결해놨잖아요.

◇주진우: 선거 기간 중에 윤석열 대통령이 그런 얘기도 했죠. 유사시 자위대 개입 이런 얘기도 했었지 않습니까.

◆정세현: 글쎄 그렇기 때문에 일본 기시다 내각으로서는 잘됐다 이거지. 더구나 이렇게 미국의 동아시아 전략의 틀 속에서 한일 간의 복잡한 문제에 대해서는 더 이상 따지지 않겠다 그러고 그냥 그야말로 퉁 치고 미국 시키는 대로 해서 한일 관계가 복원이 되는 그런 상황으로 넘어갔지 않았어요. 이렇게 되면 일본으로서는 이참에 자위대의 한반도 출병을 한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인정한다 그럴까 이런 식으로 우리를 압박해 둘 가능성이 있죠. 그것만큼은 하지 말아야 되는데.

◇주진우: 자꾸 미국의 이익, 일본의 이익은 먼저 알겠는데 우리의 이익은 거의 없어 보여요, 지금 외교가.

◆정세현: 미국의 이익이 우리의 이익이고 일본의 이익이 우리의 국가 이익이라는 식으로 지금 그런 식으로 생각하는 참모들이 주변에 있기 때문에 그런 것 같아요.

◇주진우: 어떻게 일본의 이익이 우리의 이익입니까? 한국의 이익입니까?

◆정세현: 그러게 말이에요. 누가 아니래. 일본을 워낙 좋아하게 되고 미국을 워낙 좋아하게 되면 미국의 국가 위기, 우리의 국가 위기 차이가 뭐 있냐고. 우리는 더구나 가치 동맹인데. 이렇게 나가는 거죠.

◇주진우: 안보 불안할 때 북한이 핵실험하거나 북한이 사고 치려고 할 때 과거에는 중국이 말렸어요. 중국이 말렸어요. 그런데 중국이 지금은 가만히 팔짱 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정세현: 그렇지. 미국이 지금 중국을 압박해 들어가는 전략을 계속 강화해 나가고 있으니까 그것에 힘을 빼기 위해서라도 중국은 지금 북한이 오히려 사고를 쳐주기를 바랄 거예요, 아마. 그렇게 해서 미국의 힘이 분산되거나 약화되기를 바라는 거죠.

◇주진우: 오히려 카드로 써먹을 수도 있죠.

◆정세현: 그렇죠. 바로 그거예요. 주 기자가 완전히 이제 패널 급으로 올라오는구먼.

◇주진우: 제가 통찰을 또 한 번에 읽었잖아요. 장관님, 그런데 안보 계속 불안합니다. 미사일 쏘면 여기 훈련하면 미사일 쏘고 또 비행기 띄우고 여기에다가 일본, 미국까지 들어와서 북한을 압박하고 러시아는 정신없고 중국은 계속해서 관망하고 있고요. 계속해서 안보 불안, 위기는 커져만 갑니다. 어떻게 해야 됩니까?

◆정세현: 솔직히 말해서 나도 지금 답이 없습니다. 이 정부가 대북 압박 속도를 조금만 늦춰지면 북한도 이거 잠시라도 쉬자 하는 식으로 될 수 있는데 이건 뭐 그렇게 대북 압박 강도를 줄여줄 가능성은 별로 없고 오히려 내친 김에 그냥 세게 더 몰아붙여서 주마가편 식으로 몰아붙여 가지고 북한이 힘에 겨워가지고 나가자빠지기를 바라는 그런 계산인 것 같은데 그거는 잘못 생각한 거고 지금 이번 훈련은 어쩔 수 없지만 끝나고 난 뒤에 조금만 대북 압박 강도를 낮추고 대북 압박 속도를 한 템포만 늦추면 북한도... 사실 북한이 대내외적으로 계속 이런 전쟁 상황으로까지 치달을 수 있는 군사 도발을 계속해 나갈 수 있는 여력은 그렇게 없어요.

◇주진우: 그런데 북한의 식량난이 가중되고 있다면서요.

◆정세현: 그래, 그러니까. 식량난 때문에도 민심이 지금 흉흉한 판에 자꾸 북한을 자극하니까, 이쪽에서. 대내외 체제 통합을 위해서 오히려 더 세게 나오고 있단 말이야.

