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급식노동자 31명 폐암…“환경 개선·인력 충원해야”

[앵커]

학교 급식노동자 2만 4천여 명을 검진한 결과 31명이 폐암 판정을 받았습니다.

급식 조리실 환경 개선과 인력 충원이 시급한 상황인데요.

교육부는 오는 2027년까지 학교 내 급식 조리실의 환기설비 등을 개선하기로 했습니다.

윤아림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8년 동안 급식실에서 일한 A 씨, 아이들에게 음식 해주는 게 좋아서 시작한 일이지만, 최근 건강검진에서 폐암 1기 판정을 받았습니다.

[A 씨/학교비정규직노조 서울지부/폐암 1기 판정 : "튀기고 굽고 끓이면서 일을 합니다. 뿌연 수증기와 연기가 가득 찰 때가 많았고 답답했지만, 아이들의 급식시간을 맞추기 위해서..."]

폐암 1기 판정을 받은 B 씨는 열악한 급식 환경을 개선해달라고 눈물로 호소했습니다.

[B 씨/학교비정규직노조 인천지부/폐암 1기 판정 : "인력문제로 동료가 사고가 나고 쓰러져 응급차에 실려 가도 남은 조리사들은 배식시간을 맞추기 위해 더 위험한 노동 강도에..."]

14개 시도의 학교 급식노동자 2만 4천여 명의 검진 결과 139명이 폐암 의심 판정을 받았고, 추가 검사에서 31명이 확진됐습니다.

2018년부터 산업재해를 신청한 29명을 포함하면, 지난 5년간 급식노동자의 암 유병자는 60명으로 늘어났습니다.

교육부는 폐암 확진자에게는 산재신청 안내와 병가, 휴직 등을 지원하고 2027년까지 학교 급식조리실 환기 설비를 개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발암물질인 '조리흄'을 유발하는 조리방식을 최소화하는 등 폐암 예방을 위한 관계기관 전담팀도 운영하기로 했습니다.

인력 충원도 시급한 문제지만, 일하려는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최근 서울시교육청이 실시한 급식노동자 수시 채용에서 채용인원 148명에 60명만 응시했습니다.

[곽수란/서울 △△초등학교 급식노동자 : "노동 강도가 이게 장난 아니에요. 생활에 보탬이 되기 위해서 나가는데 이건 생활에 보탬이 되는 게 아니라 골병이 들겠다 이거죠."]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는 정부의 시급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며 오는 31일 총파업을 예고했습니다.

KBS 뉴스 윤아림입니다.

촬영기자:정현석 허수곤/영상편집:박은주/그래픽:서수민 김지훈