◇주진우: 그렇죠.

◆정세현: 북한이 체제 통합을 위해서 식량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그런 어떤 프로젝트 같은 거를 구상을 해가지고 쌀이나 비료를 지원하는 것으로 국제기구하고 협정한다든지 이런 식의 액션만 취해줘도 북한은 적어도 남쪽에 대해서만큼은 고약한 짓을 좀 덜 할 것 같아요.

◇주진우: 그러니까요. 식량난이 지금 가중되고 있으니까 여기를 조금 도와주면 되는데 아니면 더 압박하면 내부의 갈등을 봉합하기 위해서 미사일을 쏘거나 도발할 수도 있지 않습니까.

◆정세현: 그렇죠. 바로 그거예요. 그러니까 내부의 어려운 상황을 국민들한테 불가피하니까 받아들여라라고 인식시키고 싶을 때 사상 교육을 그렇게 시키고 싶을 때 반드시 밖에 적이 있어야 됩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자기네들 대내외적으로 인민들 탄압하고 진짜 체제 통합을 위해서 막 선전 선동을 강화할 수 있는 핑계를 주지 말고 대신 오히려 지금 북한 인민들, 주민들의 인도주의적 문제를 우리가 조금이라도 도울 수 있다는 메시지를 내보내면 입소문은 북쪽에서도 빨리 퍼지는 거니까 북한 민심이 돌아서고 북한도 쌀이나 비료 지원을 받기 위해서 적어도 대남 태도는 좀 완화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봐요. 과거 김영삼 정부 때도 김영삼 사망 직후에 김영삼 대통령이 조문을 허락하지 않았다 그래서 욕을 바락바락 해대고 아주 심하게 굴었었는데 95년에 우리가 쌀을 주지 않았어요. 그때 북한이 진짜 민심이 혹 뒤집어졌습니다. 남쪽에서 쌀 15만 톤 간 뒤에 일본에서 간 50만 톤까지도 남쪽에서 온 쌀로 소문이 났다고 할 정도로 민심이 뒤집어지고 그게 있었기 때문에 김대중 정부가 들어서서 햇볕정책이라는 걸 추진할 수 있었던 거예요.

◇주진우: 그렇죠. 자세한 내용은 판문점의 협상과 정세현 회고록에 자세히 나옵니다. 맞죠?

◆정세현: 네.

◇주진우: 미국하고 중국하고 이렇게 너무 대결적 구도로 가기 때문에 우리의 외교 상황 어려울 것도 같아요. 그렇지만 우리는 중국하고 계속 얘기해야 됩니다. 한미 정상회담 해야죠. 한일 정상회담 좋습니다. 한중 회담도 해야 되는 거 아닙니까?

◆정세현: 해야죠. 왜냐하면 그러니까 작년 6월 달에 나토에 가가지고 경제 수석이 탈 중국을 아주 공식적으로 표방을 했지만 지금이라도 경제적인 문제 때문에도 중국과의 관계를 다시 복원하는 그런 외교를 할 수 있는 말하자면 여유가 좀 있어야 됩니다.

◇주진우: 그렇죠. 경제 실익 중요하지 않습니까?

◆정세현: 지금 당장 무역 적자가 계속 쌓이고 있는데 그게 중국과의 관계가 막히면서 이렇게 된 거 아니에요. 물론 그게 전부는 아니에요. 그러나 중국과의 무역 적자가 가장 큰 포션을 차지하고 있지.

◇주진우: 그렇습니다.

◆정세현: 지금 비자도 제대로 안 주는 거 아니야, 지금. 한국 사람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중국에 대해서도 우리가 여유를 가지고 접근을 했으면 좋겠어요. 미국 불편하게 하는 거 아니야. 미국한테도 얘기해야지. 지금 너무 미국 편에 서다 보니까 우리가 중국과 거리를 둘 수밖에 없었는데 그러다 보니 지금 무역 적자가 누적돼 가지고 우리 경제가 지금 엉망진창이 되고 있다. 이렇게 되면 민심이 뒤집어지고 그 원인이 미국한테 있다는 식으로 여론이 나빠질 때 그거 어떻게 할 거냔 말이야.

◇주진우: 그렇죠.

◆정세현: 그래서 우리가 중국과의 관계를 개선해 나가는 걸 너무 막지는 마라. 우리도 좀 살고 보자 이렇게 나가야지.

◇주진우: 미국한테도 할 말은 해야죠. 일본한테도 할 말은 해야죠, 우리 대통령인데.

◆정세현: 당연하지.

◇주진우: 우리 외교관들인데.

◆정세현: 할 말 하는, 미국한테도 할 말 하고 중국한테도 할 말 하라는 게 통찰의 요지야.

◇주진우: 그렇죠. 알겠습니다. 잘 알아들었겠죠?

◆정세현: 무슨 말인지.

◇주진우: 여기까지 들을까요?

◆정세현: 그러세요.

◇주진우: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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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진우 라이브] 정세현 “尹 일 외교 정책? 일본 밑으로 들어가는 외교, 판은 미국이 짜고 있어”
    • 입력 2023-03-14 19:2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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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한미연합훈련 중 북한 상당히 세게 나올 것.. 그만큼 한반도 정세 불안정해져
- 한미 연합 훈련 중 북 핵실험 가능성 있어.. 핵실험 해도 제재 결의안 통과 안 될 것
- 일본 밑으로 들어가는 외교, 판은 미국이 짜고 있어
- 尹 참모들, 미국 일본의 이익이 우리 이익이라 생각하는 듯
- 북한은 전쟁 상황까지 갈 수 있는 군사 도발 계속해 나갈 여력 없어
- 외교 기본 방향, 미국 중국에게 할말 할 수 있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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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시간 : 3월 14일 (화) 17:05~18:55 KBS1R FM 97.3 MH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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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진우: <훅인터뷰> 이어가겠습니다. 북한이 또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이틀 전에도 순항 미사일 발사했다고 했던가요. 그런데 미사일 발사 소식 계속 전합니다. 한반도 긴장은 계속 고조되고요. 한미연합훈련 하면 또 쏠 텐데 그런 얘기도 나옵니다. 이런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 미국 정상회담 그리고 일본 정상회담 계속 이어가는데요. 한미일 중국과의 관계는 어떻게 되는지 다각적으로 물어보겠습니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어서 오세요.

◆정세현: 오랜만입니다. 스튜디오에 못 나갔는데 왜 어서 오세요.

◇주진우: 그래도 어서 오십시오.

◆정세현: 그래요?

◇주진우: 네. 한반도 긴장 수위 올라갑니다. 정세현의 통찰이 필요한 것 같아서 저희가 모셨습니다.

◆정세현: 책은 읽어봤어요?

◇주진우: 잘 읽었습니다. 하루도 안 돼서 그냥 잡자마자 읽었습니다.

◆정세현: 그렇지. 쉬워요, 그 책은.

◇주진우: 지난번 책도 쉬웠어요, 재밌었어요.

◆정세현: 이제 어려운 책을 좀 써야 되겠다.

◇주진우: 그렇습니다. 계속 좀 내주십시오. 잘 읽었습니다. 북한이 계속 미사일을 쏘아댑니다.

◆정세현: 이미 예고했어요.

◇주진우: 예고하신 대로.

◆정세현: 왜냐하면 한미연합훈련이 지금 3월 13일부터 23일까지 11일 동안 계속되게 돼 있는데 한미연합훈련을 이틀 앞둔 11일 날 지난 토요일이죠. 11일 날 북한의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는 당 중앙군사위원회 전원 회의를 열고 그다음에 이런 한미연합훈련, 요새는 연합훈련이 아니라 연습이라고 하죠. 연습 기간 중에 자기들 북한에 대해서 가해질 위협에 대해서 아주 실질적으로 대응을 하겠다 하는 그런 방침을 정했고 노동신문 중앙통신 발표를 했죠. 그리고 12일 날은 하루 전날이죠. 훈련 시작되기 하루 전날에는 1,500km 사거리가 나오는.

◇주진우: 순항 미사일을 쐈죠.

◆정세현: 순항 미사일. 그거는 저구도로 날기 때문에 레이더에 잘 잡히지 않아요. 그다음에 그것은 탄도미사일처럼 각도를 잡고 똑바로 나가는 것이 아니라 구불구불 움직이는 바람에 잡기도 참 어렵고. 더구나 이번에는 잠수함에서 발사했단 말이에요, 그게. 신포 앞바다에서. 그게 지금 오히려 탄도미사일보다도 순항 미사일이 나는 한반도 지형지세상 더 위협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다음에 훈련이 시작되고 이틀째 되는 14일 날 아침 오전에도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단거리죠. 그걸 또 두 발을 쐈다고 하는데 북한이 과거에 한미연합훈련 기간 중에는 훈련 전에는 계속 불평하고 투덜대고 하지만 막상 훈련이 시작돼서 끝날 때까지는 납작 엎드려 있었습니다.

◇주진우: 그래요?

◆정세현: 그리고 끝나고 난 뒤에는 미사일을 쏘거나 욕을 해대거나 그랬었는데 이번에는 아주 당 중앙 군사위원회 전원 회의에서 바로 이번에 한미연합훈련 기간 중에 가만있지 않겠다. 강 대 강으로 나가겠다 얘기를 했고 지난 20일 날 김여정이 노동당 부부장으로 돼 있는데 대남대미 메시지를 내보내는 창구 역할을 하고 있죠. 그런데 김여정이 미국을 상대로 해서 앞으로 미국이 북한에 대해서 가하는 위협 정도에 따라서 자기들도 철저하게 대응을 하겠다 그러면서 태평양을 미사일 사격장으로 쓰겠다는 얘기를 했어요. 그리고 이번 훈련 기간 중에 북한이 아주 상당히 세게 나올 것 같아요. 그렇게 되면 그만큼 한반도 정세가 불안정해지죠. 국민들은 불안하고 전쟁 나는 게 아닌가. 그렇게 좀 걱정이 돼요.

◇주진우: 미 국무부에서 핵실험 도발을 하면 이런 얘기를 한 거 보니까 북한이 세게 도발할 것 같습니다. 연합훈련은 23일까지고요.

◆정세현: 그 기간 중에 핵실험을 할 가능성도 있죠. 그런데 국무부에서 핵실험을 하면 국제사회로부터 제재를 받을 것이다 그러는데 제재는 이미 현실적으로 UN안보리 제재 결의안은 통과가 안 될 겁니다. 왜냐하면 중국, 러시아가 완전히 미국 편이 아니지 않습니까? 과거에는 중국, 러시아가 손을 들어줬기 때문에 가표를 던져줬기 때문에 UN안보리 결의안이, 대북 제재 결의안이 통과될 수 있었는데 이제는 미국의 대중 대러 정책이 강경일변도로 변질되면서 북한 관련 미국의 의도대로 움직여주질 않아요. 북한이 핵실험을 해도, 이번에. 제재 결의안은 아마 통과가 안 될 겁니다.

◇주진우: 북한 때문에 우리는 외교 특별히 신경 써야 됩니다. 더 중요한데요. 윤석열 외교 어디로 가고 있습니까. 이번 주에 한일 정상회담이 있고 곧 한미정상회담도 있습니다.

◆정세현: 어디로 가냐고?

◇주진우: 네.

◆정세현: 일본 밑으로 들어가는 외교를 하고 있습니다, 지금.

◇주진우: 일본 밑으로요?

◆정세현: 네.

◇주진우: 그러면 안 되죠.

◆정세현: 안 되는 게 아니라 미국이 그렇게 판을 짜고 있어요, 미국이. 윤석열 정부가 잘하고 잘못하고의 그 문제가 아니에요, 지금. 미국은 일찌감치 중국을 압박해 들어가기 위해서, 견제해 들어가기 위해서 인도 태평양 전략이니 이런 것을 펼쳐왔는데 또 쿼드라는 전략도 있었고 이런 쿼드니 인도 태평양 전략이니 하는 것을 전개하는 이유는 간단입니다. 미국 혼자서 중국을 감당 못 한다는 얘기예요. 그러다 보니까 중국 근처에 있는 한국·일본, 일본·한국 그다음에 호주, 베트남 이런 데 다 필리핀까지 끌어들여서 스크럼을 짜고 중국을 압박해 들어가야 되는데 그런데 거기서 가장 여러 가지로 미국 입장을 잘 이해해 주고 심부름을 잘하는 나라가 일본입니다. 일본하고 한국 사이의 관계가 위안부 문제라든지 종군 징용 배상 문제 때문에 그동안에 불편했단 말이야. 미국으로서는 자기네들의 대중 압박 전략이라는 소위 큰 틀의 전략을 수행하는 데 한국, 일본이 사이가 안 좋아가지고 미국 주도의 중국 압박 전략에 바람이 새니까 계속 위안부 문제나 종군 징용 배상 문제 같은 것은 그냥 대충 해결하고 과거 한일 관계 좋았을 때로 돌아가라는 식으로 계속 압박을 놓았어요. 오바마 때도 그랬고 이번 바이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니까 미국이 대중 압박 전략을 강화해 나가는 최일선에 지금 둘이 나란히 서 있기는 있는데 그러려면 한국과 일본 사이의 관계가 좋아야 한다는 것이 미국의 기본 입장입니다. 이번에 종군 징용 배상 문제 같은 것도 대충 그냥 한국에 오히려 배상금을 내고 무슨 뭐 후계 세대에 장학금을 주는 식으로 해서 퉁 치고 넘어가는 건 윤석열 정부의 독자적인 전략이라기보다는 미국이 그리는 큰 그림 속에서 우리는 꼼짝 못 하고 끌려가는 거고 이렇게 되면 일본 밑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어요.

◇주진우: 꼼짝 못 하고 끌려가면 안 되죠.

◆정세현: 근데 이미 지금 꼼짝 못 하고 끌려갈 수밖에 없는 식의 판을 정권 초부터 짰기 때문에 지금 와서 돌아서 갈 수도 없죠.

◇주진우: 외교라는 게 주고받아야 되는 거 아닙니까? 그래서 그래, 미국이 그렇게 원하니 일본 그렇게 원해. 그럼 하나를 주고 뭔가 받아야 될 거 아닙니까?

◆정세현: 그렇지. 기브 앤 테이크 주고받고 상호주의로 주거니 받거니 해야 그게 외교인데 이거 뭐 처음부터 북한 때문에 미국한테 워낙에 세게 매달리다 보니까 미국은 '그래, 너희들이 요구하는 확장 억제는 내가 들어줄게. 그 대신 내가 시키는 대로 해.' 이렇게 됐단 말이야, 지금. 물론 이렇게 우리가 미국한테 전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도록 만든 것은 북한이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지금 와서 밝히 때문에 그렇게 됐다고 그걸 핑계 댈 수도 없는 거고 북한이 그런 식으로 일을 대남 위협을 가할지라도 미국과 적절하게 확장 억제를 합의를 하고 미국에 도움을 요청해야지 그냥 북한을 멋대로 죽여 달라는 그런 식으로 자꾸만 매달리다 보니까 그래, 그러면 너희들의 필요를 우리가 충족시켜줄 테니까 미국의 입장에서 한국의 입장을 필요를 충족해 줄 테니까 이제 미국의 필요를 충족해줘. 그러려면 일본하고 말하자면 쿵짝을 맞춰줘. 그러려면 일본이 시키는 대로 해. 이렇게 됐단 말이에요, 지금.

◇주진우: 일본이 시키는 대로 하면 안 되죠.

◆정세현: 안 되는 건 당연하고 이제는 이미 그 늪에 빠져버렸기 때문에 발을 뺄 수가 없겠어요.

◇주진우: 그래도 한일 정상회담에서 뭔가는 받아와야 될 거 아닙니까?

◆정세현: 글쎄 받아오면 좋죠. 그런데 지금 일본 정부 기시다 내각의 태도로 봐서는 더 굴욕적인 우리의 양보를 끌어내는 식으로 외교를 할 거고 이미 그런 식으로 미국의 수요를 충족시켜주는 외교로 가다 보니까 일본 말을 들어주는 쪽으로 갈 수밖에 없고 이러다 보면 독도 문제가 어떻게 될지 모르겠어요, 지금.

◇주진우: 강제 동원 해법에서 굴욕적이었고 100:0으로 졌다 이런 얘기도 있었는데 더 굴욕적이 된다고요? 그럼 어떻게 된다는 거예요? 독도가 어떻게 된다는 거예요?

◆정세현: 아니, 국제 정세가 그렇게 한국이 그렇게 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다고 정당화하니까. 근데 국제 정세 핑계를 대는데 자기들의 소위 뭐라 그럴까. 인사이트 부족을 얘기하지 않고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또는 미국과 일본 사이에서 적절하게 등거리 외교를 하거나 미국의 요구를 들어주면서도 일본 문제하고 관련해서는 우리 국민들의 정서가 있으니까 너무 심하게 밀어붙이지 말라는 식으로 저항도 하고 하면 좋은데 그거를 그렇게 하지를 못했어요, 처음부터. 이제 와서 갑자기 무슨 정신 차리고 상호주의 내지는 기브 앤 테이크 식으로 문제를 풀어나가려고 하면 미국에서 '왜 이래? 지금까지 말 잘 듣더니 왜 이래?' 이렇게 될 거예요, 아마.

◇주진우: 일본도 상대해야 되는데 미국도 상대해야 되고 우리한테 북한이 있는데 북한이 지금 한미연합훈련 때문에 미사일을 쏘는데 또 한일 정상회담 두고 도발할 수도 있어요.

◆정세현: 미국의 워싱턴에 있는 싱크탱크 CSIS에서는 16, 17일 한일 정상회담은 그 기간 중에 7차 핵실험을 할 수가 있다고 전망을 내놨는데 그렇게 7차 핵심을 하면 그 자체가 한일 정상회담을 망치는 그런 원인이 되기도 하지만 문제는 7차 핵실험이 핵탄두의 소형화, 경량화를 실현하기 위한 실험이라고 봐야 되는데 그렇게 되면 ICBM에다가 여러 개를 실을 수 있습니다, 다탄두로. 그다음에 남쪽을 위협할 수 있는 400km, 600km 자리에다 한두 개를 실을 수 있는 핵탄두가 나온다는 얘기예요. 그렇게 되면 미국도 불안해지는 거고 우리는 완전히 핵 공포에서 벌벌 떨게 되고 이렇게 되죠. 7차 핵실험이 그런 의미가 있는데 그거를 마침 한일 정상회담 기간 중에 할 수도 있고 아니면 한미 정상회담 중에 또 할 수도 있고. 북한은 막가파가 됐어요. 그걸 처음에 잘 관리를 했으면 이렇게 막가파가 되지 않도록 관리할 수 있었는데 이제 뭐 확장 억제만 믿고 미국의 전략 자산만 끌어들이는 것이 해결책인 걸로 알고 압박을 하다 보니까 한미일 삼각 동맹 속에서 우리는 미국 다음에 일본, 일본 다음에 한국 그런 계서 질서 속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게 됐습니다. 자위대가 아마 한반도, 이번에 한일 정상회담에서 자위대의 한반도 출병이라 그럴까. 이런 거에 대해서도 뭔가 지금 그걸 부드럽게 풀어주는 이른바 원활화 문제가 논의가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미 지금 자위대가 필리핀도 갈 수 있고 호주도 갈 수 있고 또 그런 협정들을 체결해놨잖아요.

◇주진우: 선거 기간 중에 윤석열 대통령이 그런 얘기도 했죠. 유사시 자위대 개입 이런 얘기도 했었지 않습니까.

◆정세현: 글쎄 그렇기 때문에 일본 기시다 내각으로서는 잘됐다 이거지. 더구나 이렇게 미국의 동아시아 전략의 틀 속에서 한일 간의 복잡한 문제에 대해서는 더 이상 따지지 않겠다 그러고 그냥 그야말로 퉁 치고 미국 시키는 대로 해서 한일 관계가 복원이 되는 그런 상황으로 넘어갔지 않았어요. 이렇게 되면 일본으로서는 이참에 자위대의 한반도 출병을 한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인정한다 그럴까 이런 식으로 우리를 압박해 둘 가능성이 있죠. 그것만큼은 하지 말아야 되는데.

◇주진우: 자꾸 미국의 이익, 일본의 이익은 먼저 알겠는데 우리의 이익은 거의 없어 보여요, 지금 외교가.

◆정세현: 미국의 이익이 우리의 이익이고 일본의 이익이 우리의 국가 이익이라는 식으로 지금 그런 식으로 생각하는 참모들이 주변에 있기 때문에 그런 것 같아요.

◇주진우: 어떻게 일본의 이익이 우리의 이익입니까? 한국의 이익입니까?

◆정세현: 그러게 말이에요. 누가 아니래. 일본을 워낙 좋아하게 되고 미국을 워낙 좋아하게 되면 미국의 국가 위기, 우리의 국가 위기 차이가 뭐 있냐고. 우리는 더구나 가치 동맹인데. 이렇게 나가는 거죠.

◇주진우: 안보 불안할 때 북한이 핵실험하거나 북한이 사고 치려고 할 때 과거에는 중국이 말렸어요. 중국이 말렸어요. 그런데 중국이 지금은 가만히 팔짱 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정세현: 그렇지. 미국이 지금 중국을 압박해 들어가는 전략을 계속 강화해 나가고 있으니까 그것에 힘을 빼기 위해서라도 중국은 지금 북한이 오히려 사고를 쳐주기를 바랄 거예요, 아마. 그렇게 해서 미국의 힘이 분산되거나 약화되기를 바라는 거죠.

◇주진우: 오히려 카드로 써먹을 수도 있죠.

◆정세현: 그렇죠. 바로 그거예요. 주 기자가 완전히 이제 패널 급으로 올라오는구먼.

◇주진우: 제가 통찰을 또 한 번에 읽었잖아요. 장관님, 그런데 안보 계속 불안합니다. 미사일 쏘면 여기 훈련하면 미사일 쏘고 또 비행기 띄우고 여기에다가 일본, 미국까지 들어와서 북한을 압박하고 러시아는 정신없고 중국은 계속해서 관망하고 있고요. 계속해서 안보 불안, 위기는 커져만 갑니다. 어떻게 해야 됩니까?

◆정세현: 솔직히 말해서 나도 지금 답이 없습니다. 이 정부가 대북 압박 속도를 조금만 늦춰지면 북한도 이거 잠시라도 쉬자 하는 식으로 될 수 있는데 이건 뭐 그렇게 대북 압박 강도를 줄여줄 가능성은 별로 없고 오히려 내친 김에 그냥 세게 더 몰아붙여서 주마가편 식으로 몰아붙여 가지고 북한이 힘에 겨워가지고 나가자빠지기를 바라는 그런 계산인 것 같은데 그거는 잘못 생각한 거고 지금 이번 훈련은 어쩔 수 없지만 끝나고 난 뒤에 조금만 대북 압박 강도를 낮추고 대북 압박 속도를 한 템포만 늦추면 북한도... 사실 북한이 대내외적으로 계속 이런 전쟁 상황으로까지 치달을 수 있는 군사 도발을 계속해 나갈 수 있는 여력은 그렇게 없어요.

◇주진우: 그런데 북한의 식량난이 가중되고 있다면서요.

◆정세현: 그래, 그러니까. 식량난 때문에도 민심이 지금 흉흉한 판에 자꾸 북한을 자극하니까, 이쪽에서. 대내외 체제 통합을 위해서 오히려 더 세게 나오고 있단 말이야.

◇주진우: 그렇죠.

◆정세현: 북한이 체제 통합을 위해서 식량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그런 어떤 프로젝트 같은 거를 구상을 해가지고 쌀이나 비료를 지원하는 것으로 국제기구하고 협정한다든지 이런 식의 액션만 취해줘도 북한은 적어도 남쪽에 대해서만큼은 고약한 짓을 좀 덜 할 것 같아요.

◇주진우: 그러니까요. 식량난이 지금 가중되고 있으니까 여기를 조금 도와주면 되는데 아니면 더 압박하면 내부의 갈등을 봉합하기 위해서 미사일을 쏘거나 도발할 수도 있지 않습니까.

◆정세현: 그렇죠. 바로 그거예요. 그러니까 내부의 어려운 상황을 국민들한테 불가피하니까 받아들여라라고 인식시키고 싶을 때 사상 교육을 그렇게 시키고 싶을 때 반드시 밖에 적이 있어야 됩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자기네들 대내외적으로 인민들 탄압하고 진짜 체제 통합을 위해서 막 선전 선동을 강화할 수 있는 핑계를 주지 말고 대신 오히려 지금 북한 인민들, 주민들의 인도주의적 문제를 우리가 조금이라도 도울 수 있다는 메시지를 내보내면 입소문은 북쪽에서도 빨리 퍼지는 거니까 북한 민심이 돌아서고 북한도 쌀이나 비료 지원을 받기 위해서 적어도 대남 태도는 좀 완화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봐요. 과거 김영삼 정부 때도 김영삼 사망 직후에 김영삼 대통령이 조문을 허락하지 않았다 그래서 욕을 바락바락 해대고 아주 심하게 굴었었는데 95년에 우리가 쌀을 주지 않았어요. 그때 북한이 진짜 민심이 혹 뒤집어졌습니다. 남쪽에서 쌀 15만 톤 간 뒤에 일본에서 간 50만 톤까지도 남쪽에서 온 쌀로 소문이 났다고 할 정도로 민심이 뒤집어지고 그게 있었기 때문에 김대중 정부가 들어서서 햇볕정책이라는 걸 추진할 수 있었던 거예요.

◇주진우: 그렇죠. 자세한 내용은 판문점의 협상과 정세현 회고록에 자세히 나옵니다. 맞죠?

◆정세현: 네.

◇주진우: 미국하고 중국하고 이렇게 너무 대결적 구도로 가기 때문에 우리의 외교 상황 어려울 것도 같아요. 그렇지만 우리는 중국하고 계속 얘기해야 됩니다. 한미 정상회담 해야죠. 한일 정상회담 좋습니다. 한중 회담도 해야 되는 거 아닙니까?

◆정세현: 해야죠. 왜냐하면 그러니까 작년 6월 달에 나토에 가가지고 경제 수석이 탈 중국을 아주 공식적으로 표방을 했지만 지금이라도 경제적인 문제 때문에도 중국과의 관계를 다시 복원하는 그런 외교를 할 수 있는 말하자면 여유가 좀 있어야 됩니다.

◇주진우: 그렇죠. 경제 실익 중요하지 않습니까?

◆정세현: 지금 당장 무역 적자가 계속 쌓이고 있는데 그게 중국과의 관계가 막히면서 이렇게 된 거 아니에요. 물론 그게 전부는 아니에요. 그러나 중국과의 무역 적자가 가장 큰 포션을 차지하고 있지.

◇주진우: 그렇습니다.

◆정세현: 지금 비자도 제대로 안 주는 거 아니야, 지금. 한국 사람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중국에 대해서도 우리가 여유를 가지고 접근을 했으면 좋겠어요. 미국 불편하게 하는 거 아니야. 미국한테도 얘기해야지. 지금 너무 미국 편에 서다 보니까 우리가 중국과 거리를 둘 수밖에 없었는데 그러다 보니 지금 무역 적자가 누적돼 가지고 우리 경제가 지금 엉망진창이 되고 있다. 이렇게 되면 민심이 뒤집어지고 그 원인이 미국한테 있다는 식으로 여론이 나빠질 때 그거 어떻게 할 거냔 말이야.

◇주진우: 그렇죠.

◆정세현: 그래서 우리가 중국과의 관계를 개선해 나가는 걸 너무 막지는 마라. 우리도 좀 살고 보자 이렇게 나가야지.

◇주진우: 미국한테도 할 말은 해야죠. 일본한테도 할 말은 해야죠, 우리 대통령인데.

◆정세현: 당연하지.

◇주진우: 우리 외교관들인데.

◆정세현: 할 말 하는, 미국한테도 할 말 하고 중국한테도 할 말 하라는 게 통찰의 요지야.

◇주진우: 그렇죠. 알겠습니다. 잘 알아들었겠죠?

◆정세현: 무슨 말인지.

◇주진우: 여기까지 들을까요?

◆정세현: 그러세요.

◇주진우: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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